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뒤 4월9일(토요일) 11시 57분에 사퇴했다. 후보등록 30일 전까지 도지사직을 물러나야 한다는 공직선거법을 준수하는 과정에서 사퇴시한 3분전에 그만둔 것은 현미경적 법적용의 대표적인 사례이다.이 사건이 자신의 사퇴가 가져올 도지사 보궐선거를 차단할 목적이었음은 잘 알려진 대로다. 그의 사퇴를 예상하고 경남지사 출마를 준비했던 사람들이 3분 안에 출마절차를 맞출 수 있었다면 5월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지자체장 보궐선거에 입후보 할 수 있었다.그러나 홍 후보의 교묘한 저지전략으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다. 알겠나?(조교)”“네!!! 알겠습니다!!!(신병)”“근데... 북한 주민들은 우리의 동포 아닙니까?(신병2, 필자)”“아직까지 남·북은 전쟁 중이다! 38선 너머의 북한은 동포이기 이전에 적이라는 거 잊지 말길 바란다(조교)”21살이 되던 해, 군대에서 ‘주적’ 개념을 배웠다. 군대에서 ‘배웠다’는 뜻은 학습자의 자발성을 완전히 배제한 훈련(Training)을 말한다. 평소에 궁금증이 많았던 나는, 소대장을 찾아가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은 ‘이거 정신 나간 놈 아니야’였다.그리고 10년도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낡은 운동화를 빱니다. 워낙 오래 신어서 열심히 빨아도 후줄근하지만, 세상을 함께 떠도는 도반이니 나름 정성을 다합니다. 여행자인 제게는 여정이 무사하길 바라는, 다시 떠날 수 있도록 떠난 자리로 돌아오게 해달라는 일종의 의식 같은 것입니다.운동화를 빨다보면, 낡은 것을 버리지 못하는 제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마음이 짠하기도 합니다. 이상하리만치 신발만큼은 쉽사리 버리지 못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어린 시절까지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지지리 가난해서’ 멀쩡한 신발을 신었던
I.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에서 신문은 독자에게 아첨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 독자들의 수준이 언론인보다 낮다고 지적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교만이요, 망발이니 당연히 피한다. 방송이 시청자를 태하는 태도 또한 마찬가지다. 어떤 형태에서든 독자를 비판하는 일은 피하려고 한다. 그러나 단적으로 말하면 부패정치인의 등장은 국민들이 투표권을 잘못 행사한 결과이며, 부실기업의 뉴스를 미리 탐지하여 발표하지 못한 것은 언론의 책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서로 공생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언론과 국민과의 관계라고 볼 수 있다.여러 면에서 약진
다음달 9일에 치러질 제19대 대선은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먼저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 탄핵의 결과 실시하게 됐다는 점, 15명이나 되는 사상 최다 후보 등록을 기록했다는 점, 선거운동 기간이 전례 없이 짧다는 점 등이다.이번 대선 기간을 지켜보면 한 가지 더 추가해야 할 특징이 있다. 바로 TV토론에서 당연히 올라가야 할 당연한 주제, 즉 한반도 통일에 관한 문제가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대선에선 외교·안보와 함께 통일 문제는 언제나 비중 있게 다뤄져 왔었다.그에 비하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고려시대 창건된 여수 흥국사는 “나라가 흥하면 절도 흥할 것”이라는 국가 안녕의 염원을 담은 호국사찰이다. 창건 직후 젊은 학승이 백일기도의 회향축원문에 흥국기원(興國祈願)은 빠뜨리고 성불축원(成佛祝願)만 넣어 쫓겨났다는 일화도 전한다. 불교국가 고려가 왜구가 들끓던 남해안 지역에 지은 절이 꼭 종교적 목적만 가진 것은 아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이런 절이 조선시대에 오히려 호국사찰로 진가를 발휘한 것은 아이러니다.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조선은 불교를 버리고 성리학을 국가 이념으로 채택한 나라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왕조 초기의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는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중차대한 행위로서 선거가 공정하고 자유롭게 치러지는가에 따라 그 사회의 민주주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각종 선거가 점점 더 공정하고 자유롭게 진행되어왔다는 점에서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해도 좋다고 본다. 특히 대통령선거는 주권자인 국민 모두가 동등한 자격으로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해 자신이 선호하는 후보를 지지하는 중요한 행사다. 이때 투표는 개인적인 선택행위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으로 선호하는 후보를 선택한다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아니, 평생을 살아오면서 새벽은 죽은 공간이었다. 그저 육(肉)과 영(靈)이 세상과 단절되어 무의식을 탐닉했던 시간이랄까. 하지만 얼마 전부터 새벽 공기를 마시기 시작했다. 주변은 어둡지만 뿜어내는 공기만큼은 상쾌한 새벽은 생각 이상으로 매력적이었다.생각보다 많은 직장인들이 새벽부터 바삐 움직이고 있었고, 도로 위의 자동차도 쉴 새 없이 지나갔다. 나도 그들의 대열에 합류했다는 생각에 괜히 우쭐해졌고, 남들보다 앞서나간다는 느낌도 덤으로 받았다.하지만 그렇게 5일을 보낸 뒤 주말을 맞이하여 새벽을 서랍 속에
데이비드 다오, 69세, 베트남계 내과의사. 열흘 전만 해도 그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전세계적으로 유명인사가 됐다. 그는 지난 9일 시카고를 출발해 루이빌로 가려던 유나이티드항공 비행기에 탔다. 그러나 항공사측은 예약이 초과됐다며 다오에게 좌석을 양보하라고 요구했다. 당연히 그는 거부했고 보안요원들에 의해 강제로 끌어내려졌다. 이 과정에서 다오는 코뼈가 부러지고 이빨이 두 개나 빠졌으며 뇌진탕 증세까지 일으켰다. 다오는 승객이 아니라 마치 짐짝처럼 다뤄졌다. 한 여승객이 스마트폰으로 이 장면을 촬영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정통 보수우파를 자처하는 홍준표 후보는 강성 노조와 기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가 대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며, 고용에 소극적인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인다.낙수효과, 잔에 물을 계속 채우면 가득 차서 흘러넘치듯 대기업의 이익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흘러내려 서민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이론이다. 이미 효과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지만 홍 후보를 비롯한 일부 대선후보의 경제관은 여전히 거기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이명박 정부 이후 기업들의 사내 유보금은 계속 증가해왔지만 경제는 살아나지 않았다. 기업들이 잔의 물이 가득 찰
물구경 불구경 싸움구경. 흔히 말하는 좋은 구경거리 세 가지다. 그러나 피해 당사자 입장에선 실로 끔찍한 일이다. 결코 구경거리가 될 순 없다. 조직폭력배들의 영역 다툼은 피를 보며 공권력의 개입으로 마무리되곤 한다. 흉기를 동원해 싸우다 보니 사망자가 발생해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한다. 지난해 말 전주에서 42명의 조직 폭력배가 장례식장 주차장서 야구방망이와 골프채를 들고 집단 패싸움을 벌였다고 한다. 8명이 부상을 입은 이 사건 당사자들이 뒤늦게 잡혔다는 보도가 최근 나왔다.조폭 간 패싸움은 가장 원초적인 알력 해결 수단이다.
신간 을 읽어 보았다. 정신과 전문의가 쓴 대통령 스카우팅 리포트이다. 유력 후보들의 성장환경과 경력 그리고 심리 코드를 심도있게 분석한 책이었다. 책을 보니 현재 후보들 행태가 이해가면서도 후보들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불안감이 들었다. 이런 후보들로 현재 한국이 처한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그래서 필자는 혹시 ‘국민의 조건’이란 것도 생각해야하는 건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국민은 과연 있는가?일반적으로 국민(Nation)은 ‘소재지와는 관계없이 일정한 국법의 지배를 받
올해 4살 된 아이의 목욕은 나의 몫이다. 아이는 목욕을 좋아하는 편인데 한 번씩 하기 싫다고 떼를 쓰며 억지를 부린다. 처음엔 아이가 갑자기 억지를 부리면 도대체가 말이 안 통하고 이유를 알 수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요령이 생겼다. 이른바 조삼모사 또는 이억치억(억지에는 억지로 대처한다) 전략인데 아이가 목욕하기 싫다고 억지를 부리면 태연한 표정으로 “그래 하지 마” 라고 말하며 아이의 옷을 벗긴다. 아이는 목욕 안 할 거라고 소리치고, 몸을 비틀며 저항하지만 “목욕
궁금하다. 문화가.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홍수처럼 터져 나오고 있는데 아직 문화에 대한 얘기는 없다. 하긴 문화야 당장 생명을 위협받는 것도 아니고, 먹고 사는데 직접 필요한 밥도 아니니. 뒷전인 것은 당연한지 모른다. 언제나 그랬으니까. 지난 대선 때는 아예 TV 토론 주제로 다뤄지지도 않았고, 단 한 번의 질문과 답변조차 없었다.다른 한편으로는 내남없이 ‘문화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설까봐 은근히 겁난다. 극장에 가서 영화 한편 보고 감독과 배우, 제작자들과 어설픈 대화 한마디 나누고 기념사진이나 찍고는 마치 문화에 관심과 사랑이
19대 대통령은 누가 될 것인가. 답을 찾느라 언론들은 분주하다. 여론조사 결과 보도는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신뢰도 95%에 오차 범위 얼마’ 하는 식으로 과학성과 합리성을 내세운다. 그러나 최근 언론의 여론조사는 실제 결과와 상반되는 경우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여론조사와 선거 결과는 다르다작년 4.26 총선의 경우, 언론이 보도한 여론조사는 압도적인 여당 승리를 예측했다. 300석 중 200석까지도 휩쓸 것 같다는 정도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표정관리에 애를 먹는다는 보도도 있었다. 결과는 야당의 압도적 승리였고, 그 여
들끓는다! 온 나라. 온 시간, 온 풍경이.짧은 네 글자 “포토라인”이라는 단어 하나에 집중한다.사진을 찍고. 찍히기 위해. 잠시 멈추어 서는 선, 포토라인!누군가는 생의 가장 화려한 순간을 기념하고 축하받기 위해, 또 누군가는 비참과 치욕과 굴욕을 증명하기 위해 서는 곳, 세워지는 곳. 한 걸음 앞, 칭송과 덕담으로 한꺼번에 만개한 사계절 꽃향기 그득한 꽃길이 있는가하면, 비난과 원망과 분노의 화살이 폭우처럼 쏟아져 온몸이 빠지는 진창길도 준비되어 있는 매표소 같은 곳.대신 서 줄 수도 없고 함께 서 줄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사회적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 모 대선후보가 외치는 ‘공정사회’의 구현을 눈으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어쩌면 그곳은 루소(Jean-Jacques Rousseau)가 이야기한 타자의 고통에 자연스레 반감을 갖는 연민의 공간인지도 모른다.그곳은 존재 자체 그대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노인은 노인의 모습이며 청년은 청년이다. 아이는 생물학적으로 성장기에 있는 키 작은 인간인 것이다. 간혹 등짝이나 팔뚝에 벽화를 그린 사람들이 사회적 지배구조를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긴 하지만, 그래봐야 그곳의 모든
휴대폰으로 직접 찍은 자신의 사진을 뜻하는 셀피(selfie), 한국식 용어로 셀카사진이 전시장에 모였다. 그것도 광고인 출신의 미술품컬렉터인 찰스 사치가 운영하는 영국 유명 갤러리에서 셀피전이 열리고 있다. 런던 사치갤러리에서 5월말까지 열리는 ‘셀피에서 자기표현까지’(From Selfie To Self-Expression)전이 그것이다.서구 언론이 ‘예술로서 셀피’, ’셀피가 예술인가?’, ‘최초의 셀피전’ 등의 제목으로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서양미술 거장의 자화상과 한 흐름에서, 현대 셀피를 ‘21세기 자화상’으로 주목하고 있
지금부터 온 나라가 힘을 합쳐 대책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지 않을 경우, 앞으로 20~30년 내에 우리나라에 닥칠 가장 암울하고 무서운 상황은 어떤 것에 의해 발생할까? 국가 안보상의 비상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제외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소위 ‘인구절벽’ 현상의 결과일 것이다.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가 저출산 문제를 방치할 경우 정말로 극단적으로 무서운 일이 벌어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1.17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재의 인구수를 유지하려면 합계 출
[오피니언타임스=스테판 쿠랄레] 지난주 나는 잠시 서울을 다녀왔다. 벚꽃이 만발하고 온갖 나무들이 꽃을 피우느라 바쁜 한국의 봄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나는 가족과 함께 서울의 한가운데 위치한 평화의 안식처, 국립묘지에 들렀다. 작은 사잇길을 거닐면서 전장에서 스러져간 군인들의 얼굴을 상상해보며 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읽어 보기도 했다. 한국 속담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했던가.그런데 오늘날 겉모습에 그토록 정성을 들이는 한국 젊은이들은 ‘가죽을 남기기로’ 작심이라도 한 것일까?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