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닷컴=골프 칼럼니스트 김수인] PGA(미국프로골프) 현역 시절 탱크 최경주(53)는 벙커샷 잘 하기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최경주는 어떻게 ‘벙커샷의 귀재(鬼才)’가 됐을까요.전성기의 최경주는 정말 믿을수 없을 만큼 정교했습니다. 핀까지의 거리가 10m든 20m든 무조건 1m 이내 붙였습니다. 그 비법을 전수받기 위해 후배인 배상문과 김대현은 2009년 12월 미국 댈러스에 있던 최경주의 집을 방문했죠.‘탱크’는 하루 8시간의 벙커샷 연습을 주문했습니다. 뭔가를 잔뜩 기대했던 두 후배는 입을 다물지 못하며 서로의 얼굴만 쳐다봤습
때 이른 무더위에 냉면집 번호표 행렬이 길어졌다.어렵다고 들 난리인데, 이곳 냉면전문점(서울 마포)은 활황이다.점심시간대엔 손님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이 가게는 굵직한 면발에 독특한 맛으로 입소문이 난 서울시내 평양냉면 명가 중 한곳이다. 한 그릇에 만원 어름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 새 1만 6000원으로 훌쩍 뛰었다.냉면가게 담벼락에 난 동그란 구멍들(사진 위)은? 에어컨 바람구멍이다. 가게 밖 번호표 손님들에게 기다리는 동안 잠시나마 시원한 바람을 쐬게 해주려는 주인장의 '배려'다. 냉면집 가성비를 살짝 올려주는 녀석이
[김인철의 들꽃여행]하늘은 쑥을 키우고, 백양더부살이는 그 쑥에 붙어살고…학명은 Orobanche filicicola Nakai ex Hyun, Y.S.Lim & H.C.Shin 열당과의 여러해살이 기생식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쑥은 우리와 참 친숙한 풀입니다. 우선 단군신화에 쑥과 마늘을 먹은 곰이 여자로 변해 단군왕검을 낳았다는 이야기가 등장하지요? 실생활에서도 쑥은 쑥떡, 쑥국, 쑥차 등 각종 먹거리와 약재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전국 어디에서나 자라고 흔히 만날 수 있는 그 쑥이 우리의 생물 다양성을 넓히는
수단 군벌들의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이제 내전으로 치닫는 그 사태가 싸움구경을 즐기는 호사가들에게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젖히고 올해의 볼거리로 자리 잡으려 한다.전화를 피해 수단을 빠져나오려는 외국인들의 모습은 2차 대전의 서막을 장식했던 덩케르크 철수작전을 떠오르게도 했다.그러나 올해 ‘아프리카 전쟁’은 수단 내전보다 훨씬 먼저 시작된 셈이다.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세계의 강대국들이 아프리카에서 전에 보기 힘든 유형의 싸움을 벌였던 것이다.그 싸움은 ‘미소(smile)전쟁’이라는 특이한 이름을 붙일 만하다. 이름만 들어도 무서운 강대국
[임종건의 드라이펜]2020년 11월3일 미국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에게 패배한 트럼프 후보는 미국 28개 주에서 도입한 도미니언 투개표기의 조작으로 자신의 표를 도둑맞은 것이 패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직도 이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내년 선거 재출마를 꿈꾸고 있다.트럼프의 ‘표도둑’ 주장은 선거결과에 대한 승복 거부에 이어 2021년 1월6일 트럼프 지지자들에 의한 미 국회의사당 난입이라는 미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치욕적인 사건을 불러왔다. 트럼프 편에 서서 이 주장을 가장 열렬히 또 반복적으로 선전해온 방송이 케이블 뉴스전문
[방석순 프리즘]오늘도 우리 정가는 싸움판의 연속입니다. 상대 허물이나 실수를 과장하고 빈정대고 헐뜯는 말싸움으로 날이 지고 샙니다. 단군 이래 가장 잘 먹고 잘산다는 이 시절 왜 그리 심사가 뒤틀리고 오가는 말들이 험악해졌는지.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그리 야박하고 야멸차고 표독하고 모질게 할 수 있는지. 저런 게 과연 나라와 백성을 걱정해서 하는 소리들인지. 간신히 일으켜 세운 나라를 왜 거꾸러뜨리려 애쓰는지. 방송 뉴스를 10분도 참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자꾸만 바깥세상으로 눈길을 돌리게 됩니다.10여 년 세월이 흘렀지만
한국인 4명이 받은 일본의 문학상한국인들에게 익숙한 문학상은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이다(물론 이외에도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문학상은 많다). 일본에도 문학상은 수십 개가 있으며 그중 한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아쿠다카와류노스케상(芥川龍之介賞)이 아닐까 싶다. 줄여서 ‘아쿠다카와상’ 혹은 ‘다천상’이라 부른다.1935년 이시카와 다쓰조(石川達三)가 으로 영광의 1회 수상자가 된 이후 1944년까지 계속되다가 2차 세계대전으로 5년 동안 중단된 후 1949년부터 다시 시작되어 현재까지 87년 동안 1
[이성낙 이런생각]근자에 철학이라는 명사가 평상언어군에서 사라진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사회를 향한 쓴소리를 생각하면 1960~80년대 철학자 함석헌(咸錫憲, 1901~1989)이란 어른이 떠오르는가 하면, 김태길(金泰吉, 1920~2009) 교수, 안병욱(安秉煜, 1920~2013) 교수, 김형석(金亨錫, 1920~ ) 교수가 활약하던 시절, 우리 사회에서는 철학 관련 이야기가 자주 오갔습니다.김형석이란 노교수의 ‘홀로 외침’이 있어 철학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가 싶은 가운데 이제는 최진석(崔珍晳, 1959~ ) 서강대 명예교수가
버려진 승용차 한대가 완전히 분해되다시피 했다.앞뒤 바퀴와 타이어,휠,헤드램프,사이드미러까지 깔끔하게(?) 뜯겨져 나갔다.무거운 엔진은 옮기기 어려웠는지 그대로 두고...차체 밑에 블럭을 받치고 타이어를 빼낸 걸로 보아 전문가 솜씨다. 도난당한 차량이 아니라면, 필시 은밀하게 해체해야 할 사정이 있었던 '물건'이지 싶다.그나저나 새로 난 고가도로 아래에 흉물로 방치된 '자동차 사체'가 언제까지 저러고 있을런 지...
[함인희 엽서한장]저는 무궁화 열차의 ‘찐팬’입니다. 조치원역에서 서울역까지 8,400원이면 해결되는 ‘착한 가격’도 맘에 쏙 들지만, 비교적 넉넉하게 앉을 수 있는 자리에다, 차창 밖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적당한 속도로 달려주는 여유로움이 참으로 좋습니다.조치원역에서 출발한 무궁화 열차가 천안역에 닿을 때까지는, 서울촌놈의 어린 시절 로망이었던 전원 풍경이 본격적으로 펼쳐집니다. 한 달 전만 해도 꽃비 내리는 모습에 가슴 설레고, 저 멀리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듯 드문드문 피어난 산벚꽃의 정겨움에 취했는데, 어느새 창밖은 온
[노경아 쉼표]“요즘 사람 나이는 옛날 사람과 똑같이 쳐서는 안 되고 살아온 햇수에 0.7을 곱하는 게 제 나이다.” 소설가 고 박완서가 내놓은 요즘 나이 계산법입니다. 여든이면 ‘80×0.7’ 하니 쉰여섯 살, 일흔은 70X0.7로 마흔아홉 살입니다. 내 나이를 계산해 보니 서른여덟입니다.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왠지 30대 같은 기분이 들어 혼자 빙그레 웃어 봅니다.“아줌마, 뭐 좋은 일 있나 봐요?” 큰딸아이가 짓궂은 표정으로 말을 겁니다. 요즘 누군가 “아줌마” 하고 부르면 저절로 그쪽을 보게 되는데, 그런 모습을 본 아이가
[논객닷컴=동이] 코로나 기세가 꺾이자 관광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이즈음 봄 꽃구경까지 겹쳐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관광지나 유적지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사진(위)은 강화도 고인돌 유적지를 찾았다가 만난 플래카드다. 관리소측이 관광객들의 취사행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양이다.그러나 취사금지를 당부(?)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으나, 고인돌 유적지내 곳곳에 있는 탁자와 의자에는 아예 앉지도 못하게 비닐테이프(사진 아래)를 둘러 쳐놓았다.탁자까지 점령해가며 취식하는 관람객을 막으려는 고육책이겠으되, 지나쳐 보인다.유적지를 찾는
[한만수 몽당연필]사무자동화(office automation)는 말 그대로 수기로 작성하던 사무를 컴퓨터 등으로 작업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무자동화 초창기에는 지금처럼 인터넷 기능이 없었습니다. 본사 ‘전산부’에 연결된 메인컴퓨터에 각종 자료를 입력하는 수준이었습니다.사무자동화가 가동되기 이전에 각 부서의 과에서 2명씩 사무자동화 요원이 선발되었습니다. 사무자동화라는 개혁적 발전 방법으로 보기보다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컴퓨터’라는 인식이 강해서 각 부서장은 거의 강제로 사무자동화 요원을 차출해야 할 정도였습니다.부서에 있는 컴퓨
[허찬국 경제기행]자동차는 생필품입니다. 필자 주거지 인근 면사무소 소재지 두 곳에 신발가게는 없어도 자동차 서비스센터, 주유소는 대여섯 됩니다. 대중교통망이 잘 구비된 서울에도, 고속도로에도 차량이 넘쳐납니다. 자동차가 처음 대중화된 곳은 미국인데, 인구가 넓은 지역에 흩어져 살기 때문에 교통수단이 중요했지요.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이 왜 미국의 자동차·항공기산업이 발달했는가를 잘 설명합니다. 등록대수 규모로 보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동차의 나라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입니다. 이를 줄이기 위한
[방재욱 생명에세이]식목일과 함께한 하늘이 맑아진다는 절기 청명(淸明, 4월 5일)을 지나보내고, 봄비가 내려 백곡(百穀)을 기름지게 하는 봄의 마지막 절기 곡우(穀雨, 4월 20일)가 다가왔습니다. 산과 들녘이 연한 녹색에서 진한 녹색으로 아름답게 변하고 있는 자연 식생을 보며 대학 시절 식물생태학 전공 시간에 들었던 ‘참나무 문화대’란 말이 떠오릅니다. 일반 대중에게 친숙하지 않은 참나무 문화대란 말은 참나무 분포지역을 문명의 중심지역으로 일컫는 용어입니다.‘자연(自然)’이라고 하면 먼저 떠올려지는 것은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소
[박상도 맞장구]1977년에 발표된 록 밴드 캔자스(Kansas)의 ‘Dust in the wind’라는 노래엔 “All your money won't another minute buy”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당신이 가진 돈을 다 합쳐도 단 1분도 사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이 곡은 캔자스가 연주한 곡들과 전혀 다른 장르의 곡이라서 발표가 되지 않을 뻔했습니다. 하지만 발표 이후 빌보드 차트 6위에 오르며 밴드를 대표하는 곡이 되고 태평양을 건너 한국에서도 인기를 얻은 것을 보면 세상일은 가끔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도 많은
[오피니언타임스=양평 칼럼니스트] 세계 역사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그 전쟁의 승부는커녕 언제 쯤 끝날 것인지도 안개 속이어서 지구촌이 어둠속을 헤매고만 있는 것 같다.하지만 그런 가운데도 역사는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심한 홍수가 강산을 휩쓸고 가면 그 뒤바뀐 지형 속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 아닌가.동과 서가 건곤일척의 싸움을 벌이다보니 거기서 새로운 공간이 생기고 거기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우크라이나 전쟁의 포연에 가려진 역사의 현장을 살펴본다.(1) 21 세기 판
[임종건의 드라이펜]지난 달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간의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정쟁이 지속되고 있다. 여당과 대통령실은 미래를 위한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주장하고, 야당은 굴욕외교라고 맞받는다.공방의 핵심은 강제징용 피해보상에 대한 일본의 반성 유무와 보상방법에 대한 시각차이다. 야당은 정부가 일본으로부터 식민지배에 대한 명백한 사과와 반성을 받아내지 못했으면서도, 한국인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먼저 한국기업의 돈으로 하기로 한 것을 문제 삼는다.이에 대해 정부 여당은 미래를 위해 결단을 내리면서 과거에 집착하지
[오피니언타임스= 김인철 칼럼니스트] 신록의 숲을 붉게 물들이는 애기송이풀!학명은 Pedicularis ishidoyana Koidz. & Ohwi 현삼과의 여러해살이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긴 겨울잠에서 깬 숲이 4월에 접어들면서 갈색에서 신록으로, 다시 짙은 초록으로 농익어갑니다. 사람들의 발길도 자연스레 물가를 향합니다. 지구온난화의 여파인지 갈수록 봄은 실종되고 여름이 일찍 시작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아무리 기온이 솟구친다 해도 벌써부터 물속으로 뛰어들 수는 없는 일. 아쉽게 발걸음을 돌리려는 순간 연한 홍자색 꽃이 천
[정달호 타임 앤 타임]거대한 몸집에다 생긴 모양과 행태의 신비로움 때문에 고래는 누구에게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호감을 가지게도 합니다. 넓고 푸른 바다를 자유롭게 누비는 고래는 많은 이에게 로망이기도 할 것입니다. 송창식이 부른 1970년대의 대히트송 '고래사냥'은 고래에 대한 젊은이들의 로망을 노래합니다.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를 잡으러 . . . " 이 노래는 당시 억누르는 듯한 사회 현실에서 고래사냥이라는 로맨티시즘을 통해 사람들의 답답한 심정을 달래 주기도 했을 것입니다.고래, 하면 허먼 멜빌(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