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칼럼=김선구] 지난 겨울은 눈이 유난히 오지 않아 겨울 가뭄이라 불릴 만하다. 해갈을 위해서도 봄비가 특별히 기다려진다.비하면 우산이 당연히 떠오르고, 바람에 흔들리기 쉬운 기업의 경영자들은 우산하면 비오는 날 우산을 뺏는 은행을 떠올릴지 모른다.수출입은행 창원지점이 폐쇄된다는 발표를 보고 창원경제단체가 이는 비오는 날 우산 뺏는 격이라며 철회를 건의했다는 보도가 금년 3월 6일자 경남도민신문에 실렸다.은행에 대한 이런 비난은 비단 기업인들 말고 금융당국 최고수장이나 언론으로부터도 흔히 나온다. 이런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지금은 사라진 듯하나 가훈을 만들어주고 붓글씨로 써서 액자에 넣어주는 행사가 이따금씩 열리곤 했다. 유난히 가문을 중시하고 뿌리를 따지던 문화에서 족보와 함께 가훈이 쓰여 있는 액자가 집안에 걸려 있어야 있어보였기 때문으로 짐작된다.우리세대는 자라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급훈과 교훈이 걸려있는 교실에서 공부했으나 그런 급훈과 교훈이 무엇인지 별로 신경도 쓰지 않았고 학교선생님들도 급훈이나 교훈과 연결 지어 가르치는 노력도 없었다. 그냥 걸어놓는 장식일 뿐이었다.자식들이 태어나서 신체와 지혜가 자라나는 것은 부모에게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지난 1월 8일 국민은행 노조원들이 벌인 하루짜리 파업은 새로운 면에서 우리나라 노사문제를 짚어보는 계기가 되었다.핵심쟁점의 바닥에는 호봉제가 자리하고 있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의 비정규직 근무경력을 호봉에 반영해달라는 주장에 따른 노노갈등과 승진누락자들에게 적용되는 직급호봉상한제를 폐지하라는 요구이다.2018년 12월 3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둘러싸고 정부와 경영계는 작년 말부터 긴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최저임금 적용대상시간에 주휴시간을 포함하는 식으로 시행령이 바뀌며 가파른 최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대학동기 송년모임에서 앞자리에 앉은 친구가 "이래도 나라가 괜찮겠냐"고 걱정하며 최근 겪은 경험담을 털어놓았다.시중은행 임원으로 퇴직한 친구가 들려주기를, 자신의 고교동기 몇명이 만난 송년모임에서 경영정보시스템 전공 교수로 퇴직한 친구가 빅데이터 관련회사를 차리고 1억 원을 차입하려 상담하다 2억 원을 빌리라는 말을 들었다한다. 그만큼 필요하지 않다고 하자 잘못 돼도 20퍼센트만 갚으면 된다해서 2억 원을 빌렸다며 막말로 차입하며 1억6천만 원을 번 셈이니 밥값을 자신이 내겠다고 했다 한다.그 말을 들으면서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을 중심으로 금융소비자보호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이 높아지며 이를 반영한 관련 법규와 감독이 강화되는 추세이다.세계은행에서는 2012년 6월 금융소비자보호에 좋은 관행(Good Practices for Financial Consumer Protection)이란 연구서를 발간한 바 있고 G20/OECD 산하에는 2011년 이래 G20 대원칙(G20 High-level Principles)에 따라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태스크포스가 활동하고 있다.이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이래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열대야가 기록적으로 길게 이어지는 등 끝이 보이지 않던 무더위가 물러나나 싶더니 제법 차가운 바람도 부는 환절기다. 반팔이나 반바지를 입고 다니는 사람도 가끔 보이나 역시 옷은 제철 옷을 입어야 보기에도 좋다.제철 옷처럼 씀씀이나 사회관습도 경제적인 형편과 함께 변하는 게 자연스럽고, 또 변해야 한다.개인적으로도 부유해지면 어려운 이웃에 대해 베풀 줄 아는 여유를 보여야 사람답게 사는 거고 사회적으로도 부강해지며 선진사회에 맞는 규범으로 옮겨가야 마땅하다. 선진직장문화가 자리잡는 걸 어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전기도 안 들어오는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살았지만 아버지가 보시던 신문을 어려서부터 어깨너머로 읽으며 신문보도에 관심이 많았다.비록 어렸지만 이해하기 어려웠던 톱뉴스 중에 때만 되면 반복되던 게 있다. 연말부터 설날이 임박해지는 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뛰는 물가를 잡겠다고 장관들이 모여 물가대책회의를 열곤 했다. 물가대책에 빠짐없이 포함되는 게 목욕업자들이 목욕료를 동결시키지 않을 시 위생 감찰을 하겠다는 엄포였다. 목욕료가 물가지수에서 얼마나 큰 비중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설을 앞두고 국민들 피부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1997년 말 불어 닥친 외환위기 이후 사회 각 분야에서 개혁이란 이름으로 많은 변화의 광풍이 불었다. 외환위기 이전부터 줄기차게 논의되던 은행의 민영화도 속도를 내기 시작해 이제는 민간은행들이 크기나 모든 면에서 은행권을 리드하고 있다.선진국을 포함해 은행에 대한 국민여론에는 이중성이 있기 마련이다. 은행이 부실해지면 예금자보호를 위해 공적자금이 투입되기도 하는 문제로 인해 부실경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다른 산업에 비해 큰 한편 이익을 많이 낼 때는 예금자나 차입자등 고객을 등쳐먹는다는 비난도 피하기 어려운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은퇴 후 충북진천으로 내려간 친구를 몇 년 전 방문했던 적이 있다. ‘살아 진천 죽어서 용인’이라는 말을 익히 알고 있던 터라 얼마나 살기 좋기에 하는 궁금함도 더해진 방문이었다. 농사를 짓는 마당 텃밭 크기도 일이백 평은 실히 되니 귀농이라 불러도 될듯 하나 생계를 농사일에 의존하는 건 아니니 귀촌이라 해야 하는지 헷갈렸다.동네를 한 바퀴 돈 후 마을에서 떨어진 인근 산길을 올라가자 길가에 괜찮게 지어진 집 한 채가 보였다. 그 근처를 지나다 군청표시를 한 승용차가 그 집으로 오더니 도시락을 배달해주는 장면을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국가 간의 경쟁뿐만 아니라 도시간의 경쟁도 치열한 세상이다. 각자의 특성을 홍보하며 다른 나라 관광객과 투자를 유치하는 여러 도시 광고가 CNN 등 방송에 단골로 채워진다. 그런 도시 광고 중 얄밉도록 잘 만든 걸 꼽으라면 도쿄의 광고를 들고 싶다.역사성과 첨단의 공존(Old meets New)을 주제어로 내세우고 먹거리, 공연, 건물 등을 보여주며 화면의 반은 옛것 그리고 나머지 반은 최근의 것을 합성하였는데 그야말로 과거가 살아 숨 쉬는 첨단도시란 이미지를 그렇게 잘 나타낼 수 없다. 솔직히 도쿄보다 긴 역사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어느 나라건 국가지도자가 국민과 어떻게 소통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미국에서는 거침없는 발언과 생각을 연일 수차례씩 트윗으로 수천만 명의 팔로워에게 쏟아내어 참모진을 좌불안석하게 만드는 국가 지도자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중대한 국면을 맞이하면 대통령이 소위 담화문이라 하여 해명할건 해명하고 전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장소의 벽이나 게시판에 붙어있던 그런 담화문이나 대통령의 연설문에서 전 국민을 뜻하는 단어로 한 동안 ‘군 관 민’이라는 표현이 쓰였다가 ‘민 관 군’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은퇴하기 전에는 어쩌다 드물게 이용하던 대중교통수단을 자주 이용하게 되면서 서울의 대중교통체계가 눈부시게 개선된 걸 보고 놀랍고 뿌듯하다.시내버스와 지하철의 연계성도 무척 좋아졌다. 특히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안내판에서 실시간 정보로 해당 정류장에 정차하는 버스마다 얼마 후 도착하며 자리에 여유가 있는지도 알려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놀랍다.지난 겨울처럼 추울 때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에게 추위를 피하는 시설까지 마련해놓은 강남의 어느 버스정류장을 지나치며 앞으로도 얼마나 더 좋아질지 궁금해지기도 했다.버스야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컬링에서 선공으로는 점수내기 어렵다는 걸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두 팀이 치열하게 승부를 가리는 운동경기에서 경기가 어떻게 시작되는지는 종목마다 다르다. 그러나 인기종목 중 축구나 농구 그리고 야구처럼 경기시작방법에 따른 차이가 별로 없는 종목과는 달리 서브를 넣으면서 경기가 진행되는 테니스나 배구에서는 서브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된다.테니스의 4대 메이저대회의 하나인 호주 오픈에서 사상 처음 4강에 오른 정현 선수 덕분에 테니스에 대한 인기가 국내에서 크게 상승하여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한 사람들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사외이사제도는 경영진의 전횡을 막기 위해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말 도입됐다. 그러나 경영진 견제에 실패하고 있다는 비판에 따라 수차례 개정을 거듭해 왔으나 아직까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이런 가운데 금융위 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2017년 12월 ‘근로자 추천 이사제’ 검토를 금융회사에 권고했다. 올해 초에는 금융감독당국이 각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제를 중심으로 지배구조점검에 들어간다는 보도가 나왔다. 특히 국내 4대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의 86%가 금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하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여야가 바뀌는 정권교체를 몇 번이나 되풀이하면서도 바뀌지 않고 그대로 답습되는 것 중에 국회청문회를 거치는 고위관료의 자질에 관한 시비가 있다. 여론에서 제기하는 각종 결격사유가 어쩌면 레코드판 돌아가듯이 비슷하고 국회에서 통과가 되지 않더라도 임명을 강행하는 모습은 우리를 실망케 한다.임명직인 정부의 고위관료와는 다른 차원에서 여러 민간단체의 장들 자리를 놓고 벌이는 자리싸움을 보면서 임명직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 하는 의문도 든다.각종 협회를 비롯한 민간단체장 자리는 공식적으로는 회원사들의 투표에 의한 자율결정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세계 여러 나라를 경제적으로 비교하는 통계 중 흔히 오해를 부르는 것은 일 년 동안의 경제활동을 측정하는 숫자(플로우)와 오랜 기간에 축적된 경제적 자산과 부채(스톡)를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는데서 기인한다.우리나라처럼 후발선진국은 최근의 경제성과가 선발선진국에 비해 좋지만 쌓여있는 부는 상대적으로 적다. 이런 문제는 국가적으로 사회안전망에서 서유럽국가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게 하고 개인적으로는 은퇴 후 준비가 부족한 상황을 불러온다. 2017년 여름에 발표된 OECD 2016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5060세대는 소수의 예외적인 사람을 제외하고는 스마트폰 기능 중 일부만을 사용한다. 아무리 복잡한 기능이 탑재되어 있더라도 전화와 문자송수신 기능만 사용하다 이제는 조금 폭이 넓어져 카톡이나 밴드에서의 채팅과 일부 검색과 사진촬영까지는 큰 무리 없이 사용한다.그러나 모바일결제는 뭔가 불안하여 대개 꺼려진다. 젊은 세대 간에 모바일쿠폰이 일상화되어 있다는 것도 얼마 전에야 알게 되었다. 딸아이가 선물로 받았다고 스타벅스 음료 쿠폰과 제과점 케이크 쿠폰을 가족카톡방에 올리고는 나더러 사용하라 하여 처음으로 경험했다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강북의 중산층 아파트에 산다. 토요일 오후 아파트단지에서 친구들과 놀면서 영어공부 이야기를 하는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애한테 물어보았다. 너 커서 뭐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대기업 취직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왜 그렇게 생각 하냐고 다시 물으니 자기 엄마가 그렇게 가르쳤단다. 부모가 현실의 한계를 너무 잘 알아서인지 가슴이 답답해졌다.자녀들을 교육시키는 주된 목적을 오로지 좋은 직장에 입사하거나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 위한 수단에 두고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선망의 대상인 직장들에서 일류대학출신을 많이 뽑다보니 먹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정부와 집권 여당은 최근 소득재분배를 위한 부족한 재원 마련을 위해 과표 2000억원을 초과하는 일부 대기업과 과표 3억원을 초과하는 개인소득자들에게 적용할 법인세율과 소득세율을 각기 3%포인트와 2%포인트 인상하기로 하고 세법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소위 부자증세라고 불리는 조치이다. 미국을 포함한 다른 많은 선진국에서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소득의 양극화로 인한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분배문제로 국한시켜볼 때 최근 우리나라 역사는 외환위기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도 좋을 정도로 많은 변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1890년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처음 입법화된 최저임금제는 이제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열악한 작업장에서 착취 당하는 노동자들을 최소한이라도 국가가 보호하는 것은 시대적 소명이 됐다. 자본주의 체제 아래 경제적 발전을 이룬 많은 나라들에서 나타나는 부와 소득의 양극화는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노동의 착취 여부를 떠나 저소득층에 대한 국가의 관심을 더욱 필요로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제개발초기 최저임금제 도입이 보류되다 민주화의 문이 열리며 1988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