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유세진] 새해가 됐다. 꼭 한달 뒤인 2월9일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막을 올린다.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을 각각 수석대표로 하는 남북 고위급회담이 9일 평화의 집에서 열려 북한의 참가 등을 논의한다. 회담을 통해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이끌어내고 나아가 남북한 간 긴장관계도 해소,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핵개발 포기와 한반도 비핵화 달성으로 이어지기를 누구나 간절히 바랄 것이다. 이런 면에서는 새 희망 속에 새 출발을 다짐하는 새해의 분위기와 잘 맞는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회담이 좋
몰랐었어. 정말이야.우리는 왜 꿈을 다르게 꿨던 거지?그 소년은 저 배를 타고 떠났던 걸까.그런데 지팡이 남자가 되어 돌아왔다고?잊지 않을 게.나는 이제 바다 속에서떠나는 자들과 작고 외로운 것들,그리고 지팡이 짚은 이들을 지켜줄게.그것이 너의 바람, 나의 바람이니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화가, 황인선 작가]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일 년 열두 달 중 두 달은 어떤 말이 자욱한 시간을 산다. 끝과 시작이 함께 있는 말, 아쉬움과 기대가 동시에 찾아오는 말, 후회와 다짐으로 하루를 한 시간쯤 더 살게 하는 말. 바로 ‘연말연시’다. 시간이 주제요 소재이며 행간의 의미까지도 포획하는 말, 그래서 달력과 시계를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보게 하는 말, 나이 불문, 국적 불문, 성별 불문으로 자기를 자기답게 바라보게 하는 말, 일 년 치의 온정과 일 년 치의 희망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선하디 선한 말. 시간은 나이에 비례해 그 속도를 달리해서
그 소년이 바위섬에서 나를 꿈꾸다가섬을 떠났는데…지팡이 남자가 되어 섬으로 다시 왔다고.내가 파도를 따라 바다로 들어갈 때 나를 지켜보던 그 말이지금 그 남자하고 같이 있다고.그런데 그 남자는 외로워 보였다고.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화가, 황인선 작가]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오피니언타임스=김채린] 어디 먼 곳에 갈 때마다 기념품을 사 오는 버릇이 있다. 얼마 전에는 기념품 상자를 꺼내보다가 맨 밑에 깔려 있던 스티커를 발견했다. 지금은 쓸 수 없는 6년 전 달력이 그려진 스티커였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고등학생 시절, 대학 탐방을 갔을 때 교내 문구점에서 구입한 것이었다. 당시 대학이랑 큰 관련도 없는 스티커를 기념품으로 고른 이유는 ‘내가 스티커를 좋아하니까’였다.최근에 모은 기념품들은 조각상이나 열쇠고리처럼 ‘기념품’ 하면 딱 떠오르는 것들이었다. 장식물에 관심도 없는데 이런 것들을 고른 이유는 ‘아무
섬은 밤이 진짜야. 많은 일이 벌어지거든.밤이 되면, 나는 바위섬에 올라가 외롭고 작은 것들을 불렀어.작은 것들은 진짜 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어.게들은 앞으로만 달리는 세상이 웃기대. 그 말에 나도 깔깔 웃었어.이어서 작은 물고기, 바다 속 영혼들의 중얼거림이 물거품으로 나타났는데 음……바다 거품이 망설이다가 나를 꿈꿨던 어떤 소년이야기를 들려줬어.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화가, 황인선 작가]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이후, 바다 어둠 속에서 내가 다시 태어났어.기린처럼 생긴 신성한 말이 나의 재탄생을 지켜줬지.나는 검은 외로움, 바다 해초들과 상의하여 어릴 적기억과 외로운 것들의 수호신이 되기로 했어.그래, 외로움의 수호신!놀라운 일이 마침내 내게도 벌어진 거야.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화가, 황인선 작가]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사랑은 김밥 한 줄.일곱으로 나뉜 걸네 개, 세 개로 갈라먹는 것.붕어빵은 다섯 개 천원.너 세 개, 나 두 개.아니아니!나 두 개, 너 세 개.마주친 손가락이 오고가며 조물조물길바닥에 뽕 하고 떨어지는 걸 둘이서 멍하니 바라보던 사랑.김밥만 봐도 목메어 울던 사랑.붕어싸만코 광고만 봐도 코 끝 시리던 사랑.옛날 옛적 그 사람.그 사랑.P.s 당신의 ‘그 사람’은 누구였나요? [오피니언타임스=이수진]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각종 통계와 정부 정책을 보면 우리나라에 해외여행을 부추기는 문화가 은연 중에 생겨난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1989년 해외여행자율화조치가 이루어지기 이전 우리나라에서는 출장, 유학이나 해외취업 등의 사유를 제외한 민간인의 해외여행이 금지되다보니 해외에 나갈 수 있는 직장과 회사 내 그런 자리가 선망의 대상이었다.한국관광공사의 관광통계를 보면 해외여행자율화 직전 연도인 1988년 한국인 해외출국자수가 72만5176명이었고 외국인 입국자수는 234만462명이었다. 불과 30년이 지나지 않은 2016년 통계에서는 내
바다의 큰 여신들이 큰 너울 파도를 보내나를 데려갔어.바다로 가면서 땅끝의 말이 나를 보고 있는 것을 보았어.저 말은 갈 수 없는 바다로,아! 나는 이제 가는 거야.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화가, 황인선 작가]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오피니언타임스=황인선] 옆구리를 쿡 찔러 동의를 얻는다는 뜻의 넛지(Nudge)’는 부드러운 선택 설계이론으로도 불린다.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에서 시작된 행동경제학을 이어 받아 발전시킨 시카고대학교의 리처드 탈러 교수는 이 넛지 이론으로 2017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고, 영국과 미국 등에서는 인생과 일에서도 넛지하라는 지침을 내고 있다. 신간 『씽크 스몰』은 ‘셀프 넛지’ 7가지 방법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작게 생각할 것’을 당부한다. 광고를 하는 사람들은 기억하겠지만 이것은 광고의 피카소로 불리는 윌리엄 번벅이 1959년
떠날 수 없는 나는,늘 여신의 꿈을 꿔.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어.태양이 물끄러미 보고,바위가 이끼를 깔아주었던그 날,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화가, 황인선 작가]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오피니언타임스=이대현] 크리스마스에 북새통을 이룬 서울 인사동 거리를 거닐다 들른 곳. 중앙입양원이 입양문화 확산을 위해 기획 발간한 그림동화 ‘가족이 되었어요’(임정진 글, 이갑규 그림)의 원화 전시장이었다.혼자 사는 강아지 푸실이가 새 아빠, 엄마를 만나는 이야기를 우화 형식으로 풀어낸 15컷에 불과한 짧은 동화(童畵)지만, 입양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시각을 바꾸어준다. 다름 아닌 진정한 입양이란 아이가 엄마, 아빠를 만나고 선택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전시장 마지막에 만나는‘입양은 [ ]이다! ' 코너. 동화를 읽은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지금처럼 학급당 학생수가 이삼십명 내외로 줄어들 줄은 몰랐다. 그나마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녀서 학급당 학생수도 오륙십명에 부제수업도 없는 사치를 누렸다.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친구들은 소위 콩나물교실이라 불리는 데다 오전반 오후반으로 부제수업을 하는 곳이 비일비재했다.개구쟁이들이 빽빽히 들어찬 교실에서 선생님이 안 계신 시간이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담임선생님이나 담당과목 선생님이 무슨 사정으로 빠지게 되는 수업시간에는 흔히 반장한테 특별지시가 떨어지기 일쑤였다. 떠드는 애들 명단을 칠판에 적어놓으라는
태양과 말과 소나무가 비바리의 삶을 건강하다 하고,섬 할망의 삶을 아름답다 하지만,다 거짓말. 위로가 되지 않아.떠날 수 없는 고향, 떠나지 못하는 바당은여자의 무덤이야.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화가, 황인선 작가]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어때,내 모습?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화가, 황인선 작가]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삶은 늘 봄날이기를 바라지만, 옛 노래 하나에 가슴 아리고 낡은 박자에도 눈물 나는 그런 날이 있다” 조일동, 『뽕짝 하나에도 눅눅해지는』낡은 박자에 눈물이 난다. 가끔 그런게 아니라 자주 그런다. 나이 33살에 뽕짝에 심취해 있다면 사람들이 비웃을지 모르지만 내 마음은 진지하다. 나도 모르게 콧노래를 부르고 이해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눈을 지긋이 감아버린다. ‘고개 숙인 옥경이♪(태진아, 옥경이)’라는 가사에 내 심장이 왜 반응하는 것일까. ‘사랑했지만 갈 길이 달랐다♩(송대관, 차표한장)’는 가사가 왜 그리 슬프던지.단순히
[오피니언타임스=황진선]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12월 22일 진경준(50) 전 검사장이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에게서 공짜 주식을 받아 ‘대박’을 터뜨린 데 대해 뇌물이 아니라고 면죄부성 판결을 내렸다. 진씨는 2005년 김 대표에게 4억2500만원을 받아 넥슨 비상장주 1만주를 사들인 후 2015년 매각해 126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넥슨 명의의 차량 제네시스의 렌트비와 2008년 제네시스의 명의를 넘겨받는 데 필요한 비용 3000만원,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1차례에 걸쳐 가족여행 경비 5000만원을 받
넌 안 보여?난 보이는데.그건 어둡고 흑갈색 나무뿌리처럼 고달픈 풍경이야.검은 바다에 눌린 할망의 허리, 갈퀴 손, 물고랑 피부.할망의 바당, 바당의 여자……우리 할망은 입버릇처럼흠생이 말라(어리광 부리지 마라),촘람생이질 말라(경솔하게 나서지 마라) 했지만.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화가, 황인선 작가]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오피니언타임스=신세미] 한때 딸 둘은 금메달, 딸 아들의 순서면 은메달이라고 했다. 반대로 아들만 둘이면 ‘노메달’ 심지어 ‘목메달’이라는 심한 우스갯소리가 나돌았다. 딸을 둔 부모는 딸 덕에 비행기 여행하지만, 아들일 경우 자식 얼굴 보기도 힘들다며 아들 딸을 금은동 메달에 비유한 유행어였다.그러나 이즈음 메달 색깔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얼마전 아들 둘인 친구가 환히 웃으며 ‘돌아온 금메달’을 아느냐고 했다.아들 둘이 더 이상 노메달, 목메달이 아니란다. 어느새 ‘다남’(多男)을 기원하던 전통으로 회귀해 아들 둘이 금메달의 권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