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 청년칼럼니스 심규진]고양이 집사로 살아가던 나에게 어느 날 찾아온 보물, 아들, 딸. 둘째가 생긴 후 눈물을 머금고 고양이를 지인에게 입양시키게 되었다. 그리고 약 2년 뒤 아이들과 함께 달팽이를 키우기로 결정하고 ‘송이’라는 이름도 붙여주었다.아이들이 처음 경험하는 또 다른 생명체. 보통 낮에는 자고 밤에 꼼지락 꼼지락 움직이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아이들이 직접 밥을 주고 때로는 만져보는 것을 좋아했고, 어느새 나도 서서히 정이 들어가고 있었다. “아, 맞다. 달팽이 밥줘야하는데 (이름을 불러주지 못했다)”“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책을 세 권 출간했는데 아마추어라고? 그렇다. 나는 평범한 직장인이며 요즘 흔하게 들을 수 있는 글쓰기 강의도 들어본 적 없으며 전문가로부터 코칭을 받아본 적은 더더욱 없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글을 쓰고 있고 앞으로도 글을 쓸 생각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이러한 나의 글쓰기 방법에 ‘전략’ 이라는 육중한 단어를 덧붙여 아마추어의 글쓰기 전략(STRATEGY)을 논해보려고 한다.첫째, 공간(Space)이 필요하다. 글쓰기는 고도의 노가다 작업이다. 근데 이 노가다는 벌거벗고 하기에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오피니언타임스= 심규진] 지금은 사라진 0교시 새벽등교도 이 악물고 참아냈던 학창시절. 악착같이 비집고 들어간 대학은 마치 보물섬과 같았다. 따먹고 싶은 탐스러운 사과가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왜 인간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 가지 직장을 선택해야할까’ 의구심도 잠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가장 탐스러워보였던 대기업이라는 사과를 아사삭 깨물었다. 그러다 먹지 못한 푸른 사과, 새빨간 사과, 큼직한 사과가 저만치 달아났다. 미국에서의 라디오DJ, 스타트업 운영, 제주도 철밥통 인생, 어느 하나 놓치기 싫었던 그 많던 사과는 어디로 가버렸을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89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26세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부푼 꿈을 안고 발을 내딛은 곳은 서울 시내 한복판. 평생을 몸 바쳐 일하겠노라며 동네방네 자랑했지만 재직기간은 겨우 4개월이었다. 명함의 로고가 익숙해지기도 전에 사직서를 내던졌다. 희망의 잔디에 썩은 꽃이 피어오를 때쯤, 두려웠지만 다시 들판으로 나갔다.“다시 한 번 말하지만 책을 왜 읽느냐, 읽고 나면 달라지기 때문이다. 볼 수 있는 게 많아지고, 인생이 풍요로워집니다.” 『책은 도끼다(박웅현, 2011)』퇴사 후 만난
[청년칼럼=심규진]반찬 없이 국에 밥만 말아준다는 어린이집. 원장이 아이들을 직접 폭행했다는 사건. 피해를 당한 부모는 아이를 다른 곳으로 보냈지만 그곳에서 또 다른 학대당했다는 이야기. 심지어 세 살 아이를 폭행하고 코로나19를 핑계를 댄 어린이집 폭행 사건...뉴스를 통해 어린이집 이야기를 접한 부모라면 마음 편히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 없다.우리 또한 그랬다. 그래서 아내는 두 아이를 함께 돌보며 첫째를 최대한 늦게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안간힘 썼다. 그래도 말문은 트여야 위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설프지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규진아, 아빠 발 좀 주물러 주라”학창시절, 아버지는 잠자리에 들기 전 종종 발 마사지를 주문했다. 두터운 굳은살을 뚫고 시원함을 전하기 위해서는 힘을 다해 주물러야 했다. 때때로 요상한 향기가 스멀스멀 올라올 때면 일순간 숨을 참고 마사지사의 임무를 다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도대체 아버지는 왜 발바닥이 아프다고 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나중에서야 당뇨병의 증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얼마 전부터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 아들. 그리고 며칠 전부터 발바닥이 저려오는
[청년칼럼=심규진]생각이 난다 ♪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자장가 대신 젖가슴을 내~주던 ♩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 홍시 中 -두 아이의 양육은 아내가, 돈은 내가 벌어오기로 합의한 뒤, 나는 매월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사투하고 있다. 그런데 육아 4년차가 되자 새로운 한계에 봉착했다. 그것은 바로 ‘나는 엄마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나훈아는 홍시라는 곡으로 엄마의 존재성에 대해 명확히 꼬집고 있는 것처럼 대부분의 자녀들 가슴 속에는 아빠 대신 엄마가 새겨져 있다. 홍시가 열리면,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4살 된 아들이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틈만 나면 '지금 무얼하고 있을까' '밥은 잘먹을까' '응가는 잘했을까' '나쁜 친구는 없을까'걱정에 걱정이 더해진다. 그런 아들이 어린이집에 가면 실내화를 신고 다니는데, 금요일이 되면 그 실내화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아내가 혼자말로 '실내화를 빨아야겠다'는 말을 했을 때 나는 그 거룩한 임무를 가로챘다.'내가 하고 싶어. 내가 씻
[청년칼럼=심규진]오랜만에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지금의 회사를 너무 탈출하고 싶어서 이직을 결심했다고. 그래서 벌써 몇 군데 회사에 입사원서를 제출했다며 면접 합격 전략을 알려달라고 했다. 과거 대기업, 중견기업, 공공기관 정규직에 모두 합격하고 원하는 곳에 철새처럼 떠돌았던 나의 이력을 알고 있던 지인은 간절함으로 호소했다. 평소 SNS를 통해 무료취업상담을 하고 있던 나는, 이참에 이직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공개적인 조언을 해보기로 했다. 하나. 조급하면 모든 것을 망친다.이직을 결심한 사람들의
[청년칼럼=심규진]작가의 옷을 입은지 어언 4년차. 한창 글을 쓸 때는 키보드 소리가 화음을 이루어 오케스트라가 될 정도였는데 요즘은 한 문장 쓰기도 어렵다. 어설픈 책 세 권 낸 주제에 벌써 슬럼프라고 말하는 건 가당치도 않기에 입 다물고 책을 읽기로 작정했다.그래서 네이버에 ‘독서법’을 검색해보니 수백 가지의 독서법이 존재했고 내 눈에 들어온 건 ‘하루 한권 독서법’이었다. 미쳤다. 하루 한권이라니... 이게 도대체 가능한 일일까. 이참에 직접 도전해보기로 했다!하루 한권 독서법의 골자는 이랬다.첫째, (접근) 목차를 보고 구성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4살이 된 아들. 이제는 친구도 사귀고 다양한 경험을 하라고 어린이집에 보내려 했건만,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이 무기한 연기되었다. 한편으로 가정보육을 더 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아들이 집에만 틀어박혀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해야 하니 내 마음이 답답했다.집에 있는 미끄럼틀을 타다 병원놀이, 주방놀이도 지겨워 공룡 피규어를 꺼내어 싸움을 부쳐보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전동 자동차를 타고 거실을 누비는 것도 10분. TV 속 뽀로로도 아들의 마음을 오래 붙잡아 두지 못했다. 그렇게 아들은 부엌으로 가서 각종 냄비, 후라이
[청년칼럼=심규진]“아이고 아버님, 우시는 거예요? 걱정마세요 호호호호호”어린이집 원장님이 휴지 한 장을 뽑아서 건넸다. 울진 않았는데 눈물을 글썽거렸나보다. 원장님의 화통한 웃음이 괜스레 야속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저 아이를 집 밖으로 보내려니 마음이 무거운 것 뿐이었는데.‘웃지마세요! 웃지마! 나 심각하다고!’ 라며 마음속으로 혼잣말을 해보지만 우리 아드님은 해맑게 웃으며 어린이집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린이집 입학 전 학부모 상담을 했는데 보통은 엄마만 참석하지만 간혹 아빠가 함께 참석하기도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요즘 최대의 고민이자 관심사는 ‘4살 아들 밥먹이기’다. 아내가 리조또, 잡채, 맛탕, 옥수수버터 등 어떠한 요리를 해줘도 아들은 무관심하다. 심지어 국수, 짜장면과 같은 특식을 대령하지만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답답한 마음에 tv를 틀어놓고 놀아주며 한 입이라도 더 먹이려고 용을 쓰지만 결국 용(龍)이 되어 승리하는 것은 아들이다. 아들이 언제나 승리하는, 불합리한 이 전쟁에서 어떻게 하면 승리할까, 백종원 레시피도 찾아보고 유아백과사전을 뒤적거려보지만 뒷목만 땅긴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
[청년칼럼=심규진] 지난 10년간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기업의 혹독한 일하는 방식을 경험했고, 속도가 생명인 스타트업에서 생존게임을 체험했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고향에 둥지를 틀고 공공조직에 몸을 담고 일을 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만난 상사의 철학을 공개해보고자 한다.이름하여 ‘우짜겠노 필라서피(Philosophy)’. (여기서 ‘우짜겠노’는 ‘어쩌겠어’ ‘어쩔 수 없지’를 표현하는 부산경남지역 사투리임)“이 계획은 원래 이번주까지 완료되고 다음 주부터 실행에 들어가야 했던 것인...”“우짜겠노, 늦어진대로 일단 잘 준비해서 해봐야지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아들)저번 주부터 아빠가 데리러 온다 / 지금 아빠 야근할 시간인데 / 며칠전 공개수업 때도 아빠가 왔었어 / 분명 무슨 일이 있는 거야 / 혹시 아빠...회사 잘렸어?(아빠)뭐? / 아빠 승진했는데?(아들)오.... / 이제 시간관리 좀 되나(마지막 문구)2020 성공에 관하여 낡은 성공 공식을 앞세운 현대자동차 그랜저 CF. 회사에서 승진하고 여유 있는 삶을 누리는 사람들은 그랜저를 타고 다닌단다. 마케팅의 일환으로 ‘성공한 삶 = 그랜저’라는 공식을 어필하는 지극히 일상적인 기법이
[청년칼럼=심규진]‘으하하하하 히히 흐흐... 하하하하하하’어느 날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날 쳐다보며 박장대소한다면?우리는 그를 향해 왜 웃냐고 물어볼 것이다. 만약 그 사람이 대답도 없이 계속 웃는다면 벌떡 일어나서 화를 낼지도 모른다. 급기야 그 사람을 향해 얼굴을 가격할지도.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지만 요즘엔 침보다 주먹이 먼저 나간다. 웃음을 잃은 자에게 상대의 웃음은 그저 비웃음일 뿐.『영화 조커(토드 필립스 감독, 2019)』에서 주인공 아서(호아킨 피닉스 役)는 정신질환으로 인해 시도 때도 없이 웃지만 그 웃음에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고속도로를 달리다 휴게소에 멈췄다. 음식을 보는 순간 발걸음을 뗄 수 없었다. 가격표가 눈에 거슬렸지만 다시금 가지런히 놓여있는 녀석들에게 집중했다. 떡과 햄을 감싸고 심지어 새우까지 곱게 안은 모습이 앙증맞다. 누군가는 생선 살 찌꺼기로 만든 저급한 식품이라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엔 생선이 진화한 모습이다. 축복받은 환생이랄까.어린시절 어머니는 어묵볶음을 종종 해주셨다. 고추까지 썰어 넣은 매콤한 어묵은 내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다. 요 녀석 하나면 밥 한 공기는 뚝딱. 입 속에서 야들거리는 어묵을 내 뜻대로 지배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얼마 전 진로상담자의 입장에서 인터뷰를 했다. 첫 질문은 "왜 이렇게 퇴사를 많이 했냐"였다. 그래서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세상을 바꾸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다. 내 대답이 신기했는지 그 다음부터 질문 세례를 받기 시작했다.인생은 단 한번인데 한 곳에 죽 치고 앉아서 밑도 끝도 없이 견딜 필요가 있을까. 물론 첫 직장에서 인생의 보람, 의미를 찾고 물질적 혜택까지 누리고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그곳에서 안주하는 게 우리 인생의 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회사를 만들거나 (창업) 새로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이야기는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이 아니라 ‘뒷담화’이다. 직장인 중 한 번도 뒷담화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세상의 큰 즐거움을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뒷담화를 안 해 본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뒷담화는 직장인들의 영혼에 산소를 불어넣어 주기 때문이다. 목구멍에 먼지가 끼인 날 해장국 한 그릇이면 속이 시원해지듯 뒷담화 10분이면 가슴 한 켠 쌓인 응어리가 일시적으로 내려간다. 마치 화장실에 토해내는 오물처럼.그렇다고 무분별한 험담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실업률이 몇 년 만에 최고라는 헤드라인이 눈에 띈다. 쓴웃음을 지으며 입술을 질겅 깨물고 마지막을 합의하는 종이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벽을 보고 한참동안이나 앉아있었다. 아니, 널브러져 있었다. 지난 100일간 일을 하지 않는 자의 삶에 나타나는 현상을 조목조목 정리해보았다. 조우울증의 신이 임하다앞으로 펼쳐질 미래가 기대된다. 이곳에서 저 일을 하고 저곳에서 이 일을 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뛴다. 대학을 졸업하던 시절, 가슴 설레는 마음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던 때가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