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3·1절 100주년의 해인 올 해 국가와 민간단체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기념행사를 열었다. 언론에서 본 3·1절 뉴스 가운데 필자의 눈길을 끈 것 중에 일제에 부역한 면장의 송덕비를 철거하라는 것과, 친일문학인과 음악인들이 작사 작곡한 교가를 교체하라는 것이 있었다. ‘빨갱이 청산이 친일청산’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발언은 개념조차 모호하고, 그동안에 못 듣던 친일문제여서 많은 논란이 일었다.면장 송덕비는 충북 음성군에서 벌어진 일로서, 공물착취 등 일제의 수탈정책에 앞장선 공로로 일제에 의해 내지(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5일 의회에서 행한 연두교서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이달 27~28일 베트남에서 연다고 한데 이어 8일에는 개최 도시가 수도 하노이라고 밝혔다.베트남 개최는 남북미 관계는 물론 미중 북중 관계에서 지정학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상징성이 커 보인다. 무엇보다 북미관계에서 볼 때 한국전쟁에서 북한이 미국과 전쟁을 했듯이, 베트남은 월남전에서 미국과 전쟁한 나라라는 것이 공통점이다.이 공통점이 말해주는 것은 국제관계에서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사실이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19대 대선 후보들이 내건 공약 가운데 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문재인 후보의 ‘광화문대통령 시대’였다. 청와대를 시민공원으로 만들고, 자신은 광화문의 정부제1종합청사에서 집무하겠다는 그의 공약은 2012년 대선 때에 이어 두 번씩이나 내건 공약이었다.대통령이 되고나면 맘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이 없지는 않았지만, 실천할 수만 있다면 그는 그것만으로도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고, 국민들 사이에서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 준 대통령으로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불길한 예감일수록 맞는다고 했던가, 너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는 ‘아메리카를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과 함께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가 내세웠던 대표적인 선거구호였다. 이 구호의 힘으로 그는 대통령이 됐다.아메리카 퍼스트는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것이고, 그래서 미국을 명실공히 세계 최강대국으로 만들겠다는 얘기였다. 국익을 챙기지 않고 강대국 폼만 잡았기 때문에 미국은 빈껍데기 강국으로 전락했다는 주장이었다. 자신이 가난해졌다고 생각하는 많은 미국인들이 여기에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 간의 9·19평양선언에서 특기할 일은 김정은의 서울방문을 명문화한 점이다. 아직 김정은의 서울 답방을 장담하기는 어려우나 정부는 답방의 연내 성사를 전제로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문 대통령은 지난 달 28일 기자들과 등산을 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원한다면 제주도 구경을 시켜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 발언은 SNS 공간에서 거친 역풍을 일으켰다. 나라 경제가 어려운데 김정은 접대가 그리 중요하냐는 볼멘소리 일색이었다.김정은의 국회 연설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제3차 남북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9월2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노동당위원장과의 백두산 동반 등반을 보면서 문 대통령과 내가 같은 생각을 해왔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중국으로 가서 백두산에 오르지는 않겠다는 생각말입니다.4·27 제1차 정상회담 만찬 때 문 대통령은 이렇게 만찬사를 제의했다죠. “내가 오래 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레킹하는 것입니다. 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제가 퇴임하면 백두산과 개마고원 여행권 한 장 보내주시겠습니까? 하지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1990년대 무렵만 해도 전국의 5층 미만의 주택 옥상에는 대부분 노란 플라스틱으로 된 물탱크가 있었다. 당시에는 가정용 수도 공급이 전기소모가 많은 가압식 직수 공급보다 옥상의 물탱크에 물을 받아 아래층으로 내려보내는 낙하식이 공급이 많았다.요즘은 이런 용도의 물탱크는 고층 아파트에만 일부 남아 있고, 일반주택에서는 볼 수 없다. 전기사정이 좋아져 웬만한 높이의 건물에는 직수공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당시 행정당국은 주택가 상공을 노랗게 물들인 물탱크에 외관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 이를 가릴 수 있는 가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북한이 바뀔 것이라고 하지만 하나도 안 바뀐 게 있다. 이산가족상봉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다. 상봉대상자를 100명 선으로 제한하고, 만남의 장소를 금강산으로 하자는 제안이 그것이다.상봉가족의 수를 제한하는 것은 양측에서 행사관리를 고려한 측면도 있겠으나, 주로 북측이 말하는 대상자 선정상의 애로를 남측이 양해하면서 관행처럼 굳어졌다. 상봉 장소도 처음 세 번은 서울과 평양을 왕래하다가 4차 상봉 때부터 북측이 요청한 금강산으로 굳어졌다.지금 남북적십자사는 8·15 해방을 기념하는 남북 이산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는 벌써부터 엇갈리고 있지만 성사 자체가 역사적이라는 평가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한반도 분단 73년, 북미 간의 한국전쟁 종전 65년 만에 처음이라는 시간의 두께가 주는 무거움 때문이다.이 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비핵화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세계평화에 큰 기여가 된다. 이 회담 개최 이전부터 세계는 그런 기대 속에서 회담의 성사를 바랬다. 따라서 회담의 주인공들이 올해 10월에 발표될 노벨평화상의 유력한 후보자가 될 것이라는 예상 또한 자연스럽다.겉으로 드러내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가톨릭은 평화의 종교다. 모든 가톨릭 미사에서 신도들은 “평화 인사를 나누세요”라는 사제의 말을 따라 자신의 전후좌우의 신도들을 향해 “평화를 빕니다”라고 인사를 나눈다. 그런 평화의 인사 의식이 있는 종교는 아마도 가톨릭뿐일 것이다.가톨릭이 평화를 강조하는 것에서 인간이 본성적으로 불화하고 갈등하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성서의 구약시대는 전쟁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고, 그것의 상징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전쟁의 땅으로 남아 있는 이스라엘이다.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 간의 4·27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대한민국 인터넷 공간은 건전한 곳도 있지만 허위와 과장, 조작과 사기, 선정과 음란 등 온갖 사회적 질병들이 만연돼 있다. 이념과 지역, 정당 등 대립구조와 관련된 공간이 특히 그렇다. 인터넷이 건전한 담론의 장이 되어 민주주의를 꽃피울 것이라는 말은 오래 전에 역설(逆說)이 되었다.국민적 의혹사건으로 비화한 ‘드루킹’ 댓글 공감 수 조작 사건은 이런 병적 현상의 최신 버전이다. 이 사건은 종전의 진영 대결 패턴이 아니라 같은 진영 내부에서 발생한 자해 조작이라는 점이 특이할 뿐이다.‘김모 씨(48)’로만 알려진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정권이 바뀌면 민간, 공공을 가릴 것 없이 경영진들은 안팎으로 새 정권과의 연결고리를 찾아 나선다. 민간 기업의 입장에선 대 정부 로비창구의 확보차원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공기업의 경우는 경영진의 자리보전은 물론 기업의 흥망성쇄와 관련될 수도 있다.대통령과의 직접적인 연고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겠고, 핵심에 가까운 실세라면 효용가치는 비례해서 커질 것이다. 이 때 유용한 연결고리가 지연과 학연이다. 이처럼 정권 줄대기에 가장 능란하다고 평가되는 분야 중의 하나가 돈을 다루는 금융권이다.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복심은 뱃속에 감춰 둔 마음이다. 복심은 대개 흑심이거나 욕심이다. 대통령의 복심 얘기가 다시 나온다. 돌이켜보면 대통령이 복심을 필요로 하는 상황은 뭔가 불안하고 불길하다.나는 지난 1월 30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3층에서 열린 양정철 씨의 저서 ‘세상을 바꾸는 언어’의 북콘서트에 갔다.노무현 대통령시절 그가 청와대 비서관으로 있으면서 노 대통령의 ‘복심’이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다. 그가 어떻게 두 대통령에 걸쳐 복심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그와는 일면식도 없는 나를 북콘서트 장으로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정부 여당과 야당 간에 협박 수준의 공방으로 치달았던 UAE사태가 ‘국익차원’에서 대결을 자제하기로 봉합됐다. 사건의 중심에 있던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12일 국회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찾아가 1시간 반 동안 대화를 나눈 뒤, 두 사람은 기자들에게 ‘국익 우선과 국정운영 협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외교와 경제, 군사 관계가 뒤얽힌 이 사건은 어차피 그런 식으로 처리될 운명이었다. 작년 12월 임 실장의 느닷없는 UAE방문으로 촉발된 이 사건이 정쟁의 대상이 된 것은 임 실장의 방문 목적에 대한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지난 11월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탈북한 북한군 병사 오모 씨(25)의 탈북 당시의 긴박한 궤적을 담은 CCTV를 본 사람이면 누구든 자유를 향한 그의 질주가 성공한 것은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그는 타고 온 지프차가 도랑에 빠져 시동이 걸리지 않자 문을 열고 나와 남쪽을 향해 질주했으나 뒤쫓는 북한군의 총탄 5발을 맞고 자유의 집 근처에 쓰러졌다. 그로부터 14분 뒤 우리 군에 의해 구출되었고, 다시 그로부터 30분 뒤 미군 응급구조 헬기에 실려 아주대 병원 중증 외상센터에 도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11월 7~8일, 1박2일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한국을 방문한 10번째 대통령이었고, 미국대통령들의 총 방한 횟수로 치면 18번째였다. 이 기간 동안 트루먼, 케네디, 닉슨 대통령을 제외한 모든 미국 대통령이 재임 중 한 번 이상 한국을 방문했다.같은 기간 동안 미국을 방문한 한국 대통령도 이승만에서 문재인 대통령까지 10명이었으나 방문 회수는 34회에 이르렀다. 1953년 이승만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외국 방문으로 일본에 간 것을 제외하고 다른 모든 대통령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사정기관에 종사했던 사람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공기업 사장을 바꿀 필요가 있을 때 정부가 쓰는 방법은 다양하나 기본적으로 두 가지다. 사장 개인 비리와 경영 비리를 조사하는 것이다. 비리 조사에 앞서 정부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경영진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는 애드벌룬 식의 언론 보도가 나가기도 한다.웬만한 사장들은 그 보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아차리고 보따리를 싼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모르는 공기업 사장은 없다. 애드벌룬의 효과가 없을 때 발동되는 것이 비리 조사이다.두 가지 조사가 동시에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한국 미국 일본에 대한 공격용 무기다. 그들은 핵미사일로 이들 세 나라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한다. 그리고 실제 일본 상공을 넘어서 미국의 군사기지가 있는 서태평양의 괌 섬의 앞뒤로 떨어지게 미사일을 쐈다. 괌 섬 좌우에 떨어지게 두 발을 더 쏘면 이른바 ‘괌 포위사격’이다.머지않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 미국 서해 쪽의 공해 상에 떨어뜨리며 미국 본토 공격도 위협할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이 세 나라의 영토, 영해, 영공, 어디에 떨어지던 그것은 전쟁으로 간주될 것이다.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지난 3월에 출간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의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를 최근에 읽었다.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자서전 출간 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별세할 경우 장례에 관한 이 여사의 발언 때문이었다.“전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안장에 국민적 저항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이 여사는 이렇게 답변했다. “사후에 어디로 가느냐를 생각하는 것 자체가 우리에겐 사치다. 그 양반 만약 그렇게 되면 나를 화장해서 이북이 보이는 곳에 뿌려달라고 했다”자서전 어딘가에 이 부분에 대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지난 5월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39세의 이마뉴엘 마크롱이 당선됐을 때 프랑스 정치가 너무 젊어지는 것은 아닌가하고 생각했다. 그가 기성정당이 아니라 선거 불과 1년 전에 급조돼 국회에 의석이 한 석도 없는 ‘앙 마르슈(전진)’라는 신생정당 후보라는 사실에 프랑스 유권자들의 선택이 너무 무모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그로부터 한 달 뒤 프랑스 총선에서 앙 마르슈가 의석의 60%를 차지해 당당히 집권 여당이 되었다. 어느 나라든 대통령 선거는 바람을 타게 마련이다. 그에게는 젊음 귀공자풍의 외모 외에 24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