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큰 여신들이 큰 너울 파도를 보내나를 데려갔어.바다로 가면서 땅끝의 말이 나를 보고 있는 것을 보았어.저 말은 갈 수 없는 바다로,아! 나는 이제 가는 거야.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화가, 황인선 작가]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오피니언타임스=황인선] 옆구리를 쿡 찔러 동의를 얻는다는 뜻의 넛지(Nudge)’는 부드러운 선택 설계이론으로도 불린다.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에서 시작된 행동경제학을 이어 받아 발전시킨 시카고대학교의 리처드 탈러 교수는 이 넛지 이론으로 2017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고, 영국과 미국 등에서는 인생과 일에서도 넛지하라는 지침을 내고 있다. 신간 『씽크 스몰』은 ‘셀프 넛지’ 7가지 방법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작게 생각할 것’을 당부한다. 광고를 하는 사람들은 기억하겠지만 이것은 광고의 피카소로 불리는 윌리엄 번벅이 1959년
떠날 수 없는 나는,늘 여신의 꿈을 꿔.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어.태양이 물끄러미 보고,바위가 이끼를 깔아주었던그 날,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화가, 황인선 작가]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오피니언타임스=이대현] 크리스마스에 북새통을 이룬 서울 인사동 거리를 거닐다 들른 곳. 중앙입양원이 입양문화 확산을 위해 기획 발간한 그림동화 ‘가족이 되었어요’(임정진 글, 이갑규 그림)의 원화 전시장이었다.혼자 사는 강아지 푸실이가 새 아빠, 엄마를 만나는 이야기를 우화 형식으로 풀어낸 15컷에 불과한 짧은 동화(童畵)지만, 입양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시각을 바꾸어준다. 다름 아닌 진정한 입양이란 아이가 엄마, 아빠를 만나고 선택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전시장 마지막에 만나는‘입양은 [ ]이다! ' 코너. 동화를 읽은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지금처럼 학급당 학생수가 이삼십명 내외로 줄어들 줄은 몰랐다. 그나마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녀서 학급당 학생수도 오륙십명에 부제수업도 없는 사치를 누렸다.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친구들은 소위 콩나물교실이라 불리는 데다 오전반 오후반으로 부제수업을 하는 곳이 비일비재했다.개구쟁이들이 빽빽히 들어찬 교실에서 선생님이 안 계신 시간이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담임선생님이나 담당과목 선생님이 무슨 사정으로 빠지게 되는 수업시간에는 흔히 반장한테 특별지시가 떨어지기 일쑤였다. 떠드는 애들 명단을 칠판에 적어놓으라는
태양과 말과 소나무가 비바리의 삶을 건강하다 하고,섬 할망의 삶을 아름답다 하지만,다 거짓말. 위로가 되지 않아.떠날 수 없는 고향, 떠나지 못하는 바당은여자의 무덤이야.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화가, 황인선 작가]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어때,내 모습?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화가, 황인선 작가]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삶은 늘 봄날이기를 바라지만, 옛 노래 하나에 가슴 아리고 낡은 박자에도 눈물 나는 그런 날이 있다” 조일동, 『뽕짝 하나에도 눅눅해지는』낡은 박자에 눈물이 난다. 가끔 그런게 아니라 자주 그런다. 나이 33살에 뽕짝에 심취해 있다면 사람들이 비웃을지 모르지만 내 마음은 진지하다. 나도 모르게 콧노래를 부르고 이해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눈을 지긋이 감아버린다. ‘고개 숙인 옥경이♪(태진아, 옥경이)’라는 가사에 내 심장이 왜 반응하는 것일까. ‘사랑했지만 갈 길이 달랐다♩(송대관, 차표한장)’는 가사가 왜 그리 슬프던지.단순히
[오피니언타임스=황진선]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12월 22일 진경준(50) 전 검사장이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에게서 공짜 주식을 받아 ‘대박’을 터뜨린 데 대해 뇌물이 아니라고 면죄부성 판결을 내렸다. 진씨는 2005년 김 대표에게 4억2500만원을 받아 넥슨 비상장주 1만주를 사들인 후 2015년 매각해 126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넥슨 명의의 차량 제네시스의 렌트비와 2008년 제네시스의 명의를 넘겨받는 데 필요한 비용 3000만원,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1차례에 걸쳐 가족여행 경비 5000만원을 받
넌 안 보여?난 보이는데.그건 어둡고 흑갈색 나무뿌리처럼 고달픈 풍경이야.검은 바다에 눌린 할망의 허리, 갈퀴 손, 물고랑 피부.할망의 바당, 바당의 여자……우리 할망은 입버릇처럼흠생이 말라(어리광 부리지 마라),촘람생이질 말라(경솔하게 나서지 마라) 했지만.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화가, 황인선 작가]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오피니언타임스=신세미] 한때 딸 둘은 금메달, 딸 아들의 순서면 은메달이라고 했다. 반대로 아들만 둘이면 ‘노메달’ 심지어 ‘목메달’이라는 심한 우스갯소리가 나돌았다. 딸을 둔 부모는 딸 덕에 비행기 여행하지만, 아들일 경우 자식 얼굴 보기도 힘들다며 아들 딸을 금은동 메달에 비유한 유행어였다.그러나 이즈음 메달 색깔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얼마전 아들 둘인 친구가 환히 웃으며 ‘돌아온 금메달’을 아느냐고 했다.아들 둘이 더 이상 노메달, 목메달이 아니란다. 어느새 ‘다남’(多男)을 기원하던 전통으로 회귀해 아들 둘이 금메달의 권좌를
소녀가 되고내가 꿈꾸었던 미래는 그러나 검은 바당!나의 미래는 물옷, 테왁, 망사리, 빗창, 바당의 날숨을 턱에 차 토하는 숨비소리……우리는 결국 보재기. 비바리. 보재기. 비바리난 날마다 바당에 나가 한숨을 토했어.바다는 내 검은 한숨을 들을까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화가, 황인선 작가]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오피니언타임스=김철웅]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성적표’를 놓고 논란이 많았다. 야당은 ‘조공 외교’ ‘외교 참사’라고 깎아내렸고, 정부·여당은 양국 정상이 한반도에서 전쟁은 결코 안된다는 원칙을 확인한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이런 폄훼나 평가와는 별도로 눈여겨볼 다른 ‘사건’이 있다.문 대통령이 충칭(重慶)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마지막 청사를 방문한 것이다. 그동안 한국 대통령 여럿이 상하이 임시정부를 찾은 적이 있으나 충칭 청사 방문은 그가 처음이다. 그는 방명록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우리의 뿌리
여신이 된 비바리제주도 비바리한라산 중산간에 있던 사람들은 바닷가에서 물질을 하고 고기를 잡던 사람들을 남자든 여자든 보재기라고 낮잡아 불렀어.비바리는 바닷가에서 조개나 게를 잡는 어린 여자를 이르는 말이야. 섬의 여자들에게 바다는 아무런 약속을 해주지 않았어.그런 삶을 묵묵히 견디다가 사라지면 섬 사람들은 그녀를 여신으로 추앙하여 신당에 모시곤 했어. 섬의 여자는 그렇게 기억됐던 거야. 난 그 삶에 저항하기로 했어. 아이에서 소녀로 왔어.이제 소녀의 옷도 벗어버리면아! 비바리가 되겠지.아! 그렇겠지.오랫
[오피니언타임스=서용현] 해고(은퇴)를 앞두고 싱숭생숭해져서.사업(TV 프로그램 제작 등 - 원래 PD가 제 꿈) 구상을 한답시고 하다가...제 마님한테 한 방에 날라갔습니다.“당신은 ‘잘난 척 하는’ 것을 왜 그리 좋아해? 개똥 치우고, 잡초 뽑는 일이나 잘해.”저희 집 가훈이 “Mama is always right”인데, 이번에도... 깨달음을 주었습니다.저는 왜 저 같은 사람에게 연금을 줄까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노는 것만 좋아하고, 일도 열심히 안 하고, 조국을 사랑한다고 떠벌리고 다니지도 않는데...이제 깨달았습니다. “밥 굶기
[오피니언타임스=김호경] 집 앞에 있는 도서관에서 책이나 자료를 찾게 된 것이 8~9년 되어 간다. 자주 가다보니 종종 마주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특히 두 청년이 눈에 띄었다. 지나치면서 그들이 펼쳐놓은 책을 우연히 보았다. , 등이었다. 아마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려니, 지레짐작했다.문제는 그들을 도서관에서 4년째 마주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거진 반년 만에 갔을 때 한 청년은 체중이 더 늘어나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 4년씩이나 도서
고향에서의 세월이 더 흘렀다.겨울의 어느 날, 아니 5월의 어느 날이던가.모두 떠나고 혼자 절벽에 섰다.금빛 침묵에 눈이 부시다.고향의 세월은 남자를 단순하게 해줬다.긴 외로움 후에야 깊은 그리움이 생긴다.그리움마저 무심해질 때 존재의 색에 도달한다.이젠 혼자로도 섬을 품을 수 있을 것 같다.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화가, 황인선 작가]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오피니언타임스=표재분] 컬러마케팅이란 게 있다. 색상으로 구매층을 자극하는 기법으로 여성층을 주로 겨냥한다. 가구나 가전 등 소비재에서 시작돼 서비스 분야로도 확산돼 왔다.개인적으로 색채에 관심이 많다. 색채는 언어보다 빠른 의사소통 기능이 있다. 색은 자신의 감정과 의사를 전달하는 농축된 조형 언어라 할 수 있다. 사물의 빛은 눈의 망막을 통해서 중추신경으로 전달된다. 첫 인상은 3~15초에 형성된다고 한다. 반면 나쁜 이미지를 지우려면 2~3년 걸린다는 학설이 있다. 컬러는 언어보다 빠른 메시지 기능을 가질 뿐아니라 가장 짧은 시간
[오피니언타임스=김준범] 며칠 전 미국의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에 대해 할 얘기가 없으면 날씨 얘기라도 하자며 조건 없는 대화를 제의하고 나섰다. 나중에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없던 얘기가 돼 버렸지만 그동안 다각적인 군사옵션 카드를 만지작거렸던 미국의 태도에 비춰보면 큰 변화를 느낄 수 있다.북핵문제는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고 동북아 지역의 문제만도 아니다. 미·중·일·러시아의 문제만도 아니며, 이미 전 세계의 골칫거리로 등장한지 오래다.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이후 전임 오바마 대통령을 대북 유화론자로 북핵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못했
[오피니언타임스=이동순] 한국가요사에서 최초의 유행가수는 누구일까요?이런 궁금증에 대한 분명한 해답으로 떠오르는 사람이 바로 채규엽(蔡奎燁)입니다.식민지라는 우울한 시대사를 배경으로 가요계의 위상이 점차 구체적 형상을 이루어가던 1930년, 채규엽은 두 곡의 노래를 발표했습니다. 콜럼비아레코드사에서 발매한 ‘유랑인의 노래’(채규엽 작사, 작곡)와 ‘봄노래 부르자’(서수미례 작사, 김영환 작곡)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한 장의 음반으로 채규엽은 노래에 대한 갈증을 갖고 있던 식민지 대중들에게 최초 직업가수로서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