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하정훈]계약직이 마무리 돼 실업급여를 받고 있다. 실업급여는 그냥 주지 않는다. 적극적 구직활동을 증명해야 지급된다.그러나 그것을 떠나 나도 안정적으로 직장에 귀속되고 싶다. 10년 넘게 무명 예술활동과 프리랜서로 일하다 30대 중반이 넘어 처음으로 계약직 일을 하게 되었다. 어찌 보면 첫 직장같은 개념인데, 프리랜서 때와 비교해보면 좀 답답한 측면이 많았다.일단 자리에 박혀 9시부터 6시까지 일이 있든, 없든 앉아 있어야 하니 말이다. 시간을 때워야 하는 지루함이 있어 조금은 '때우는 태도', 즉 소극적
[청년칼럼=하정훈]실.업.급.여! 실업을 당한 자들에게 국가적 차원에서 위로의 급여를 제공한다...?아마 저 정의는 맞지 않을 것이다. 실업급여는 실직자들에게 실직상태의 어려움을 겪지않게 생활급여를 제공하고, 빨리 재구직할 수 있도록 구직활동을 증명해야 나오는 급여라고...고용센터갔더니 설명하는 아저씨가 그랬다. 그렇군. 그런거였군. 근데 문제는 실업급여 한달 받아보니 구직하기 싫단 욕망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부작용이 생긴다는 점이다.그냥 놀고 싶은 것이다.구직의 의욕을 꺾게 하는, 놀고 싶단 욕망은 인간에게 당연한 것인가?어제, 고
[청년칼럼=하정훈]좋은 직장은 무엇일까? 좋은 직업은 또한 무엇일까?직장을 구하고 있다. 업을 새로 찾고 있다. 이전에 했던 일들은 이제 그만하고 싶다. 나를 소진시키고 더 이상 창의적이지 않고 기계적인 반복업무는 이젠 싫다. 나를 계발하고 성장시키고 보람되는 일을 찾고 싶다. 지금도 이직을 고민하고 있는 난 여전히 일에 만족하지 못했다.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업을 선택했고, 직장을 선택했음에도 왜 맨날 도돌이표마냥 원점으로 돌아오는 걸까? 위대한 사람들의 말처럼 가슴 뛰는 일에 도전했고, 열정이 따랐고, 내 자신을 헌신했음에도 결국
[청년칼럼=하정훈]아는 동생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오래 쉬고 있던 나날 중에 간만에 아는 지인들을 만나게 되어서 조금은 상기되었다. 결혼식 당일이 되어 양복을 입으려 옷장을 열었는데, 양복이 쭈글쭈글했다. 미처 확인해서 다리지 않은 것이었다. 목덜미는 땟국 자국이 남아있어 입기가 도저히 그랬다.'요즘은 결혼식에 가는 남자들 양복 안입기도 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와이프에게 옷을 코디 받았다. 캐주얼하게 입고 결혼식장에 갔다. 오랜만에 가는 결혼식. 솔직히 뷔페가 너무 기대 되었다. 뷔페 먹을 생각에 어제부터 설
[청년칼럼=하정훈]나는 '고자'다. 운전 못하는 '고자'다.'운전 못하는 남자면 남자지 고자일께 뭐냐'고 한다면 왠지 운전이라는 영역은 남성성을 대표하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기보다 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다. 어떤 남자가 매력적인 남자인가에 대해 TV프로그램에서 여자 패널들이 언급하는 걸 보면 운전 잘하는 남자, 후진 잘하는 남자, 주차 잘하는 남자, 자동차 뚜껑 여는 남자 등을 이야기한다.나는 사실 운전면허증이 있다. 그러나 장롱면
[청년칼럼=하정훈]전례 없는 세상이 됐다. 진짜 역사책에나 나올 법한 상황이 됐다. 그렇다. 우린 후대에 역사책의 한 페이지에 수록될 만한 상황 속에 놓인 것이다. 의도치 않게 주인공이 될법한 상황. 근데 이건 바라지 않았다. 정말.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시대, 우린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코로나 19 바이러스로 내 일도 정통으로 날아갔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진로강의를 하는 나는 바이러스로 인해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은 특수근로계층, 즉 취약 계층이 되었다. 실업급여도 없다. 국가에서 프리랜서 재난지원금이라고 준다고 하는데, 쥐꼬리
[청년칼럼=하정훈]무명배우로서 보냈던 10년의 시간, 그 10년간의 무명배우시절을 통해 깨달았던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제 고향은 전라남도 여수입니다. 제가 자랄 때까지만 해도 여수가 지금처럼 그렇게 유명한 도시는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낭만포차다, 여수게장이다 무척이나 유명해졌지만 어릴 때만 해도 그저 조용한 어촌같은 그런 한적한 도시였습니다. 남고를 나왔는데, 친구들은 스타크래프다, 축구다 하고 서로 어울렸지만 저는 스타크래프트를 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집에 컴퓨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집안이 어렵거나 그런 집안은 아
[청년칼럼=하정훈] 아내가 어떤 기사를 공유해서 보내주었다. < 학교에서 ‘엘사’로 불린다는 딸, 그 뜻 알고 통곡했어요 > 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우리가 그토록 예뻐하는 겨울왕국의 엘사로 불린다는데 아이는 왜 통곡을 하는지 의아하는 마음으로 기사를 읽어보았는데, 읽고 나서 속이 무척 답답해 옴을 느꼈다.이 글을 쓰는 나도 ‘엘사’ 였다. 집에서 통곡했다. 엘사는 LH 임대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요즘 아이들이 그렇게 부른다고 했다. 거참, 녀석들이 말을 그렇게 만들어내는 창의성이 놀랍기도 했지만 바로 내 앞에 아이들이 있다면 유격
[청년칼럼=하정훈] 최근에 경험한 어느 황당한 일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전부터 기자직에 꾸준히 도전했으나 취업이 잘되지 않았다. 나이를 많이 먹어 그런 건지, 경력이 없어서인지 모르겠으나, 집에서 아내 눈치가 많이 보였다. 뭐라도 해야 할텐데 그런 생각으로 인터넷을 뒤지다 모 비영리기관에서 진행하는 '기자직업교육원'이 눈에 띄었다. 훈련수당도 매달 몇십만원 나온다길래 "그래 이거라도 해보자"하는 마음으로 서류를 보냈다. 서류자료에는 직업교육을 신청하게 된 계기, 교육 기간동안의 목표와 계획, 이후의 진로 포부
[청년칼럼=하정훈]요즘 JTBC 예능프로그램 < 뭉쳐야 찬다 >에 빠져있다.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는 반년이 넘은 것 같다. 우연히 한 회를 보게 됐는데, 첫회부터 모조리 찾아보게 되었다.이 프로그램은 구성이 좀 특이하다. 여자 연예인은 한 명도 등장하지 않고, 오로지 남자끼리 예능하고 조기축구 하는 스포츠 예능프로그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는 사람들을 엄청 몰입시킨다. 어쩌면 나를 포함, 많은 아재 시청자들은 그런 단순함의 재미가 무척 그리웠나보다. 어쩌다 FC가 게임에서 계속 져도 좋고, 점수 차가 많이 나도 좋고, 내가 전설
[오피니언타임스=하정훈] 투유프로젝트 슈가맨3의 양준일편을 보게 되었다. 최근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양준일’이라는 이름과 ‘리베카’라는 곡명이 떴었는데, 그저 흘려보내다가 무대 동영상을 집에 가는 버스에서 우연히 보게 됐다. 30년 만에 소환된 양준일의 리베카 무대는 충격적이었다. 30년이 지났지만 세련된 멜로디는 여전히 귓가에 맴돌았고, 양준일의 소울과 표현력은 요즘 가수들에게서 본적 없는 날것의 감성들이었다. 압도적이었다. 방송 영상을 10번 이상 다시 재생해서 보았다.1991년에 데뷔한 양준일은 시대를 앞선 음악과 퍼포먼스 때문에
[오피니언타임스=하정훈] 결혼한지 어느덧 2년이 가까이 됐다. 아직 우리 부부에겐 아이가 없다. 우리는 연애 시절부터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그리고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전제로 결혼했다. 물론 부모님에겐 누구도 사전에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지금도 생각이 딱히 변하진 않았다.다행히 우리 부모님은 2세 언급을 많이 하시진 않는다. 다만, 아이를 가지면 조금은 힘들더라도 특별한 행복이 있으니 낳아보면 어떻니? 한번 말씀하시긴 했다. 나중엔 생각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우리가 조금 더 안정적인 상황이 되면 계획해볼까?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