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유세진] 이른바 힘 있고 지위 높은 자들의 ‘갑질’ 성추행을 폭로해온 #미투(MeToo) 운동이 6일 미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Person of the Year)로 선정됐다. 선정 사실은 NBC 방송의 아침 뉴스쇼 ‘투데이’에서 발표됐다. 20년 넘게 이 프로를 진행했던 인기 앵커 맷 라우어는 지난주 한 여성 부하 직원이 자신에 대한 과거 성추행을 고발한 지 하루 만에 전격 파면됐다. 지난 5년 간 라우어와 함께 이 프로를 공동 진행했던 사바나 구쓰리는 라우어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그 검은 바다가 오고 있었다.바람이 부는가 싶더니물이 금세 차올라 바위섬을 잠식했다.이어 파도가 땅끝 초가를 치기 시작하자 지붕이 아우성을 쳤다.돌이 날리고 풀들이 누웠다.매일 1cm씩 자란 소나무도 미리 휘어졌고배는 바다에서 갈등하고 있다.폭풍은 바다에도 불고 남자의 가슴에도 불고 있었다.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황인선]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오피니언타임스=이지완] 일본 여행을 자주 다니는 내게 친구들은 가끔 물었다. ‘방사능 무섭지 않아?’라고. 나는 ‘당연히 무섭지’라고 대답한다. 방사능이 안 무서운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방사능에 피폭되어 나타나는 기형적 생물들이나, 어느 날 갑자기 이가 빠졌다고 하는 일본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무섭고 두려웠다. 하지만 그걸 이겨낼 정도로 (정확히는 안전불감증이지만) 여행으로 얻는 것이 더욱 재밌어서 계속 방문했다.가끔 어떤 친구들은 ‘너 일본 좀 그만 다니는 게 어때’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한 두 번은 괜찮지만 계속 그렇게 다니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여야가 바뀌는 정권교체를 몇 번이나 되풀이하면서도 바뀌지 않고 그대로 답습되는 것 중에 국회청문회를 거치는 고위관료의 자질에 관한 시비가 있다. 여론에서 제기하는 각종 결격사유가 어쩌면 레코드판 돌아가듯이 비슷하고 국회에서 통과가 되지 않더라도 임명을 강행하는 모습은 우리를 실망케 한다.임명직인 정부의 고위관료와는 다른 차원에서 여러 민간단체의 장들 자리를 놓고 벌이는 자리싸움을 보면서 임명직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 하는 의문도 든다.각종 협회를 비롯한 민간단체장 자리는 공식적으로는 회원사들의 투표에 의한 자율결정
흰 파도의 경고가 맞았다.섬의 땅끝에는 늘 사건이 발생했다.그래서 섬의 존재들은 삽시간에 단절이 되고는 했다.흰 파도 뒤에는 검은 바다가 있었고 그것은 갑자기 들이닥쳤다.사건은 바다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었다.남자 가슴에도 발생했다.도시의 관계들이 질기게도 불쑥 불쑥 찾아왔다.남자에게 지팡이를 안긴 자들남자의 뒤에서 비겁하게 웃던 이들남자가 자신의 마음에 새겨둔 검은 바다는 질긴 바다였다.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황인선]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70년대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출은 토목·건설이었다. 90년대 들어 고부가가치인 프랜트 건설 수출에 뛰어들면서 변화를 꾀했다.프랜트 기술력이 부족했던 국내 건설사들은 선진 해외건설사의 기술을 습득하고 공사실적을 쌓기 위해 당장 손해는 나지만 저가수주 전략을 택했다.그 결과 90년 초반 적자규모만 1조 2000억원을 넘어섰다. 대표적인 곳이 현대건설로 2001년 자금난끝에 산업은행으로 넘어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그랬던 프랜트 건설이 2005년 82억달러에서 2014년 517억달러로 급성장한다.국내 항공산업을 보자.美,유럽 항공기 제조
[오피니언타임스=황진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재개된 국정 농단 재판의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법치에 대해 비아냥거리는 것은 뻔뻔한 짓이다. 서울중앙지법이 지난 10월 자신에 대한 추가 구속 영장을 발부한 데 대해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사법 판단은 이미 내려졌다. 법치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최고 법률가들인 헌법재판관 8명이 지난 3월 만장일치로 파면을 결정했다. 대통령 파면은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법위반이 있는 때만 인용된다.박근혜 법치 비아냥은
초가집 위로 달이 밝은 어느 날,문득 외로워진 남자는 말에게 북방 시인의 시를 들려주었다.자신은 흰 당나귀가 아니라면서도 말은 북방을 바라보았고,남자는 말 옆에 웅크리고 앉아 또 소녀를 꿈꾸었다.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황인선]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1.동물의 세계를 보여주는 방송을 보면 먹고 사는 것과 번식에서 가장 동물적인 본성을 보곤 한다. 종의 구분없이 먹이를 놓고는 서열을 무시하고 먹으려다가는 끔찍한 응징을 불러온다.애완견 방송을 즐겨보곤 하는데 동물의 야성을 잃어버렸다고 여겨지는 순한 애완견들도 먹고있던 음식을 뺏으려 하면 주인에게 이빨을 드러내고 덤비곤 했다.먹을 때는 동물의 본성을 감추기 어려운가 보다.어려서 자주 듣던 말 중에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가 있다.2.밥상머리 교육이 크게 줄었다. 산업화가 진행되며 대가족제도가 사라지고 핵가족화가 되더니 이
[오피니언타임스=이대현] 요즘은 모든 것이 인터넷이다. 지식도, 정보도, 음악도, 영화도, 심지어 여론까지. ‘여론’을 강의하면서 매주 학생들에게 간단한 발표를 맡겼다. 그 주의 중요한 우리 사회 이슈에 대한 여론동향과 분석이다. 이슈에 대한 의제는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여론의 추이와 방향은 어떠하며, 그것이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혹은 미칠 것인가 등이다.그런데 분석 데이터가 하나 같이 ‘인터넷’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인터넷 댓글의 분석과 통계이다. 선거철도 아니니 하루가 멀다고 내놓던 언론사들이 정당이나 후보 지지도에 대한 여론
흰 파도와 소나무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흰 파도를 믿으면 안 된다. 흰 파도 뒤에는 검은 바다가 있으니섬에서는 늘 깨어 있어야 한다고 했다.소나무는 하늘을 꿈꾸고 있었다. 날마다 1cm씩 하늘로 올라가려면 매일 뿌리를 내리고 매일 하늘을 보라고 했다. 조금씩 휘는 것 쯤은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황인선]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가을이 갔다.그리고 정말 문득, 봤다.세상을 껴안듯이 하얗게 덮여 있던 눈, 겨울이 와 있었다.큰맘 먹고 당일치기로 감행했던 먼 남쪽 지방으로의 여행이 끝난 시간이었다. 자정이 지나지 않았으니 분명 아직은 오늘인데, 가을로 시작했던 하루는 흰옷을 입은 겨울이 되어 귀가하는 나를 맞았다.‘가을에 떠났는데 겨울에 돌아왔네...’ 집 앞 전철역에 내려 호젓한 골목을 지나 내 집 현관 번호 키를 누를 때까지 나는 중얼거렸다.‘하루에 두 계절을 사는구나...’발목까지 묻어온 눈을 보는데 엘리베이터의 백
고향은, 남자가 몰랐던 비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까마귀는 새되기는 매우 어려운 데, 몸을 독하게 비워 가벼워져야 한다.벌레나 사체 같은 더럽고 천한 것들을 먹는 것도 참아야 한다. 그래야 태양으로 갈 수 있다고 했다. 천지연 폭포는 물 이야기를 했다.섬의 물은 수증기로 허공을 돌다가 비가 되고 땅속 화산암 깊은 곳에서 지순하게 수련해야만 비로소 바다로 갈 수 있다고 했다.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황인선]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사람은 누구나 약점을 지니고 있다. 가까운 친구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할 그 약점은 마음 속 깊은 곳에 꼭꼭 숨겨두기 마련이다. 심지어 어머니라도 그 약점을 건드리는 날이면 분노 게이지가 폭발하여 불효를 범하고 만다. 대통령, 판사, 윤리선생 할 것 없이 인간은 누구나 공평하게 연약하다고 생각한다.영화 7호실(이용승 감독, 2017)에서는 망해가는 DVD방 사장 신하균과 학자금 빚에 시달리는 도정수가 약점 한 가지씩 숨겨두었다. 바로 DVD방 7호실에. 알바생 도정수는 큰 돈을 마련하고자 마약을 몰래 7호실에 숨겨두
[오피니언타임스=황인선] 한 해가 끝날 무렵이면 이듬해 트렌드를 짚는 리포트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 리포트들에서 제시된 키워드들은 마케팅, 상품기획자들에게 “2018 트렌드 전망에 따르면...” 하면서 자신들이 트렌드 리더인척 만들어주는 훌륭한 미끼가 된다. 이런 리포트들은 그런 점에서는 유용하겠지만 여기에는 트렌드 착시의 함정도 있다. 트렌드는 1년 단위가 아니다.트렌드는 한 바퀴 돈다는 의미의 옛 스칸디나비아어 ‘trendr’에 어원을 두고 있다. 강의 물결이나 흐름을 뜻한다. 그러다가 통계학의 발달로 인구
바닷가 땅끝에 초가집을 지었다.바람이 찾아와 북방 시인의 시를 더 들려주었다.가난하고 외롭게 높고 쓸쓸하니… 꿈에 본 조랑말이 찾아왔다. 까마귀도 왔다. 배도 보였다.그리고 그 색이 또 한번 찾아왔다.그들은 남자의 바람벽이 되어 주었다.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황인선]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1. 한국의 뉴스 신뢰도는 36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낮은 23%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 36개국 평균 43%의 절반 수준이다. 검열제도가 존재하는 말레이시아 29%, 정부와 언론이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슬로바키아 27%보다도 낮다.#2. 한국의 언론자유도도 최악이다. “언론이 정치권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응답은 36개국 평균 25%였지만 한국은 11%에 불과했다.#3. 한국은 세계 36개국 가운데 언론사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비율이 가장 낮고, 검색엔진이나 포털에서 뉴스를 보는 비율이 가장 높다.#4. KBS 뉴스의 디
남자는 섬으로 가는 비행기를 무작정 탔다.고향의 바다를 하늘에서 내려보다가 운명처럼 그 색을 보았다.알을 품듯 품었다가 돌려주려고 고향이 준비한 그 색!노란색.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황인선]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오피니언타임스=신세미]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11월 말, 늦가을이란 계절 탓이었을까. 시(詩)가 내 일상으로 쓰윽 들어섰다.11월 마지막 토요일인 25일, 산 중턱 나무 밑에는 이틀 전 내린 흰 눈이 남아 있던 가을의 끝자락. 볼을 건드리는 찬 바람이 거칠기보다 기분좋게 느껴지는 그런 날이었다.친구 넷이 오전 일찍 만나 과천 서울대공원 삼림욕장을 한 바퀴 돈 뒤 점심 즈음 저수지길로 내려가고 있었다. 각기 다음 일정도 있고 해서 발걸음을 서두르는 중에도 햇살 아래 고요한 저수지의 반짝이는 은빛 물결이 눈에 들어 왔다.단체 사진을 남기려
또 다른 꿈도 꾸었다.사라졌던 소녀가 낯익은 초가에 보였다.소년이 떠난 고향을 소녀가 돌보고 있었다.큰 할망이 지키는 산은 온화한 빛을 띄었고소녀 주변엔 까마귀와 조랑말도 있었다.온통 평화로워 보였다.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황인선]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