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는 여전히 씀씀이가 헤픈 공공재임에 틀림없다.저 육교(위 사진)의 조명등은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도 매일 저녁,1년 365일 어김없이 켜진다.횡단보도가 육교 옆에 있어 육교가 세워진 것도 의아하다. 육교도 그렇고,밤이면 휘황찬란하게 육교를 밝히는 조명도 불필요해보이는 까닭이다.이런 시설이 어디 이곳 뿐이랴. 도시마다 야경이랍시고 흥청망청 전기를 써대고 있는 현실.전기요금은 원가의 70%에도 미치지 못한다.때문에 한전으로선 전기를 팔수록 손해보는 '아이러니한 구조'다. 한전은 지난해에만 32조 6000억원의 적자를 냈다.올 1
[고영회 산소리]최근 변리사들은 총회에서 변리사회 감독기관을 특허청장에서 다른 곳으로 변경하는 것을 추진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이인실 특허청장이 2023년 2월 23일 국회 법사위에 출석하여 변리사에 소송대리권을 주려는 법안에 사실상 반대하는 말을 함으로써 결국 변리사법안은 법사위 법안심사 2소위로 떨어졌습니다. 변리사법 개정안의 앞날이 암담해졌습니다. 변리사들은, 변리사제도를 맡고 있는 특허청장의 책임을 물어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도 벌였습니다. 이에 덩달아 변리사회 감독기관을 변경하는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특허청장의 발언과 태도는
[오피니언타임스=곽진학 칼럼니스트] 하얀 매화꽃이 슬며시 피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샛노란 개나리와 화사한 벚꽃도 만발하여 침울하기만 하던 산 언덕을 정원처럼 아름답게 꾸미고 있다.봄은 암담하던 겨울의 침묵과 정적(靜寂)을 산산이 깨뜨리고 얼었던 땅을 기적같이 녹인다. 왜 작은 씨앗이 하필이면 그 옥토의 자리에 뿌려져 한 생명이 움트고 나무가 되고 풀이 되어 기어이 꽃과 향기를 가슴에 품는 내밀한 부름을 받게 되는지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다. 아마도 생명에 관한 영역은 오직 하늘의 주권에 속하고 인간의 지식으로는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임종건 드라이펜]작고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 씨가 지난 3월13일 미국 뉴욕에서 난데없이 SNS에 나타나 할아버지 전 대통령은 ‘학살자’이고, 가족들은 할아버지가 남긴 거액의 비자금으로 호화생활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을 때 “이게 뭔소리인가?” 어리둥절한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그는 17일에는 SNS 생방송을 하면서 마약을 먹고 헛소리를 하며 실신한 끝에 경찰과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어리둥절했던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병원에서 나온 뒤 그는 5·18희생자에게 사죄
[방석순 프리즘]조그마한 소녀가 눈빛을 반짝이며 진열장 안을 살펴봅니다. 이윽고 결심이 선 듯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선 소녀가 주인에게 말합니다. “저 목걸이를 주세요.” 주인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런데 그걸 살 돈은 있니?” 하고 묻습니다. 소녀가 꼭 움켜쥐었던 손을 펴 보입니다. 작은 동전 한 닢. 주인은 다시 물어봅니다. “그 목걸이로 무얼 하려고?” 소녀는 “언니에게 선물할 거예요. 언니가 매일 저를 씻겨주고 입혀주고 보살펴주거든요.” 하고 대답합니다. 주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참 착한 언니를 두었구나.” 하고는 목걸이
[권오숙 탐독]통나무로 지어진 아담한 건물의 실내에는 향긋한 나무 향이 그득합니다. 건물 한쪽 면에 두 개의 넓은 창문이 있어, 창 바로 아래 탁자에 앉으면 굽이굽이 휘어 자란 소나무들이 시야 가득 들어옵니다. 출입문이 달린 면과 창문이 달린 면을 뺀 나머지 두 면은 서가입니다. 그곳엔 온갖 책들이 빼곡합니다.책 한 권을 골라 창가 탁자에 앉아 펼쳐 봅니다. 그런데 책보다 창밖의 풍광에 자꾸 눈이 갑니다. 훤칠한 소나무들 사이사이에 금관 모양 꽃을 피어낸 산수유도 보이고, 크고 화려한 순백의 꽃망울을 고고하게 터트린 목련도 보입니다
[김홍묵 촌철]8년 전인 2015년 3월 23일,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李光耀)가 91세로 타계한 날입니다. 이보다 4년 앞서 그는 “내가 죽거든 집을 기념관으로 만들지 말고 헐어 버려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집을 철거하고 도시개발 계획을 바꿔 주면 건물을 높이 올릴 수 있고, 땅값도 덩달아 올라갈 것”이라며, “인도의 네루 총리나 영국 셰익스피어의 집도 세월이 흐르니 폐허가 됐다. 가족도 사진이 있으니 미련은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1965년 싱가포르 초대 총리로 취임한 그는 재직 26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을 30배 이
[함인희 엽서한장]지난 3월 6일, 제게 아주 특별한 조카가 입대를 했습니다. 녀석은, 바로 아래 여동생이 서른 하고도 아홉 살에 낳은 귀한 아들입니다. 요즘이야 마흔 살 넘은 산모도 종종 눈에 띄지만, 녀석이 태어나던 1999년에는 보기 드문 노산(老産)이었지요.저보다 두 살 아래인 여동생은 서른일곱 살에 다섯 살 어린 신랑과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게다가 신랑은 여동생이 대학 시절 동아리에서 배운 수화로 봉사활동을 하던 중 만난 청각 장애인이었으니, 두 사람의 결혼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답니다. 그러고 보니 엄마가 하염없이 눈물
“아줌마?~~~"수인분당선 열차에서 ‘아줌마’라고 불렀다며 흉기를 휘둘러 승객 3명을 다치게 한 여성이 22일 구속 기소됐다.가해여성은 "아줌마라고 한 말이 기분 나빠 그랬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고 한다.‘아줌마’란 표현이 험한 말이 됐음을 보여준 사건이다.아줌마란 본래 친족어로 앗어머니(앗+어머니)에서 온 말이다.‘앗’은 씨앗할 때의 ‘앗’처럼 작다는 뜻. 애초 작은 어머니(작은 아버지의 부인)를 부르는 존칭어였고, 앗어머니>앗엄마>아점마>아줌마로 변해왔다.집성촌 씨족사회에선 가까운 친척들이 한동네에 살았기에 작은엄마(아줌마)들이
[방재욱 생명에세이]지난해 12월 통계청 집계 기준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16.6%였고, 2025년에는 20.6%로 증가해 노령인구가 인구 5명당 1명을 넘기는 초고령사회로 다가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100세 시대’를 맞이하며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고령화는 속도에 문제가 있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나이든 노인을 대하는 우리 사회 인식의 변화입니다.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는 삶의 여정에서 잠시도 머무르지 않으며 흐르는 세월에 따라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노화(老化)’는 자연의 순리이지만, 노화와 동반해
[ 노경아 쉼표]사람, 위스키, 전축과 레코드판. 방송사 프로듀서인 친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소식을 알릴 때마다 올라오는 세 가지입니다. 그날 만난 사람과의 인연, 함께 마신 위스키에 담긴 사연, 그리고 하루를 마무리 짓는 음악 이야기를 영화처럼 풀어냅니다. 전엔 늘 삶에 찌들어 보이던 친구인데, 아날로그 선율의 레코드판이 등장하면서 표정부터 몹시 편안해졌습니다.누구나 행복의 조건이 있겠지요. 최근 지인들에게 가족을 제외하고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뭐냐고 묻자 다양한 단어들이 쏟아졌습니다. 책, 햇빛, 술,
[김수종 2분산책]아는 미국인 론작은 뉴욕과 제주도를 왔다갔다하며 삽니다. 그의 아내 바버라가 국제학교 교사이기 때문입니다. 론작은 가끔 카톡으로 "잡담하자"(Let's chat)고 문자를 보내옵니다. 그는 한글을 모르지만,서툰 문법으로 영어 단어를 나열해도 내 의도를 잘 알아 먹습니다.얼마 전 그가 뉴욕에서 안부를 묻는 카톡을 보내왔습니다. 내가 쓴 칼럼을 읽고 반가웠다는 문자였습니다. 무슨 얘기냐고 되물었더니 긴 영어 글을 보냈습니다. 내가 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영어로 번역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구글 번역기로 내 글을 읽는다고
[임철순 담연칼럼]‘프사’라는 말 아시나요? 이걸 얼른 알아듣지 못하면 나이가 아주 많거나 디지털세상에 자못 어둡거나 젊은 사람들의 말에 생소한 분입니다. 하기야 나도 이게 ‘프로필 사진’이라는 걸 안 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런 말을 굳이 써야 할 이유도 없고, 알아야 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최근에 안 말 중에는 아닥과 열폭도 있습니다. 아닥은 '아가리 닥쳐', 열폭은 '열등감 폭발'이라는 말이랍니다.요즘은 글자가 세 자만 넘어가도 무조건 줄이고 보는 세상인데, 어떤 경우는 줄임말이 아주 천박하고 상스러워서 거부감
[오피니언타임스=동이] 학폭을 주제로 한 K-pop 그룹 뉴이스트의 페이스(FACE) '커버댄스 Shorts 영상'이 요즘 뜨겁다.역동적인 리듬에 맞춰 춤추는 '챌린지 영상'이 유튜브에 줄지어 올라온다.역(逆)주행하는 뉴이스트 FACE란 이름으로...살펴보니 10여년 전(2012년)에 발표된 곡이다. 당시엔 이렇다 할 인기를 얻지 못했던 곡이었다는 설명과 함께...왜?묵직한 주제여서 탄력을 받지 못했던 걸까. 뉴이스트 그룹은 지난해 해체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해체 뒤에 더 조명받는 모습이다. FACE 영상 조회수는 현재 1.3
[오피니언타임스=김수종 칼럼니스트] '지구온난화의 위험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어서 적응이 곧 불가능해질 수 있다.'유엔산하 IPCC(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가 2022년 2월 28일 공개한 제6차 평가보고서의 핵심 요지다. 아직은 IPCC의 존재가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후변화 이슈에 관해서는 권위와 영향력을 갖고 있는 기관이다. 지금 세계경제의 진단과 처방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구가 국제통화기금(IMF)인 것처럼 기후변화시대에 IPCC의 입김은 갈수록 세질 것이다.제6차 IPCC 평가 보고서는 각국의 정책 결정권자들이
[오피니언타임스=골프 칼럼니스트 김수인] 요즘 ‘챗GPT’가 대세인건 다 아시죠? 챗GPT를 모르면 곧 닥칠 새로운 AI(인공지능) 시대에 떨어진다고 다들 난리를 쳐서 저도 관련 자료를 꾸준히 모으고 있습니다. 챗GPT는 세계 최대 AI 연구소 ’오픈AI‘에서 출시해 미국에서는 의사․변호사․경영대학원(MBA) 시험도 통과한, 그야말로 고성능 AI입니다.복잡한 논문도 뚝딱 만들어내고, 특히 1천만개의 바둑 기보(棋譜)를 단 10분만에 분석해 낸다니 챗GPT가 우리 생활을 얼마나 바꿀지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최근 누가 챗G
[고영회 산소리]2023년 2월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특허침해소송에서 변리사에게 변호사와 공동소송대리를 허용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을 심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심의장에 이인실 특허청장이 참석하여 의원들의 질문을 받았습니다.현행 변리사법 2조(변리사는 특허 또는 법원에 대하여 산업재산권에 관한 사항을 대리를 업으로 한다)와 8조(변리사는 산업재산권에 관한 사항의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를 보면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이 명확하게 규정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법원은 특허침해 소송에 대해서는 변
[오피니언타임스=김수종 칼럼니스트] 언제부터인가, 망고가 한국에서도 인기있는 열대 과일이 됐다. 시원한 망고 주스 한 컵을 들이켜면 한여름 더위가 싹 달아난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태국 등 동남아로부터 망고 수입량이 늘어날 뿐 아니라, 제주도 등 국내 남해안 지방에 망고를 재배하는 농가가 적잖이 생겼다.세계에서 망고를 제일 즐겨 먹는 나라는 인도다. 인도는 세계 망고 생산량의 50%를 차지한다. 영국 독일 아랍에미레이트 등 부유한 유럽 및 중동 국가들이 인도 망고를 수입한다.그런데 2022년 인도의 망고 농사가 흉년이었다. 기후변
[오피니언타임스=김인철 칼럼니스트] 백의 얼굴, 천의 표정을 짓는 광릉요강꽃!학명은 Cypripedium japonicum Thunb.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멸종위기종 1급.깡마른 갈색 숲에 돌연 생기가 돕니다. 낙엽 밑으로 꼬물꼬물 새순이 돋더니 어느덧 산야초의 푸름이 갈색을 압도합니다. 멀리 남녘에선 진즉 유채, 변산바람꽃 등 풀꽃이 피었단 소식이 전해졌지만, 잠잠하던 서울·경기·강원 등지에서도 여기저기서 꽃봉오리가 터지기 일보 직전입니다. 머지않아 개나리·진달래·산수유·철쭉·생강나무는 물론 민들레·냉이·광대나물·너도바람꽃·복
[방석순 프리즘]최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두 가지 사건에 대한 재판 결과가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이른바 ‘윤미향 사기 및 횡령 사건’과 ‘곽상도 뇌물 사건’의 1심에 대한 반응입니다.윤미향 의원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내세워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활동을 이끌면서 정대협 자금을 임의로 사용하고, 거짓 자료로 정부와 서울시 보조금을 부당하게 받아내고, 위안부 쉼터를 비싸게 사서 싸게 팔아 정대협에 손해를 끼쳤다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혐의에 대해 대체로 윤 의원의 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