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 칼럼니스트 이계홍]공사현장에 추락한 인부들이 아직도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 사고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재난이다.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 주상복합 붕괴 사고는 감리업체의 관리감독이 부실했던 것이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말하자면 가장 기초적인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것이 사고 원인이 된 셈이다. 광주 서구청에 따르면 A감리업체는 2019년 5월 현대산업개발과 화정 주상복합 1·2단지 감리 계약을 맺었다. 현대산업개발은 공개입찰을 통해 109개 입찰 업체 가운데 36억원이라
[오피니언타임스= 이계홍 작가·칼럼니스트]도쿄올림픽은 당혹감과 우려 가운데서 점차 경기의 열기로 빠져들어가는 양상이다. 그중 우리 선수들이 선전하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 양궁, 수영, 배구, 체조, 육상 등에서 의외로 좋은 성적을 내며 대회 중반으로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를 당혹케 한 것은 대회 연호다. 2021년 7월 23일 제32회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펼쳐졌는데, 명칭은 ‘2020 도쿄 올림픽’이다. 신종 코로나 19로 인해 1년 연기되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대회가 열린 것은 분명 2021년 7월 23일부터 약 보름간이
[ 오피니언타임스=칼럼니스트 이계홍]일본 사람들은 현대사에 대해 거의 무지하다. 실제로 공·사적으로 만나보면 그렇게 느끼게 된다. 2차 대전의 전범국가로 인식하지 않는 것같다. 그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았다는 식이다. 세상이 다 알고 있는 것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이런 태도는 한마디로 쪼잔한 역사인식이다. 일본의 부도덕성과 비양심이런 역사의식은 일본 정부가 의도적으로 현대사를 교육과정에 빼버리거나 축소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넣더라도 그들의 피해상만 내세우고, 저지른 만행은 애써 감춘다. 아베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것이 더욱 노골화되었다
[논객칼럼=이계홍]1빌리 브란트 전 독일 수상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무릎 꿇고 지난 과오에 대해 반성하고, 관련 피해자(피해국)에게 사과하는 모습의 사진이 신문에 나란히 배치된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의 진지한 모습이 상징하는 바 적지 않았다고 본다. 50년의 시차가 있었지만 관통하는 메시지는 일관되었다고 생각한다.사과와 반성이란 바로 지성이자 용기다. 용기가 없는 사람은 사과할 줄 모른다. 그런 면에서 김종인은 진정 대인 정치인이다.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9일 광주 5.18 민주항쟁 추모탑을 찾아 무릎
[논객칼럼=이계홍]1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검언유착 의혹사건을 검찰총장의 지휘 없이 독립적으로 수사하게 되었다. 한 주 이상을 끌었던 추미애 법무무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립은 윤석열 총장이 추 장관의 지시를 따른다고 발표함으로써 일단 정리되었다.당연한 귀결이다. 윤 총장은 그동안 언론의 절대적 ‘비호’를 받으면서 여러 가지 무리수를 두었지만, 원래대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그동안 추미애 장관 멱살을 잡고 쥐어흔들면서 윤 총장을 뒷받침해온 언론이 머쓱하게 되었다. 경기장의 심판관이어야 할 기자들이 한쪽 편을 드는 플레이어로 뛰면서
[논객칼럼=이계홍]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사저로 쓰기 위해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 있는 부지를 매입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전까지 살았던 양산시 매곡동 자택은 경호시설 확보가 어렵고, 좁은 1차선 도로인데다, 외부에서 환히 들여다보이는 문제가 있어서 경호처가 난색을 표해 이렇게 하북면 평산마을로 옮기게 되었다고 한다.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5일 “사저 부지 매입 가격은 다섯 개 필지 2630.5m², 약 795평을 10억 6401만원에 대통령의 사비로 매입했다”고 밝혔다.이와 별도로 대통령 경호처는 경호동이
[논객칼럼=이계홍]오는 23일이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맞이합니다.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23일 봉하마을에서 열릴 노 전 대통령 11주기 추도식은 코로나바이러스 19 확산 우려 때문에 예년과 달리 현장 추모행사 규모를 대폭 축소한다고 합니다. 대신 랜선 추도식으로 전환해 SNS와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로 추모한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었던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 강한 나라'의 가치를 되새긴다고 합니다.11주기 슬로건으로 내건 ‘낮은 사
[논객칼럼=이계홍]1필자는 지방일간지 ‘남도일보’에 선조-광해군-인조대의 무장 금남군 정충신 장군의 일대기를 그린 역사소설 ‘깃발’을 연재 중이다(4월 26일 현재 574회). 정충신은 임진왜란 시 광주목사 권율의 휘하에서 통인(지방 수령의 잔심부름을 하던 구실아치)으로 일하다 권율장군의 사위인 백사 이항복 문하에 들어가 글을 익힌 뒤 직업군인이 되어 전부대장, 병마절도사, 팔도부원수, 포도대장을 지낸 사람이다.그는 임진왜란, 정유재란, 이괄의 난, 정묘호란, 유흥치난에 참전해 전공을 세웠으나 최명길과 함께 친금 외교 노선을 걷다가
[논객칼럼=이계홍]1.미국에는 루즈벨트 대통령이 두 사람 있다. 한 사람은 26대 대통령 공화당 소속 시어도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 1858-1919)이고, 다른 한 사람은 민주당 소속 32대 대통령 프랭크린 루즈벨트(Franklin D. Roosevelt, 1882-1945)이다. 두 사람은 먼 집안 관계이기도 하다.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즈벨트는 미국 사우스 다코다주의 러시모어 산에 새겨진 커다란 네 명의 얼굴 조각상(흔히 ‘큰바위 얼굴’이라고 한다) 중 한 사람이다. 우리에게는 낯선 얼굴이지만 초대 대
[논객칼럼=이계홍]1‘민주당만 빼고(투표하자)’라는 어느 신문 칼럼이 여론시장을 요란하게 하고 있다. 필자는 그중 ‘촛불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했다’는 지적에 유의했다.어느 집권당이라도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지 않은 정당‘은 없을 것이다. 모법답안인데도 부정의한 것으로 정의된다. 그것이 국민의 열망과 함께 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고, 독선적으로 나가는 부분도 있을 수 있는데, 정치란 그런 것들을 조율해가는 과정이다.그런데 민주당이 버럭 화를 내고 고발한다고까지 나섰다가 철회했다. 호들갑을 떨만큼 임펙트
[논객칼럼=이계홍]70년 체제를 반추하며 미국을 다시 생각한다1한반도 분단은 미국과 일본에게 근본적 책임이 있다. 소련과 북한의 책임은 그 후의 일이다. 우리는 이런 역사를 잘 모르거나 외면해왔다. 70년 체제를 유지해온 구 권력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이런 사실을 숨겼다. 일부 학자들이 그게 아니라고 했지만 구 권력은 이를 덮었다. 때로는 그런 사람들을 빨갱이라고 몰아붙였다.그래서 일면의 진실만 일방적으로 통용되었다. 미국과 일본의 관점으로 사물을 보고 세계관을 인식하는 것이 대세로 흘러갔다. 미국과 일본을 추종해야만이 출세하
부모 세대는 뽀대나게 자식을 결혼시키고 싶다? 아들이 결혼하겠다면서 양가 친족만 초청한 가운데 조촐하게 식을 올리겠다고 한다. 며느리 될 아이와도 그렇게 상의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 마음 속으로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웠다. 일단 고마웠던 것은, 하객들을 왁자하게 끌어모을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식장에 그럴듯한 인물들의 축화 화환이 들어오고 하객들이 북적거려야 하는데, 내 능력으로는 그럴 힘이 없다. 옛 직장 동료들이나 친구들과도 제한된 일부만 제외하고는 소식이 끊긴 지 오래다. 발이 넓은 편도 못되지만, 70대 나이의 한
[논객칼럼=이계홍] 지난 2일 스포츠 TV 전문 채널을 통해 2019 럭비 월드컵 결승전을 보았다. 일본 요코하마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결승전에서 남아프리카연방공화국(남아공)이 영국팀과 초반 대등하게 부딪치더니 경기 후반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32 대 12라는 큰 스코어 차이로 이겼다. 1995년 첫 우승, 2007년 두 번째 우승, 그리고 2019년인 올해 세 번째 우승. 두 번째, 세 번째 모두 공교롭게도 12년만의 우승이다. 럭비 월드컵은 우리에겐 낯설지만 럭비의 발상지인 영국 등 영연방과 유럽 국가에서는 FIFA 월드컵과 하계
포르노냐 聖畫냐필자가 신방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문기사 작성법’을 강의할 때, 늘 사례로 드는 것이 하나 있다.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푸에르토리코의 성화(聖畵)’ 이야기다. 푸에르토리코 국립미술관 중앙홀 벽면에 크게 걸려있는 ‘노인과 여인’이라는 이 그림은 불미스럽게도 아랫도리만 천으로 가린 맨몸의 늙은이가 젊은 여인의 젖을 빠는 그림이다. 얼핏 보면 무슨 포르노 그림 같기도 하고, 주책없는 늙은이가 젊은 여인을 탐하는 음화처럼 비치기도 한다. 권위있고 신성한 국립미술관 로비에 왜 이런 그림이 걸려있지? 그러나
보수언론의 무자비한 폭로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고군분투한 ‘주역’들을 꼽으라면 필자는 ▲보수언론 ▲시위 서울대생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최성해 동양대 총장을 들고 싶다. 이는 순전히 필자 개인적인 관찰이고, 판단이다. 먼저 보수언론부터 보자. 장관 후보자 검증을 위해 지난 한달동안 이 나라 언론이 깻단 털듯 조국 신상털기에 요란을 떨었다. 장관 후보자 하나를 가지고 이렇게 모지락스럽게 턴 사례는 세계 언론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것이다. 한달간 장관 후보자 신상털기 기사가 118만건이라고 하니 인류가 생긴 이래,
[논객칼럼=이계홍] 흔히 말하는 오늘의 ‘스카이대학’ 학생들 부모는 전문직, 고학력, 고수익의 강남 3구 출신 아버지들 비율이 단연 높다고 한다. 이들을 일러 이른바 ‘강남 기득권 세력’이라고 말한다. 강남과 강북의 차이는 물론, 지방과는 입에 올리기조차 민망한 차이가 나는 계층이다.그 자식들인 오늘의 대학생들은 그런 부모의 지원을 받아 하늘처럼 높다는 스카이대학에 대거 합격한다. 품질 좋은 교육환경과 특별과외, 입시전문가 뺨치는 고급 교육정보를 습득한 높은 학력 부모들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합격했을 것이다. 지방 중소도시의 교육환경
[논객칼럼=이계홍]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듣기도 민망한 험담을 했다. 대안정치 소속 박지원 의원을 향해 “설태 낀 혓바닥을 마구 놀려대며 구린내를 풍기지 말라"고 비난한 것이다. 박 의원이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고 정주영 회장의 고향인 통천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2회 발사한 것은 최소한의 금도를 벗어난 것으로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계속 우리를 겨냥해 미사일 등을 발사하고 막말과 조롱을 계속한다면 그것은 정상국가로의 진입이 아닌, 야만국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조선중앙통신은 이를 즉각 받아 “(박 의원은)
[논객칼럼=이계홍] 필자가 사는 세종시의 아파트 단지는 조경이 잘 돼있어서 집 밖으로 나오면 마치 큰 공원에 들어선 것같다. 단지 옆 길게 뻗어내린 동산까지 포함하면 아파트 단지는 흡사 중세 유럽 왕들이 거처하는 장원 같다. 단지에 들어서면 길목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서있고, 아기자기하게 조성된 공원엔 온갖 풀꽃들이 향기를 풍기고, 그 사이 소롯길을 걷는 낭만은 걸을 때마다 어떤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아침 저녁이면 단지를 한바퀴 돌고 오는데, 1시간 가량 걸린다. 피고 지는 꽃들과 이슬 머금은 이름 모를 풀들을 보며 걷는 맛은 평
[논객칼럼=이계홍] TV를 지켜보는 내내 마치 무엇에 홀린 듯한 기분이었다. 그만큼 극적이었고 신선했고 상쾌했다. 이념적으로 갇혀 살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생각지 못했던 탓일까, 남북미 3인 정상이 악수를 나눌 때는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들었다. 시대가 확실히 바뀌었음을 보고 있고, 변화의 도도한 흐름을 본다.6월 마지막 날, 문재인 대통령, 미국 트럼프 대통령,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회동은 꿈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상상력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꿈을 꾸면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
[논객칼럼=이계홍] 필자는 40년 전 스포츠 담당 기자였다. 이때 기자들끼리 나눈 한국 축구에 대한 얘기가 있었다. 잦은 백패스와 문전 처리 미숙이다. 뻥뻥 차는 ‘똥볼’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50년대 이후 한국축구의 고질인 위 두 가지 문제는 개선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불행히도 이것이 아직껏 해결되지 않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인 것 같다.그런데 이번 U-20 대표팀은 이를 과감히 탈피했다. 폴란드에서 열린 2019 U-20 월드컵에서 60년 전통 고질인 백패스와 문전만 어지럽히던 ‘비비고 축구’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대 세네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