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허승화] 대부분의 인간은 늙지 않고 싶어 한다. 우리에게 늙는다는 것은 좋지 않은 느낌을 준다. 관절이 안 좋아지고, 머리숱이 적어지고 주름살이 늘고 전체적으로 쇠약해진다는 이미지 말이다. 어쩔 수 없다. 인간은 쭉 젊음을 무기로 발전해온 종족이었고, 늙는다는 것은 생명을 가진 인간이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이니 아무리 좋아하려고 해도 싫을 수밖에.반면 젊음은 항상 좋은 것으로 여겨졌다. 생기있고 밝고 통통 튀고 명랑한 느낌을 준다. 젊음을 칭하는 청춘이라는 명사에는 젊음에 대한 인간의 사랑이 담겨있다. 사랑은 늘
[청년칼럼=한성규] 완전한 백수가 된지 1년이 넘었지만 어김없이 밥은 잘 들어가고 직장에 다닐 때보다 훨씬 더 잠을 잘 자며, 나를 불행에 빠뜨리고 때때로 우울하게 만들었던 인간관계도 많이 정리되었다.보기 싫은 사람 안보고, 먹기 싫을 때 안 먹고, 자기 싫을 때 안자도 된다. 그래도 가끔씩 화가 치밀어 오르거나 불안해질 때가 있는데, 이것은 그나마 최소한을 유지하고 있는 인간관계 때문이라는 사실을 최근에 깨달았다. 나라는 인간은 다행히도 외향성보다는 내향성이 더 많아서 주위에 사람이 없어도 외로워지거나 힘들지 않는데, 그래도 지구
[청년칼럼=이루나]"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여러모로 까칠한 설날이 지나갔다. 연휴도 4일밖에 되지 않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람 많은 곳 나서기가 꺼려질 즈음이다. 허나 밥벌이를 하는 곳은 서울이고, 나고 자란 곳은 부산인지라, 명절 때면 이동이 일상이다. 다행히 대기 번호 4000번대로 겨우 KTX 열차표를 구할 수 있었다. 클릭 한 번이면 수만 명의 사람들을 손쉽게 일렬로 줄 세울 수 있는 세상이다. 기술 덕분에 기회는 공평해졌다지만, 결과는 납득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연휴 첫날 서울역에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지난달 스마트폰 사업 지휘봉을 잡은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그는 갤럭시 S20과 Z 플립으로 “새로운 10년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1968년생인 노태문 사장은 갤럭시 시리즈 개발을 주도한 스마트폰 전문가다. 그는 두께 6.9㎜ 초슬림형 카메라폰, 갤럭시 S 등 많은 히트 상품을 만들면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신임도 매우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전자는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청년칼럼=김동진]그런 시대가 왔다운전하다 가끔 공기청정 기능을 쓸 때가 있다. 에어컨이 같이 작동하기 때문에 여름에는 많이 사용했는데, 날이 차가워지면서 그 기능을 거의 쓰지 않았다. 얼마 전, 오랜만에 청정기능을 써보려고 운전 중에 눈으로 버튼을 살펴보는데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내 기억으로는 공기청정 버튼을 누르면 작동했던 것 같은데 아무리 살펴봐도 그 버튼이 보이지 않았다.한참 뒤에야 버튼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버튼을 오래 눌러야 그 기능이 작동된다는 것이 생각났다. 불과 몇 달 전까지 하루에도 몇 번씩 사용했었
[청년칼럼=양재현]말다툼의 승자를 가리는 법유구하게 내려오는 삶의 지혜가 있다. 바로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라는 말이다.‘메라비언 법칙’에 의하면 의사소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말의 내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단 7%에 불과하고, 나머지 93%가 비언어적 요소에 달려있다고 한다. 이 비언어적 요소에는 태도, 자세, 복장, 목소리 등이 포함된다고 하니, 말싸움에서 이기고자 한다면 내용의 완성도를 높일 게 아니라 목소리를 키우라던 옛 말은 실로 적절한 조언인 셈이다.그리고 어느 순간, 세상이 바뀌었다. 면대면으로 목소리 높여가며
[청년칼럼=김연수] 대학생으로서 보내는 마지막 학기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 꿈과 희망이 가득했던 신입생 시절은 이미 빛이 바랜 지 오래였다. 내게 있어 2019년은 어떻게 해야 하나라도 더 스펙을 쌓을 수 있을지 전전긍긍하는 해였다. 그런데 이 중요한 시기에 나는 정말 멍청한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이미 도가 텄다고 생각한 수강 신청을 잘 해낸 뒤 수강 정정에서 살짝 미끄러지는 바람에 전혀 연고가 없는 독일어 수업을 듣게 된 것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정말 기가 막혔지만 하루빨리 외국어 강의 수를 채워 졸업해야 했기에 일단
[청년칼럼=숲속의 참치 ] 만약이라는 말은 없지만 만약을 가정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만약 내가 이 일을 지금이 아니라 예전에 했더라면 어떠했을지와 같은 물음이다. 그런데 어쩌면 영화에도 같은 물음을 던져볼 수 있을지 모른다. 우리가 영화를 볼 때 스크린의 안쪽만을 보는지, 아니면 스크린의 틀(Frame)을 포함한 전체를 볼 것인지에 따라 영화를 읽는 맥락은 달라진다. 스크린의 안쪽만을 본다면 영화는 영화의 시간으로만 남는다. 하지만 스크린의 틀을 포함해 전체를 본다면 그 영화를 보는 자신의 시간이 중요해진다.쉽게 말해 영화를
[청년칼럼=윤유진] 필자의 문패제목은 “청년의 눈”인데, 사실 필자가 가진 청년의 눈은 그리 넓고 깊지 않다. 심오한 주제를 탐구한다거나, 우주 원리에 관해 토론한다거나, 올드 팝, 혹은 클래식에 조예가 깊다거나 등등과 거리가 있다는 이야기다.그렇다면 필자의 눈은 무엇을 향해 있는가? 칼럼니스트의 눈이라고 말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24시간 중 꽤 오랜 시간 연예인을 향해 있다. 어떤 연예인이냐? 물으신다면 그것은 개인의 신상정보일 수 있기에 함구하겠지만, 그래도 최근 잘나가는 인기 아이돌이라는 것만 말해두겠다.본 칼럼에서는 필자가 관
[청년칼럼=허서정] 영화를 고르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는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내 십대는 줄곧 시리즈와 함께였다. 원작을 읽고 홀딱 반해 영화가 개봉하는 날만 기다렸고 모든 작품을 극장에서 관람했다. 성인이 된 후에는 평론가 한줄 평과 관람객 별점, 예고편을 참고해 어떤 걸 볼지 결정했다. 그런데 슬슬 외부 기준을 신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겨났다. 짜릿한 예고편에 설레며 관람하러 갔더니 예고편이 전부였다든가, 두 시간 가까이 인내심을 시험했지만, 결국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건지 도저히 모르겠는 거다.그 다음부
[청년칼럼=서은송] 작년의 오늘을 지나, 조금 더 봄이 일찍 찾아오던 계절이었다. 대학생의 마지막 봄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숱한 고민과 함께 헛헛한 마음을 어떻게든 메워보려 애를 쓰던 그 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나는 오늘과 다를 바 없이 시를 쓰는 사람이었고, 시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때마침,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학과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있는 대외활동이 눈에 띄었고 나는 서슴없이 지원서를 작성해나가기 시작했다.이름, 사는 곳, 학교, 학과…. 당연한 것들을 모두 작성하고 나니, ‘자기소개서’만이 하얗게 나를
[청년칼럼=지은성] 미지의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면서 인류는 전대미문의 공황에 빠진다. 미증유의 재난에 구성원 간 불신과 이기주의는 극에 달하고, 이로 인해 주인공은 이중고를 치른다. 전염병 아포칼립스를 소재로 한 영화의 뻔한 시놉시스면 좋으련만, 모든 게 실제 상황이다. 세계는 지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괴물 앞에 서 있다. 우리나라도 2월 3일 현재 15명의 확진자를 내면서 온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더니 생경한 풍경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동시대에 벌어지는 일이 맞나 싶을 뿐이다. 중국은
Ⓒ 픽사베이[청년칼럼=석혜탁] 소싯적 때부터 절친한 관계를 이어오던 친구 놈의 결혼식을 다녀왔다. 알고 지낸 세월만 벌써 20여 년. 그야말로 죽마고우다. 어릴 적 동네 친구다 보니 그의 아버지, 어머니도 필자를 많이 예뻐라 하셨다. (심한 말썽꾸러기였던 시절, 우리 때문에 속을 많이 태우셨음에도.)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던 예전에는 학원을 가다가도, 친구랑 놀러 가다가도 이따금씩 친구의 부모님을 마주치곤 했다. 사춘기 시절 조금 늦은 시간에 철없이 쏘다니다가 본의 아니게 친구 어머니께 ‘발각’이 되기도 했더랬
[청년칼럼=김우성] 담배 피우는 사람을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주위 사람들에게 지독한 연기를 내뿜어서?대기를 오염시켜서?아니다.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내가 담배를 피우지 않아서다.'흡연자는 나쁜 사람, 나를 포함한 비흡연자는 좋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고 꽤 오랜 시간 살아왔다. 그러다 20대 초반, 군 입대한 뒤로는 생각이 달라졌다. 입대 후 흡연을 시작했다는 뜻이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군대에 가보니 수많은 장병이 담배를 피웠다. 그들은 틈틈이 작고 흰 막대를 입에 물었다. 삼삼오오 모여
[청년칼럼=이주호] "죽으면 값이 오른대"란 말은 "예술로 밥 벌어먹고 살기 힘들다"는 친구의 말에 다른 친구가 대답한 말이었다. 친구가 어이없어 하며 화를 내자 다른 친구가 머쓱한 듯 사과를 했다. 자기 딴에는 농담이라고 한 말이란다. 내가 봤을 땐 몇 번을 더 사과해도 부족할 실언이었다.그런데 '죽으면 값이 오른다'는 말은 불편하지만 '틀린'말은 아니다. 다시는 화가의 새로운 작품을 볼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일까. 작가가 죽으면 작품 값이 오르는 걸 왕왕 보게 된다. 특히 죽기 전 마지막 작품은
[청년칼럼=박시형] 지난 22일, 휴가 중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복귀한 부사관에 대한 전역 조치가 결정됐다. 육군 관계자는 해당 인원이 받은 '3급 심신장애'가 전역의 결정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신장애 3급은 군 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운 명백한 사유이며, 전역 판정을 피하는 게 오히려 이치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에 A 하사는 "소수자들이 국가 지키고 싶은 마음 하나만으로 복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며 끝까지 다투겠다고 밝혔다.위 사건을 두고 여론이 꽤 날이 서있다. 우리 사회에서
[청년칼럼=방제일] ‘모든 사랑은 오해다. 그를 사랑한다는 오해. 그는 이렇게 다르다는 오해, 그녀는 이런 여자란 오해. 그에게 내가 전부란 오해. 그의 모든 걸 이해한다는 오해, 그녀는 더없이 아름답다는 오해, 그에게 내가 필요한 거란 오해, 그가 지금 외로울 거란 오해, 그런 그녀를 영원히 사랑할 거라는 오해... 그런 사실을 모른 채...’박민규의 에 나와 있는 구절과 같이 모든 사랑은 오해일 수 있다. 사랑뿐 아니다. ‘나’라는 우주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이 느끼는 유대감 혹은 어떤 감정선은
[청년칼럼=이하연] 잘만 썼던 물건이 갑자기 싫어질 때가 있다. 손이 안 간다거나, 보고 싶지 않다거나 하는 정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정말 싫다. 대표적인 예로는 헤어진 애인이 준 선물이 되겠다. 처음 선물을 받았을 때, 그들은 나에게로 와 꽃만 되었겠는가.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뻐서 펄쩍 뛰기도 했고, 여러 각도로 사진을 찍어 간직하기도 했다. 선물과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 데이트를 할 때마다 그것들을 품에 안았다. 늘 곁에 두다 보니 어느덧 선물은 ‘잘 쓰는 물건’이 되어있었다.2년을 동고동락했던 분홍색 나이키 운동화는
[청년칼럼=고라니] 나는 사회학을 전공하고 경영학을 복수전공했는데, 아버지는 주변에 아들이 경영학과에 다닌다고 얘기하곤 했다. 사회학은 돈이 안 되는 학문이라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걸로 짐작된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주진 못해도, 사회학 공부는 즐거웠다. 우리가 살며 당연시하는 것들은 사회적으로 구성된 믿음일 뿐이고, 따라서 얼마든지 재구성될 수 있다고 말하는 사회학 거장들은 내 아이돌이었다. 세상의 모든 일은 최소한 양면적임을 전제하는 사고방식도 매력적이었다.교수님 중에 무시무시한 학자가 있었다. 학문의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청년칼럼=앤디] 요즘 쉽게 잠을 잘 못이루는 탓에 마루에 홀로 앉아 이리저리 TV채널을 돌리고 있었다. 몇 년 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한 예능 프로그램의 재방송이 나오길래 만지작 거리던 리모컨을 옆에 두고 잠시 그 프로를 시청했다.프로그램 출연진 중 한명인 배우가 데뷔 10년을 맞이하여 그 동안 고마움을 표하고 싶었던 사람들을 만나고 있었다. 특히 그 배우가 본인을 발탁해서 데뷔시켜주고 당시 신인이었던 그에게 자신감을 갖고 연기할 수 있게 해준 감독을 만나는 장면은 내게도 퍽 인상적이었다.그 배우는 약속장소에서 감독을 기다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