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한성규]오늘도 대중의 생각에 딴지를 거는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요새 마스크 착용을 가지고 여기저기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에서 60대 남성이 마스크 착용을 권유하던 지하철 보안관을 폭행했다. 뉴스에서도, 댓글에서도 사람들은 이 60대 남성을 폭력적인 또라이로 묘사했다. 서울 구로역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50대 여성이 난동을 부렸다. 사람들은 역시 이 여성을 또라이라고 손가락질했다. 서울의 한 버스에서도 마스크를 제대로 안 쓴 60대 남성이 버스 기사에게 지적을 받자 욕설을 하며 난동을 부렸다. 이
[청년칼럼=이광호]‘아무거나’ 나오는 자판기가 있었다. 그 곳에 사는 아이들은 뭐 마실래? 라는 물음에 ‘아무거나’라고 대답했다. 목은 마른데 딱히 마시고 싶은 게 떠오르지 않을 때 자판기에게 선택을 맡기기도 했다. 무작위로 나오는 음료를 뽑아 먹는 재미는 제법 쏠쏠했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아이들의 웃는 모습을 보고 호기심에 동전을 넣어보았다. 운이 좋은 사람은 더 비싼 음료수를 얻게 되어 기뻐하기도 했다. ‘아무거나'는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빠르게 매진되었다.그것도 잠시. 언제부턴가 '아무거나'가 팔리지 않았
[청년칼럼=서은송]사랑 :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거나 즐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사랑에 대하여 말하기에 앞서,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사랑’의 대상에 있어 사물과 사람 간의 경계가 없다. 사람이 사물을 사랑할 수도 있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할 수도 있다. 사랑하는 대상이 무엇이건 ‘아끼고 소중히 여기다’라는 감정이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사랑의 산물인 인간이 고유하게 가지는 욕망 또한 사랑이라는 위대한 굴레 속에 이루어져 있다. 설사 사
[청년칼럼=김봉성][미스터 트롯]은 내게 소소한 재앙이었다. 아무 관심도 없는 사람들이 내가 주로 시청하는 예능에 나와 웃기지는 않은 채 내 취향이 아닌 노래를 불러댔다. 그것도 2주 분량으로. 해당 예능 고정 팬들은 불만을 토로했지만 시청률은 잘 나왔다. 수혜자일 때는 몰랐는데, 피해자가 되어보니 알겠다. 인구수가 깡패다.TV 예능에서 불공정한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대중가요의 제목과 가수를 맞추는 게임에서 80년대 생인 나는 수혜자였다. 반면 90년대 후반에서 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들은 80~90년대 음악을 알 리 없는 피
[청년칼럼=이루나]얼마 전 컴퓨터를 교체했다. 전에 쓰던 노트북이 5년이 넘어가니 마음대로 꺼지며 말썽을 부린다. 노트북의 작은 화면에 지쳐 있던 터라 화면이 큼직한 올인원 형태의 PC로 교체했다. 부팅 속도도 매우 빨라졌고, 저장 공간도 몇 배는 늘어났다. 모든 게 맘에 들지만 아쉬운 게 하나 있다. CD 플레이어가 없다. 설계 기획 단계에서 이미 CD는 고려대상이 아닌 모양이다. 왼편으로 고개를 돌려 책장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음반 CD들을 바라본다. 최근 꺼내 들어본 적이 없어 먼지만 가득 쌓여있다.기억을 더듬어보면 학창 시
[청년칼럼=석혜탁]에 이어 김민섭 작가가 선보였던 책 .캠퍼스에서 논문에 파묻혀 지내던 그가 직접 대리운전을 하며 느끼고 겪은 이야기를 담았다.“이 사회는 거대한 타인의 운전석이다. 은밀하게 자리를 잡고 앉은 ‘대리사회의 괴물’은 그 누구도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서 행동하고, 발화하고, 사유하지 못하게 한다. 모두를 자신의 욕망을 대리 수행하는 ‘대리인간’으로 만들어낸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들에게 주체라는 환상을 덧입힌다. 자신의 차에서 자신의 의지에 따라 운전하고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다.”-
[청년칼럼=하정훈]아는 동생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오래 쉬고 있던 나날 중에 간만에 아는 지인들을 만나게 되어서 조금은 상기되었다. 결혼식 당일이 되어 양복을 입으려 옷장을 열었는데, 양복이 쭈글쭈글했다. 미처 확인해서 다리지 않은 것이었다. 목덜미는 땟국 자국이 남아있어 입기가 도저히 그랬다.'요즘은 결혼식에 가는 남자들 양복 안입기도 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와이프에게 옷을 코디 받았다. 캐주얼하게 입고 결혼식장에 갔다. 오랜만에 가는 결혼식. 솔직히 뷔페가 너무 기대 되었다. 뷔페 먹을 생각에 어제부터 설
[논객칼럼=박정애]우리는 모두 정의로운 사회를 원한다. 그리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의로운 소득 분배가 전제되어야만 한다.먼저 소득의 종류와 발생 원인을 살펴보자. 소득에는 노력소득과 불로소득이 있다. 그 중 노력 소득은 말 그대로 노력과 운의 결과물이다. 반면에 불로소득은 특권과 운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노력소득이든 불로소득이든 어느 정도의 운이 따라주어야 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차이점이라면 그것이 노력이냐, 특권이냐이다. 그 중 특권은 사회가 만든 인위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특권을 갖지 못한 다른
[청년칼럼=허승화]‘나는 나를 잘못 간직했다가 잃어버렸던 자다’이 문장은 정약용 선생이 쓴 수필, 에 등장하는 구절로 정약용 본인이 스스로를 평가한 말이다. 7차 교육과정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이 글을 보고, 나는 위인으로만 알던 정약용이 이런 말을 쓴 것이 놀라웠다. 그리고 전 교과과정을 통틀어 이 구절에 제일 꽂혔다. 속 ‘수오재(守吾齋)’라는 이름은 ‘나를 지키는 집’이라는 뜻으로, 정약용의 큰 형님 정약현이 자신의 집에 붙인 이름이다.큰 형님은 왜 이런 이름을 붙였을까. 귀양살이 중이던 정약용은
[청년칼럼=시언]최근에 한 기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어차피 떨어질텐데...” 청년들 취업의 꿈 접었다’(동아일보)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였다. 9번째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에 지원하고 잠시 짬이 났던 차여서 나는 무심코 기사를 클릭했다.기자는 구직 적령기에 든 청년층에서 구직을 포기한 이른바 ‘비구직 니트족(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 급증하고 있다는 통계 자료를 들며 청년 실업 문제의 심각함을 강변했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비구직 니트족 청년의 숫자는 2015년에 비해 10.4%
[청년칼럼=양재현]색깔, 혈액형, 그리고 MBTI: 우리를 설명하는 것들. 어릴 적, 누군가 내게 좋아하는 색깔이 무엇이냐 물으면 나는 늘 파란색이라 답하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학용품이나 옷, 장난감에는 파란색이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파란색을 진짜 좋아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고 싶었던 것이기 때문이다.내가 파란색을 가장 좋아하는 색이라고 답하게 된 것에는 뚜렷한 계기가 있었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XXX 차밍 교실” 따위의 책에는 꼭 색깔에 대한 챕터가 하나씩은 들어가 있었고, 좋아하는 색깔에 따른 성격이 소
[청년칼럼=한성규]나는 맛집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 코로나19로 오랜 유배생활 끝에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뭘 먹고 싶냐고 토의가 시작되었다. 내 대답은 언제나 같다. 진짜 아무거나 좋은데 좀 안 기다려도 되는 곳. 인터넷 검색이 시작된다. 최소한 한식, 양식, 중식, 일식 중에 하나는 골라야 그나마 쉬어진다. 한식당이 제일 많아 바로 식당에 들어갈 수 있을 거 같아 한식에 한 표를 날린다.이제부터 본격적인 인터넷 검색이 시작된다. 한식은 종류도 많아 또 여러 경우의 수가 발생한다. 탕, 찜, 구이, 볶음 등등 서서히 짜증이 올
[청년칼럼=서은송] 욕 조는 비어 있음으로 유지된다 그건 나의 관점이지만 「을의 독백」 부분구현우의 시를 주체적으로 이끄는 화자는 삶의 주체에서 결여되어 있다. 정해져 있는 시간 속에서 조절할 수 없는 분리와 단절을 조절하고 그것을 슬픔으로 조율한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기억을 되짚어가며 누군가의 부재를 참으로도 녹녹하게 풀어쓰는 시가 시집의 주된 요소이다. 그렇다 보니, 과거형으로 이뤄져 있는 시들이 유독 넘치게 외롭다. 당신은 당신의 기억을 되짚어가고 있었다 아쿠아리움에 갔을 때 너는 색색의 물고기들이 무섭다고 말했지 불가사리
[청년칼럼=석혜탁] 영어,스페인어,프랑스어,독일어로 인사를 건네는 M&M 캐릭터 @석혜탁 코로나 19 때문에 여행은 꿈도 못 꾸고 있는 지금. 하루 종일 마스크를 써야 하는 현재의 상황을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던 몇 달 전으로 시계를 돌려보았다.여행을 못 가니, 여행 사진을 보며 위안이라도 얻을 심산이었다.작년 가을과 겨울 사이 아내와 나는 뉴욕에 있었다.그때 찍은 사진을 정리하면서 보니, 뉴욕에는 곳곳에 캐릭터들이 숨 쉬고 있었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제품 혹은 아이콘들이 단순한 상표의 얼굴이 아닌, 스토리를 지닌 캐릭터로 고객을
[청년칼럼=김연수]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내 집 마련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다. 왜 최선을 다하는데 좀처럼 풍요롭지 못할까. 우리를 가난하게 만드는 것은 대체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얼마 전 예능 프로그램 에 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존리가 출연해 화제가 됐다. 존리, 주식 투자를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그는 부자의 정의를 “돈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꼭 물질이 넘치도록 많지 않아도 돈에 관한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면 그것 역시 부자라고 말할 수
[청년칼럼=심규진]생각이 난다 ♪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자장가 대신 젖가슴을 내~주던 ♩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 홍시 中 -두 아이의 양육은 아내가, 돈은 내가 벌어오기로 합의한 뒤, 나는 매월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사투하고 있다. 그런데 육아 4년차가 되자 새로운 한계에 봉착했다. 그것은 바로 ‘나는 엄마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나훈아는 홍시라는 곡으로 엄마의 존재성에 대해 명확히 꼬집고 있는 것처럼 대부분의 자녀들 가슴 속에는 아빠 대신 엄마가 새겨져 있다. 홍시가 열리면,
[청년칼럼=허서정]회의가 끝나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난데없이 손을 잡혔다. 손가락 귀여우시네요, 하얗고. 나는 놓여난 손을 재빨리 있던 자리로 되돌리며 맞장구쳤다. 하하, 네에.한밤 중 인적 없는 물레방앗간이 아니다. 연하의 후임인 그는 나와 동성이라 라면 먹고 갈래? 와는 맥락도 달랐다. 한데 분위기가 말할 수 없이 미묘해졌다. 정확히는 내 기분이. 회의 내내 옆자리에 앉아서 제 손가락을 관찰하셨나요, 라는 말은 입속에서만 맴돌았다.당혹스러운 일은 순식간에 벌어진다. 화가 날수록 차분해지는 성격인데도 나는 침묵했다. 정색하면 안
[청년칼럼=김연수] 태어나서 한 번도 무언가를 키우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마치 마이너스의 손을 가진 사람처럼 할머니 손에서는 무럭무럭 자라던 화분을 학교에 가져가기만 하면 열흘을 채 못 넘기고 죽여 버리곤 했다. 무언가에 꾸준히 애정을 쏟고 들여다보는 일에는 영 소질이 없는 편이었다. 그저 혼자 책을 읽거나 친구들과 노는 게 훨씬 재밌었다. 어린 시절, 그 흔한 강아지가 키우고 싶다는 투정 한 번 부린 적이 없을 정도로 말이다. 아무리 귀여운 동물이라도 키우기 위해서는 책임감과 성실함이 필요하다
[청년칼럼=윤유진]태어나서 지금까지 궁금해하지 않았던 질문이 요즈음에서야 떠오르게 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이제는 부르기도 무섭다는 코로나이다. 코로나는 물에서 발병하는 질병도 아닌데 물고기와 당최 무슨 상관이 있는지 궁금할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한 필자의 갈 데 잃은 상상력과 추론이 오늘 칼럼의 주제이다.물고기는 처음부터 아가미가 있었을까? 물고기라는 생명체가 지구에 처음 등장한 태초의 그 순간부터 아가미가 있었느냐는 물음이다. 어쩌면, 원숭이가 인간으로 진화한 것이라는 찰스 다윈의 진화론, 그리고 자연에서
[청년칼럼=김우성]10여 년 전, 중학생이었던 나는 매일 밤 잠들기 전에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를 했다. 바닥에 손을 대고 엎드려 수십 번씩 팔을 굽혔다가 폈고, 소파 아래의 틈 사이로 발을 집어넣고 상체를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했다. 체육 수행평가를 볼 것도 아닌데 왜 그리도 열심히 했던지. 그냥 운동이 좋아서 했다. 그 뿐이었다.시간이 흘러 고등학교 생활이 이어졌다. 고교 3년 동안에도 개인 운동을 꾸준히 지속했다. 어느새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는 숨 쉬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20대 청년이 되었다. 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