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건 드라이펜]“개망골 가서 개 잡아서, 뚜두랭이 가서 뚜드려서, 솥동뫼 가서 솥 걸어서, 삼막굴 가서 삶아서, 웃뜸 가서 뜸 들여서, 먹골 가서 먹자꾸나.”여기에 나오는 지명은 제 고향 충남 서천군 종천면 종천리 일대에 있는 마을의 옛 이름들입니다.어렸을 적 어른들이 부르던 타령 속에 들어있던 마을 이름들입니다. 잔치 때 돼지 잡는 일은 있었지만, 개를 잡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으므로, 개망골이라는 마을 이름에 운을 맞추기 위해 개 잡는 노래가 됐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개망골은 쑥골처럼 개망초가 많은 동네라서 붙인 이름일 것
[논객닷컴=골프 칼럼니스트 김수인]또 한해가 아쉽게 저뭅니다. 지나고 보니 후회막급인 일이 많죠? 물론 흐뭇하고 기뻤던 일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또 한 살을 먹는게 안타까워 아쉽고 후회되는 일이 물컹 물컹 떠오르게 됩니다.그런데 지난 한해를 돌이켜보면 생각나는 일들이 많이 잊혀지지 않았나요? 도움을 받은 건 거의 기억속에 사라졌고 상처를 받은 일들만 새록새록 생각이 나지 않나요?그래서 “은혜는 바위에 새기고 원한은 모래밭에 쓰라”고 하는데 그게 참 실천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일기(日記)가 필요합니다. 연말에 지난날의 일기를 뒤져
끝없는 논란을 일으키는 문제인간이 저지르는 죄는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크게 나누면 3가지이다.첫째,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죽이는 것(일부 종교에서는 나를 죽이는 것도 죄에 해당한다), 둘째,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물건에 손해를 입히는 것, 셋째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그렇다면 결혼한 여자가 다른 남자와 성적 관계를 맺어 아기를 출산하는 것은 죄일까? 아닐까? 여기에는 여러 전제가 깔려 있다. 만약 남편이 승낙했다면 죄가 아닐 수도 있고, 여자가 강간을 당했다면 역시 죄가 아닐 수도 있다. 원초적 문제로 거슬러 올라가면 성인 여자
차다. 날씨도 차고,경기도 싸늘하기만 하다.요즘 서울 종로2가 큰길 상점가는 비어있는 점포들이 즐비하다.한때 번화가였던 종로통 곳곳에 임대를 알리는 전단지가 한집 걸러 나붙어 있다시피하다.통째로 임대 나온 건물도 있다.상가가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지...빈 상가를 지나는 마음이 무겁다.
빨간 단풍에 마음도 곱게 물들어 가던 가을이 거센 풍랑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한사코 붙잡아 내 곁에 오래 두고픈, 짧아서 아쉬운 가을의 끝자락이다.장욱진 화백의 회고전을 관람한 집안의 가까운 여동생은 “장 화백의 그림이 주로 가족과 송아지, 나무와 까치, 해와 달 등 무척 친근한 소재여서 편안하고 행복한 느낌을 받았다”며 한번 다녀오라고 한다. 가족 공동체를 소중히 여기고 단순히 한 가정의 아버지 이전에 훌륭한 인간으로 발돋움하기를 바랐던 작가의 성품에 그는 매료된 것 같았다. 작년 이맘때 남편을 잃은 그는, 그때의 슬픔을 아직도
“만약 네가 젊은 시절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너는 그렇게 하겠니?”등산길을 함께 걷는 친구에게 불쑥 물었다. 나 자신에게 던진 질문이기도 했다.그는 당연히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되돌아가면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한다. 그게 뭐냐 물으니, 동대문 시장에서 옷 장사를 해보고 싶단다. 이유를 묻지는 않았지만, 바람이 소박하다.“너는?” 그가 되묻는다. 나는 지난날이 어떠하든 인생은 한 번으로 족하다는 생각이다. 인생의 고해(苦海)를 두 번이나 건너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런데도 뜬금없이 왜 내게 그런 질문이 떠 올랐을까. 내게도 뭔
늘 푸른 소나무의 기상을 쏙 빼닮은 솔잎란!솔잎란과의 상록성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Psilotum nudum (L.) P.Beauv.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일전 요란하게 첫눈이 내리더니 하루아침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등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이러다 언제 추웠느냐는 듯 기온이 치솟는 날도 있겠지만, 불가역적인 겨울이 시작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갈수록 초록빛은 사라지고 사위가 잿빛으로 물들어 갈 즈음 남산 위의 소나무처럼 홀로 청정한 풀이 있습니다. 겨울이 깊어져 갈수록 푸름이 빛을 더하는 풀이 있습니다. 늘
겨울철새 무리가 논에 내려앉았다.언제부턴가,벼 수확한 논을 찾는 철새들이 부쩍 늘었다. 아무래도 먹이 탓이 아닐까 싶다.이즘엔 기계로 벼수확을 하기에 날곡이 논바닥에 제법 떨어진다.손으로 벼 베던 시절엔 이삭까지 싹싹 주워댔지만,이제 농촌에 이삭 챙길 손들은 없다.자연 추수하고 난 논 바닥엔 낱알이 솔찬히 흩어져 있다.트랙터가 철새를 논으로 불러들인 셈이다.
의관을 정제한 채 방안에 있는 이는 누구일까?뒷모습이 예사롭게 않다. 그러나 거처는 누추해 보이고 개다리 소반에 차려진 음식은 보잘 것이 없다.주인공은 중종반정으로 폐위돼 강화 교동도에 유배된 조선조 10대 왕 연산군이다.사진은 유배지에서 밥상을 받고 있는 연산군 모형이다.연산군은 어머니 폐비윤씨의 죽음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 폭정을 일삼다 폐위돼 강화 교동도에 위리안치(가시울타리에 가두는 것)되는 형벌을 받았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삮히지 못했는지 유배 64일만에 31세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아래는 최근 선보인 교동 화개정원의 연산
[논객닷컴=골프 칼럼니스트 김수인] 여자 프로골퍼들은 30세를 넘으며 내리막길을 걷는 선수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선수가 장하나(31)입니다. 장하나는 통산 10승을 거두며 한국 여자 프로 최초로 총 상금 50억원을 돌파한 선수입니다(현재 58억원).그런데 올들어 15개 대회 연속 컷오프하더니 올시즌 마지막 투어인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는 무려 34오버파로 맨꼴찌(75위)를 기록했습니다. 장하나의 부진에 대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이 나이인것 같습니다. 프로 선수들은 10~12세에 골프에 일찍 입문하는데 서
사진으로 봐도,직접 봐도 멋지다.새벽녘 인제 ‘비밀의 정원’은 고요~ 적막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새벽 6시 56분 정원의 모습이다. 밤새 세차게 내리던 빗줄기가 멈추고 자욱한 운무가 산등성이를 타고 막 흩어지는 중이다. 숲은 단풍으로 한껏 물들어가고...작가로 보이는 일군의 사람들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새벽 정원의 풍경을 망원렌즈에 담느라 분주하다. 동녘 하늘에 해가 나오듯 싶더니 이내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흐린 날씨에도 정원의 신비함이 오롯이 살아있다.
열대지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에 열기를 빼앗긴 듯 초겨울에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의 열기는 급속히 식어가는 느낌이다.지난 두 해 동안 세계의 매스컴을 뜨겁게 달궜던 우크라이나 전쟁 기사는 이제 식은 밥처럼 드문드문 한구석에 놓인 모습이다.그런 경우 곧잘 등장하는 말이 있다. ‘잊혀진 전쟁’-.!역사에서는 수많은 잊혀 진 전쟁들이 있으나 지난 반세기 남짓 동안 그 말의 대표적인 주인공은 한국전쟁이었다.그것은 한국전쟁이 치열하지 않아 시시한 전쟁이었다는 말은 아니다.다만 그 기간이 3년 남짓이어서 약 20년의
생김새가 박을 똑 닮았다. 잎새와 덩굴손은 물론 크기까지...그런데 자세히 보니 꽃 모양이 다르다. 아무렴! 박이 이 계절에 강변과 들판에 널려있을 리가? 궁금증이 발동,포털검색을 해보니 '가시박'이란다.“덩굴성 한해살이풀. 줄기는 길이 4-8m에 이르고 각이 지며, 연한 털이 빽빽하게 난다.북미 원산의 귀화식물로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한다." (다음백과)그렇다~ 예전엔 보기 어려웠던 식물이다.덩굴손을 내밀며 퍼져가는 가시박들의 생존력이 가공할만하다.나무들도 가시박에 덮히면 이내 고사하고 만다.가시박의 습격으로 대한민국 산야,토종 생
[임종건 드라이펜]지난 10월 26일 노태우 전 대통령 2주기 추도식에 갔었습니다. 노 대통령은 북녘 땅이 내려다보이는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 사업구역 안 임진강변의 동화(同和)경모공원에 안장돼 있습니다. 이 공원묘지는 노 대통령 재임 중인 1992년 통일을 갈망하는 이북도민들과 파주 시민들의 생전에 이루지 못한 망향의 한을 위로하기 위해 조성되었습니다.노 대통령은 유일한 외지 출신자로 이곳에 묻혔습니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특별한 지위 외에도 통일동산 조성사업의 공로가 인정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립현충원에 안장
최근에 유포되고 있는 스미싱 문자메시지다. 엊그제 아침 이 문자가 스마트폰 메시지로 떴다.'어? 내가 결제한 일이 없는데 99만원?'메시지를 보는 순간 잠시 어리둥절했다. 문제는 그 다음. '본인 아닌 경우 콜센터로 연락하기 바랍니다'란 표현에 눈길이 가 자칫 콜센터 번호를 누를 뻔했다. 카드결제가 되면 안되니...그러다 아차! 싶었다. 이같은 메시지 사기에 걸리면 순식간에 계좌의 돈이 탈~탈~ 털릴 수 있다던데...메시지를 바로 삭제했지만 내 개인정보가 빠져나간 건 아닌지,영 개운치 않았다.요즘 카드사를 사칭한 스미싱 메시지가 기
한바탕 폭염(暴炎)의 잔치가 끝나고 나더니, 어느새 가을이 절정에 이르렀다. 가을이 오면, 고단한 여름을 보냈던 길섶의 풀잎들도 생기가 나고, 나 같은 병약한 노인들도 활기를 찾는다. 이 뒤숭숭한 세상에, 온갖 천연색의 다채로운 풍광이 여기저기에 펼쳐지다니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인가.이렇게 맑고 푸른 가을하늘을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는데.모처럼 밖에 나와 보니 눈 닿는 곳마다 가을 향기가 가득하다. 산과 들에는 코스모스와 국화, 구절초와 쑥부쟁이, 백일홍과 각시취 등, 가을을 찬양하는 꽃들이 한창이라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한해
나는 나이 먹는 게 좋다. 내가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돼 갈 것으로 기대하기에, 세월이 흐르는 게 즐겁다. 언젠가 내가 육체를 벗을 때, 나는 제법 괜찮은 사람이 돼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산다.삶에 더 많이 감사하고 더 쉽게 행복을 느끼는 게 내게는 큰 축복이다. 나를 버리는 만큼 더 가치 있는 것들로 채워지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인생이 감사하다.고등학교 동창들과 2박3일 가을 여행을 다녀왔다. 애초에 맛있는 남도 음식을 염두에 둔 여행이었다. 여행은 28인승 리무진 버스 3대에 동창들을 나눠 싣고 압구정역 공영주차장을 출발하는
빨주노초~~~형형색색으로 곱게 물든 설악산 단풍.신흥사에서 흔들바위로 올라가는 등산로 주변은 '만산홍엽'이다.그러나 화려함도 잠시,이제 곧 하나 둘 잎을 떨구며 겨울채비에 나설 것이다. 부엽토 위에 쌓인 낙엽들은 제 밑거름이 되어 새 싹들을 키울 테고...
한국ABC(Audit Bureau of Certification)협회는 신문과 잡지의 발행부수를 산정하는 민간 언론기관이다. 신문 뉴스의 소비형태가 발행배포에서 인터넷 검색 중심으로 바뀌면서 이 협회에 대한 주목도는 낮아졌다. 필자는 2021년 9월 이 협회의 정기 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돼 2022년 8월 사퇴했다. 그 기간은 정치의 잘못된 개입으로 제도가 어떻게 망가지는 가를 확인한 기회였다.이 협회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고 역할의 중요도가 낮아진 것은 아니다. 수많은 신문 잡지들 가운데 각각의 발행부수가 얼마나 되는지를 아는 것
며칠 전 전철을 타고 가다 깜짝 놀랐다.낮기온이 좀 올랐다고 전철 안이 추울 정도로 냉방가동 중이다.외투를 벗은 승객들이 전철을 타자마자 다시 걸치는 해프닝이 연출된다.반대로 아침에는 안틀어도 될 전열기가 가동되는 공공시설이 적지 않다.사진은 고양시 한 버스정류장 모습.“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 서 있는데 머리 위가 너무 뜨거워 올려다보니 전열기가 켜져 있었다”며 독자가 보내왔다.독자는 “기온 좀 내려갔다고 저렇게 전력을 펑펑 써서야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우리사회 전력낭비는 공사 구분없이 여전하다.값싼 전기요금 탓이 크다.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