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친목단체인 관훈클럽 회원들이 중심이 되어 매달 한 번씩 열리는 모임 중에 영시공부모임이 있다. 이 모임은 창립 9주년을 맞아 6월 13일 문학평론가 구중서 씨를 초청하여 ‘이니스프리와 향수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특강을 가졌다.강연은 아일랜드의 시인 윌리암 예이츠의 ‘호수의 섬 이니스프리’와 정지용의 ‘향수’에 담긴 서정의 의미를 비교하는 것이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시인들이 자연을 예찬하는 서정을 읊었고, 예이츠와 정지용은 최소한 그들이 태어난 나라를 대표하는 서정 시인이다.김희갑이 작곡하고 박인수와 이동원이 부른
7월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관광객으로 위장했다가 자진 월북한 주한 미군 소속 트레비스 킹 이병의 송환문제가 미북 사이에 주요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은 주한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킹 이병의 송환협상을 시도하고 있으나 북한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의 침묵은 이 사안의 복잡성으로 인해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킹 이병의 월북 동기는 외형상으로는 그가 주둔지 한국에서 저지른 폭력 o등 위법행위에 대한 처벌의 두려움으로 보인다. 그는 한국 내에서 처벌을 받다, 본국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탈영
장사는 규제와의 싸움(?).사업 규모가 크든 작든 당국의 규제를 풀게 하거나,규제를 피해야 하는 게 상술의 기본 중 하나다.경기도가 계곡의 무허가 평상과 그늘막을 강도높게 단속하자 업소들이 '규제를 피해' 아예 가게 안에다가 물평상과 그늘막을 만들어놓았다.맑고 시원한 계곡수를 끌어와 경쟁력도 더 높이고...이젠 굳이 계곡에 내려가 물에 발을 담글 필요가 없게 됐다. 계곡도 깨끗해지고, 가게들도 한 여름 장사를 톡톡히 하게 됐으니 일석이조.규제가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상술도 이렇게 진화해간다.
붉게 타는 태양을 닮은 진분홍 ‘여름꽃’, 큰바늘꽃!학명은 Epilobium hirsutum L. 바늘꽃과의 여러해살이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한여름 물가에서 환한 홍색으로 피는 꽃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태울 듯 이글거리는 붉은 해는 고개 들어 마주하기 거북하지만, 진분홍 꽃은 바라만 보아도 금세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성인만 한 키에 사방으로 쭉쭉 나온 가지마다 500원짜리 동전만 한 둥근 꽃을 가득 달고 선 모습에 삼복더위마저 절로 잊을 듯합니다. 이름대로 키나 덩치가 큰 ‘큰바늘꽃’이 오늘의 주인공입니다.바늘꽃, 버들바늘꽃
오래돼 보이는 '작은 궤도차' 한대가 해변 송림 한 구석에 허드렛짐을 실은 채 멈춰 서 있다.궤도가 달려 있는 걸 보니 한 시절 백사장을 누볐던 '주인공'같다. 왕성했을 시절의 모습이 상상이 된다.기계고,사람이고 삶의 궤적이란 게 다 비슷 비슷하다.-동해 사천해변에서
[논객닷컴=골프 칼럼니스트 김수인] 지난 17일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와 4시간 42분의 대접전끝에 2대 3으로 역전패당한 노박 조코비치(36·세계랭킹 2위·세르비아). 그는 비록 윔블던 5연패, 통산 8번째 윔블던 우승을 놓쳤지만 여전히 ‘테니스 황제’로 군림하고 있다.조코비치는 최근 영국 BBC와의 윔블던 특집 인터뷰에서 자신의 롱런 비결을 이렇게 밝혔다. “루틴은 저한테 엄청나게 중요해요. 특정 행동을 해서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 행동을 꾸
시원하다~~~복더위를 피해 찾은 계곡물도 시원하지만 평상과 그늘막으로 뒤덮였던 계곡 안팎이 깔끔하게 정리돼 더 시원하다.서울근교 유명계곡들은 한때 가게 음식을 사먹지 않으면 계곡에 내려가기 조차 어려웠다. 자릿세 명목으로 도토리묵이나 파전,닭볶음탕 같은 걸 시켜먹어야 그나마 계곡물에 발을 담글 수 있었다. 비싸도 울며겨자먹기로 사먹어야 했던 때가 바로 엊그제였는데,이제는 상전벽해가 된 것이다.사진은 경기도 파주시 보광사 계곡이다.행락객들도 요란하지 않고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거나 삼삼오오 앉아 담소하는 모습이다.이재
지난 6월 러시아에서 바그너 용병이 벌인 반란은 ‘한 여름 밤의 꿈’처럼 너무 빨리 잠잠해져 놀라웠다. 반란군이 모스크바로부터 200㎞까지 접근해서 나폴레옹이나 히틀러 군대의 러시아 침략을 떠올리게 했던 사건치고는 너무 쉽게 진정돼서다.그럼에도 21세기에 세계 매스컴을 요란하게 장식한 ‘용병’이란 말의 여운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사라지기 어렵다. 특히 한국인들의 경우는 그렇다.아직도 많은 한국인들에게 러시아는 ‘공산국가’ 같은 존재다. 6.25의 후유증 때문이리라. 그래서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자 이를 냉전시대의 연장선상에
남편에게 인사청탁을 하는 간 큰 아내여기 은행장으로 막 부임한 한 남자가 있다. 그에게는 아내와 세 명의 자녀가 있다. 그는 은행장이 되자 직원 1명을 해고하려 한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내가 부탁한다.“그를 해고하지 말아주세요.”남편은 의아해서 묻는다.“왜?”아내는 뚜렷한 이유를 말하지 않고, 그 직원을 해고하지 말고, 대신 다른 직원을 아무나 한 명 ‘짤르라’고 간청한다.이러한 상황은 터무니없다. 남편의 직장 업무에 대해 아내가 왈가왈부하는 것, 분명하고 합리적인 이유를 말하지 않는 것,
[임종건 드라이펜]1942년 11월 생으로 만 80세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1일 미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장에서 프롬프터 받침대에 발이 걸려 넘어졌습니다. 자전거에서 넘어지고, 대통령 전용기에 오르다 넘어진 것을 포함해 재임 중 세 번째였습니다. 말실수도 잦아 치매의심도 받고 있습니다.내년의 미국의 대선에서 재출마를 선언한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의 적수는 그의 나이라고 합니다. 그가 재선에 승리한다면 그는 82세에 취임해 86세에 퇴임하는 최초의 최고령 대통령이며, 이 기록은 아마도 미국 대통령 선거사에서 깨지지 않을 기록으로 남
100m 달리기라도 하라는 걸까.하얀 줄이 바닷가 모래사장 위에 기다랗게 그려져 있다.육상경기장처럼 백색 트랙을 만들어놓은 건 밀물과 썰물의 조화다. 물때마다 해변으로 떠밀려온 굴 껍데기들의 정렬이 마치 흰색 가루를 뿌려놓은 것같다.보노라니 질주하고 싶다...-서해 장봉도에서
한국조폐공사가 홍보실장 채용공고를 내면서 언론경력 인정기준으로 특정언론사 33곳을 특정해 논란이다.공사는 홍보업무를 맡을 홍보실장 채용공고에서 직무경력 중 언론경력으로 인정되는 언론사들을 특정해 언론단체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공사의 차별적 채용공고에 대해 인권위가 직권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마땅한 기준이 없어 2022년 방송산업실태조사보고사와 신문산업실태조사 등을 참고해 공고를 냈다는 게 조폐공사의 '해명 아닌.해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채용공고는 '공무원 시험응시자격을 서울에 있는 대학을 졸업한 자'로
외식물가가 다락같이 올랐습니다.월급빼고 다 올랐고들 하죠.사진은 평양냉면집을 찾았다가 만난 주인장의 안내 글귀입니다.냉면 원료인 메밀가루 값을 손님들에게 공지했습니다.'냉면 값이 너무 올랐다'는 시중 여론에 대한 ‘항변’입니다.서울근교의 이름있는 평양냉면집도 요즘 한 그릇에 1만 3천~1만 5천원 합니다.냉면 가게나 소비자나 좀 갑갑해지긴 했습니다. 그러나 메밀가루 생산비도 올랐을테니...인플레가 무섭다는 걸 가르쳐 주는 듯합니다.
"해루질,대문어 잡으시면 안됩니다"동해안 어촌에서 만난 현수막이다.바다체험인지,어로인지 모를 정도로 난폭한(?) 관광객들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바다는 어민들의 생계가 달린 터전이다. 갯 바위에 붙어사는 따개비같은 것들 빼고는 종자든,서식환경이든 어민들이 정성들여 키우고 가꾸는 곳이다. 관광객 한사람이 아쉬울지 모르지만,생계가 위협받는다면 손절하겠다는 단호함이 담겨 있다.
가지런히도 세워놨다. 보도블록 위에 잘 정돈돼 올려진 퀵보드들이 보기에도 좋다.길거리에 마구 잡이로 나뒹구는 퀵보드에 익숙해서인지 정렬해있는 모습이 오히려 어색할 정도다.언제 어디서 불쑥 튀어나올지 몰라 불안하게 만드는 '쏜살 퀵보드'들이 여전하다. 그런 탓에 퀵보드 사고도 증가추세다.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는 운전면허를 가진 성인이나 원동기장치 자전거면허가 있는 만 16세 이상만 탈 수 있다. 주행 시엔 반드시 안전모를 써야 하며, 한 대에 두명 이상이 타서도 안된다.안전수칙이 전보다 강화됐지만 사고와 사망자가 계속
[김인철의 들꽃 여행]자생지 두 곳뿐인 ‘귀한 몸’ 선제비꽃.학명은 Viola raddeana Regel. 제비꽃과의 여러해살이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정이월 다 가고 삼월이라네 /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면은 / 이 땅에도 또다시 봄이 온다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주오.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춘삼월, 제비가 돌아오듯 봄이면 이 땅 곳곳에서 어김없이 피어난다고 해서 ‘제비꽃’이라 불립니다. 작지만 앙증맞은 꽃 생김새가 물 찬 제비처럼 날렵해 보인다고 해서 제비꽃이라 불
멀쩡한 보도블럭을 뜯어내고 교체하는 공사가 한창이다.연말이면 불용예산을 쓰느라 부산을 떨며 하던 보도블럭 공사가 이즈음엔 시도 때도 없다. 이젠 이 마저도 확정예산 항목이 돼버린 모양이다.통행인도 뜸한 대로변의 경계석과 보도블럭이 뜯긴 채 통행제한까지 해가며 몇날 며칠째 공사 중이다. 뜯기지 않은 기존 경계석과 보도블럭은 한눈에 봐도 견고하고 아직 쓸만해 보인다.이쯤되면 '토건공화국'에 '토건지자체'다.적지않은 예산이 들 텐데,그 돈은 다 어디서 나올까. 형편 어려운 구민들에게 쌀 포대라도 하나씩 더 돌릴 일이지...볼 때마다 편치
[임종건 드라이펜]데이비드 메이슨 씨(65)는 41년째 한국에 살면서 외국인을 위한 관광안내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의 한국 이름은 최매선(崔梅仙). 스스로 경주 최부자집 양자라고 말한다. 그가 경주 최씨 양자가 된 것은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 857~몰년 미상)과의 인연 때문이다.신라의 학자로 당나라에 유학을 가 현지에서 과거시험에 합격하여 지금의 중국 강소성 양주에서 고위 관직을 지낸 고운의 특이한 업적과 생애에 매료돼 그의 일대기를 다룬 최초의 영문 책 ‘외로운 현인(Solitary Sage)'을 쓴 것이 경주 최씨 문중과의
[임종건의 드라이펜]지난달 말 인천 강화도 앞 바다에서 다리에 마약을 매단 북한인으로 보이는 시신이 발견됐다.매달린 마약은 70g 안팎으로, 2,300명에게 투약할 수 있는 양이라고 했다. 이 괴이한 사건은 필자에게 오랜 의문이었던 우리 사회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마약과 북한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한국은 해방 이후 마약 청정국으로 간주됐다. 마약은 패가망신의 동의어였고, 당국의 단속도 강했다. 마약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도 높았다. 그러다가 2020년대 접어들어 마약사범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특히 청소
자유로에 있는 한 카페 창가에서 바라 본 들녘이다.길 건너 들판엔 모내기가 한창이다.써레질 해놓은 무논 들 사이사이로 군데군데 파릇한 모들이 심겨져 있다.들판 너머는 임진강, 임진강 너머가 북한이다.남쪽 민통선 코앞 카페에선 선남선녀들이 평화로이 커피를 즐기며 얘기 꽃을 피우는데, 북녘은 늘 그렇듯 칙칙한 잿빛 기운만 가득하다.저 북녘엔 언제쯤에나 밝은 빛이 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