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홈플러스 ‘당당치킨’ 등장으로 치킨 대전이 시작되었다. 롯데와 이마트도 참전 조짐을 보인다. 대중의 일방적 지지에 프렌차이즈 치킨 업체는 철면피로 대응하는 듯하다.나는 일단 강 건너 불구경 중이다. 프렌차이즈 치킨을 사 먹은 지 7개월이 넘었다. 나 참, 더러워서 끊었다. 그러나 2020년~2021년 121마리를 먹었던 헤비 치킨 소비자 이력을 토대로 한 마디 보탠다. 역시, 시장 경쟁은 아름답다.치킨 값 상승은 타당했다. 치킨 한 마리가 삼계탕보다 비싸진 지점에서 가격 타당성을 의심해야 했지만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 정부가 검토에 들어간 수도권 대학 첨단 분야 학과 정원 확대는 결국 저출산으로 귀결될 것이다.왜냐면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는 수도권 과밀화에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는 둥지가 없고, 지방에는 먹이가 없다.’는 말은 저출산 문제를 짧고 정확하게 설명했다. 아이를 안 낳는 것이 아니라 결혼조차 못하는 것이다.2021년에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혼인 비율은 83년생 남자 66.9%, 88년생 남자 36.9%다. 주택 소유 비율은 기혼자가 미혼자의 두 배 가량 된다. 시발점은 대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네가 왜 거기서 나와?그런 기분이었다. 왜 제멋대로 복원되는가, 당신의 존재감. 인스타그램은 관계의 망각을 불허했다. 연락처 연동을 차단해 놓았는데도 과거가 불쑥 팔로우해 왔다. 그들이 싫다는 게 아니다. 죽은 이의 부활 같은 일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그들은 내 현재와 연결되지 않은 죽은 현재다. 관계성을 잃은 것들의 연결 속에서 나는 ‘나’를 잃었다. 자발적 트루먼만 남았다.SNS 이전에도 인간은 멀티페르소나를 수행했다. 한 인간은 누군가의 자식, 부모, 친구, 동료마다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 장롱 뒤편에 쌓이는 생활 먼지까지 용납하지 못하는 것은 강박이다. 법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모두 규정하지 못하므로 생활인이라면 나의 먼지와 너의 먼지를 적당히 눈감아 주는 융통성도 필요하다. 나와 너 사이에 실바람이 불어 날아갈 먼지를 일일이 지적하면 인생이 삭막해진다.고위공직자 청문회를 볼 때마다 이 속담이 생각난다. 아니, 몇몇 사람들이 이 속담을 들먹이니 상기할 수밖에 없다. 적당한 허물은 덮고 넘어가야지 대체 어디까지 파헤쳐야 직성이 풀리겠느냐고 이맛살을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비현실적이지만 원컨대, 소개팅 자리에서 서로의 당근마켓 이용 내역을 교환하고 싶다. 내가 고용주라면 피고용자들의 것들도 확인하고 싶다. 익명성에 기반 한 실물의 거래 내역은 해석 가능한 일상의 지문이다. 이보다 솔직한 인간 됨됨이의 정직한 이력서도 없을 것이다.김영하의 모 단편에서 이웃의 쓰레기를 뒤지는 인물이 등장한다. 쓰레기는 쓰레기를 버린 사람의 삶을 가감 없이 설명했다. 중고 물건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물건을 산 이유와 파는 이유에는 거짓이 가미될지 몰라도, 매매 물건들이 누적된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 지난주에는 치킨 드셨어요?수업 때마다 학생 하나가 꼬박꼬박 물었다. 나는 학생의 질문 앞에서 늘 부끄러웠다. 그러나 이제 염치 따위는 씹어 먹을 나이가 된 듯하다. 나는 내가 되고 싶었던 적 없는, 뚱뚱한 아저씨다.2018년 42마리, 2019년 42마리, 2020년 61마리, 2021년 60마리. 최근 4년 간 연평균 약 50.75마리, 주당 거의 한 마리를 먹은 셈이다. 이만 하면 배달음식이 아니라 가정식이다. 그러나 내게 치킨을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글쎄다. 내 입맛은 사춘기 중이다.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 일제 강점기 시절, 친일은 개인에게 좋은 일이었다. 친일 하는 한, 최소한 내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일은 없었다. 그러나 옳은 일은 아니었다. 친일 한 사람들의 ‘당신들이라고 그 상황에 처하면 다를 것 같아?’라는 악다구니가 틀리지 않다고 해도 변한 건 없다. 좋은 일과 옳은 일은 다르다.마찬가지로, 백신을 맞는 일은 옳은 일이다. 코로나 사태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공동체의 최선이다. 치료약이 없는 상태에서 백신 이외의 답은 없다. 백신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예방 효과는 확인되었다. 모두가 안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심한 욕을 떠올려 보자. 그게 종부세 사태를 향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내 심정은 이 사태를 알게 된 청년들의 평균 심정이어야 한다. 아니면, 청년들이 내고 있는 월세의 부당함은 바뀌지 않는다. 문제의 핵심은 조세 평등이 아니라 주거 평등이다. ‘의식주’는 인간 생존의 기본 조건이다.종부세가 시끄러워도 관심 없었다. 어차피 내가 낼 세금이 아니었다. 그냥 늘 있던 정치권의 아귀다툼 중 하나에 불과했다. 그런 세금 낼 수 있을 정도의 부를 가지면 부럽다고 비아냥거리며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 한국은 오징어 게임 중이다. 아니,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전세계가 오징어 게임 중이다.영화 기생충 때처럼, 자본주의 사회가 만든 불공정과 양극화는 만국 공통인 모양이다. 우리는 세계라는 장기 판 위에서 VIP들이 가지고 노는 말이다. 자본 사회의 평범한 시민이라면 자신이 자본가의 가마우지가 된 것 같은 허탈함을 느껴봤을 것이다. 일은 내가 하는데 돈은 그들이 번다. 자가증식 하는 암세포처럼 돈이 돈을 번다. 우리는 노예처럼 일해도 서울에 집 한 채 사기 힘들다.“도전하세요!”해맑고 확신에 찬 응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나는 김해 김 씨다. 가장 흔해빠진 성 씨다. 족보상으로는 김수로 왕 72대 손이라고 하지만 믿지 않는다. 부계 친인척의 학식이나 직업을 미뤄보면 내 조상은 잘 쳐줘봐야 경상남도 소작농이므로 족보가 있을 리 없다. 우리 집안은 내가 최초의 4년제 대학 입학자일 정도로 비천하다.안동 김 씨처럼 양반 성 씨를 가진 학생을 가르칠 때는 격세지감이 들었다. 100년 전만 해도 나는 학생들을 아씨, 도련님이라 부르며 굽신거려야 했을 것이다. 아니, 내가 선생질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은 아씨와 도련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더불어민주당이 2030 남성 지지율을 단 번에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여성부만 없애도 된다.2030 남성에게 여성부는 국가가 지지하는 페미니즘의 상징이고, 더불어민주당은 페미당이고, 페미니즘은 불의의 광기다. 태극기 부대와 페미니즘 중에 뭐가 더 싫은지 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라도 해보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민주당에 가지고 있는 감정은 ‘빨갱이’ 못지않은 분노와 혐오다.20세기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남동생 뒷바라지를 위해 희생한 누나’ 서사 구조에서 파생된 부채의식을
[청년칼럼=김봉성][미스터 트롯]은 내게 소소한 재앙이었다. 아무 관심도 없는 사람들이 내가 주로 시청하는 예능에 나와 웃기지는 않은 채 내 취향이 아닌 노래를 불러댔다. 그것도 2주 분량으로. 해당 예능 고정 팬들은 불만을 토로했지만 시청률은 잘 나왔다. 수혜자일 때는 몰랐는데, 피해자가 되어보니 알겠다. 인구수가 깡패다.TV 예능에서 불공정한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대중가요의 제목과 가수를 맞추는 게임에서 80년대 생인 나는 수혜자였다. 반면 90년대 후반에서 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들은 80~90년대 음악을 알 리 없는 피
[청년칼럼=김봉성]어린 왕자를 만났다. 녀석은 내 최근 10년 사(史)를 듣더니 ‘아저씨는 바보구나’라며 비웃었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보지 못해서가 아니다. 보아뱀이 삼킨 게 뭔지 모르기 때문이다. 보아뱀은 나다. 내 속에 있는 건 뭔가? 이것은 연애 없는 연애 이야기다.연애를 안/못 하는 사람은 바보 정도가 아니라 찌질하다. 감정싸움 없는 혼자가 편하다는 방어 논리가 얼마나 빈약한지는 스스로가 알고 있을 것이다. 연애 상대가 차은우나 수지라면 연애를 안/못 한 이유를 철회할 테니까. 그러므로 ‘혼자의 자유로움’은 차은우나 수
[청년칼럼=김봉성] 사교육의 뿌리는 대학 서열화다. 더 좋은 대학 간판으로 좀 더 비싼 내가 되어야 하는 교실 이데아가 무너지지 않는 한 사교육을 잡을 수 없다. 학종을 어쩌고, 정시를 저쩌고 해봐야 사교육 강사들을 피곤하게 만들 뿐이다. 우리는 바퀴벌레처럼 적응해낼 것이다. 이곳은 먹물막장, 우리도 밀리면 끝이다.이 시장은 강사-학생-학부모로 구성된다. 학부모는 대체로 엄마다. 맞벌이를 해도 엄마 쪽이다. 집안일로 규정된 가부장적 역할 분배일 수도 있겠지만 현장에서 느끼기엔 사랑 방식과 교육관의 차이도 한몫한다. 아빠들은 선이 굵
[청년칼럼]“선생님은 왜 차별하세요?”예솜이의 투정에 아찔했다. 나도 어느덧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주고 있었던 것이다. 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예솜이도 학생일 뿐이라는 것, 그래서 선생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나는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주는 것을 싫어했다. 울음을 참는 아이를 바보로 만들기 때문이다. 떡이 남는다면, 그것은 울음을 참은 아이 몫이어야 했다. 혹은, 규칙을 어기고서 운다면 우는 아이가 최초에 분배받았던 떡을 회수해야 했다. 규칙을 지킨 사람에게 보상하고, 규칙을 어긴 사람을 처벌하는 사람에게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이런 허무감에 휩싸일 줄은 몰랐다. 통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뚱뚱해지던 어느 날, 논술을 가르치던 학생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왜 꿈이 있어야 하나요. 필요한 건 돈 아닌가요?”요즘 중·고등학생들의 꿈은 건물주라고 한다. 통계에 잡히지 않지만, 주변에서 들은 솔직한 이야기다. 통계에 잡히는 수준에서는 유튜버다. 몇 년 전만 해도 자신이 꿈이 없는 것을 죄책감처럼 받아들이던 학생들이 최근에는 ‘돈만 있으면 꿈은 필요없다’고 반문한다.학생들의 당돌한 발언에 나는 어쭙잖은 실존철학을 가져와 기투(企投)하는
[청년칼럼=김봉성] N포 세대 이전에 삼포 세대가 있었다. 삼포 세대 직전에 88만 원 세대가 있었다. 10여 년 전 내 꿈은 월 88만 원을 무사히 버는 것이었다. 적정 취업 시기를 놓쳐버린 내게 제대로 된 밥벌이는 보이지 않았다. 나와 엇비슷한 눈높이를 살아낸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중반생들은 신개념을 개척했다. 우리 삶은 88만 원, 삼포, N포를 규정했다. 부모보다 잘 살기 힘든 첫 세대로서, 희망을 포기하고 사는 것을 몸으로 서술한 것이다.우리의 유산이 시대를 점령한 사이, 88만 원 세대는 중년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청년칼럼=김봉성] 우리는 타인에게 자신의 팬티를 벗겨 달라고 부탁해야 하는 간절함을 생각해 봐야 한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의 낡은 사각 팬티를 벗기며 그의 수치심을 생각했다. 그가 부끄럽지 않은 척하는 것도 안타까웠고, 이런 일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일상이 되어버린 것도 안타까웠다. 나는 나의 면구스러움을 티내지 않는 것에 정신을 집중했다. 그는 그저 오줌을 누고 싶었을 뿐이었다.“저, 선생님! 음료수라도 사 드릴테니까 저 좀 도와주시겠습까?”지하철 화장실 앞에서 있었던 일이다. 휠체어를 탄 중년 사내가
[청년칼럼=김봉성] 여남은 살의 나는 파리 잡기 명수였다. 파리 위 5cm 허공을 손으로 잽싸게 훔치면 위험을 감지하고 날아오른 파리를 생포할 수 있었다. 잡은 파리는 바닥에 패대기쳐 죽였다. 파리의 체액이 손이나 파리채에 묻지 않아 그나마 위생적이었다. 제법 열심히 잡았다. 착한 일을 한다고 생각했다.하루는 생포한 파리로 1.5리터 페트병을 채웠다. 그냥, 심심했다. 막상 시작하니 혼자만의 승부욕이 도져 투명한 페트병이 콜라병으로 보일 정도로 파리를 모았다. 방생할 생각은 없었다. 파리가 해충이라는 사실은 둘째 치고, 파리는 당장
[청년칼럼=김봉성] 비만은 생활에서 왔으므로 해결책도 생활에 있다. 생활이 아닌 방편들은 비만에 맞서기 허약(虛弱)하다. OO다이어트, XX요법, △△약 등은 요요를 동반하는 허약(虛藥)으로 귀결된다. 무엇을 하든 우리는 생활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내가 비만이라면 내 생활이 비만한 것이고, 내 생활이 비만이어서 내 영혼의 한 부분이 고장 난 것이다. 나는 의지박약이다.신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었지만 적당히 주다 말았다. 어느새 다이어트의 목적이 미용이 아닌 노화방지가 되었음에도 매일 아침 시작했다가 저녁에 파기되는 패턴에 익숙해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