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평범한 직장인이 열심히 사는 이유는 주말이 있다는 사실 때문이며, 주말은 주중의 노고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운명적 공생관계이다. 때로는 주중의 뜨거운 매달림이 주말을 풍성하게 하고 때로는 주중의 황홀한 무료함이 주말을 가치없게 한다. 일생동안 열정과 휴식을 오가며 살다보면 언젠가 둘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겠지.하얗게 변해버린 머리칼도, 입가에 맺힌 쓴웃음도 결국 내가 만든 파괴적 성찰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꾸준한 젊은 날의 헌신은 하나 둘 주름처럼 쌓여 나를 증명할 것이다.‘그 많던 돈은 어디로 갔을까’
[오피니언타임스=이영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son)에 의하면 지구에 출현했던 수많은 종(種)들 가운데 진사회성(eusociality)을 획득한 종은 벌과 개미, 그리고 호모 사피엔스를 포함해 고작 20종에 불과하다고 한다. 진사회성이란 여러 세대가 함께 살면서 후손을 돌보고 분업을 바탕으로 이타적으로 협력하는 속성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윌슨은 자신의 저서 『지구의 정복자』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진사회성으로 향하는 경로는 ‘집단 내 개인들의 상대적인 성공을 토대로 한 선택’
금빛 동이 트는 아침.초가집 방문이 열렸어.아침이 이렇게 밝은데 남자가 더 외로워 보이네.나는 무리들과 높이 날아 난무를 췄어. 까- 악 까 -악초가집 위로 소나무도 우리를 따라 춤을 췄지.아, 이런 평온한 날이 계속될 수만 있다면!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황인선]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I. 동계올림픽에 앞서 장애인올림픽을 개최하라!충북에서 지난달 9월15일~19일 열린 제37회 전국장애인체전은 여러모로 이야깃거리가 많은 대회였다. 경기도의 12연패를 막은 충북선수단이 종합우승을 한 가운데, 전국 17개 시도에서 역대 최고인 8500여명의 선수단과 역대 최대관중이 참가했으며 체계적인 자원봉사 운용도 돋보였다. 특히 이번 대회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개회사에서 말했듯이 ‘장애인체전 사상 처음으로 전국체전보다 먼저 열린 대회’로서 의미가 크다. 이 총리가 “정부도 장애인 먼저의 정신으로 관련정책을 수행하겠다”고 결의를 밝
그날 저녁.다시 찾아간 남자의 초가에 조랑말이 보였어.내가 돌에 내려 앉자 조랑말이 시큰둥하게 말했어.“난다는 것은 허망한 거야. 결국은 내려와야 하니까.”날아보지도 않고 내려오는 것부터 생각하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어.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황인선]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오피니언타임스=서동철] 무수리는 궁중에서 청소나 물 긷는 일을 하던 신분이 낮은 여성을 일컫는다. 한자로는 수사이(水賜伊)라고 쓴다. 무수리들이 궁궐에서 머물던 곳은 수사간(水賜間)이라고 불렀다. 무수리는 원래 몽골말이라고 한다. 고려 말 원나라 공주가 고려 왕실에 들어오면서 몽골의 풍습과 언어가 따라 들어왔고, 조선시대에도 이어졌다.우리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무수리는 숙빈(淑嬪) 최씨일 것이다. 숙종의 후궁으로 훗날 영조의 어머니가 된 인물이다. 최씨가 궁에 들어간 것은 일곱 살 때라고도 하고, 열두 살 때라고도 한다. 인현왕후를 섬
나는 무척 호기심이 많은 까마귀야.그 날 무리에서 떨어져, 초가 앞 그 남자를 처음 만났어.남자에게는 뭔가 짙은 냄새가 배어 있었어.인간들 말로 고독이나 그리움 그런 거.그의 눈 속에서땅거죽은 일렁거렸고산은 마치 황토 고무처럼흘러내리는 것 같았어.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황인선]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물결들이 밀려오는 강기슭에는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이물결보다 잔잔하게 피었습니다구절초꽃 피면은 가을 오고요구절초꽃 지면은 가을 가는데…” (김용택의 ‘구절초꽃’에서)역시 시인은 천재입니다. 보통사람에겐 없는 통찰력과 직관, 상상력과 창의력을 가진 위대한 천재입니다. 나아가 범인들의 정신과 의식을 지배하는 절대 권력자이기도 합니다. 구절초 꽃 피면 가을 오고 구절초 꽃 지면 가을 간다고 시인이 말하는 순간, 보통 사람들의 머리에선 구절초와 가을은 어느새 떼려야 뗄 수 없는 공동운명체가 되고 맙니다.구절초와 가을, 그저
늦은 아침,태양의 전설을 가진 우리는 눈부신 태양을 기다리며매일 하늘로 날아올라 군무를 추지.까-악.이렇게 백만 번 춤을 추어야 태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거야.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황인선]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들어가는 말“책을 읽으면 인생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98%의 사람들은 ‘그렇다’고 답한다. ‘그렇지 않다’고 답하는 2%는 ‘대답할 가치가 없어서’ 혹은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 답변을 미룬다. 후자는 대개 삐딱한 시선으로 질문자를 바라본다. 그러면 나는 ‘그렇다’고 답한 한 명을 콕 짚어서 또 묻는다.“책 많이 읽었나요?”“... 많이 읽지 못했습니다.”언행불일치가 드러나는 순간이다.대부분의 사람들이 착각하거나 오해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책을 많이 읽으면 성공한다’거나 ‘인생에 도움이 된다’고
[오피니언타임스=유세진]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주지사의 선택은 결국 정치적 혼란은 피하자는 것이었다. 스페인 중앙정부 및 헌법재판소는 분리독립에 대한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 실시는 불법이라며 즉각 중단을 명령했지만 푸지데몬은 10월1일 투표를 강행했다. 850만 카탈루냐 주민 중 230만명만이 투표에 참여, 43%라는 낮은 투표율을 보였지만 전체 투표자의 약 90%가 독립에 찬성했다. 그리고 나서 9일 뒤인 10일 바르셀로나 주의회에서 카탈루냐의 독립 선포 여부에 대한 주정부의 입장을 밝히는 푸지데몬의 연설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바닷가 땅끝초가 앞.스르르- 파아-아직 덜 깨여 희뿌연 땅끝 세상이우리보다 먼저 까만 알에서 흘러나왔어.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황인선]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오피니언타임스=맹정주/ 블로그] 아이들이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린지 이미 오래다. 심지어 초등하교 입학 전부터 사교육을 받는다고 한다.얼마 전 한 언론에서 ‘다섯 살도 매일 3시간 공부...뛰놀 틈이 없어요’라는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사교육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고 있는 것이다. 영어 교사가 없는 유치원은 엄마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일쑤라고 한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논술, 수학, 영어, 악기, 운동 등의 과외가 일반화되어 있다. “옆집 아이가 하는 데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우리 아이도 보낸다”는 게 부모들의 한결같은 하소연이다. 한창
전설에서 추방된 새까-악. 안녕. 나는 ‘까옥’이야.우리가 왜 온통 까만 몸뚱이에 시끄러운 목소리로 까-악 까-악 하는지, 그리고 일부 사람들에게 불길한 새로 인지되는지는 분명치 않아. 우리는 가장 많이 오해되는 새 중에 하나야. 좀 억울하지. 사실 고대 동북 아시아 사람들은 우리를 예언 능력이 있는 새 또는 태양의 흑점에 사는 신성한 새, 발이 세 개 달린 삼족오의 후예라고 생각했어.그런데 우리는 어느 순간 그런 신화에서 추방되었어. 지금의 우리는 다리가 하나 없고 전설을 잃은 외족오야.태양으로 돌아가기를 꿈꾸는.
[오피니언타임스=묘심화] 2011년 봄이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추신수 선수의 지인들이 자비정사를 찾아왔다.2009년 7월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故) 조성옥 감독의 동생과 두산 베어스 관계자 분들이었다. 조성옥 감독은 추신수 선수의 부산고 스승이었다. 조 감독의 동생은 “제 꿈에 돌아가신 형님의 모습이 자주 보인다는 말을 들은 추신수 선수가 천도재를 마련해 스승님을 좋은 곳으로 모시고 싶어한다”고 말했다.나는 스승을 생각하는 추신수 선수의 마음에 크게 감동했다. 세상이 험악해져 스승의 은혜는커녕 스승의 권위가
“고독감, 이상향을 향한 그리움의 정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것이고 인간이면 누구나 갖는 것이다. 내 작품의 감상자들이 그런 정서를 공유하며 위안 받았으면 한다.”- 화가의 글에서그림으로 들어가기화가인 루치안 프로이트는 “ 나는 그림이 내게서 나오기를 원치 않는다. 그들에게서 나오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들’은 그림에 있는 모델들이며 또한 그를 듣는 화가 자신이기도 합니다. 변시지 화가의 그림 속 모델들은 특히 그렇습니다. 그러니 다음의 그림들에 들어가서 그림 속 모델의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5060세대는 소수의 예외적인 사람을 제외하고는 스마트폰 기능 중 일부만을 사용한다. 아무리 복잡한 기능이 탑재되어 있더라도 전화와 문자송수신 기능만 사용하다 이제는 조금 폭이 넓어져 카톡이나 밴드에서의 채팅과 일부 검색과 사진촬영까지는 큰 무리 없이 사용한다.그러나 모바일결제는 뭔가 불안하여 대개 꺼려진다. 젊은 세대 간에 모바일쿠폰이 일상화되어 있다는 것도 얼마 전에야 알게 되었다. 딸아이가 선물로 받았다고 스타벅스 음료 쿠폰과 제과점 케이크 쿠폰을 가족카톡방에 올리고는 나더러 사용하라 하여 처음으로 경험했다
“굴속이야. 들어갈수록 깜깜해. 나가는 문도 없어. 하늘도 땅도 보이지 않아. 머리와 발바닥이 붙어버린 것 같아.” 여고 동창 J의 SOS.나는 이유를 묻지 않았다. 대신 혼잣말 같은 웅얼거림만 반복하다가 전화를 끊었다.“터널이야. 굴이 아니야. 터널이 긴 것뿐이라고.”어머니 돌아가신지 일 년,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이 많아진 것이다. 그것도 그냥 무심히 보는 게 아니라, 샅샅이 훑는다. 길을 가다가도 조금만 구름 모양이 특별하다 싶으면 저절로 멈춰지는 발걸음, 혹시나 내가 못 보고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중학교 진학차 서울로 올라오면서 고무신을 면하고 헝겁운동화를 신게 된 것에 무척 기뻤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헝겁운동화를 신고 다녔지만 구두를 신고 다니던 친구도 더러 있었다.그렇게 구두를 신는 친구 중 땅바닥에 질질 끌고 다니던 친구가 있었다. 오비맥주 대리점집 아들이었다.아까운 구두가 닳게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가 뜻밖의 답을 듣고는 놀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빨리 구두바닥이 닳게 해서 새 구두를 신으려는 목적이란다. 크게 벌어진 입이 잠시 닫혀지지 않았다.헝겁운동화도 아껴 신으려 놀때는 운동화를 벗어놓기도
[오피니언타임스=신세미] 우리집 입구방은 나름 서재다. 서랍과 책꽂이 달린 책상에 컴퓨터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그 방은 이사온 다음날처럼 어수선한 상태로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그렇게 된 데는 방 정리를 제대로 못한 우리 가족의 게으름 탓이 크다. 변명같지만 사정을 이야기하자면 그 방이 가구들로 그득해 책이며 문구용품을 제대로 정리하기 어렵다. 책상과 붙박이장 외에 두 벽면에 3.5짝 크기의 혼수장이 들어서 있어 책꽂이용 공간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서재에 큼직한 혼수장이라니…. 안방에 붙박이장이 설치된 집으로 이사하며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