[논객칼럼=권오용] 한국과 중국 간에 사드의 배치를 둘러싸고 갈등이 고조되던 2016년 가을, 롯데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중국은 노골적으로 중국 내의 모든 롯데 매장을 문닫게 하겠다며 규제하기 시작했다. 사드가 롯데 소유의 골프장에 배치됐다는 게 이유였다.당시 베이징에 출장 간 필자에게 중국의 지인은 롯데가 좋은 먹잇감이라고 얘기했다.일본에서 사업을 일으켰으니 일본 기업이라고 할 수도 있고 주력 사업장이 한국에 있으니 한국 기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롯데를 치면 중국 국민의 가슴에 한국과 일본 두 나라를 동시에
[논객칼럼=권오용]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19일 귀국해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이에 따라 21대 총선을 둘러싼 제 정파의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지는 가운데 이기기 위한 합종연횡, 정책개발에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우리나라 정치판은 오래된 지역감정, 이념논쟁에 더해 최근에는 빈부간, 성별, 노소간 등 다양한 요소가 진영논리에 개입해 참으로 예측이 어렵다. 그만큼 정책조합을 짜낼 수 없어 결국은 인물 대결로 가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정책대결이 실종되고 흠집 내기와 같은 네거티브 전략이 최후의 승부수로 떠오르곤 한다. 결
[오피니언타임스=권오용] 김우중 회장의 영결식에 갔다. 장병주 세계경영연구회장의 추도사를 듣다가 울컥했다. “회장님, 외국 가실 땐 놀러도 가세요, 일하러만 하러 가시지 말고요” 그러면서 “남들은 다 그럽니다”라고 했다. 그렇다, 내가 놀러 갔을 때 김우중 회장은 일하러 갔었다. 미안하고 서러워서 눈물이 나왔다.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가을, 전경련 출입 기자단과 함께 폴란드에 갔다. 대우가 인수한 자동차 공장 FSO가 얼마나 잘되고 있는가를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도착한 날 오후에 공장에서 브리핑을 받고 있는데 김우중 회장이 나를 불렀
[오피니언타임스=권오용] 올해 차범석 희곡상 뮤지컬 부문에 당선된 박해림 작가가 꽤 현실적인 수상소감을 얘기했다. 작가는 극본을 쓸 때마다 “돈을 내고 볼 만한 이야기인가?” 혹은 “이 이야기가 얼마인가?”를 가장 염두에 둔다고 했다.원용해서 한마디 더해본다. 조직에 대한 충성도는 어떻게 평가될까. 조직에 내 돈을 냈다면 일단은 충성도가 높다. 일을 같이 해도 충성도가 높다. 결과적으로 돈과 몸을 섞으면 그 조직은 저절로 강해진다. 돈 내고 보는 관객이 많을수록 뮤지컬이 히트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우리나라에 100만 명이 넘는 구성원을
[논객칼럼=권오용]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앞에서 공개소환된 피의자의 첫마디다. 이어지는 질문에는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라는 답변이 나온다. 그것뿐이다. 다른 얘기를 하는 피의자는 내 기억에는 없다.그런데 피의자 공개소환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이유로 계속되어 왔다. 그럼 국민은 피의자의 죄송한 마음과 성실한 수사 자세를 알고 싶어 했던가? 그것도 아니었다. 결국 피의자의 공개소환은 수사에 임하는 검찰의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권력이 높고 돈이 많고 대중적 인기가 있는
[논객칼럼=권오용] 1995년 초 일본 게이단렌(経済団体連合会)에 파견되어 있던 필자에게 서울에서 연락이 왔다. 국제협력담당 임원이 1박 2일로 도쿄에 갈 예정이니 게이단렌 부회장을 만날 수 있게 일정을 잡아달라는 내용이었다. 대개 이런 경우에는 면담 목적을 상대방과 공유해야 하는데, 이번 면담의 목적은 만나서 얘기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라고 했다.궁금하기는 했지만 주문한 대로 일정은 만들어졌다. 면담에는 도쿄 주재원이기도 한 필자도 배석할 수 없었다. 이례적이었다. 궁금
[오피니언타임스=권오용] 집권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소의 양정철 소장이 한 모임에서 “세계 시장에서 1등 제품을 많이 수출하는 기업이 슈퍼 애국자”라고 했다.국회의장, 국정원장을 별도의 의전 없이도 만날 수 있는 실력자이기에 그의 말은 비중있게 보도가 됐다. 그리고 지금 집권세력은 일본의 경제 침략에 맞서 애국을 외치고 있다. 거기다 죽창, 의병, 국채보상운동, 금 모으기 같은 '어려웠던 시절'의 무기까지 들춰내고 있다. 아무튼 잠시 잊혔었던 애국이란 단어는 이 시대 한국인의 소명으로 다시 다가왔다.일본의 경제침략은 한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