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잘 있었냐고?그동안 별일 없었냐고?안부가 그리워다가가 묻고 싶은 단 한 사람내가 궁금하지 않냐고보고 싶지 않냐고그동안 가슴에 심겨진그리움 한 조각 잘 크고 있냐고묻고 싶은 한 사람그 사람이 오늘은 참 보고 싶습니다며칠 전 오랜 지인이 카톡으로 보내준 누군가의 글이다. 지극히 평이한 문장에 통제되지 않은 직설적 감정의 나열, 감상도 감동도 없이 건성으로 훑어 내렸던 이 글에 나는 지금 몇 날 며칠 붙들려 있다.살면서 익혔던 거의 모든 사람을 세월이란 두터운 창고에 밀어 넣어 놓고, 열쇠도 자물쇠도 어디에 둔 지 잊은 채 식물처
민주당이 방통위원 후보를 재공모키로 했다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 추천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모양이다. 민주당은 지난 2월 최수만 전 한국전파진흥원장을 방통위원 후보로 내정한 바 있다. 3월 26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재홍 부위원장 후임을 채우기 위한 절차였다. 그러나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최 전 원장에 대한 추인을 보류했다.방통위는 대통령이 지명하는 위원장과 위원 1명, 여당이 추천하는 1명, 야당이 추천하는 2명을 대통령이 임명해 총 5명으로 구성된다.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 추천 김재홍 부위원장과 대통령 지명 및 여당이었던 새누리
페미니즘은 언제나 옳다. 이 말을 듣고 반감을 가지거나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페미니즘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페미니즘은 모든 성이 다 평등하다는 사상이다. 이 말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성에 관계없이 평등한 존재이니까. 남자는 여자보다 우월하다고 속으로 생각할 순 있지만 그것을 떳떳하게 겉으로 표현하긴 힘들다. 남들의 시선은 아랑곳 않고 대놓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어떤 남자들은 페미니즘을 여성 우월주의 사상으로 착각하고 기센 여자들의 ‘
남한산성에 남아있는 바위글씨를 찾아서 탐방길에 올랐다. 남한산성에 널리 퍼져 있는 바위글씨를 찾아보니 지금은 거의 방치되고 있으나 이것들을 잘 연구하고 정리하면 훌륭한 문화재가 될 것 같다. 서양은 석조문화라 옛 문화재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우리나라는 목조문화라 대부분의 문화재가 사라지고 몇 개만이 오늘날 전해지고 있다. 남한산성 행궁에 가면 반석(磐石)이라는 바위글씨가 행궁 뒷편에 있는데, 병자호란 당시 누란(累亂)의 위기에 처하여 종묘사직과 나라를 반석과 같이 튼튼히 지켜야 한다는 뜻을 오래 간직하기
젊은 세대들 사이에 유행하는 ‘탕진잼’이란 신조어가 생소하고도 흥미롭다. 탕진잼은 다 써서 없앤다는 뜻의 ‘탕진’과 재미의 줄임말인 ’잼’의 합성어. ‘천원 샵’같은 저가의 생활용품점이나 문구점, 인형뽑기방에서 수중의 돈을 과감히 아낌없이 지출해 소품을 사들이며 일상의 소소한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SNS에도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사진 글이 떠돌아다닌다.1인 가족, 싱글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혼술’, ‘혼밥’과 더불어 탕진잼도 신세대의 일상을 반영한다. 탕진잼은 나 자신을 위해, 스스로 의미있게 생각하는 대상에 투자
4기의 사드발사대 관련 보고누락 문제를 둘러싼 청와대의 대응 자세를 보면서 상식의 문제를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사드배치가 안보적으로, 외교적으로 얼마나 중차대한 문제인가를 생각한다면, 국방장관이나 안보실장이 대통령에게 고의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이 아닙니다.왜냐하면 그것은 보고하지 않았다 해서 감추어 질 성질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보고 즉시 들통이 날 일인데 국방장관이나 안보실장이 어떻게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행여 새 대통령을 우습게 알고 보고를 안 한 것으로 생각했다면 그것이야말로 대통령 측의
문제가 많은 곳에서 일하는 중이다. 어떤 문제냐면 나와 성향이 전혀 다른 사람을 선배로 두고 있다. 깐깐한 성격의 나는 자꾸만 눈에 띄는 문제를 지적하고 변화를 바라는데, 상대방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쌓아온 나름의 매뉴얼에 후배가 사사건건 집착하며 성가시게 구는 것처럼 보이는 모양이다. 그러다가 한번 크게 싸웠다. 작은 말다툼이야 간간히 있었지만 언성을 높여가며 정말로 싸워 버린 것은 처음이었다.얼마 후 나는 먼저 사과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예상 외로 따뜻한 답장을 받았는데 내용이 좀 걸린다. 분명 일 처리 문제로 다퉜고, 그에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새 정부가 들어섰다. 새 대통령의 출발과 함께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진정되는 모습이다. 대통령 취임 3주가 지난 현재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80%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진정한 시험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건 역시 북핵문제, 그리고 중국과의 껄끄러운 관계 개선이다.북한의 핵문제는 새 정부가 시급히 풀어야 할 가장 어렵고, 복잡하고,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해결될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가늠할 수가 없게 되었다. ‘선제 타격론’까지 거
햇볕이 들어오기에는 좁은 공간이었다.바닥에 몸을 맡기면 한 가득 채워지는 방 구조 덕분에 햇볕에게 양보할 자리란 없었다. 오히려 집 밖으로 발걸음을 내밀면 햇볕이 은근히 다가와 주었다. 이렇게 세입자의 이기적인 탐욕으로 쓰는 방을 반지하 원룸이라고 한다.이쪽 원룸에서 저쪽 원룸으로 옮겨가는 일을 7년째 했다. 이제는 눈만 감아도 원룸의 구조가 훤히 보이고, 웬만한 짐짝도 거뜬히 소형차에 구겨넣을 수 있다. 이사 대행업체의 존재감을 민망하게 만들 정도로 척척, 착착. 주변 친구들과 동생들도 한 팀이 되어주었다. 이리저리 방랑하는 동안
도법 스님이 몇 해 전 “전에는 종교가 세상을 걱정했다. 지금은 종교 때문에 국민이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당시 종교가 연루된 갖가지 잡음·추문들이 끊이지 않는 와중에 조계종 화쟁(和諍)위원장 자격으로 한 말이다. ‘세상이 종교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을 개탄한 것이다.정권교체가 되었다. 지인들과 몇 차례 술자리를 같이 하며 이런 얘기를 나누었다. “이젠 정치 걱정은 그만해도 되겠어”, “앞으론 내 일이나 신경 쓰며 살아야지.”그러면서 기억난 것이 도법의 말이었다. 당시 필자는 신문사 논설위원으로 ‘지금은 세
지난 1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인천에서 워크숍을 가졌다. 웬일일까? 2년여 보도교양특별위원회 심의위원을 맡고 있지만 워크숍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방통심의위원 임기가 6월로 끝나서 이런 행사를 통해 마무리를 짓는 모양새를 갖추는 것이란다.방통심의위원 9명의 임기는 3년이다. 여기도 여야 6:3 구조로 위원이 구성된다. 방통심의위는 그동안 위상과 정체성 문제로 제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편향적 심의, 모호한 유해 사이트 차단 기준, 인터넷 검열 자체에 대한 문제, 명예훼손 사항에 대해 제3자가
‘소득이 있어도 세금은 없는’ 종교인!종교인 과세문제가 또 다시 논란거리로 떠올랐습니다. 엊그제 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이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종교인 과세와 관련, “이 분야 전문가인 제가 보기에는 전혀 준비가 안 돼있는 상태에서 (시행될 경우)불 보듯이 각종 갈등과 마찰이 일어날 것”이라며 과세유예를 시사하면서 부터입니다. 종교인 과세는 케케묵은 과제입니다. 해방 이후 과세성역으로 있다가 1968년 이낙선 초대 국세청장 시절 처음 공론화됐으나 종교계 반발에 부딪쳐 표류했습니다. 2012년엔 박재완 전 기
2008년 2월 MB 정권이 출범하고 시간이 흘러 유난히 더운 7월 무렵이다. 교양 프로그램 제작을 맡고 있던 나는 오랜만에 서로 만나기 어려운 드라마 담당 프로듀서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전화가 왔다. 모 본부장이 모처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데 나를 찾는다는 것이었다. 양해를 구하고 그 자리로 갔다.프로듀서 직종이었던 나는 정책·조직·예산을 담당하던 KBS 기획팀장을 거쳐 프로그램 제작 담당인 ‘KBS스페셜’ 팀장으로 복귀해 재직하고 있었다. 사장-본부장-국장-부장-차장-직원으로 짜여있던 직제를 사장-본부장-팀장-직
굳이 핑계를 대자면, ‘나이 탓’을 하는 수밖에 할 수 없습니다. 요즘은 술집에 가면 망설임 없이 막걸리를 선택하게 됩니다. 어느 전직 대통령이 주도했던 ‘막걸리 유행’이 시들해진지도 꽤 됐는데 웬 늦바람인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막걸리가 밥이여”라고 자주 말하던, 청년기에 몸담았던 건설현장 감독이 가끔 떠오릅니다. 그러고 보면 나이를 먹을수록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이 맞는 모양입니다.요즘은 전국의 막걸리를 함께 파는 술집이 꽤 여럿 있습니다. 그런 곳에 가면 이것저것 골라서 마셔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입이 둔감한 저도 이 막걸리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법인세를 35% 수준에서 15% 수준으로 대폭 인하하고 소득세의 경우 현행 7개 구간을 3개 구간으로 조정하면서 최고세율을 39.6%에서 35%로 낮추는 세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상원의 승인을 받지 않았기에 그대로 시행될지는 미지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공약을 실천한다는 차원에서 강행하려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무누신(Steven Mnuchin) 재무장관은 이번 세제 개혁이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며, 중산층의 세금 부담을 완화해줄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렇지만
관여도(Involvement)라는 마케팅 용어가 있다. 소비자가 어떤 대상을 중요시하고 관심을 갖는 정도를 일컫는다. 관여도가 높은 제품을 구매하고자 할 때는 정보탐색에 시간과 노력을 많이 기울일 것이고, 관여도가 낮은 제품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시간 투자를 덜할 터이다. 명품가방을 살 때와 티셔츠 한 장을 살 때를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고관여(High Involvement), 저관여(Low Involvement)는 상대적이고 연속적인 개념이다. 제품마다, 개인마다, 상황마다 달라질 수 있다. 이 마케팅 용어를 정치의 영역에 대
그것은 감동의 도가니였다. 37년 동안 그런 감격은 처음이었다고 유가족들은 말했다. 어떤 사람은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다고도 했고, 어떤 이는 그동안 얼어붙었던 가슴이 한꺼번에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고도 했다. 지난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된 37주년 기념식을 두고 한 얘기들이다.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크게 세 가지였다. 그 중에서 압권은 역시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였고, 다음은 문 대통령과 유족 대표 간의 감격적인 포옹 장면, 세 번째는 9년 만에 불러보는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이었다. 그러나 순서로 보
지난주 경북 경주에서는 흥미로운 세미나가 열렸다. ‘역사도시 유적 주변의 공공건축, 도전과 과제’가 주제였다. 신라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에서는 요즘 황룡사역사문화관이 논란을 빚고 있다. 황룡사가 자리잡은 곳은 신라시대에는 경주 왕경의 한복판이었다. 하지만 지금 황룡사 터를 비롯한 일대는 거대한 폐허나 다름없다. 절집 주춧돌과 불상 대좌만이 쓸쓸하게 드러나 있다. 그런데 농촌마을의 논 한복판에 세워진 나홀로 아파트같은 인상을 주는 전시시설이 이런 옛 절터의 분위기와 어울리느냐 하는 것이다. 시인 장석남은
인간의 존엄성을 갉아먹으며 성장과 성공을 외쳤던 사회는 더 이상 빼앗을 게 없던 모양인지 한 사람의 삶을 앗아갔다.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다 죽은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故이한빛 PD의 이야기다. 그는 10분짜리 영상에 자막을 달기 위해 몇 시간을 꼼짝없이 자리에 앉아 일하고, 불과 몇 시간 전에 퇴근한 다른 동료들을 깨워서 일터로 데리고 나와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느꼈을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감히 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났을 것이다.더 큰 문제는 다른 한편에선 일 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은 벌써 오래 전에 안국동 아름다운 가게 앞쪽에 있다가 삼청동으로 옮긴 사주풀이, 인생상담 집이다. ‘통집’ 주인장은 전직 국회의원이자 ‘꼬방동네 사람들’로 유명한 L(69) 전 국회의원이다.세상에 가장 불쌍한 것이 전직 국회의원이요, 세상에 가장 새빨간 거짓말이 ‘전직 의원이 바쁘다는 것’이라는 말처럼, 전직 의원들은 별도의 전문직이나 현장을 지키는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정말 한가하다. 현역일 때 워낙 바빠서이겠지만, 이젠 전직 의원이란 묘한 수식어 마저도 민망할 만큼 세월이 지났다. 65세가 넘으면서부터 대한민국 제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