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동이] 학폭을 주제로 한 K-pop 그룹 뉴이스트의 페이스(FACE) '커버댄스 Shorts 영상'이 요즘 뜨겁다.역동적인 리듬에 맞춰 춤추는 '챌린지 영상'이 유튜브에 줄지어 올라온다.역(逆)주행하는 뉴이스트 FACE란 이름으로...살펴보니 10여년 전(2012년)에 발표된 곡이다. 당시엔 이렇다 할 인기를 얻지 못했던 곡이었다는 설명과 함께...왜?묵직한 주제여서 탄력을 받지 못했던 걸까. 뉴이스트 그룹은 지난해 해체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해체 뒤에 더 조명받는 모습이다. FACE 영상 조회수는 현재 1.3
[오피니언타임스= 동이 ]주말에 들른 서울 근교의 빵 카페.'빵 카페가 인기라고 하니, 좀 붐비겠지~’ 했다. 그러나 그 정도가 아니었다. 말그대로 만원. 주차장도,카페 안 자리도 노소남녀 입추여지가 없었다.젊은 커플은 물론이고 아이 데리고 나온 부부,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대동한 3대 가족에 이르기 까지 나들이 양태도 다양했다. 근처의 다른 빵 카페 역시 마찬가지.언제 이렇게 까지 됐나,놀라웠다.하나의 거대한 흐름이랄까.빵 카페가 가져온 이 신드롬이 반짝유행으로 끝날 것 같지 않아 보였다.적어도 그 겉모습만으로는...이즈음 사람 좀
성남에서 70대와 40대 모녀가 생활고 끝에 극단선택을 했다는 소식이다.A4용지 두장 유서에 "폐를 끼쳐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보증금으로 (밀린)월세를 처리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마지막 길을 떠났다. 그들이 살던 다가구주택은 18평에 보증금 500만원/월세 50만원 짜리였고...송파 반지하 세모녀,신촌 원룸모녀 사망 등등...이젠 새롭게 느껴지지도 않는 ‘생활고의 죽음들’이 이어지고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언젠가는 뉴스로서의 생명력마저 잃게 되지 않을까 두렵다.그들 세상의 한편에선 잔치가 한창이다.이자 장사,기름 장사로 떼돈
[오피니언타임스= 심규진] 지금은 사라진 0교시 새벽등교도 이 악물고 참아냈던 학창시절. 악착같이 비집고 들어간 대학은 마치 보물섬과 같았다. 따먹고 싶은 탐스러운 사과가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왜 인간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 가지 직장을 선택해야할까’ 의구심도 잠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가장 탐스러워보였던 대기업이라는 사과를 아사삭 깨물었다. 그러다 먹지 못한 푸른 사과, 새빨간 사과, 큼직한 사과가 저만치 달아났다. 미국에서의 라디오DJ, 스타트업 운영, 제주도 철밥통 인생, 어느 하나 놓치기 싫었던 그 많던 사과는 어디로 가버렸을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공병을 재활용해 만든 화장품 매장을 다녀왔다.화장품 매장이라고 하면 고급스럽고 깨끗한 이미지인데, 공병을 재활용해서 만들었다고 하니 뭔가 예사롭지 않다.매장의 이름도 이채롭다. ‘공병공간(空甁空間)’이다. 바닥, 벽면, 가구 등 이 공간의 약 70%는 재활용 공병으로 만들어졌다.자연주의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는 이 화장품 브랜드는 2003년부터 ‘공병수거 캠페인’을 전개해오고 있을 정도로 친환경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공병 수거를 환경단체가 아니라 화장품 브랜드에서 한다는 점이 신비롭게 다가왔다. 실제로 화장품 공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89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26세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부푼 꿈을 안고 발을 내딛은 곳은 서울 시내 한복판. 평생을 몸 바쳐 일하겠노라며 동네방네 자랑했지만 재직기간은 겨우 4개월이었다. 명함의 로고가 익숙해지기도 전에 사직서를 내던졌다. 희망의 잔디에 썩은 꽃이 피어오를 때쯤, 두려웠지만 다시 들판으로 나갔다.“다시 한 번 말하지만 책을 왜 읽느냐, 읽고 나면 달라지기 때문이다. 볼 수 있는 게 많아지고, 인생이 풍요로워집니다.” 『책은 도끼다(박웅현, 2011)』퇴사 후 만난
Ⓒ제주대학교 홈페이지[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인터넷을 하다 보면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사이트에 접속하곤 한다. 이런저런 키워드를 포털에 검색하고, 눈에 유독 들어오는 링크를 클릭한다.그날도 그랬다. 중국 지역학에 관심이 많다 보니 관련 검색어를 부지런히 자판 위에 두들겼고, 어느새 필자와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는 한 국립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홈페이지에 들어가게 됐다.그러다 동서양 비교사상, 중국정치사상 등을 세부전공으로 삼고 있는 고성빈 교수의 프로필을 접했다. 중국, 대만, 티베트 등 중화권 이슈에 대해 다양한 논문을 발표하고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석혜탁 촬영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본 동상이다.거리를 지나치다 우연히 봤는데, 나중에 책에서 보니 이른바 ‘상인 선원 동상’이란다.직업만 유추가 가능하고, 특정 이름은 갖고 있지 않다.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사이 소련 시절 유행했던 옷차림을 한 이 이름 모를 인물에게 왠지 모르게 눈길이 오래 갔다.저 선원 아저씨와 악수하며 찍은 사진이 나와 그녀의 휴대전화 속에 고이 저장되어 있다.가끔 그 사진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유명’과 대조되는 ‘무명’의 얼굴에 환하게 빛이 난다.이런 무명의 동상이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규진아, 아빠 발 좀 주물러 주라”학창시절, 아버지는 잠자리에 들기 전 종종 발 마사지를 주문했다. 두터운 굳은살을 뚫고 시원함을 전하기 위해서는 힘을 다해 주물러야 했다. 때때로 요상한 향기가 스멀스멀 올라올 때면 일순간 숨을 참고 마사지사의 임무를 다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도대체 아버지는 왜 발바닥이 아프다고 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나중에서야 당뇨병의 증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얼마 전부터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 아들. 그리고 며칠 전부터 발바닥이 저려오는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기사를 읽다 보면 자주 접하는 표현이 있다.너무도 쉽게 쓰이는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관용어.스포츠, 정치 관련 기사에서 특히 많이 볼 수 있다.‘싸움’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승리와 패배가 분명하게 나뉘는 영역에서 유독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함을 은연 중에 강조하곤 한다.경제신문 기자 출신의 작가 이기주는 이런 언어 사용에 반기를 든다. 그는 “살다 보면 싸워야 할 대상이 차고 넘치는데 굳이 ‘나’를 향해 칼끝을 겨눌 필요가 있을까 싶다”며 자신과의 살벌한 싸움보다는 자신
[오피니언타임스=곽예지] "기분이 태도가 되면 안돼요." 너무 맞는 말이다. 때로는 감정보다도 오락가락 하게 되는 기분이 태도가 된다면 예측가능성으로 굴러가는 사회는 쉽게 무너져 앉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간단한 규칙을 이행하기에 너무나 어설프고 모자란 인간들이다. 감정은 때때로 나의 의식을 요리조리 비켜나며 비대해지고, 붉은 용암처럼 꾸덕꾸덕 흘러나온다. 따뜻한 불인줄 알고 자박자박 걸어 들어오던 사람들의 발이 버석하게 갈라져 버린다. 서로가 당황하고 두 눈길이 오갈 데 없다.정말 아무렇지도 않았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석혜탁 촬영키타가와 에미의 를 다시 폈다. 아래 문장과 조우한다. “회사원에 대한 동경 따위 없었다. 하지만 열을 올릴 만큼 하고 싶은 일도 없었고, 어느새 주위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구직 활동에 애썼다.”요 근래 몇 년 사이에 발간된 일본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식의 ‘유사성’을 느끼게 될 때마다 굉장히 곤혹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지원 동기’를 작성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역이겠는가. 취준생 후배들에게 미안할 뿐이다.“한 군데라도 더 많이, 조금이라도 더 유망한 기업에 선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카우스의 작품 ‘Passing Through’ Ⓒ석혜탁 촬영“예민하다고 자책하지 마.”외모는 ‘상남자’인데 스스로 예민하다는 것을 유별날 정도로 못마땅히 여기는 후배 D에게 한 말이다.그는 특히 자신이 ‘남자라서’ 예민한 것이 흠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었다.예민함의 정도를 계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상황과 시점에 따라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의 크기는 늘 다르다. 또 예민하든, 둔감하든 간에 이런 개인이 특질까지 성별과 연결을 짓는 것은 굉장히 촌스러운 작태다. 옳지 못하다, 문제가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4살 된 아들이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틈만 나면 '지금 무얼하고 있을까' '밥은 잘먹을까' '응가는 잘했을까' '나쁜 친구는 없을까'걱정에 걱정이 더해진다. 그런 아들이 어린이집에 가면 실내화를 신고 다니는데, 금요일이 되면 그 실내화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아내가 혼자말로 '실내화를 빨아야겠다'는 말을 했을 때 나는 그 거룩한 임무를 가로챘다.'내가 하고 싶어. 내가 씻
Ⓒ석혜탁 촬영[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피곤해, 지친다.”이런 말을 나도 모르게 최근 들어 자주 내뱉곤 했던 것 같다.일을 하며 글을 쓰는 게 참 좋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자꾸 몸에 힘이 들어갔다. 욕심이 커지면서 보다 가시적인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애쓰기도 했다.내게 글쓰기는 분명 ‘놀이’였다. 그래서 즐거웠던 것이다. 그런데 점점 ‘작업’의 이름으로 나를 짓눌렀다.머리를 비우는 시간이 필요했다.정신과 전문의 양찬순 박사의 글이다. “피곤하고 쉬고 싶을 때 자신에게 과감하게 휴식을 허용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호흡할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선거로 시끄러웠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21대 국회의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양당의 원내대표도 새 인물로 바뀌었다.21대 국회 당선인들은 유세 때 목이 쉬어가며 외쳤던 다짐, 유권자의 한 명 한 명의 눈을 쳐다보고 약속했던 공약을 잊지 말기 바란다.임기를 앞두고 있는 지금,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유수 대학의 정치학자가 쓴 것도 아니고, 다선의 원로 정치인이 쓴 것도 아니다. 국회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실무를 현장에서 살뜰히 챙기는 보좌진의 시각에서 서술한 책이다. 귀담아 들을 내
Ⓒ픽사베이[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찐의 을 폈다.조지 오웰의 , 올더스 헉슬리의 와 같은 불세출의 명작보다 앞서 나왔던 작품이다.“스스로가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번호는 누구나 단일제국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에 관해 논문, 서사시, 선언문, 송시 및 그 밖의 다른 작문을 쓸 의무가 있다.”-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찐, 中때는 29세기.‘모든 번호’라는 말을 다시 읽어보자.개인은 없다. 누구든 번호화되어 ‘등록’된다.“나, D-503은 인쩨그랄의 조선 담당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제목을 보고 흠칫했다.이 책은 독일의 저명한 심리학자 에바 블로다레크(Eva Wlodarek)가 ‘외로움’에 착목하여 쓴 결과물이다.텅 빈 지하철 역 Ⓒ석혜탁“외롭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고백하기는 무척 어렵다. 그래서 혼자 박물관에 가서도 머리를 꼿꼿이 세우고는 예술품을 감상하는 데 푹 빠진 척한다. 주말에 뭘 했는지 캐묻는 귀찮은 질문들도 요령껏 피한다. 우리는 왜 이런 ‘숨바꼭질’을 하는 걸까? 외로움에 굳이 자격지심을 느끼는 이유가 뭘까?”- 에바 블로다레크,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4살이 된 아들. 이제는 친구도 사귀고 다양한 경험을 하라고 어린이집에 보내려 했건만,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이 무기한 연기되었다. 한편으로 가정보육을 더 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아들이 집에만 틀어박혀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해야 하니 내 마음이 답답했다.집에 있는 미끄럼틀을 타다 병원놀이, 주방놀이도 지겨워 공룡 피규어를 꺼내어 싸움을 부쳐보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전동 자동차를 타고 거실을 누비는 것도 10분. TV 속 뽀로로도 아들의 마음을 오래 붙잡아 두지 못했다. 그렇게 아들은 부엌으로 가서 각종 냄비, 후라이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글쓰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늘 어려운 과제다.대개 이런 말을 사족처럼 붙인다.“내가 글솜씨가 없어서...”놀랍게도 글쓰기와 공부를 연결 짓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글쓰기 실력과 글쓴이의 학력을 등치시키기도 한다.좀 더 적나라하게 말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가령 ‘A 작가는 OO대를 나와서 글솜씨가 남다르다’ 같은 말들이 그렇다. 그런데 진짜 그럴까?글 잘 쓰기로 유명한 중앙일보 권석천 논설위원의 말을 들어보자.“행복은 성적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