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 청년칼럼니스 심규진]고양이 집사로 살아가던 나에게 어느 날 찾아온 보물, 아들, 딸. 둘째가 생긴 후 눈물을 머금고 고양이를 지인에게 입양시키게 되었다. 그리고 약 2년 뒤 아이들과 함께 달팽이를 키우기로 결정하고 ‘송이’라는 이름도 붙여주었다.아이들이 처음 경험하는 또 다른 생명체. 보통 낮에는 자고 밤에 꼼지락 꼼지락 움직이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아이들이 직접 밥을 주고 때로는 만져보는 것을 좋아했고, 어느새 나도 서서히 정이 들어가고 있었다. “아, 맞다. 달팽이 밥줘야하는데 (이름을 불러주지 못했다)”“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책을 세 권 출간했는데 아마추어라고? 그렇다. 나는 평범한 직장인이며 요즘 흔하게 들을 수 있는 글쓰기 강의도 들어본 적 없으며 전문가로부터 코칭을 받아본 적은 더더욱 없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글을 쓰고 있고 앞으로도 글을 쓸 생각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이러한 나의 글쓰기 방법에 ‘전략’ 이라는 육중한 단어를 덧붙여 아마추어의 글쓰기 전략(STRATEGY)을 논해보려고 한다.첫째, 공간(Space)이 필요하다. 글쓰기는 고도의 노가다 작업이다. 근데 이 노가다는 벌거벗고 하기에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청년칼럼=심규진]반찬 없이 국에 밥만 말아준다는 어린이집. 원장이 아이들을 직접 폭행했다는 사건. 피해를 당한 부모는 아이를 다른 곳으로 보냈지만 그곳에서 또 다른 학대당했다는 이야기. 심지어 세 살 아이를 폭행하고 코로나19를 핑계를 댄 어린이집 폭행 사건...뉴스를 통해 어린이집 이야기를 접한 부모라면 마음 편히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 없다.우리 또한 그랬다. 그래서 아내는 두 아이를 함께 돌보며 첫째를 최대한 늦게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안간힘 썼다. 그래도 말문은 트여야 위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설프지
[청년칼럼=심규진]생각이 난다 ♪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자장가 대신 젖가슴을 내~주던 ♩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 홍시 中 -두 아이의 양육은 아내가, 돈은 내가 벌어오기로 합의한 뒤, 나는 매월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사투하고 있다. 그런데 육아 4년차가 되자 새로운 한계에 봉착했다. 그것은 바로 ‘나는 엄마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나훈아는 홍시라는 곡으로 엄마의 존재성에 대해 명확히 꼬집고 있는 것처럼 대부분의 자녀들 가슴 속에는 아빠 대신 엄마가 새겨져 있다. 홍시가 열리면,
[청년칼럼=심규진]오랜만에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지금의 회사를 너무 탈출하고 싶어서 이직을 결심했다고. 그래서 벌써 몇 군데 회사에 입사원서를 제출했다며 면접 합격 전략을 알려달라고 했다. 과거 대기업, 중견기업, 공공기관 정규직에 모두 합격하고 원하는 곳에 철새처럼 떠돌았던 나의 이력을 알고 있던 지인은 간절함으로 호소했다. 평소 SNS를 통해 무료취업상담을 하고 있던 나는, 이참에 이직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공개적인 조언을 해보기로 했다. 하나. 조급하면 모든 것을 망친다.이직을 결심한 사람들의
[청년칼럼=심규진]작가의 옷을 입은지 어언 4년차. 한창 글을 쓸 때는 키보드 소리가 화음을 이루어 오케스트라가 될 정도였는데 요즘은 한 문장 쓰기도 어렵다. 어설픈 책 세 권 낸 주제에 벌써 슬럼프라고 말하는 건 가당치도 않기에 입 다물고 책을 읽기로 작정했다.그래서 네이버에 ‘독서법’을 검색해보니 수백 가지의 독서법이 존재했고 내 눈에 들어온 건 ‘하루 한권 독서법’이었다. 미쳤다. 하루 한권이라니... 이게 도대체 가능한 일일까. 이참에 직접 도전해보기로 했다!하루 한권 독서법의 골자는 이랬다.첫째, (접근) 목차를 보고 구성
[청년칼럼=심규진]“아이고 아버님, 우시는 거예요? 걱정마세요 호호호호호”어린이집 원장님이 휴지 한 장을 뽑아서 건넸다. 울진 않았는데 눈물을 글썽거렸나보다. 원장님의 화통한 웃음이 괜스레 야속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저 아이를 집 밖으로 보내려니 마음이 무거운 것 뿐이었는데.‘웃지마세요! 웃지마! 나 심각하다고!’ 라며 마음속으로 혼잣말을 해보지만 우리 아드님은 해맑게 웃으며 어린이집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린이집 입학 전 학부모 상담을 했는데 보통은 엄마만 참석하지만 간혹 아빠가 함께 참석하기도
[청년칼럼=심규진] 지난 10년간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기업의 혹독한 일하는 방식을 경험했고, 속도가 생명인 스타트업에서 생존게임을 체험했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고향에 둥지를 틀고 공공조직에 몸을 담고 일을 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만난 상사의 철학을 공개해보고자 한다.이름하여 ‘우짜겠노 필라서피(Philosophy)’. (여기서 ‘우짜겠노’는 ‘어쩌겠어’ ‘어쩔 수 없지’를 표현하는 부산경남지역 사투리임)“이 계획은 원래 이번주까지 완료되고 다음 주부터 실행에 들어가야 했던 것인...”“우짜겠노, 늦어진대로 일단 잘 준비해서 해봐야지
[청년칼럼=심규진]‘으하하하하 히히 흐흐... 하하하하하하’어느 날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날 쳐다보며 박장대소한다면?우리는 그를 향해 왜 웃냐고 물어볼 것이다. 만약 그 사람이 대답도 없이 계속 웃는다면 벌떡 일어나서 화를 낼지도 모른다. 급기야 그 사람을 향해 얼굴을 가격할지도.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지만 요즘엔 침보다 주먹이 먼저 나간다. 웃음을 잃은 자에게 상대의 웃음은 그저 비웃음일 뿐.『영화 조커(토드 필립스 감독, 2019)』에서 주인공 아서(호아킨 피닉스 役)는 정신질환으로 인해 시도 때도 없이 웃지만 그 웃음에
‘작가님이세요?’‘우아, 책도 출간하셨구나!’‘인세는 얼마나 받으세요?’책을 출간한 뒤 사람들은 나를 작가라 호칭한다. 어설픈 글 솜씨로 막무가내로 출간한 책이 과연 작가를 증명하는 인증서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책을 출간한 건 명백한 사실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나의 출간 경험기를 바탕으로 작가 문턱을 조금이나마 낮추기 위해서이다. 물론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 하루아침에 김훈 작가나 유시민 작가처럼 될 순 없지만 내가 쓴 문장이 책이 되는 과정은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일주일만에
[청년칼럼=하늘은] 노인의학 전문의인 페리시노토Carla M. Perissinotto 박사 연구에 따르면 기혼자 중 외롭다고 느끼는 비율이 62.5%에 이른다고 한다. 오히려 혼자 사는 사람 중에서 외롭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26.7%에 불과하단다. 이 연구에 따르면 옆에 사람이 있다고 해서 덜 외로운 것도 아니며, 혼자 산다고 해서 무조건 외로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한지 이제 3년. 그 시간 동안 외로울 틈이 전혀 없었다. 페리시노트 박사의 연구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증명하듯 매순간 행복을 맛보며 살았
“각하의 용안에 흠집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장혁수 役 손병호)“각하, 면도를 하겠습니다” (성한모 役 송강호)영화 『효자동 이발사(임찬상, 2014)』에서 배우 송강호는 얼떨결에 대통령의 머리를 깎는 청와대 이발사가 되었고 그의 눈으로 4.19 혁명, 제5공화국에 이르는 격동의 현대사를 볼 수 있다.나 또한 군대에서 얼떨결에 ‘깍새’가 되었는데, 소질이 없는데도 후임부터 고참까지 많은 사람들의 머리카락을 잘라야 해서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어떤 날은 곧 전역을 앞둔 병장의 머리를 정리하다가 ‘오발탄(이범선 作)의
“파시즘은 윤리적, 법적인 제약 없이 폭력을 행사하여 내부 정화와 외부적 팽창이라는 목표를 추구하는 정치적 행동의 한 형태이다(『파시즘』, 교양인, 487쪽).”이해영 교수에 따르면 파시즘은 첨예한 위기상황을 등장배경으로 한다. 아베는 헌법 개정을 통해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들기 위해 지난 선거에서 한국에 경제 보복이라는 폭력을 행사했다. ‘한국 때리기’라는 무리수를 통해 원하는 의석수를 확보하려 했지만 결론적으로 실패. 하지만 164석을 차지하지 못했을 뿐 지난 선거는 아베의 승리로 점쳐지고 있다.자민당 당 규약에 따르면
[청년칼럼=하늘은] 90년대 초, 모방송사 TV쇼를 통해서 몰래카메라(몰카)라는 단어가 통용되기 시작했다. 설정된 상황에 당사자만 모르게 촬영했더니 그 사람의 인간적인 면모를 가감없이 볼 수 있어서 사람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런 반응의 이면에는 ‘누군가를 속이는 순간’이 주는 짜릿함도 있었을 것이다.1인 미디어 시대가 열린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의 몰카를 방송하고 있다.‘xxx에게 죽은 척 하는 몰카’‘사기 당했다며 500만원 빌리는 몰카’‘여자친구에게 속이 안 좋다며 방귀 몰카’‘재벌3세 흉내 내기 몰카’‘
[청년칼럼=하늘은] 영화 기생충(봉준호, 2019)은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대상격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100주년을 맞은 한국영화의 위대함에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박수를 보냈다. 나 또한 박수를 보태기 위해 얼마 전 영화관에서 기생충을 관람했다.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부자와 빈자의 일상을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그려낸 드라마다. 빈자의 움직임, 표정, 냄새, 그리고 부자의 걸음걸이, 말투, 소품. 131분간 쏟아진 콘텐츠의 핵심은 ‘디테일’이었다. 봉준호 감독은 이 땅의 모든 관람객들을 만족시키겠다는 원대한 목표가 있었던 것일까
[청년칼럼=심규진] 평생 원망했던 아버지. 어린 시절, 좋은 기억보다는 무수한 안 좋은 기억 속에 가려진 나의 아버지. 술을 드셨고, 가정을 내팽겨 치셨고, 결국 경제적 능력까지 상실한 육신의 아버지. 이제 그는 노인의 되어 거동이 불편하다. 연(緣)을 끊고 지낸 세월이 후회될 때도 있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분노의 앙금이 부모-자식 간 관계의 줄기를 연하게 만든다.내 자식이 태어나고 부모의 상황이 이해되기 시작할 때쯤, 다시 손을 내밀어 왕래를 시작했다. 그리고 어버이날을 맞이했다. 빠듯한 살림에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었다. 오히려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반짝이는 모래 빛, 낭만적인 가랑잎. 시인 김소월이 살고 싶어 했던 강변의 풍경은 여전히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중에도 강변에 살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다. 어쩌면 원룸만이라도 탈출하고 싶은 것이 꿈일지도 모르겠다. 밑바닥까지 내려가면 고시촌 탈옥을 원하는 이들도 있지 않을까. 고시촌에 도착한 뒤 그에게 한 첫 질문은 ‘숙면은 취하느냐’ 였다. 그의 답변은 ‘숙면 따위 중요치 않다’는 말로 일축됐
[청년칼럼=하늘은]“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게 해주십시오.”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한 말이다. 나경원은 이 말을 뱉고 어떤 반응을 기대했던 것일까. 이내 한국당은 박수를 쳤고 민주당은 야유했다. 잠시 후 국회는 파행으로 치달았고 나경원은 웃으며 한국당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었다. 누군가는 나경원을 향해 따봉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나경원은 목표 달성에 성공한 것일까.대한민국 정치사를 돌아보면 양당은 끊임없이 논쟁을 반복해왔다. 더 정확히 말
[오피니언타임스=하늘은] ‘조현아 동영상’ 검색어가 연일 화두다. 이번엔 대체 무슨 일인가 궁금하여 나 또한 인기몰이에 동참했다. 처음 영상을 봤을 때는 그냥 화가 났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고함 소리에 귀를 막고 있는 아이가 불쌍해서. 부모의 다툼을 목격하는 아이는 전쟁을 경험하는 것과 동일한 충격이라는데, 영상 속으로 뛰어들어 아이만 밖으로 구출하고 싶었다.조 전 부사장은 과거 이륙 준비 중이던 기내에서 땅콩 서비스를 문제 삼아 비행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하기(下機)시킨 사건(일명 ‘땅콩 회항’)으로 일약 스타(?)가 되었다.
[오피니언타임스=하늘은] 질적 연구란 자료의 양보다는 질로 승부하려는 연구방법이다. 그래서 통계를 통한 계량화를 지양하고 현장에 직접 들어가 관찰하고 심층면담하고 문헌을 연구한다. 박사논문을 포기한 지 오래지만 나름 질적 연구자랍시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직접 체험해보고 대화를 통해 흔적을 남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30대 초입에 대기업을 퇴사하면서 나 같은 또라이가 있을까 의문을 품으며 ‘대기업 청년퇴사자’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었다. 얼마 전 우연히 검색하다가 이미 질적 연구로 잘 정리된 논문(『대기업 청년 퇴사자의 진정성과 자기계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