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칼럼=김부복]어떤 일본 사람이 만주 벌판의 혹한을 재미있게 표현했다. 일본보다 위도가 높은 만주 벌판은 무척 추웠을 것이다.“산천초목이 모두 얼어붙었다. 무엇이든 얼어버렸다. 날달걀은 삼각형이든, 사각형이든 마음대로 자를 수 있었다. 파는 마른 나무처럼 뚝뚝 부러졌다. 잉크도 양젖도 석유까지도 얼었다.… 밖으로 나오면 콧구멍이 얼었다. 눈을 감으면 위와 아래의 눈꺼풀이 달라붙었다. 길을 가는 사람은 수염이나 턱에 고드름을 늘어뜨렸다.…”그런데 ‘지구온난화’는 만주의 기온도 올려놓을 참이다. 몇 해 전
[논객칼럼=신재훈]내가 즐겨보던 '슈가맨'이란 TV프로가 있었다.'슈가맨'이라는 말은 제 85회 아카데미에서 장편다큐멘터리상을 받았던 한 영화에서 유래하였다.슈가맨은 70년대 남아공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었던 가수 로드리게스(Rodriguez)를 지칭한다.미국에서는 거의 팔리지 않았던 앨범이 우연히 남아공으로 흘러 들어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다.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것은 물론, 남아공에서는 당대 최고의 가수인 엘비스 프레슬리보다 더 큰 인기를 얻는다.요즘 대중문화에서 쓰이는 슈가맨은 '한 시대를 풍
[논객칼럼=이계홍]1빌리 브란트 전 독일 수상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무릎 꿇고 지난 과오에 대해 반성하고, 관련 피해자(피해국)에게 사과하는 모습의 사진이 신문에 나란히 배치된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의 진지한 모습이 상징하는 바 적지 않았다고 본다. 50년의 시차가 있었지만 관통하는 메시지는 일관되었다고 생각한다.사과와 반성이란 바로 지성이자 용기다. 용기가 없는 사람은 사과할 줄 모른다. 그런 면에서 김종인은 진정 대인 정치인이다.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9일 광주 5.18 민주항쟁 추모탑을 찾아 무릎
[논객칼럼=김대복]구강위생 관리는 인류 문명의 발달과 비례한다. 문화생활을 할수록 입냄새에 신경을 썼다. 인지가 깨어나면서부터 입안의 냄새를 없애고,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칫솔과 치약을 사용했다. 구강위생 선구자는 고대 4대 문명발상지인 나일강 유역, 메소포타미아 지역, 인더스강 주변, 황하 인근 주민들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일찍부터 칫솔과 치약을 이용한 구강 위생생활을 시작했다.중국에서는 침술을 이용한 치통 치료 기록이 발달했다. 전설속의 인물인 황제가 기원전 300년 쯤 잇몸에 침을 꽂는 치료법을 제시했다. 이에 앞서 메소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89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26세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부푼 꿈을 안고 발을 내딛은 곳은 서울 시내 한복판. 평생을 몸 바쳐 일하겠노라며 동네방네 자랑했지만 재직기간은 겨우 4개월이었다. 명함의 로고가 익숙해지기도 전에 사직서를 내던졌다. 희망의 잔디에 썩은 꽃이 피어오를 때쯤, 두려웠지만 다시 들판으로 나갔다.“다시 한 번 말하지만 책을 왜 읽느냐, 읽고 나면 달라지기 때문이다. 볼 수 있는 게 많아지고, 인생이 풍요로워집니다.” 『책은 도끼다(박웅현, 2011)』퇴사 후 만난
[논객칼럼=김희태]예전에 후삼국 시대와 고려 통일의 과정을 다룬 사극 『태조 왕건』이 인기리에 방영된 적이 있었다. 이때 등장했던 여러 인물 중 눈길을 끄는 인물이 있었는데, 바로 견훤(甄萱)이다.후백제를 건국하고, 왕이 되었던 견훤의 일생을 요약하면~-신라 말기의 혼란을 틈타 나라를 세웠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견훤 자신이 세운 나라의 문을 스스로 닫아야 했던 비극적인 운명을 겪어야 했다.이러한 견훤의 일생 자체가 후삼국의 역사로 남았으며, 『태조 왕건』 이후 견훤에 대한 인지도 역시 높아진 편이다. 여기서 유념해야 할 점은 후백
[논객칼럼=김부복]돌이켜보면, 2010년 대한민국 정부는 요란했다.대한민국 정부는 ‘한국판 경제개발 비법 교과서’를 만든다고 발표하고 있었다. 우리 경제의 발전 경험을 개발도상국에게 체계적으로 전수하기 위한 ‘교과서’라고 했다.6·25전쟁 참전국에게 경제 발전 경험을 전수하고, 공적개발원조 확대 계획도 내놓고 있었다. “개도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국제사회에 걸맞은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그해 연말 무렵에는 경제 분야의 ‘바이블’이라는 ‘한국 경제 60년사’를 발행하기도 했다. 당시 강만수 ‘대통령 경제 특별보좌관 겸 국가경쟁
[논객칼럼=양원희]주식시장이 연일 상승하면서 유례없는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식시장은 실물경제의 그림자라고 하는데,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이고 피부로 느끼기 어려움에도 주가는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한동안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은 패닉을 경험했고, 아직도 해결된 상태가 아니다. 그런데 주식은 이상과열이라 할 수 있다.코로나19에 따른 정부의 경제지원책과 금융 완화로 시중에 자금이 풀리고,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풍부한 유동성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아직은 추가적인 자금의 증시유입으로 주식 활황을 이어갈
[논객칼럼=김수인]골프장 오너들의 ‘돈 욕심’이 끝이 없는듯 합니다. 코로나19속에 골프장에서는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또 해외로 이동이 막히면서 국내 골프장은 요즘 상상도 못할 특수를 누리고 있습니다. 캐디피, 카트피에 이어 그린피도 1~3만원씩 슬그머니 올려 골프장마다 전년 대비 매출이 20% 이상 올랐다고 합니다.*퍼블릭 골프장까지 캐디피를 12만원에서 13만원으로 올려 골퍼들이 굉장히 열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회원제이긴 하지만 15만원으로 인상한 골프장이 최근 생겨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
[논객칼럼=신재훈]경쟁광고와 관련하여 많은 영향을 준 대표적인 책을 꼽아 보라고 하면, 대부분의 광고인들은 주저하지 않고 '포지셔닝'을 이야기 할 것이다. 이론에 대한 공감은 물론, 소개된 사례들이 광고 전략을 수립하고, 광고 제작물을 만드는 업무에 큰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잭 트라우트와 알 리스의 [포지셔닝]에 나오는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1.아비스의 'No. 2' 캠페인아비스(Avis), 허츠(Hertz)는 렌터카의 대표 브랜드들이다.만년 2위인 아비스가 1위인 허츠를 공격하면서 광고 전쟁은
[논객칼럼=서용현]헌법 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모두들 알 것이다. 이건 말뿐이다. 겉만 ‘민주’다. 자신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있는가? 국민은 주인이 아니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것은 신화(神話)다. 그러면 누가 주인인가? 정치 기득권이다. 양대 정당과 대통령, 국회의원 등 이른바 ‘정치권’이다. 국민은 몇 년에 한번 선거 때에만 주인이 된다. 그것도 정치권의 포퓰리즘에 속아서 잘못 뽑아놓고 나중에 후회하는 불쌍한 주인이다. 정치권이 하는 짓이 못마땅해도 어쩌지 못하는 바지저고리 주인
[논객칼럼=김대복]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이순신 장군이 쓴 시조 한산도가(閑山島歌)다. 이순신 장군은 1593년부터 1597년 2월까지 한산도 군영에서 생활한다. 임진왜란은 개전 1년 동안에 수많은 전투가 집중됐다. 한산도에 주둔한 1593년부터는 대치국면이 많았다. 오늘 밤에 당장 전투가 벌어질지 모르는 숨 막히는 상황, 피 말리는 긴장 상황이 반영된 시조가 한산도가다. 생과 사의 기로에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면
Ⓒ제주대학교 홈페이지[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인터넷을 하다 보면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사이트에 접속하곤 한다. 이런저런 키워드를 포털에 검색하고, 눈에 유독 들어오는 링크를 클릭한다.그날도 그랬다. 중국 지역학에 관심이 많다 보니 관련 검색어를 부지런히 자판 위에 두들겼고, 어느새 필자와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는 한 국립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홈페이지에 들어가게 됐다.그러다 동서양 비교사상, 중국정치사상 등을 세부전공으로 삼고 있는 고성빈 교수의 프로필을 접했다. 중국, 대만, 티베트 등 중화권 이슈에 대해 다양한 논문을 발표하고
[논객칼럼=신세미]언젠가 현관 문열쇠의 비밀번호가 긴가민가했을 때 머리 속이 아득했다. 너무도 친숙한 사람 이름이며 특정 장소와 용어를 한때 잠깐 깜빡하는 정도를 넘어 중요한 약속을 완전히 잊을 때는 황당하면서 마음이 무겁다. 기억력 감퇴를 넘어 질병 수준의 건망증인가 싶으면서 혹시나 치매의 초기 단계는 아닌지 걱정스럽기까지 하다.얼마 전 휴대폰 일정표에도 기록한 점심 약속을 전날까지 의식했으나 정작 당일에 잊어버린 당혹스러운 경험을 했다. 그날 집에서 느긋하게 있다가 상대방이 오전 중에 확인 전화를 주었기에 부랴부랴 약속 장소로
[논객칼럼=허영섭]곳곳에 휘몰아치던 집중호우가 그치고 태풍도 비켜가면서 매미소리가 우렁차다. 폭염 날씨에 행여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올까 창문을 열어젖히면 바람보다는 매미들 우는 소리가 먼저다. 마치 자기들이 여름철의 임자라고 외치는 듯하다. 그러고 보면 매미들도 폭우 속에서는 그리 실력을 과시하지 못하는 것 같다. 섭리적으로 울부짖는 천성을 지녔다 해도 퍼붓는 빗줄기를 맞아가며 발성기를 열어놓고 목청을 높이기란 아무래도 쉽지 않을 터다. 이제 장마철이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자기들 세상을 맞았다는 기세다.그렇다. 매미소리 들리지 않는
[논객칼럼=이영환]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 1942~2018)은 아마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이래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물리학자일 것이다. 2018년 3월 호킹이 작고한 후 유족과 지인들은 그가 남긴 원고들을 모아 『Brief Answers to the Big Questions』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했다. 우리말로는 『호킹의 빅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호킹은 생전에 과학자, 기업인, 정치가 및 일반대중들로부터 이 책에 수록된 빅퀘스천을 비롯해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질문을 받았으며
[논객칼럼=이동순]한국가요사의 초창기에는 기생 출신들이 제법 많이 가요계로 진출했습니다. 그 까닭은 가수를 지망하는 사람을 민간에서 쉽게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딴따라, 풍각쟁이라며 천시하던 풍조로 가득했던 시절, 그 뉘라서 감히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이나 꾸었을까요?그런데 1930년대 중반 경기도 부평의 어느 술집, 술상 앞에서 노랫가락을 특히 잘 부르는 작부(酌婦)가 있다는 소문이 서울 장안에까지 널리 퍼졌습니다. 예나 제나 술꾼들은 재미난 술집을 찾아서 불원천리 더듬어 다니는 묘한 버릇이 있질 않습니까? 그 술꾼들로부터
[논객칼럼=신재훈]“사랑해요 LG”와 하회탈을 닮은 기업로고로 대표되는 온화한 이미지의 LG가 독해졌다. 물론 금성사 시절부터 삼성과는 영원한 라이벌이었지만 요즘처럼 직접적으로 서로를 독하게 공격한 사례는 드물다.2020년 초 LG전자는 신제품 노트북 “그램 17”의 동영상광고를 유튜브에 내보냈다. 그 중 한편인 “그램으로 따라오세요”편에는 과거에는 보지 못했던 독한 멘트가 등장한다.“이정도 안되면 노트든 북이든 접어야죠?”갤럭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노트와 북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갤랙시노트와 갤럭시북을 겨냥했다는 것
[논객칼럼=황인선]문화 재생과 사회혁신, 어울리는 조합일까?얼마 전 문체부가 추진하는 세미나에 참석해서 서울혁신파크의 사례를 발표했다. 그날 세미나는 공장, 소방서, 매립지 등 지방도시의 유휴시설을 문화로 재생하는 정부 프로젝트에 대한 토론 자리였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지역문화진흥원과 용역 연구단체, 그리고 현재까지 선정된 5개 도시의 담당 공무원들 해서 20여명이 참가한 자리였다. 사전에 주제가 문화재생이라 서울혁신파크 사례가 적절한가에 대해서 일부는 우려감을 표했다고 들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문체부 담당관이 매우 인상적인 사
[오피니언타임스] “지난 30여년 동안 '사랑의 일기', 편지쓰기를 통해 청소년들의 바른 가치관과 인성 함양에 매진해 왔다. 이러한 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의 품에 심어진 사랑의 씨앗들이 점점 자라나 사회 곳곳에서 든든한 재목으로 자라나고 있다.그럼에도 우리는 각계각층이 쏟아내는 수많은 말들 속에서 ‘상식(常識)과 정직(正直)’을 발견하기가 너무나도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개인과 집단이 탐욕스러운 목적을 위해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내뱉는 궤변과 거짓말이 이어지고 반성과 자기성찰 없이 서로가 서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