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불상사’ 코너에서 부장이 말끝마다 꼰-대라고 하는 것을 보았다. 이 코너뿐이 아니라 꼰대라는 말은 일상에서도 자주 쓰여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를 구분짓는 말이 되고 있음을 수시로 확인한다. 꼰대! 먼 옛날 말 같았는데…… 젊은 층들이 자신들과 기성세대를 가르는 잔인한 칼로 이 말을 쓰다니 좀 착잡하다. 우리도 예전에 특정 선생님은 꼰대라고 불렀었다. 모든 선생님을 다 꼰대라고 부른 것은 분명히 아니었다. 그때 우리는 직감적으로 꼰대가 누구인지 알았다. 꼰대와 등대꼰대는
닭띠 새해인데 독자들에게 덕담 대신 거미줄 이야기부터 하는 것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그동안 페북에는 바퀴벌레 이야기를 썼다. 사실 이런 벌레들 이야기를 필자도 쓰고 싶지 않으나 그날이 올 때까지는 어쩔 수 없다.거미줄(spider web)은 거미가 알을 낳아 키우고 먹이를 잡으려는 목적으로 만든 촘촘한 그물집이다. 1억4000만년 전부터 존재해왔는데, 이는 잉글랜드의 서섹스에서 발견된 것을 추정한 것이다. 거미줄은 통상 5개로 구성된다. 가장 중심이 되는 바퀴통(hub)은 주변으로 원을 형성하게 하는 명주실이고 고정점(anchor
박근혜는 두 가지 모습으로 우리 안에 있다. 하나는 현재 우리 사회 도처에 포진한 이른바 친박들이다. 친박은 ‘시대와 국민에 공감할 줄 모르는 기득권 세력’의 총칭이다. 친박이 물론 새누리에만 있지는 않다. 탄핵의견 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탄핵을 반대한 46%의 60대들, 여당이면 부지깽이가 나와도 찍는다는 지역 사람들, 여전한 ‘박사모’들에다가 현재 각처에 있는 친박 부역자들이 일단 우리 안의 박근혜들이다. 나는 그들에 대해서 쓰느라고 이 지면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다. 이들은 이제 자의든 타의든 심판대에 올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탈모 치료로 유명한 삼성동 병원에 지인을 따라서 갔다. 기본적인 검사를 마치자 전문상담가가 브러시를 준다. 그 브러시는 솔이 굵고 삐죽삐죽 나온 것이 보기만 해도 공포스럽다. 머리털이 없는 사람에게는 털 한 올이 소중한데 그런 브러시를 쓰면, 우후! 그런데 그가 단호하게 말을 했다. “처음에는 털이 솔에 수북하게 뽑혀 나올 겁니다. 그래도 쫄지 말고 막 문지르세요. 어차피 곧 빠질 쓸모없는 털입니다. 빡빡 문질러야 털의 성장을 막는 찌끼가 제거되고 모공이 뚫립니다. 그래야 다음에 건강한 머리털이 제대로 납니다. 아시겠어요?” 신뢰감
3년 전 강남에서 택시를 타고 홍대 앞을 간 적이 있다. 점잖게 생긴 기사 분이 기업접대비 규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별 생각 없이 좋은 것 아니냐고 했더니 갑자기 그 분 목소리가 커졌다. 그 빌어먹을 법 때문에 강남 유흥가에 취객과 아가씨들이 줄어 심야 수입이 팍 줄었다면서 민생이 먼저지 정의가 먼저냐고 핏대를 올렸다. 현실을 모르는 그런 법을 어떤 자들이 세웠냐 등 20분 이상을 퍼부었다. 나는 그냥 들을 수밖에 없었다. “민생이 먼저이기는 하지만 정의에 기초한 민생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하려다가 그랬다가는 당
한가위를 보내고 이참에 손님에 대한 생각을 해보자 싶어 제목과 같은 화두를 잡았다. 태양의 서커스 명작인 ‘퀴담’으로 손님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태양의 서커스는 캐나다의 거리 공연자 기 랄리베르테가 1984년에 퀘백시 근처 작은 마을에서 설립한 서커스 회사이다. 전통적 서커스의 통념을 바꾼 블루오션 사례로 통한다. 그 회사의 1996년 첫 작품이 ‘퀴담(Quidam)’이다. 퀴담은 라틴어로 익명의 행인이라는 뜻인데 트렌치코트에 머리가 없는 모습으로 외로운 소녀 조(Zoé)에게 나타나 그녀를
너무 덥다. ‘이 더위는 가장 더운 섬 제주도에서 왔을 것이니 혹시 제주도 여신들이 내린 재앙은 아닌가!’…… 이런 황당한 생각을 하다니 드디어 내가 더위를 먹은 게 틀림없다. 이참에 제주도 설문대할망과 자청비 그리고 슬픈 두 여신 이야기를 알아보자. 현실을 잊는 신화적 피서 방법으로. 설문대할망태초에 탐라에는 세상에서 가장 키가 크고 힘이 센 설문대할망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할망이 벌떡 일어나 방귀를 뀌면서 하늘과 땅 천지가 창조되기 시작했다. 할망은 바닷물과 흙을 삽으로 퍼
이번에 새로운 국가브랜드 슬로건으로 만든 크리에이티브 코리아가 도마에 올랐다. 프랑스 것을 표절했다고 한다. 야당의 모 의원이 그것을 폭로하는 방식이 감정적이고 정쟁적이어서 또 도마에 올랐다. 현 정부가 중점 추진한 것이 창조경제인데 창조가 영어로 크리에이티브니 신 브랜드 추진 팀 입장에서는 대안이 별로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한국이 기존의 ‘다이내믹 코리아’에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로 옮기자는 주장은 진일보한 것이나 문제는 대중의 입장에서 창조(Creative)의 정체가 무엇인지 계속 아리송하다는 것이다. 쉽게
모 건강식품 벤처회사 J 대표를 만났다. 약사 출신임에도 약과 합성이 몸을 병들게 한다는 신념이 강고한 그는 이야기 중에 “이제는 영양보다 해독(解毒)의 시대”라는 선언의 말을 했다. 이제 해독과 비움의 시대다디톡스(Detox)를 그냥 광고 표현 정도로 듣던 나였지만 영양과 대비한 이 선언은 새로웠다. 영양 충족이 목표였던 한국 아닌가! 그는 대안으로 천연 비타민과 흡수율 100% 나노 추출 공법 개발에 인생을 걸었다.기업예술교육 벤처 K 대표도 만났다. 그는 10년간 그 부문 선구자 역할을 했다. 그는
작년부터 지방자치단체들을 컨설팅하고 있는데 우선 눈에 걸리는 것이 건물만 덩그런 문화회관들이다. 통상 건축비가 200억원 수준인데 연중 가동률은 20% 미만이라고 한다. 고작 20%라니. 기업에서 공장 가동률이 60% 미만이면 바로 파산이고 공장장은 감사 대상이다.문화는 신축공간보다 먼저 문화 마인드와 활용이 생명이다. 중국 798 예술구는 중국을 대표하는 최초의 예술특화지구이다. 베이징 다산쯔(大山子) 지역에 위치하는데 원래 이곳에 있던 공장들의 일련번호가 798이었던데서 동 명칭이 탄생했다. 테이트 모던이나 뉴욕의 소호지역과 마
투표가 코앞이다. 사분오열된 정치인들과 득표를 위한 잔머리들, 용서해달라며 무릎 꿇는 대구 진박들…. 이게 과연 정치를 맡길 후보들인가 회의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최선도 아니고 차선도 아니고, 차차차선을 선택해야 하는 들러리 선거가 지속되는데, ‘지역을 위해 힘 있는 당 사람을 뽑아야 한다’, ‘불의한 그들을 견제하게 해 달라’, ‘유권자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민주시민이 아니다’라는 협박적 설득에 번번이 당해 온 것이 한국 선거의 실상이다.정책을 보면 여당과 야당 구분도 없어진 지 꽤 된 터에다 원숭이가
언젠가 페북에서 인상적인 글을 본 적이 있었다. 어머니의 추억이란 글이었는데 누렇게 바랜 사진에는 쪽머리에 한복 차림의 50대 여인이 차분하게 정면을 보고 있었다. 글을 올린 여자는 어머니가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고 기억했다. “더러운 여관에 가지마라. 집으로 와라. 집을 비워줄 테니.” 또 하나 기억나는 것이 있다고 했다. “화장품 바르지 마라. 책을 읽어라, 그러면 내면의 아름다운 빛이 너를 감쌀 것이다.”며칠 전 친구와 술을 먹다가 “진품 위에 쓰레기”라는 말이 마치 방언처럼 터져 나왔다. 이 말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오피니언타임스 독
한국인은 이들에 대해서 말하면 일단 부정적인 것을 떠올린다. 허례, 공리공담, 국가 문약의 원흉···. 그런데 과연 우리는 이들 그룹에 대해서 제대로 논의를 해본 적이 있는가? 이들 그룹을 세계 다른 나라의 비슷한 그룹들과 연관 지어서 제대로 포지셔닝을 해본 적이 있는가?단재 신채호 선생은 국조 단군을 이들 그룹의 1호라고 정의했다. 단재가 부정한 김부식도 이들 그룹을 민족의 뿌리로 간접 인정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이들을 만주 언어로 풀어 ‘앎을 사랑하는 그룹’이라고 푼다. 기사, 신사··· 소피스트는
사방이 위기론 투성이다. 질식할 지경이다. 그런데 위기론만이 답일까?어떻게 보면 위기는 자연의 건강한 사이클인데···. 잠깐 두 개의 사이클을 보기로 하자. 하나는 사람의 인생 사이클이고 다른 하나는 브랜드 사이클이다. 사람은 태어나서 성장을 하다가 일정 나이가 되면 성숙기에 다다르게 된다. 성장기에는 몸집이 커지고 근육이 붙고 뼈가 단단해지며 목소리가 커지고 운동력이 늘어난다. 생각의 폭과 깊이도 증가하지만 기운이 사려를 압도하여 성난 말처럼 통제가 어렵다. 이때의 가치는 속도와 힘이다. 그러다가 성숙기에 접어들면 사려가 기운을
시청 앞 거리에서 50대 남자가 걸어간다. 그 옆엔 30대 비즈니스맨들이 이어폰을 꼽고 스마트폰을 보면서 빠르게 걸어간다. 마침 초등학생들이 걸어가는 모습도 보인다. 얼핏 보면 일상적인 풍경인데 그 3대의 행렬 안엔 어떤 징조가 보였다. 세대교체 주기 징조다. 그들 세대교체 주기는 같을까? 지금 50대들은 민주화와 정보화를 이루면서 80년대 이후 사회 주도층이었다. 지금 30대들은 어려서부터 컴퓨터에 친숙했고 셀카, 모바일게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하고 해외여행에 익숙하다. 그러면서도 정작 자신
지난 10월 31일은 핼러윈(Holloween) 데이였다. 이태원, 강남, 홍대 클럽 등에는 핏자국 드라큘라, 마녀, 좀비 등으로 분장한 젊은이들이 수백 명씩 몰려들었다. 영어 학원 어린이들은 핼러윈 데이 분장에만 수만 원에서 수십만 원씩 썼다. 해가 갈수록 핼러윈 관련 구매시장은 증가세다. 내 기억으로 핼러윈 데이는 3~4년 전만 해도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는데 어느새 커져 버렸다. 핼러윈 젊은이들은 “학업, 취업이나 결혼 같은 사회 압박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또는 “어른들 틈에 껴서 불편한 명절 때와는 달리 우리끼리 놀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