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 장롱 뒤편에 쌓이는 생활 먼지까지 용납하지 못하는 것은 강박이다. 법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모두 규정하지 못하므로 생활인이라면 나의 먼지와 너의 먼지를 적당히 눈감아 주는 융통성도 필요하다. 나와 너 사이에 실바람이 불어 날아갈 먼지를 일일이 지적하면 인생이 삭막해진다.고위공직자 청문회를 볼 때마다 이 속담이 생각난다. 아니, 몇몇 사람들이 이 속담을 들먹이니 상기할 수밖에 없다. 적당한 허물은 덮고 넘어가야지 대체 어디까지 파헤쳐야 직성이 풀리겠느냐고 이맛살을
[오피니언타임스=우달 칼럼니스트] 우리가 생활하는 건축물 주변에는 ‘왜 이곳에 자리하고 있는지’를 알 수 없는 조형물들이 꼭 있다. 아파트 단지의 화단이나 직장 빌딩의 한 귀퉁이에는 그럭저럭 값이 나가 보이지만, 정작 사람들의 눈길은 끌지 못하는 ‘그것’이 존재한다. 이번 글에서는 그것의 정체인 ‘공공미술’과 그 배경인 ‘건축물미술작품제도’에 대해 알아보자.공공미술은 공원에 있는 조각이나 벽화처럼,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장소에 설치 혹은 전시하는 미술양식을 의미한다. 공공미술의 개념은 영국의 미술감독인 존 윌렛이 1967년 『도시
[오피니언타임스=우달 칼럼니스트]작년 이맘때 즈음에 개봉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에는 언뜻 보기에 어색한 장면이 하나 나온다.2092년의 우주선 안에서 김용의 무협소설 『영웅문』을 종이책으로 읽는 장선장(김태리)의 모습이다. 무협지 고전의 반열에 오른 『영웅문』을 읽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머나먼 미래에 우리가 과연 종이책을 읽을지는 의문스럽다. 이미 종이책은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지 않으면 멸종할지도 모른다는 우스개가 있을 만큼 충분히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난관에 부딪힌 지면매체올 초 필자가 담당하고 있는 월간지의 사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심리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간다. 무뎌졌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뎌져도 괜찮을 만큼 치명률이 낮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코로나는 나이가 어릴수록 무증상에 가까운 감기처럼 지나갔다. 중고등학생들은 코로나 검사 후 자가 격리를 위해서 양성을 기원했다. 양성 뜬 학생에게는 푹 쉬라는 인사말과 함께 학교를 안 가는 것에 대한 축하를 건네기도 했다.청년, 중년, 장년들에게 코로나 양성은 축하를 주고받을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코로나가 두려운 존재는 아니다. 백신 3차까지 접종했다면 훨씬 더 만만해진다.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비현실적이지만 원컨대, 소개팅 자리에서 서로의 당근마켓 이용 내역을 교환하고 싶다. 내가 고용주라면 피고용자들의 것들도 확인하고 싶다. 익명성에 기반 한 실물의 거래 내역은 해석 가능한 일상의 지문이다. 이보다 솔직한 인간 됨됨이의 정직한 이력서도 없을 것이다.김영하의 모 단편에서 이웃의 쓰레기를 뒤지는 인물이 등장한다. 쓰레기는 쓰레기를 버린 사람의 삶을 가감 없이 설명했다. 중고 물건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물건을 산 이유와 파는 이유에는 거짓이 가미될지 몰라도, 매매 물건들이 누적된
[오피니언타임스=이광호청년칼럼니스트]이번 대선은 정말 찍을 사람이 없다고 한다.이전부터 찍을 사람이 없다는 말은 있었으므로 이번에는 ‘정말로’ 없다고 치자. 그러면 왜 찍을만한 사람이 없을까. 천 년 만에 나타난 인재는 아니더라도 ‘이 정도면 표를 줄 수 있겠다’ 싶은 후보들이 분명 있었다. 하지만 각 당의 대선 후보를 뽑고 나니 의외의 혹은 예상했던 결과가 나왔다.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거대 양당의 두 후보가 각 당의 후보로 결정된 것이다. 민주적인 절차를 거친 결과다. 우리는 이 결과에 따라야 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거대
[오피니언타임스=우달 칼럼니스트] 저는 현시대의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에 관심이 많습니다. 음악‧미술‧연극 등 기존 오프라인 매체를 활용한 콘텐츠뿐 아니라, 특히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온라인 콘텐츠에도 마음의 끌림을 느낍니다. 현재까지는 여러 기술적 제약으로 완벽히 구현되고 있지 않지만, 궁극적으로는 창작자와 관람자의 경계가 불분명한 가상의 공간에서 펼쳐질 문화예술 콘텐츠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봅니다. 코로나19가 언택트 시대를 연 이후, NFT(Non-Fungible Token)가 적용된 노래‧그림‧공연이 세계적인 열풍을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 지난주에는 치킨 드셨어요?수업 때마다 학생 하나가 꼬박꼬박 물었다. 나는 학생의 질문 앞에서 늘 부끄러웠다. 그러나 이제 염치 따위는 씹어 먹을 나이가 된 듯하다. 나는 내가 되고 싶었던 적 없는, 뚱뚱한 아저씨다.2018년 42마리, 2019년 42마리, 2020년 61마리, 2021년 60마리. 최근 4년 간 연평균 약 50.75마리, 주당 거의 한 마리를 먹은 셈이다. 이만 하면 배달음식이 아니라 가정식이다. 그러나 내게 치킨을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글쎄다. 내 입맛은 사춘기 중이다.
[오피니언타임스=칼럼니스트 석혜탁] ESG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최근 유엔글로벌콤팩트(United Nations Global Compact, 이하 UNGC)에 가입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1999년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코피 아난(Kofi Annan) 전 UN 사무총장이 글로벌 콤팩트를 제창했고, 이듬해 미국 뉴욕의 UN본부에서 글로벌 콤팩트가 발족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자발적 기업시민 이니셔티브로 평가받는다.UNGC의 목표는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분야의 10대 원칙을 비즈니스 전략과 활동에 통합하고,
[오피니언타임스=박정애 칼럼니스트] 얼마 전에 넷플릭스를 통해 ‘지옥’이라는 드라마를 봤다. 어벤져스의 모습을 닮은 저승사자가 갑자기 나타나 ‘너는 몇 날 몇 시에 지옥에 갈 것이다.’라고 예언을 하면 예언을 받은 사람은 어김없이 그날 그 시에 온갖 잔인한 폭력 속에 살해를 당한다. 나는 사후 세계를 믿지 않는다. 하지만 그곳의 존재 여부를 떠나서, 지옥행을 예언 받은 그 순간부터 이미 지옥은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드라마와 상관없이 나는 올 일 년 동안 수시로 ‘지옥’을 떠올렸다. 비질(Vigil)을 다니다 보면 도살장이야말로 실존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 일제 강점기 시절, 친일은 개인에게 좋은 일이었다. 친일 하는 한, 최소한 내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일은 없었다. 그러나 옳은 일은 아니었다. 친일 한 사람들의 ‘당신들이라고 그 상황에 처하면 다를 것 같아?’라는 악다구니가 틀리지 않다고 해도 변한 건 없다. 좋은 일과 옳은 일은 다르다.마찬가지로, 백신을 맞는 일은 옳은 일이다. 코로나 사태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공동체의 최선이다. 치료약이 없는 상태에서 백신 이외의 답은 없다. 백신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예방 효과는 확인되었다. 모두가 안
[오피니언타임스 = 청년칼럼니스트 석혜탁]대체육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단어에 ‘육(肉)’이 들어가니 고기인 것 같기도 하고, 고기를 ‘대체’한다고 하니 고기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고기 특유의 맛과 향을 갖고 있다. 아무렴 어떠한가. 고기가 맞는지 아닌지에 대한 일차원적인 논의는 잠시 제쳐 두자. 대체육은 이제 대체육이라는 별도 범주로 바라봐야 할 정도로 위상이 격상됐다.미국 시장조사업체 CFRA는 글로벌 대체육 시장이 2018년 약 22조원 규모에서 오는 2030년에는 무려 116조원대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오피니언타임스=칼럼니스트 우달]문화는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다. 만일 우리가 의식주를 충분히 보장받는다 한들 문화를 향유할 수 없는 삶에서는 진정한 행복을 꿈꾸기 힘들다.인간이 꼭 생존만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우리 헌법에서는 이러한 문화향유권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헌법상 명시하는 이 권리가 실생활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듯하다. 혹은 일부 지역의 국민들에게만 한정하여 적용되는 듯하다. 이른바, 수도권과 지방의 문화 격차에 대한 이야기다. ▲아비뇽에서 우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심한 욕을 떠올려 보자. 그게 종부세 사태를 향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내 심정은 이 사태를 알게 된 청년들의 평균 심정이어야 한다. 아니면, 청년들이 내고 있는 월세의 부당함은 바뀌지 않는다. 문제의 핵심은 조세 평등이 아니라 주거 평등이다. ‘의식주’는 인간 생존의 기본 조건이다.종부세가 시끄러워도 관심 없었다. 어차피 내가 낼 세금이 아니었다. 그냥 늘 있던 정치권의 아귀다툼 중 하나에 불과했다. 그런 세금 낼 수 있을 정도의 부를 가지면 부럽다고 비아냥거리며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 한국은 오징어 게임 중이다. 아니,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전세계가 오징어 게임 중이다.영화 기생충 때처럼, 자본주의 사회가 만든 불공정과 양극화는 만국 공통인 모양이다. 우리는 세계라는 장기 판 위에서 VIP들이 가지고 노는 말이다. 자본 사회의 평범한 시민이라면 자신이 자본가의 가마우지가 된 것 같은 허탈함을 느껴봤을 것이다. 일은 내가 하는데 돈은 그들이 번다. 자가증식 하는 암세포처럼 돈이 돈을 번다. 우리는 노예처럼 일해도 서울에 집 한 채 사기 힘들다.“도전하세요!”해맑고 확신에 찬 응
[오피니언타임스=칼럼니스트 우달] #1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삶도 중요하다)라는 구호를 기억하는가. 작년 5월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백인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사망한 흑인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기리기 위한 인권운동으로 우리에게 남아 있다.당시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마스크를 쓴 흑인 젊은이들이 손 소독제를 나누어 주며 구호를 외치던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때의 아픔을 잊기라도 한 듯 올해 3월 뉴욕에서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흑인남성들의 무차별적인 폭력 사태가 일어났다. 백인의 폭력에 그토록 저
[오피니언타임스=곽예지]심리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외로움’과 ‘공허함’에는 차이가 있다. 외로움은 아는 맛의 무서움에 빗댈 수 있다. 사랑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결핍 또한 느끼게 된다. 때론 외로움을 채워줄 상대를 갈망하기도 한다. 로맨스 영화에서 마음 씁쓸하던 주인공이 진짜 사랑을 만난 뒤 마음 한 켠 한 켠을 물들여 가는 모습을 떠올려보면, 외로움이 회복의 가능성을 내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공허함은 꽉 막힌 유리병 속 진공상태와도 같다. 사랑을 모르거나 믿지 못하기 때문에 고통조차 느끼지 않는다. 진공 속에서
[오피니언타임스=칼럼니스트 우달] 세상이 너무 어지럽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판은 네거티브 공세에 들어갔고,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사회는 더욱 각박해졌으며, 연일 치솟는 부동산 가격과 무너져 내리는 자영업자의 수는 경제 현황을 대변한다.여의치 않은 현실이지만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희망을 노래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높으신 분들이다.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그간의 문제들이 단숨에 해결되기라도 할 듯 공약하는 후보자나, 연이은 백신부족 현상에도 접종 일정에는 차질이 없다고 말하는 국가수장이나, 부동산 가격이 계속해서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 교장 선생님. ‘꼰대’를 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직업군이다. 월요일 아침마다 운동장에 모여 훈화를 듣는 일은 고역이었다. 운동장으로 오가는 일이 귀찮았고, 선 채로 가만히 있어야 해서 지루했다. 그 시절, 누가 그 말을 귀담아 들었을까? 우리는 교장 선생님의 위세를 인증하는 풍경화 속 병풍이었다. 누구도 원하지 않는 말을 일방적으로 쏟아낼 수 있는 권력, 꼰대였다.90년대생이 진격해 오고 MZ세대가 주목 받으며 꼰대는 힘을 잃어가는 듯했다. M세대에 간신히 한 다리 걸치고 있는 나조차도
가끔씩은, 지금부터 부지런히 평생을 읽는다 해도 그리 많은 책을 읽을 순 없으리라는 생각에 절망에 빠진다. 그러면서도 번번이 책을 놓고 시간을 흘려보낸다. 인간이란 사실 그런 존재다. 나는 말보다 글을 선호하는 편이다. 상대에게 전하기 전에 충분히 가다듬을 수 있어 좋다는 핑계를 댄다. 글은 고칠수록 나아지고 시간은 나의 편이라는 착각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끝없이 인내하며 퇴고할 용기가 없고, 그 퇴고의 수준도 내가 알고 있는 영역 내에서나 가능한 법이다. 인간이란 게 사실 정말 그렇다. 영원히 살 것처럼 만용을 부리지만, 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