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이광호] 페이스북 페이지 ‘리뷰왕 김리뷰’ 페이지를 운영하던 김리뷰가 7월 2일 라는 글을 올리며 콘텐츠 포기를 선언했다. 팔로워 45만 명이 넘는 꽤 인기 있는 페이지였다. 그에게 콘텐츠는 ‘좋아요와 댓글과 조회와 공유 수 같은 것으로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었고, 글은 ‘날 위해 쓰는 것’이었다. 더 이상 콘텐츠는 싫다고 했다. 동시에 ‘난 좋아요 숫자 대신 밥과 김치와 물을 먹어야 살 수 있는 생물이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서 아무리 많은 반응을 얻어도 고료가 지급되지 않는 콘텐츠로는
[오피니언타임스=이광호] 한국 사회는 일하는 사람들을 근로자라 부른다. 법적으로도 5월 1일의 정식 명칭은 ‘노동자의 날’이 아닌 ‘근로자의 날’이다. 노동관련법 또한 ‘근로기준법’이 공식 이름이다. 근로자를 한자 그대로 풀어보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다. 노동자라고 불렀을 때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진상 손님 앞에서도 되도록 밝게 웃고, 몸이 안 좋아도 살아있다면 출근을 해야만 할 것 같다. 근로자(勤勞者)는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걸 내포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노동과 근로는 분명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 최초 국어 교과서라 불리
[오피니언타임스=이광호] 작년까지 초등학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했다. 전반기에는 장애학생 활동 보조 업무를 했고 후반기에는 행정실에서 근무했다. 하루는 배움터 지킴이 선생님의 사정으로 인해 업무를 대신 한 적이 있다. 지킴이 선생님은 학교폭력 예방 및 학생 생활지도를 위해 출입을 관리하고 학생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한다. 제대로 된 교육이나 경험도 없는 내가 그런 막대한 임무를 맡아도 되는 건가 싶었다. 다행히 방학기간이라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배움터 지킴이 제도와 학교 방문을 위한 신분증 제출에는 허점이 있었다. 문제점을 짚어보자
[오피니언타임스=이광호]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기 위해 거리로 나오기 시작한다. 스스로를 애국 보수라 칭하며 핵무장을 주장하고, 일부 국가와는 국교를 단절해야 한다고 말한다. 교직원 노동조합 분쇄, 공산당 격퇴라는 구호도 심심찮게 들린다. 과격한 발언을 일삼지만 시위에 나선 이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평범하다. 학생, 회사원, 남성, 여성, 나이가 제법 있는 사람도 보인다. 시위 현장이 아닌 곳에서 만났다면 이들이 이런 활동을 하고 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오피니언타임스=이광호] ‘한 학기 등록금은 300만 원이 넘고, 교통비, 식비, 교재비만 해도 한 달에 20~30만 원은 들어가겠지. 가끔은 헤어짐을 핑계로 술자리 만드는 친구를 만나기도 할 거고, 혹시나 경조사가 있으면 사람 된 도리는 해야 할 테니 비상금도 조금 있어야 할 거고. 그럼 한 달에 4~50만 원은 있어야 할 텐데. 복학하기 전에 최소 300~400만 원은 모아둬야겠네...’ 이런 생각이 드니 함부로 돈을 쓸 수가 없다. 다들 돈을 벌면서도 습관처럼 ‘돈이 없어’를 읊는다. 동아리 사람들과 술을 마시며 ‘우리의 월급은 어
연희(김태리)는 이한열(강동원)이 머리에 최루탄을 맞았다는 신문 1면을 보고 거리로 뛰쳐나간다. 카메라는 연희를 쫓는 듯싶지만 화면은 이내 ‘호헌 철폐’, ‘독재 타도’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시민들의 모습으로 채워진다. 스피커 또한 연희의 목소리가 아니라 거리로 나온 차량들의 경적소리와 시민들의 함성과 구호 소리를 내뿜는다. 연희가 버스 위로 올라가 손을 들어 구호를 외치는 듯한 장면으로 영화는 끝난다. 엔딩 장면은 연희를 뒤쫓는 듯하지만 거리의 시민들을 보여주는데 집중한다. 연희는 관객들을 6월 항쟁의 현장으로 안내하기 위한
약자임을 증명하라그 누구도 약자가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약자임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공간이 바로 노약자석이다. 나이가 더 많고,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데 더 불편하다는 걸 증명해야 노약자석에 편히 앉을 수 있다. 반면 불편함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 노약자석에 앉으면 쏟아지는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다리를 삐었거나 전날 마신 술이 덜 깨 숙취로 고통 받고 있다 하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론 교통약자라는 사실을 증명받기 어렵기 때문이다.임산부 배려석을 둘러싼 논쟁도 마찬가지다. 초기
[오피니언타임스=이광호] 교통사고, 산업재해, 범죄 등으로 부상을 입은 중증외상환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이들을 전담하는 중증외상센터가 운영되고는 있지만 지원금이나 의료진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위험 환경에 노출되기 쉬운 노동자, 학생, 무직 등이 대부분이다. 결국 ‘힘 없는 사람들’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이는 것이다. 이들을 살리는 의사들마저 제대로 된 지원 없이 사명감만으로 극한의 의료 노동 환경에서 버티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첫 번째 고통 : 높은
[오피니언타임스=이광호] 콜센터 상담사를 힘들게 하는 건 욕설보단 매뉴얼에 조금이라도 벗어난 요구나 질문에 연신 ‘죄송합니다’만 반복하며 고개 숙이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성희롱은 물론 찾아가서 죽이겠다는 협박, 이름을 대며 더 이상 일 못하게 만들겠다는 둥 어떤 이야기를 해도 상담사가 할 수 있는 건 ‘죄송합니다’ 밖에 없다. 어떤 경우에도 친절을 유지해야 하고, 먼저 전화를 끊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를 어기면 점수가 깎이고 점수가 깎이면 월급도 깎인다. 당하는 쪽에선 속수무책이다. 상담사라는 직업은 어쩔 수 없는 걸까.
[오피니언타임스=이광호] MBC와 KBS가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파업에 들어갔다. 언론 자유와 공영방송의 독립을 위함이다. 이에 KBS 고대영 사장, MBC 김장겸 사장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무서운 것은 이들이 아닌, 파업을 하든 말든, 정상화가 되든 말든 어차피 공영방송은 안 볼 거라는 사람들의 무관심이다. 파업 끝에 공영방송 정상화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시청자들이 떠난 공영방송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공영방송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와버리게 된 걸까. 공영방송 내우외환(內憂外患)내우(內憂) - 정부의
[오피니언타임스=이광호] ‘여자도 군대 가라!’는 주장은 성평등을 주장하는 듯 보이지만 ‘나만 고생할 수 없으니깐 너도 고생해봐라’는 논리에 가깝다. 얼마 전 밝혀진 ‘공관병 갑질’사건만 보더라도 군대는 마음만 먹으면 사병의 인격을 무시하고 복무기간동안 무제한의 인력, 노동력으로 악용할 수 있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이 군 복무를 하게 된다면 상명하복 및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 문제가 발생할 여지도 다분하다. 그러므로 성평등을 위한 여성 복무 주장은 최소한 군대의 부조리한 구조 및 군인에 대한 예우와 인식이 변화된 후여야 한다.
[오피니언타임스=이광호] 라이브 무대의 뜨거운 열기는 음악과 일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계속하는 밴드들이 있기에 유지되고 있다. 2014년 문체부가 발표한 ‘대중음악산업 실태조사보고서’에 의하면 프리랜스 뮤지션 중 음악 활동으로 돈을 버는 사람보다(67.3%) 음악 외의 일로 돈 버는 사람(76.9%)이 더 많았다. 음악으로 돈을 벌더라도 그중 71.7%는 월 수입이 100만원 미만에 그쳤다. 오히려 음악 외 활동으로 100만원 이상을 버는 뮤지션이 72.4%나 됐다.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음악에만 전념할 수 있는 밴드는 얼마 되지
수업시간 ‘모르는 게 있으면 질문해’라는 말은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정말 모르면 질문도 할 수 없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질문하라고 재촉해봐야 질문을 위한 질문, 그러니까 본인도 답을 아는 질문을 형식적으로 하게 될 뿐이다. 개인 과외를 받는 것이 아니라면 질문하기 전 비슷한 수준에서 대화가 가능하도록 공부부터 해야 한다. 터무니없는 질문은 무례하거나, 때론 우스운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서 삼각함수를 가르치는 교사에게 ‘선생님! 3+7은 뭐죠?’라고 묻는 게 적절치 않은 것처럼.질문 아닌 질문을 하는 자지난
정당이 먼저냐, 유권자가 먼저냐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선거가 끝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지지와 격려에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그동안 정치를 멀리했던 청년과 여성들이 이번 선거로 정치적 목소리를 갖게 됐다”라는 발언은 지지자들의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청년과 여성의 목소리가 이전까지는 존재하지 않았고, 정의당과 심상정 후보가 그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는 입장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물론 정치에 무관심한 청년들이 분명 있었고, 소외된 이들의 정치 참여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기에 큰 문제없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하지만 정의당과
선별적 복지의 함정, ‘사각지대’지금의 복지제도는 꼭 필요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금액만 지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선별적 복지제도는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 선별은 꼭 필요한 사람과 금액을 미리 정해놓고 그 기준에 충족하지 않으면 ‘배제’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생활고 끝에 유서와 공과금 70만원을 남기고 자살한 ‘송파 세 모녀’는 부양의무자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정부의 기초생활수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후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선별적 복지제도 안에서 변화에 그쳐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문화·예술에도 권력이 존재한다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다음날, 음악 선생님들은 ‘넌 어떻게 생각해?’라는 질문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국문과에게 물어보면 명쾌한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한 것 같은데 난 밥 딜런이 누군지도 몰랐다. 노벨상을 받았다는 뉴스를 보고 나서야 ‘저분이 받았구나. 근데 누구지?’했을 뿐이다. 내가 아는 거라곤 단지 뮤지션이 노벨상을 받았다는 사실뿐이었다. 오직 그 하나의 단서만 가지고 ‘노래 가사도 시적이잖아요! 문학의 확장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밥 딜런은
대한민국 형법 제53조는 ‘작량감경’에 대한 조문이다.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작량하여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는 간단한 내용인데, 작량감경보다 ‘정상참작’이라는 표현으로 자주 쓰인다. 법에도 눈물이 있다는 취지로 시작되었지만 횡령이나 비리를 저지른 재벌 총수에게 주로 적용되어 빛바랜지 오래다. 죄를 지었어도 수출 많이 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점 등이 참작되면 형량이 줄어든다. 오죽하면 재벌 총수의 재판은 수사 이전부터 “국가 발전에 기여한 점을 고려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한다”는 판결을 짐작할 수 있을
대한민국에선 싫다는 여성의 팔을 잡아 벽에 밀쳐놓고 ‘사랑한다고!’ 소리치며 입 맞출 줄 알아야 ‘상남자’라고 여기는 왜곡된 문화가 있다. 사실상 범죄지만 가부장제로 대표되는 성차별 사회는 이들을 ‘박력남’이라 부른다. 이런 행위는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미화되는 동시에 확대, 재생산돼 성차별에 둔감한 사회를 만든다. 누군가 문제제기해도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라’, ‘너무 예민한 거 아니냐’는 반응이 돌아온다. 오히려 남자가 여자를 그냥 보내는 모습을 내보냈다면 ‘답답하다’, ‘남자답지 못하다’는 비아냥에 시달린다.
국민 주권을 되찾아라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식에 오방낭 주머니를 등장시키고, ‘우주의 기운’과 같은 이상한 화법을 사용해 국민들을 당혹케 했다. 일련의 사건들은 의문으로만 남을 뻔했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며 ‘영세교’와 연관된 일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박근혜 정권이 ‘신정정치’, ‘샤머니즘’, ‘제정일치’라는 비난을 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선무당이 정권을 쥐고 흔든 ‘무당의 시대’였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은 종교와 민간에 의해 좌우됐고 국민들은 분노했다. 박관천 전 경정의 말처럼 “우리나
대리운전은 말 그대로 운전을 대신해주는 서비스다. 차주가 해야 할 일은 차키를 건네주고 목적지를 알려주는 것뿐이다. 술을 많이 마셨어도 걱정할 필요없다. 음주운전은 차주가 아니라 운전하는 사람을 단속하니까 말이다. 사고가 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필요없다. 사고났을 때 손해배상의 책임은 ‘차주’가 아니라 ‘운전자’에게 있다. 대리운전 중 사고가 났다면 당연히 대리운전 기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그 운행으로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