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지난 3월에 출간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의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를 최근에 읽었다.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자서전 출간 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별세할 경우 장례에 관한 이 여사의 발언 때문이었다.“전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안장에 국민적 저항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이 여사는 이렇게 답변했다. “사후에 어디로 가느냐를 생각하는 것 자체가 우리에겐 사치다. 그 양반 만약 그렇게 되면 나를 화장해서 이북이 보이는 곳에 뿌려달라고 했다”자서전 어딘가에 이 부분에 대
[오피니언타임스=이대현]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 기시감(旣視感)이다. 이를 무의식적 착각이나 기억의 오류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진짜인 경우도 있다. 영화에서도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장면이나 인물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 있다. 이를 알아채는 순간 그 영화는 뻔한 작품으로 추락하고 만다. 역사를 왜곡하고, 어설프게 정리하면서 활극을 펼친 가 그렇다.어디 영화에서만 그런가. ‘살충제 계란’ 파동에서의 기시감 역시 오류나 착각이 아닌 분명 이미(기), 본(시) 것들이다. 그것도 한 두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멀리까지
[오피니언타임스=묘심화] 우울증은 20여년 전만해도 심각하지 않은, 그저 하나의 증상에 불과했다.내가 정신병원에 간호사로 근무할 때만해도 우울증이란 하나의 작은 증상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 자살 또한 그리 흔하지 않은, 정말 특별한 경우이자 ‘자신과는 아주 먼 얘기’라고만 여기고 살았다.삶이 너무 힘들고,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 되더라도 아등바등 살려고 노력했다. 아무리 힘들지라도 우울하다거나 죽음을 생각할 여지조차 없던 시절이었다.그러다가 과학문명이 발달하고 경제사정이 나아지면서 우리네 삶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오피니언타임스=안희진] 내가 처음 결혼식 주례를 섰던 것은 마흔 두 살 때였다. 내 자신이 결혼한지조차 10년이 겨우 넘었을 때였고 토닥토닥, 티격태격 싸우면서 결혼생활에 대한 확신 또한 서지 않았던 그 때 내게 주례 요청은 한마디로 ‘웃기는’ 일이었다. 주례를 요청했던 사람은 후배, 굳이 말하자면 제자인 셈인데, 지금은 S자동차의 촉망받는 간부가 되어있는 이 청년은 다소 즉흥적이고 생각이 깊지 못한 면이 있긴 해도 더벌더벌 친화력이 높아 그의 주변에는 항상 사람들이 몰리는 인기있는 청년이었다.어린 나이에, 전혀 예상치 못한 주례요청이
교육혁명① 교육혁명② [오피니언타임스=서용현] 학생들을 공부와 시험의 부담에서 최대한 해방시키자. 학생들을 마음껏 뛰어놀게 하여 그들의 잠재력과 자유정신을 최대한 꽃피게 하자. 학생들이 호기심을 살리고 생각을 하여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스스로 찾게 하자. 지루한 암기보다는 대화(발표토론식 수업 등)와 탐방에 의해 재밌고, 신나는 공부를 하게 만들자. 학과시간을 대폭 줄인다지식이 중요하지 않게 되는 추세에 부응, 과감하게 지식 교육을 축소하자.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2년째 개인 블로그를 통해 무료 취업컨설팅을 해오고 있다. 취업컨설팅이라고 하지만 대단한 건 없다. 자기소개서를 첨삭해주거나 그저 상담을 해주는 수준이다. 최근 그들의 고민거리를 들어보면 가슴이 답답하다.‘현재 걱정인 것은 제가 꿈이 없다는 것입니다’‘진로를 정하지 못해 너무 막막한 상황입니다’‘정부에서 공기업 채용을 확대한다는데 공기업을 지원할까요. 그래도 여전히 대기업이 좋을까요?’내가 뭐라고 답해야할지 모르겠다. 꿈이 없는 사람에게 꿈을 심어줄 수도 없고, 감히 내가 진로를 정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더욱
[오피니언타임스=이영환] 최근 국내외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접하면서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인간에게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이런 성향은 오랜 진화 과정에서 자연선택을 통해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 이성이 절정에 이른 21세기에 여전히 원시적인 폭력과 파괴적 광기가 도처에서 추악한 모습을 드러내는 현상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것은 권력을 장악한 소수의 특권계층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권력을 장악하지 못해 몸을 낮
1. 한 편의 납량 영화[오피니언타임스=서용현, Jose] 우린 지난 몇달간 한 편의 ‘납량영화’를 보았다. 김정은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든다”는 공갈을 재탕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괌을 폭격할 수 있다고 대응했다. ‘8월 위기설’이라고 불린 마카로니 웨스턴이다. 결국 유야무야되었지만 김정은이나 트럼프나 엄청난 액션 스타(action star)들이다. 김정은은 진짜 미국을 도발하려 했을까? 물론 아니다. 미국의 막강한 공군력, 해군력에 관
[오피니언타임스=서동철] 며칠 전 전라북도 고창 선운사에 다녀왔다. 이 유서깊은 절을 찾은 것은 그동안에도 여러차례였지만, 이번에는 취재가 주목적이었으므로 조금 더 꼼꼼하게 둘러봤다. 특히 과거에는 스쳐지나갔을 산신각 앞에서 머문 시간이 길었다. 정면 한 칸, 측면 두 칸의 이 작은 전각 내부에는 선운사의 창건 설화에 보이는 두 고승(高僧)이 산신이 되어 나란히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백제 스님 검단선사(黔丹禪師)와 신라 스님 의운화상(義雲和尙)이다. 그런데 창건 설화를 따라가다 보니 뜻밖에 검단선사가
[오피니언타임스=이지완] 나는 버스를 탈 때면 되도록 의자에 앉는 편이다. 버스에 서있으면 갑자기 불안해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아마 중심을 잡지 못하고 계속 사람들한테 치이다보니까 그런 것 같다. 버스를 타면 나는 얼른 뒤로 걸어가서 내리는 문 앞에 있는 2인용 좌석에 앉는다. 그 좌석에 누군가 앉아있으면 그 옆이나, 뒷좌석 정도에 주로 앉는다. 그런데 어제 나는 굉장히 오랜만에 버스 맨 앞좌석에 앉게 되었다. 맨 앞에 앉아있으니 버스의 전면 유리창으로 도로 상황도 보이고, 버스에 비해 작은 사람들의 모습이나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정부와 집권 여당은 최근 소득재분배를 위한 부족한 재원 마련을 위해 과표 2000억원을 초과하는 일부 대기업과 과표 3억원을 초과하는 개인소득자들에게 적용할 법인세율과 소득세율을 각기 3%포인트와 2%포인트 인상하기로 하고 세법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소위 부자증세라고 불리는 조치이다. 미국을 포함한 다른 많은 선진국에서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소득의 양극화로 인한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분배문제로 국한시켜볼 때 최근 우리나라 역사는 외환위기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도 좋을 정도로 많은 변
[오피니언타임스=유세진]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식품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은 판매를 중단했고, 농림축산식품부는 모든 산란계의 계란 출하를 금지했다. 이는 소비자들의 안전보다 수익만을 중시하는 경제 논리를 앞세웠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우리보다 먼저 문제가 불거진 유럽의 ‘살충제 계란’ 파동을 되짚어보고 시사점을 살펴봤다. 유럽 대륙이 살충제 피프로닐 성분이 포함된 계란 유통으로 온통 시끄럽다. 살충제 계란은 지난 8월1일 독일의 한 슈퍼마켓이 네덜란드로부터 수입된 계란
교육혁명① 에 이어[오피니언타임스=서용현, Jose] 한국 학생들은 정말 불쌍하다. 밥 먹고 하는 것이 공부인데 공불 못한다. 성적에 매달려서 학창생활도, 낭만도, 인생도 포기하고 기가 죽어서 좀비처럼 산다. 매사에 자신이 없다. 더 이상한 것이 있다. 이렇게 공부를 못하는데도 수업 방식을 바꿀 생각을 않는다. 죽어라고 암기공부를 한다. 고시촌의 재수생들은 암기를 열심히 한다. 그런데 재수를 거듭할수록 합격률이 떨어진다. “공부 할수록 공부 못 한다”는 얘기다. 이런 공부라면 뭐 하러 하는가? 무
[오피니언타임스=황인선] 박갑수 서울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여름의 어원은 녀름인데 이는 계절로서의 여름, 농사(녀름짓), 그리고 그 결과로 나오는 열매의 뜻을 가진다고 한다. 중국인들의 여름인 하(夏)는 우왕이 세운 나라 이름, 중국(인)이라는 뜻도 있고 좀 뜬금없지만 여름에 지내는 제사 때 추는 춤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하긴 글자 모양이 큰머리 혈(頁)과 천천히걸을쇠발(夊)의 합자이니 탈을 쓰고 발을 크게 놀려 춤추는 형상 같기도 하다. 반면 영어의 summer는 ‘반년, 년’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samma와 뿌리가 같은
병사가 출정할 적에,나는 보았다.화려한 꽃다발과 수많은 환송인파의 물결.꽃처럼 내리는 네 어머니의 눈물은 어느새 불경한 것이 되어버린 것을.너의 충성.조국은 너를 잊지 않을 것이다.병사가 귀환할 적에,나는 보았다.종전도 아닌 휴전.난리통에 얼어 죽었다던 병사의 어린동생을 닮았다는 흰나비 한 마리가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 줄도 모르면서 마냥 기쁘기만 한 모양인지주춧돌만 남은 너의 집터에 날아와 앉아 하루 종일 너를 기다리는 것을.꽃처럼 내리는 어머니의 눈물만이 병사, 너를 찾아 헤매는 것을.병사는 빈 상자가 되어 돌아왔다.너의 충성.조
[오피니언타임스=함기수] 2017년 가을이면 시진핑 2기 집권을 알리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 대표대회가 열린다. 벌써 언론에서는 중국 권력의 핵심인 7인의 정치국 상무위원 인선과 관련하여 각종 예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칠상팔하(七上八下)’‘능상능하(能上能下)’이다.‘칠상팔하’는 지도자의 나이제한을 67세면 유임하고, 68세면 은퇴한다는 공산당 내부의 불문율 같은 것이다. ‘능상능하’는 시진핑의 복심인 1948년 생 왕치산(王岐山)의 유임과 관련된 것으로 ‘칠상팔하’의 관례를 깨고 능력이 있으면 유임하고 능력이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드넓은 대학교정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과 관계를 이어오는 것은 인연이라는 말 외에는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특히 젊은 남녀사이처럼 불꽃이 튈만한 나이도 아닌 60을 넘긴 남자들 사이에, 그것도 외국인과의 사이에서라면 더욱 그렇다.아내가 서울대에서 강의를 하던 첫 해, 강의날이면 차를 태워다준다는 핑계로 학교에 가서 기다렸다. 교수연구실에만 머물러 있기엔 답답해서 교정에 나가 여기저기 걸어다니고 벤치에 앉아 쉬기도 했다. 서울대에 다닐 당시 옛 모습이 몇몇 건물에 남아있어 빛바랜 흑백사진에 색깔을 입히는 듯한 느낌으
[오피니언타임스=이대현] 새삼 언급하기도 민망하다. 지난 정부의 ‘국정홍보’를 두고 하는 말이다. 무엇하나 상식에 부합하는 것이 없었던 박근혜 정부였으니 국정홍보라고 다를까 마는, 굳이 되새겨 보는 것은 다시는 이런 천박하고 어이없는 짓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서다. 하긴 아무리 멍청한 정부라도 이러지는 않을 것이니, 이 또한 ‘기우’겠지만.‘세월호 참사’에 끝없는 책임회피와 외면으로 일관하고, 독단적 정국운영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한 2015년 5월, 박근혜 정부가 뜬금없이 문체부에 국정홍보 차관보 자리를 만들었다
[오피니언타임스=김형성] 무서운 속도로 게임업계를 뒤흔드는 신성이 등장했다. 출시 15주 만에 500만장을 판매하며 누적 매출 1억 달러(약 1200억원)를 돌파한 PC게임 ‘배틀그라운드’가 주인공이다. 배틀그라운드는 6일 기준 PC방 점유율 6.41%를 기록하며 서든어택을 제치고 PC방 순위 4위에 랭크됐다. 돌풍을 몰고 온 배틀그라운드는 어떤 게임인지, 어떤 점이 게이머들의 마음을 훔쳤는지 살펴봤다. 배틀그라운드의 가장 큰 특징은 생존형 배틀로얄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100명의 플레이
[오피니언타임스=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 입추(7일)가 지났건만, 무더위는 지칠 줄 모릅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니 바다로, 강으로 발길을 돌릴 만하건만 ‘꽃쟁이들’은 아랑곳 않고 산을 오릅니다. 뒷산으로 가볍게 산책을 떠나는 게 아니라, 해발 1400m가 넘는 가야산을 향해 새벽길을 나섭니다. ‘폭염경보, 야외활동 자제’를 당부하는 행정안전부의 안전 안내 문자에도 불구하고 고행하듯 높은 산을 오르는 이유는 단 하나, 흘린 땀방울만큼 보상해주는 곱고 귀한 야생화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백리향과 솔나리, 한라송이풀, 네귀쓴풀, 원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