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닷컴=앤디 청년칼럼니스트] 몇 년 전 대리시절, 내가 일하고 있는 지점에서 청년 인턴으로 일했던 직원이 한 명 있었다. 지금까지도 연을 이어올 정도로 그때부터 친하게 지냈다. 막 친해지려고 할 무렵, 그 친구가 내게 대리님은 회사에서의 말투가 정말 다르신 것 같다고 했다. 일을 할 때는 말투 자체가 너무도 드라이하고 툭툭 끊어져서 저 분이 어제 나와 웃으며 저녁을 먹은 분이 맞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분명 친해졌다 생각했는데 일을 가르쳐 줄 때의 표정과 말투 때문에 초반에 무척이나 헷갈렸다고... 비즈니스와 관련된
[논객닷컴=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 “SKY 다음을 생각했어야 했어요.”고려대 경영학과 학생의 말이었다. 졸업해야 했지만, 졸업하게 되면 학생으로서 완전히 마침표를 찍는 것이어서 졸업을 유예했다. 학생에게는 다음 문장이 준비되지 않았던 것이다. 학생은 아마존 한국 지사에 합격하고도 입사하지 않았다. 합격 직후 충족된 자존감에 기뻤지만, 입사를 앞두며 커지는 감정은 공포라고 했다. 3학년 때 인턴 경험을 하며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음을 확신했기에 그렇게 살기 겁났다는 것이다.돌이켜 보면, 일반적이지 않은 날이었다. 우리는 이날 현실 공간
[오피니언타임스=김연수 청년칼럼니스트] 잊을 만하면 아이돌 그룹 데뷔를 위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새롭게 제작된다. 순위 조작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사례가 있음에도 시청자 투표를 통해 새로운 아이돌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아이돌이 되기란 이렇게나 어려운데, 마의 7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장수 아이돌이 되기란 쉽지 않다. 9~10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했던 아이돌도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아이돌은 수명이 짧은 직업이다. 때문에 자연스레 어떻게 해야 마의 7년을 잘 넘길 수 있는지 궁금해지기 마련이다.얼마전 성황리에 콘서트를 마친 레
[오피니언타임스=이주호 청년칼럼니스트] 전 회사 팀장은 무능력했다. 내겐 첫 팀장이라 레퍼런스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그가 유능하지 않다는 걸 깨닫기 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입사하고 일주일이 지났을 때였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자 팀장이 오늘 조금 늦게 들어가도 괜찮냐고 물었다. 월 말이면 늘 있는 재고 마감을 하는 날이었다. 나는 마치 "그 말만을 기다리고 있었어요"라는 확신의 눈빛으로 물론이고 가능하다고 답했다. 팀장은 반갑게 웃으며 저녁 먹고 와서 조금 더 얘기하자고 했다.그리고 나는 저녁 11시까지 그와 말도 안 되는 엑셀
한 장면 한 장면 음미해서 보던 드라마가 있었다. 그 드라마를 검색하다가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잡지사와 인터뷰한 기사를 우연히 읽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시절인연'이라는 말을 배웠다. 시절인연...? 뜻을 모르는데도 소리 내서 읽을 때부터 원인 모를 서글픔이 밀려왔다. 검색창에 얼른 시절인연을 쳐봤다. 나무위키의 설명을 그대로 옮겨 보자면 이렇다.'현대에는 모든 인연에는 때가 있다는 뜻으로 통하며 때가 되면 이루어지게 되어 있다는 뜻이다. 또한 인연의 시작과 끝도 모두 자연의 섭리대로 그 시기가 정해져 있다는
[오피니언타임스=김연수 청년칼럼니스트] K-pop 산업이 부흥할수록 개체수가 늘어가는 집단이 있다. '사생'이라는 말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면 1세대 아이돌부터 시작한다.집안에 침입한 사생팬을 선처해 돌려보낸 게 화근이었을까. 팬이라는 이름 아래 아티스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사생들이 늘고 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만행에도 팬의 애정을 먹고 사는 직업이라는 이유로 아티스트들은 강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팬이라는 말을 굳게 믿고 유해 물질이 들어간 음료를 마셔 크게 다쳤던 사건도 있기에 팬과 아티스트의 거리는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 수능 끝난 날을 기억하시는지? 해방감이 만끽되는 와중에도 구석에서 존재감을 과시한 감정이 있었다. 내가 치열하게 매달렸던 그 공부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추진체에 지나지 않았다는 허탈함. 우리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쓸모없는 것에 지나치게 최선을 다했다. 부모님 반대로 자퇴도 못한 나로서는 교육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 삐딱해질 수밖에 없었다.공교육과 사교육은 다를까? 툭 까놓고, 두 교육 주체의 목적은 ‘좋은 대학 보내기’다. 공교육은 인성, 적성, 재능, 자아실현 같은 교과서적 명분이라도 세우
[오피니언타임스=고라니 칼럼니스트] 첫 팀장은 웃는 얼굴이 귀여운 아저씨였다. 동료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킬킬대던 그는 영락없는 초등학생 같았다. 마르고 작은 체형도 그런 이미지에 한몫했다. 제조회사의 군대문화를 걱정했던 난 팀장을 보며 안도했다.팀장은 출근인사를 드릴 때마다 사람 좋은 미소로 답했다. 소통에도 적극적이었다. 아들이 내 또래여서 요즘 20대의 어려움을 이해한다며 힘들면 언제든 얘기하라고 했다. 6시가 되면 눈치 보지 말고 퇴근하라는 말도 거듭했다. 우리 팀장님은 민주적이라며 동기들에게 자랑하던 기억이 난다.환상이 깨
[오피니언타임스=우달 칼럼니스트] 누구나 대기업 혹은 공공기관, 적어도 중견기업에서 근무하길 꿈꾸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오늘도 묵묵히 중소기업 한 구석에서 자기 자리를 지킨다. 기업 종사자 중 80%가 중소기업, 8%가 중견기업, 12%가 대기업에서 일한다고 하니 대부분은 대부분이다.재미있는 건 현실과 달리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 비율이 거꾸로 뒤집힌다는 점이다. 너도나도 '저 초봉 5000인데 기본은 되나요?', '이번 성과급은 몇 백 퍼센트 예상합니다'와 같은 자랑글이 넘쳐난다. 물론 자랑할 거리가 있는 사람들이 글을 쓸 테니
[오피니언타임스=이주호 청년칼럼니스트] 취준생 땐 회사를 대학처럼 생각했다. 삼성전자는 서울대, 하이닉스는 연고대로 등치 했다. 주문같이 외워지는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에 시가총액을 대입했다. 행복도 비례할 것만 같았다. 1등 회사 입사자가 15등 회사 신입사원보다 15배만큼 행복할 것 같았다. 나는 재수, 편입을 하면서 못한 인서울을 취업이라는 구간에선 대기업으로 극복하고 싶었다. 그리고 운 좋게 대기업에서 1년간 계약직으로 일했다. 지금은 중견기업으로 내가 원하는 직무로 옮기게 됐다. 그러면서 세상에 '객관적으로 좋은 회사'는
[오피니언타임스=앤디 청년칼럼니스트] 얼마 전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 친구를 만났다. 가기로 한 식당까지 같이 걷는데 친구가 내게 물었다. 너 저번에 내가 말한 그 드라마 봤어? 그동안 네가 회사 얘기 할 때마다 사실 이해 잘 안 됐었는데 나 그거 보고 완전... 네 말이 무슨 말인지 다 알겠더라.일단 친구가 말한 드라마의 배경이 나의 회사와 다르기도 하고 아직 못 봤기 때문에 그 드라마가 얼마나 현실 반영에 충실했는지 나는 잘 모른다. 분명한 건 굳이 퇴근하고 나서 내가 속한 현실의 답답함을 되새기고 싶지 않기에 친구가 그 드라마
[오피니언타임스=이주호 청년칼럼니스트] 이세돌이 알파고한테 지던 날을 기억한다. 복학한 대학교 2학년 때였다. 나는 바둑 규칙도 모르면서 그게 내 패배처럼 아팠다. 바둑은 어쩐지 인간만이 가능한 예술 같았다. AI에게 예술의 왕좌를 내어주는 모습은 모든 사람에게 제각기 충격을 줬다. 지난 주말 독서모임 중 잠깐 '이세돌 자리'에 앉아볼 수 있었다.미국 문학 거장 필립로스의 '울분'이란 책을 다루는 회차였다. 익히 들어온 작가라 기대하고 읽었지만 솔직히 그다지 인상적이진 못했다. 2시간가량 모임에서 무엇을 말할 수 있을지, 어떤 것에
[오피니언타임스=방제일 청년칼럼니스트] 매일 매일 술을 마신다. 나의 이야기이자,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대한민국은 주류 공화국이다. 이 사회는 주류라고 부를 수 있는 엘리트와 부자들을 위한 나라가 되어 가고 있다.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럼으로써 전혀 다른 의미의 주류 공화국이 되어 가고 있다. 현진건의 에서 남편은 무기력한 지식인이다. 지식인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무기력한 인간이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이라면 이혼 사유다. 그 뿐인가? 아내의 무식을 은근히 비꼬기도 한다. 시대만 탓하면서 술
[오피니언타임스=앤디 청년칼럼니스트] 지금 아이를 키우는 친구들을 만나려면 대개 평일, 그중에서도 친구들 아이의 등원과 하원 (혹은 등교와 하교) 사이의 시간을 노려야 한다.그래서 주로 내가 회사에 가지 않는 평일에 약속이 성사되는데 매번 한정된 시간 동안 치고 빠지는 만남을 하다 보니 헤어질 때쯤엔 친구들도 아쉬워하고 나도 아쉬운 경우가 다반사다. 허겁지겁 가는 친구들을 볼 때면 늘 신기함과 존경스러움이 교차한다. 아직 나에게는 없는 것이라 정확하게 설명하기 힘들지만, 사람을 키워내고 있는 사람만이 뿜어내는 그 특유의 어른 미가
[오피니언타임스=이주호 청년칼럼니스트] 2021년, 수 십 번의 탈락 이후에 처음 정규직에 합격했다. 충청도에 있는 제약 회사였다. 입사하기 전까지 근무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꼭 중요한 건 산업이었고, 두 번째는 직무였다. 그리고 그 기준에 정확히 부합한 회사였다.합격 소식에 “야호” 하고 소리 낼 만큼 좋은 회사는 아니었지만, 계약직으로 고용되던 시스템에서 벗어나 어딘가 소속된다는 기분에 안락했다. 첫 출근까지 3주간의 시간이 있었다. 차분하고 여유롭게 승리를 만끽했다. 그리고 첫 출근을 위해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내려오는 날 깨닫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 근미래의 민주주의가 두렵다. 더 이상 민주주의는 ‘오답은 아닌 정치 체제’가 아닐 것이다. ‘국평오(국민 평균 5등급)’의 수준이 떨어질 것이 자명해졌기 때문이다. 한글창제에 반대했던 조선시대 학자들의 논리에 동의한다. 백성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이 무엇인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이 쓴 권력을 책임지지도 못한다. 선민의식 가득한 지방 사교육 강사 나부랭이가 더 무지해질 사람들에 의한 정치 체제, 민주의의의 수명을 진짜 지식인께 여쭙는다.이세돌이 알파고에 패배했을 때, 바둑 기사들의 감정도 이
[오피니언타임스=고라니] 벌써 5년 전인가. 첫 소개팅 때 아내와 난 서로의 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초등학생 때부터 같이 자란 누구, 고등학교 대학교 친구 누구, 군시절과 직장 친구들을 알려줬다. 둘 다 발이 넓은 편은 아니어도 깊게 사귀는 편인 것 같다며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그때만 해도 인생의 중요한 것들을 공유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기쁜 일은 같이 기뻐하고, 힘든 일은 나눴다. 서로의 진로와 연애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주기도 했다. 이들이 내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걸 믿어 의심치 않았다.지금은 기쁜 일은 감추고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 마블을 손절한 이후 극장에 다시 갈 일이 까마득했다. 도, 도 귀찮았다. 어지간하면 움직이지 않았다. 다음 극장은 아마 복귀 때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라니. 26년 만에 생환한 친구를 맞으러 극장에 갔다. 그것도 두 번이나. - 보고 있나 재중 군, 자발적 N회차 관람은 처음이라네.에 ‘노 재팬’은 구질구질했다. 국교를 단절하는 것이 아닌 이상 문화 교류를 막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더군다나 는 대
[오피니언타임스=우달 칼럼니스트] 2020년 10월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행된 이래로 약 2년 3개월 만에 마스크가 벗겨졌다. 2023년 1월 20일 자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되면서, 우리는 다시 서로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크게 달라진 점을 찾기 힘들다. 사람들은 여전히 일회용 마스크로 자신을 지키고 있고,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만나는 사람들마다 요즘 경제가 참 어렵다고들 말한다. 이 말만큼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 기준금리는 연일 높아져 가고, 우크라이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안에 들어오셔서 몸 녹이시고버스 기다리셔도 됩니다.부담 갖지 마시고요~! 최근 종로에 갈 일이 있었다.운전해서 가기엔 복잡할 것 같아 버스에 몸을 실었다. 한 차례 환승을 해야 해서 정류장을 배회하던 중, 한 가게에 부착된 위의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급강하했던 기온으로 겹겹으로 옷을 껴입어 한파에 대비해야 했던 날이었다. 이름 모를 낯선 이들에게 부담 갖지 말고 매장에 들어오라고 한 저 호의에 괜스레 가슴이 따뜻해졌다. 언제부터인가 날카로운 말을 주고받는 데 익숙해진 우리. 서로 ‘부담’을 팍팍 주는 일에 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