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나만의 불매 리스트가 있다. 혼자 하는 불매는 힘이 없지만, 꿈틀했다는 기분에 소소하게 실천 중이다. 내가 감상 중인 콘텐츠를 오염시킨 광고는 불매로 되돌려 준다. 콘텐츠 무료 시청 비용으로서의 광고는 수용 임계점을 넘었다. 거슬리고, 지긋지긋하다.광고는 ‘데이터 스모그(Data Smog)’의 주범이었다. 1997년, ‘데이터 스모그’라는 용어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의 광고가 봄날의 황사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미세먼지 그 이상이다. 보다 촘촘해지고 치밀해졌기에 마스크를 쓰듯 불매로 대응한다. 불필
[오피니언타임스=우달 칼럼니스트] 요즘에는 조금만 주변을 둘러보더라도 글 쓰는 걸 좋아하고, 글 잘 쓰는 분들이 정말 많다. 그리고 스스로 글을 잘 쓴다고 자신하고, 자부하는 사람들도 꽤나 많다. 나 또한 꾸준히 글을 쓰고 있는 입장이다 보니, 한 번쯤은 '잘 쓴 글이란 정말 무엇일까?'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글을 잘 쓴다는 건,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문장에 군더더기가 없다?‘, ’어휘력이 풍부하다?‘, ’전하려는 바가 논리 정연하다?‘, 왠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기준은 지나치게 문장, 어휘, 구
[오피니언타임스=우달 칼럼니스트] 약 3년 간 다닌 잡지사의 일을 관두고, 최근 두 달 새 두 번의 이직을 했다.이제 만 나이로도 서른이 넘은 터라,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정해야 했다. 철없던 이십 대 중반에는, 부푼 꿈을 안고 가슴속 뜨거움만으로 소설가가 되겠다고 틀어박혀 있었다. 변화의 이십 대 후반에는, 비어 가는 잔고를 보며 글을 쓸 수 있는 직업이라면 타협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삼십 대 초반인 지금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돈도 참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도 갖게 됐다. 어차피 반복되고 고달픈 직장 일이라면
[오피니언타임스 = 칼럼니스트 석혜탁] 아침에 길을 나설 때 절로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며칠 전보다 부쩍 차가워진 바람, 더 미끄러워진 길 때문에 몸이 긴장된 탓이다. 목도리와 장갑으로 바람을 막고, 외투의 지퍼를 끝까지 끌어올린다. 겨울이다. 그리고 한 해가 저문다. 회사의 올해 업무도 거의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간만에 책에 눈을 돌려본다. 일상이 바쁠 때는 어떤 지식을 빠르게 얻기 위한 책을 겨우 읽어대곤 했는데, 연말이 되니 에세이나 소설에 손이 간다.그렇게 ‘불쑥’ 짚게 된 책, 서석화 시인의
[ 오피니언타임스 = 한성규 청년 칼럼니스트 ] 믿기 힘들겠지만 여기 라오스도 춥다. 12월 달부터는 두 손을 공손하게 모으고 머리를 숙이는 불교식 합장인사가 나오, 즉 춥다 라는 인사로 대체되었다. 놀랍겠지만 여기서도 패딩을 입는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심지어 방한장갑까지 낀다. 목도리는 기본이다. 12월 기온은 최저 17도에서 최고 27도를 오간다. 연중 최저로 떨어지면 14도다. 이 나라를 떠나지 않는 한 죽을 때까지 눈은 구경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춥다고 한다. 모든 게 상대적이라는 사실이 몸에 와 닿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월드컵 16강 진출이 주는 감동은 2002년의 반의반도 안 된다. 추억 보정이 아니라 마음이 무뎌진 탓이다. 국제 경기로 자존감을 고양할 개도국의 시기는 지났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다양한 것이 큰 이유겠지만, ‘꺾여 버린 마음’의 보편화도 한몫한다. 16강 진출 확정 세레모니 중 활짝 편 태극기에 쓰인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을 보고서야 꺾여 있던 마음을 발견했다.절망하지 않기 위해 희망하지 않는 것이 실천 윤리가 된 시대다. ‘노력은 결과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성장시대의 낭만이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여름 방학과 겨울 방학이 사라져야 한다. 왜냐면 가을 날씨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봄 방학과 가을 방학이다.한 없이 하늘색에 가까운 하늘을 보고 있으면 일 하느라 실내에 있기 죄스럽다. 집 밖을 나서면 체온에 꼭 맞는 하늘이 선선하게 불어온다. 마스크 없이 숨을 양껏 들이마셔도 되는 날들이 인류에게 얼마나 남았는지를 생각하면 지나가는 가을이 더 아깝다.가을은 독서의 계절이 아니다. 이 청명한 날씨에 실내에 머물기를 호소하는 것은 부당한 선동 같다. 가을은 여행의 계절이어야 한
[ 오피니언타임스 = 한성규 청년 칼럼니스트 ]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터지며 먹거리 가격이 급격하게 올랐다.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식량안보는 심각한 문제이다. 국제 곡물 조기경보 지수도 심각 단계를 크게 넘어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를 보면 식량 위기를 미리 감지할 수 있는 국제곡물 조기경보 지수는 올해 5월 2.30으로 가장 높은 위기단계인 심각(1.0) 기준치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라오스 농업은 국가 GDP의 15.5%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으로, 라오스 노동가능인구의 약 62%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 오피니언타임스 = 한성규 청년 칼럼니스트 ] 요즘 뉴스만 보면 무섭고 불안해진다. 외신은 "뉴욕증시는 파운드화와 영국 국채 가격 급락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달러화와 미국 국채 금리 급등에 하락했다. 특히 S&P500지수는 마감가 기준 올해 들어 최저치를 경신했고, 다우지수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이런 현상은 영국뉴스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파운드당 1.0382달러까지 하락했다. 당초 역대 최저였던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시절인 1985년 당시보다
[ 오피니언타임스 = 한성규 청년 칼럼니스트 ] 라오스 내의 민간 기업 중 최대 규모의 회사는 한국계 기업이다. 코라오 그룹은 라오스의 국민 기업으로 불리며 라오스의 구직자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 1위를 지키고 있다.언론에 코라오의 사회 공헌 활동이 자주 언급되면서 그룹 이미지도 매우 좋다. 회사의 위상에 걸맞게 무상 교육, 학교 설립, 기부문화재단 설립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라오스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은 물론이다.이러한 사회공헌 활동 덕분에 대부분의 라오스인이 한국 사람이 회장으로 있는
[ 오피니언타임스 = 한성규 청년 칼럼니스트 ] 강남경찰서는 9월 10일 ‘약에 취한 듯 보이는 남성이 뛰어다닌다’는 내용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해 오후 2시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40대 연애인을 붙잡았다. ‘40대 남자 배우’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그의 정체를 둘러싼 추측성 글이 난무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도 40대 남성이 마약을 흡입하다 경찰에 붙잡히는 등 마약류 관련 사건·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대놓고 마약을 투약하던 40대 남성 A
[오피니언타임스=우달 칼럼니스트] 문화예술계에서도 ‘프로슈머Prosumer’ 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제3물결에서 등장하는 이 말은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비전문가이지만 생산활동에 관여하는 집단을 의미한다. 프로슈머는 제품을 다루는 산업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문화예술계 내에서도 곧잘 쓰이는 모양새다. ‘문화민주화’로 정책기조가 잡힘에 따라 전문예술인과 비전문예술인 간의 경계가 느슨해지면서 생겨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비전문예술인은 예술활동을 생산함과 동시
[ 오피니언타임스 = 한성규 청년 칼럼니스트 ]모두가 힌남노, 힌남노 하고 있다. 북상하는 제11호 태풍 힌남노 때문에 비행기가 무더기 결항했다.정부에서도 힌남노 대비가 최우선 과제이고, 전국 지방자치단체들 역시 공무원들이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주민들에게 태풍 정보를 문자로 보내며 안전한 곳에 머무르기를 거듭 당부했다.사람들은 차가 침수될까봐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한번 호되게 당한 사람들은 집을 떠나서 안전한 곳으로 피하기까지 한다. 여기서도 힌남도, 저기서도 힌남노다. 한국에서 인터넷을 찾아보면 힌남노는 라오스어로 돌 가시
[오피니언타임스=우달 칼럼니스트] 3년째 우리를 괴롭히던 코로나19가 주춤했지만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까지 겹치며 또 다른 모양의 칼날이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유독 활황을 띠고 있는 의외의 시장이 있다. 바로 ‘미술품 거래 시장’이다.지난 3월 서울 SETEC에서 열린 2022 화랑미술제는 177억 원(2021년 72억 원), 4월에 열린 2022 BAMA(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는 250억 원(2021년 65억 원), 5월에 열린 2022 아트부산은 746억 원(2021년 350억)의 매
[오피니언타임스=우달 칼럼니스트]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정부와 지자체의 문화예술 예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예산은 2020년 6조 4,803억 원에서 2022년 7조 3,967억 원으로 1조 원 가까이 늘었고, 부산광역시 문화 및 관광 예산도 2020년 3,733억 원(전체 예산의 3.85%)에서 2022년 4,783억 원(전체예산의 4.3%)으로 1,000억 원 넘게 증액됐다. 하지만 예술인들의 형편이 나아졌다는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는다.이번 글에서는 문체부에서 발간한 2021 예술인 실태조사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홈플러스 ‘당당치킨’ 등장으로 치킨 대전이 시작되었다. 롯데와 이마트도 참전 조짐을 보인다. 대중의 일방적 지지에 프렌차이즈 치킨 업체는 철면피로 대응하는 듯하다.나는 일단 강 건너 불구경 중이다. 프렌차이즈 치킨을 사 먹은 지 7개월이 넘었다. 나 참, 더러워서 끊었다. 그러나 2020년~2021년 121마리를 먹었던 헤비 치킨 소비자 이력을 토대로 한 마디 보탠다. 역시, 시장 경쟁은 아름답다.치킨 값 상승은 타당했다. 치킨 한 마리가 삼계탕보다 비싸진 지점에서 가격 타당성을 의심해야 했지만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 정부가 검토에 들어간 수도권 대학 첨단 분야 학과 정원 확대는 결국 저출산으로 귀결될 것이다.왜냐면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는 수도권 과밀화에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는 둥지가 없고, 지방에는 먹이가 없다.’는 말은 저출산 문제를 짧고 정확하게 설명했다. 아이를 안 낳는 것이 아니라 결혼조차 못하는 것이다.2021년에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혼인 비율은 83년생 남자 66.9%, 88년생 남자 36.9%다. 주택 소유 비율은 기혼자가 미혼자의 두 배 가량 된다. 시발점은 대
[오피니언타임스=박정애 칼럼니스트] 드디어 엄마가 집으로 오게 되었다. 15개월 만의 귀향이었다. 비록 단 하루 허락된 외박이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외출은커녕 단 십분 간의 비대면 면회도 수시로 금지되어 온 암담했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감회가 더 새로웠다. 올해로 구순을 맞이하는 엄마는 3년 전에 고향 근처 요양병원에 들어가셨다. 차례대로 찾아오는 이런저런 노환으로 자식들 집에 머물기도 하고 자식들이 돌아가며 고향 집에 함께 머물기도 한 지 8년 만에 내린 결정이었다.고향을 떠나기 싫어하는 엄마를 위해 우리 육 남매 모두 서울 경기
[오피니언타임스 = 칼럼니스트 석혜탁] 어렸을 때부터 힘차게 주말 아침의 시작을 알리던 송해 할아버지. 늘 정정한 모습 때문이었는지, 그의 건강을 언제부터인가 ‘상수’로 인식했던 것 같다. 1927년생 최고령 현역 연예인의 존재 자체를 너무도 간편하게 당연시했던 것이다. 영원할 줄 알았던 그의 음성, 몸짓, 그리고 웃음. 많은 대중들에게 감동과 추억을 선사했던 그는 이제 ‘전국노래자랑’의 마이크를 내려놓게 됐다. 그의 ‘선창(전국~)’에 관객들의 ‘후창(노래자랑~)’으로 개시되던 경쾌한 노래 경연. 대국민 참여형 오디션 프로그램의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네가 왜 거기서 나와?그런 기분이었다. 왜 제멋대로 복원되는가, 당신의 존재감. 인스타그램은 관계의 망각을 불허했다. 연락처 연동을 차단해 놓았는데도 과거가 불쑥 팔로우해 왔다. 그들이 싫다는 게 아니다. 죽은 이의 부활 같은 일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그들은 내 현재와 연결되지 않은 죽은 현재다. 관계성을 잃은 것들의 연결 속에서 나는 ‘나’를 잃었다. 자발적 트루먼만 남았다.SNS 이전에도 인간은 멀티페르소나를 수행했다. 한 인간은 누군가의 자식, 부모, 친구, 동료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