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이명렬] 얼마 전 개미를 샀다. 난 개미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매우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결혼 전 2년 동안 살았던 원룸에는 개미 떼가 들끓었다. 개미가 다니는 주요 길목에 약을 놓고 살충제를 뿌려대도 소용이 없었다. 개미라고 하면 질색이었다. 하지만 정서 발달에 좋다는 아내의 의견과 개미를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에 빠져 밤마다 개미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딸의 성화에 지고 말았다.그러고 보니 나도 어린 시절 벌레를 참 좋아했다. 유치원 뒷마당에 가득했던 방아깨비와 메뚜기는 잡기도 쉽고 흥미진진한 장난감이었다. 메뚜
[오피니언타임스=이명렬] 최근 어머니 생신을 맞아 연차를 내고 부산에 다녀왔다. 어머니는 담담히 외할머니가 요양병원에 계신다고 했다. 외할머니는 주민등록증에는 1924년이나 출생신고를 1년 늦게 하셨다고 했으니 올해 96세다. 약주를 좋아하셨다는 외할아버지는 내가 코흘리개 시절 일찍 돌아가셨고, 외할머니는 외삼촌 내외와 함께 사셨다. 작년 여름 손을 잡고 해운대 동백섬 둘레길을 산책할 정도로 할머니는 나이에 비해 정정하셨지만 가을쯤 넘어져 고관절을 다친 이후 걷기가 힘들어지자 치매 증상도 심해졌다고 했다.어머니는 병원에 들르기 전 마트에
[오피니언타임스=이명렬] 매일 지하철 7호선을 타고 한강을 건너 출근한다. 이 시간 지하철에선 매혹적인 향수 냄새, 덜 마른 샴푸 냄새, 달큰한 섬유 유연제 냄새, 매캐한 환풍기 먼지, 누군가의 체취가 뒤섞인 냄새가 난다. 지하철 칸마다 향내와 농도가 다르지만 이를 따질 새 없이 빈 공간이 나면 얼른 올라탄다. 빼곡한 승객들 사이를 비집고 힘겹게 스마트폰을 손에 쥐었다. 연예계 가십 뉴스를 스크롤하며 훑어보다 고개를 들어보니 한강 다리를 건너고 있다. 문득 강 냄새가 그리워졌다. 본능적으로 코를 씰룩이며 옛 냄새를 더듬어 본다. 오랜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