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 = 칼럼니스트 신명관]작년 6월, 맨 처음에 출근할 때에는 어차피 사장님이 아내분과 같이 일을 했기 때문에 주 3일 출근이었다. 8시간씩 일했고, 경우에 따라서는 추가 근무도 해서 100만원 정도를 가져갔었다. 사장은 나와 꽤 오래 알고 지냈던 사이라서, 가게가 좀 더 안정화 되면 내게 맡긴 뒤 다른 가게 하나를 더 열까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그 제안이 퍽이나 좋아보였기에 별 생각없이 받았다. 그리고 7월,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순간부터 가게는 조금 어려워졌다.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불매운동이 터
[오피니언타임스= 청년 칼럼니스트 석혜탁] 우리의 소원은 통일. 전 국민의 입에 찰싹 붙어 있는 노래 가사이다. 하나의 관용어구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이 짧은 표현에 문제 제기를 할 생각조차 못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나의 소원’도 아니고 ‘우리의 소원’이라는데, 괜히 정색하고 다른 얘기해봐야 ‘우리’라는 안온한 무리에서 이탈되기 십상이다. 개인의 고유한 특질을 존중하기보다는 아직도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우리 사회에서 ‘우리’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은 치명타다. 또 ‘통일’이라는 단어 자체에 담긴 긍정적이고 절대적인 이미지에
[ 오피니언타임스 = 청년 칼럼니스트 한성규]조두순이 다시 나왔다. 이 한사람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고 뭐고 대한민국 전체가 난리가 났다. TV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그가 입고 나온 패딩 회사에 비상이 걸렸다. 홍보라면 ★도 바를 것 같던 회사가 방송매체에 나온 자사로고를 지워달라고 애걸복걸했다. 집으로 가는 길에도 난리가 났다. 들른 곳마다 욕설 세례와 분노가 터져 나왔다. 애꿎은 법무부 관용 승합차량은 앞 유리가 깨지고 뒷좌석 문짝도 찌그러졌다. 달걀도 맞았다. 조두순을 취재하기 위해서 미리 기다린 유튜버들과 인근 주민 100여
[오피니언타임스 =칼럼니스트 한성규]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 빈부격차가 확대되었다고 한다. 미국은 10년에 걸쳐 조금씩 줄여온 빈부격차가 코로나19사태가 터지고 난 후 바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단다. 이 난리 통에 태국 국왕 와찌랄롱꼰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피해 독일로 지난 4월 도망갔다가 다시 돌아왔다고 한다 . 왕이 국민들은 내팽개치고 20명이나 되는 미모의 여성들은 데리고 갔었다고 한다. 할리우드 영화사 드림웍스의 공동 설립자인 억만장자 데이비드 게펀도 바이러스를 피해 고급 요트에서 호화롭게 자가 격리를 했다. 억만장자 축구선수
[오피니언타임스= 칼럼니스트 석혜탁] 문재인 대통령과 현 집권 여당에 대한 평가는 각기 다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정치적 입장 차이는 잠깐 내려 두고 이 말을 들여다보자.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2017년 5월 취임사에서 힘주어 말했던 이 말이 주는 울림은 분명 컸다. 딱히 새로울 것도 없는 내용이었는데, 한 문장 한 문장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았다.이 메시지에 적잖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다. 정권교체를 원했던 진영에서는 이 말을 듣고서 비로소 새로운 세상이 왔음을 실감했다. 반대
대학원을 들어온 지 어엿 1년, 고작 23년의 끝무 렵에 있는 나에게 가장 잊지 못할 한 해가 되지 않을까. 누군가에게는 코로나가 삶의 밥줄을 끊어버린 무기가 될 수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되어버린 슬픔이 되기도 했겠지만, 나에게 있어 코로나는 ‘낭만’이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낭만적’이었다.7살 많은 언니와 같은 방을 쓰는 관계로 내게 유일한 구역이었던 책상은 고3 이후로 철거되었다. 그 많던 8개의 책장이 대학에 입학했다는 이유로 하나로 줄어들고, 이젠 2층 침대의 내 이부자리 말고는 아무
[오피니언타임스 = 칼럼니스트 양재현]한동안 유행했던 말이 있다. 바로 ‘피씨충’이라는 말이다. ‘피씨충’은 ‘정치적 올바름’을 뜻하는 Political Correctness의 앞글자에 ‘충’이 결합해 나온 용어이다. 흔히 웃자고 하는 말에, 혹은 생각 없이 가볍게 던진 말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들을 지적하는 사람에게 내뱉는 경멸적인 비하로 사용되어 왔다. 이때, ‘피씨충’이라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때와 장소, 분위기도 가리지 못하고 ‘진지충’이라는 말도 함께 듣게 된다.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는 말도 필수 옵션이며, 때로는 글의
[석혜탁의 말머리] 군 입대를 앞둔 ‘그놈’이 죽었다.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군 입대를 앞둔 ‘그놈’이 죽었다. 아침 일찍 문자를 받았다. 회사에서 밀린 메일을 읽고 있던 참이었다.어머니의 문자였다. 아들세훈이 죽었다.교통사고란다...로 시작하는 메시지였다. 그 아래에는 지금 병원을 가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놀란 나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그의 이름은 편의상 세훈으로 표기하고자 한다.) Ⓒ pixabay 죽었다.나는 살면서 이런 문장을 처음 봤다. 우리가 어릴 때 친구들끼리 “죽을래”라고 말하며 짓궂게 장난친 것 제외하고, 딱히
[오피니언타임스=칼럼니스트 시 언]딸들은 정확하게 울었다. 한달 전 외할머니의 3일장을 지낸 후 내가 쓸 수 있는 문장은 겨우 이런 것이었다. 스산하게 식은 할머니의 시신을 어루만질 때, 벽제 화장장에서 할머니의 관이 운구될 때, 단 10분 전까지만 해도 웃고 떠들던 엄마와 이모들은 자명종 시계처럼 불시에 울음을 터뜨렸다. 아무리 기진해도 빼놓을 수 없다는 듯이. 식장 복도를 가득 메운 오열들은 장례 의식의 각 단계가 시작될 때마다 정확히 시작됐고, 각 단계가 마무리 되면 1시간을 넘기지 않고 사그라들었다. 엄마와 할머니들의 눈치를 보던
[오피니언타임스= 칼럼니스트 허서정]#1. 오랜만에 동창끼리 뭉쳤다. 솥밥이 나오는 가게였다. 스테인리스 솥을 기울인 채 누룽지 국물을 떠먹는 중에, 한식집 딸내미가 쾌활하게 말했다. “여긴 스댕이라 좋네. 돌솥 쓰면 설거지가 안되거든. 바쁘니까 세제를 깨끗이 못 헹궈. 근데 세제 좀 먹는다고 죽겠냐? 하하!”#2. 여름이었다. 비빔냉면이 당겼다. 매콤 달콤한 빨간 양념에 면과 오이를 버무려 몇 젓가락을 흡입했다. 어느 순간 쳐다본 내 그릇에 까만 머리카락 한 가닥이 보였다. 점원을 불러 이야기하고 같은 메뉴를 재주문했다. 점원은 마뜩잖
[오피니언타임스= 칼럼니스트 신영준]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이 각축을 벌였다. 개표 후반에도 유지된 근소한 격차에 두 당선자 모두 승리를 주장하는 연설을 하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결과는 7535만 표(50.5%)로 바이든이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하며 승리를 확실시 했다.이번 대선에서 많은 기록들이 나왔는데 최고령 대통령, 역대최고 사전투표율, 최다득표 승리·패배, 최초의 여성부통령 등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그중에 제일 재미있는 기록은 트럼프가 124년 만에 처음으로 선거결과에 불복한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이다.전
[논객 닷컴 = 칼럼니스트 김우성] 나는 12년 구력의 테니스 동호인이다. 돌이켜보면 테니스 관련 추억이 많다. 여러 장소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공을 치고, 일정 기간 레슨도 받고, 여러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으니 ‘테생테사’라고 봐도 무방하다.그동안 테니스를 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났다. 실력자들도 다수 상대했다. 그런데 그들 중 몇몇은 나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나를 가르치려드는 모습을 종종 목격했다. 백번 양보해서 본인 실력에 자신 있어 그런 거라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나를 별 것 아닌 것처럼 무시하지는 말아야 하는 것
[오피니언타임스= 칼럼니시트 우달]모든 게, 빠르게, 변한다. 새로운 세기에 들어서며 평생 직업이라는 말이 무색해지더니, 어느 순간에는 핸드폰을 안 가진 사람이 없게 되었고, 이제는 그조차도 스마트폰이라는 소형 단말기로 모두가 연결되었다. 그러다 어느 날에는 인간의 사고력이 빅데이터에 의해 가볍게 제압당했고,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1순위가 유튜버가 되었으며, 암호화폐니 양자 암호니 하는 것들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건 단지 IT 부문에 한해 말머리만을 언급한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체, 눈이 휙휙 돌
[ 논갯닷컴=칼럼니스트 방제일]세상에 백락(伯樂)이 있어야 천리마가 있다. 천리마는 항상 있지만 백락은 늘 있지 않다.그러므로 명마(名馬)가 있다고 하여도 노예의 손에서 욕을 당하고, 마구간에서 (보통의 말들과) 나란히 죽게 될 뿐, 천리마로 불리지 못한다. 천리마는 한 끼에 곡식 한 섬을 먹어치우거늘 말을 먹이는 자들이 그 말이 천리를 달리는 달릴 수 있는 말임을 모르고 먹이니, 이 말이 천리를 달릴 수 있는 말일지라도, 배부르게 먹지 못하여 힘이 부족하니 그 뛰어난 재능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통 말들과 같아지려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첨예했던 대립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꼰대’와 ‘요즘것들’ 간의 신경전이었다. 오죽하면 3대 성현 중 하나로까지 통하는 테스형조차 젊은이들의 고발에 의해 사형을 선고 받았겠는가. 소크라테스의 시절보다 더 오랜 옛날 고대 벽화 한 구석에 “요즘 것들은 버릇이 없다”는 푸념이 새겨져 있었다는 소문도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이 두 세력간의 간의 대립이 주로 ‘조언(助言)’이라는 대화 형식에서 발발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어디 꼰대와 요즘것들 만의 문제인가. 친구, 연인, 가족 간에서도 ‘다 너
[ 논댁닷컴=고라니]결혼을 준비하다 보면 오백 개가 넘는 업체를 만나게 된다. 웨딩홀부터 시작해 허니문여행사, 드레스샵, 혼수업체,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한 푼 두 푼 모은 돈을 사이버머니처럼 쓰는 기분은 제법 짜릿하다. 하지만 소비자로서 결혼시장에 참여하는 즐거움은 오래 가지 못한다. 우린 곧 불편한 진실에 직면한다. 외부에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결혼시장과 별개로또 다른 결혼시장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곳에서 우린 상품으로 가판대에 진열된다.사내 게시판에 결혼소식이 올라오면 당사자들은 꼭 이런 질문을 받는다
[ 논댁닷컴= 김연수]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특히 지난달, 걷잡을 수 없이 높아진 확진자 수로 인해 2.5단계를 실시할 정도로 외부 출입이 어려워졌다. 자영업자들이 가장 큰 손해를 봤고, 배우 한 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며 드라마 제작 또한 늦춰지기도 했다. 즉, 각 분야 및 영역에서까지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2.5 단계를 선포하며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곳곳에서는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에 걱정을 늦출 수 없었다. 취업은 더 어려워졌고, 여러 회사에서는 무급 휴가에서 갑작스
[석혜탁의 말머리] 키치적 감성을 받아들인 리테일의 모습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슷’. 을지로지하쇼핑센터에서 볼 수 있는 B급 감성의 레트로 편집숍이다. 이름부터 특이한 이곳은 공간중개 플랫폼 스위트스팟이 기획한 이색 매장이다. 조악함이 매력이다 Ⓒ석혜탁 촬영 스위트스팟의 작품을 여러 곳에서 접한 적이 있다. 이 매장이 유독 재미있는 것은 대기업 계열의 유통 공간이 아니라, 지하철을 타러 오가는 고객들이 지나치는 지하상가에 문을 열었다는 점이다. 또 ‘을지로’라는 공간에 들어섰다는 점도 이채롭다. ‘힙지로’라 불리며 밀레니얼 세대에게
[ 오피니언타임스=칼럼니스트 서은송]아무 날도 아닌, 그냥 햇살 밝은 날. 아무 곳도 응시하지 않은 눈동자에 언뜻 화려한 건물에 요양병원이 비친 날이었다. 새삼, 무슨 요양병원을 저리 화려하게도 지었나 생각해보니, 미아역 부근에 자리 잡은 결혼식장이 보이지 않았다. 같은 자리, 같은 외형의 건물. 조금은 많이 다른 간판. 성처럼 생긴 건물의 화려한 금테를 두른 대리석 벽면에는 지나가는 차들이 비칠 정도로 눈이 부시다. 그 옆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요양병원’이라 적혀있는 파란 간판.결혼식장이 어떻게 요양병원이 될 수 있는가 생각해보면
[오피니언타임스=곽예지]청년칼럼을 쓸 때처럼 글을 실명으로 올리다보면 가끔 필명을 만들어 속이야기를 자유롭게 펼치고 싶은 생각이 든다. 가족이 이름을 검색해 내 글을 보곤하는데 사실 반갑진 않다. 애석하게도 가족과 맞아 떨어지는 가치관이 거의 없고, 오히려 부끄럽기 마련이다. 스스로 주제를 검열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 난감해진다. 글감이 없어 머리를 감쌀때면 괜히 실명을 탓하고 싶어진다.필명을 든든하게 세우고 더 짙고 재밌는 문장을 슥슥 써나가는 상상을 해보지만, 이내 접는다. 핸드폰 기록이 노트북에 공유되고, 전화번호가 인스타그램에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