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솎아보기]보증은 부모형제도 안서는데…대기업 순환출자 개선해야

 
7일 조간 사설은 뚜렷한 이슈 없이 현안들을 짚어주는 수준에 그쳤다. 가장 많이 주목한 현안은 동양그룹 사태로 비롯된 ‘순환출자 구조’와 ‘회사채 문제’이며, 그 다음으로는 ‘김석기 공항공사 사장 내정’에 대한 불편한 시각이다.

사설들은 “STX·웅진그룹에 이은 동양그룹의 연쇄 부도는 문어발식 경영구조의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순환출자 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고, “김석기 신임 사장 내정자는 용산참사를 지휘한 인물로 전문성 등이 떨어져 문제가 많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다음은 7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주요신문 사설>(10월7일자 조간)

▲경향신문 = '용산참사' 김석기씨, 공항공사 사장 자격 없다 /순환출자의 위험성 입증한 대기업 연쇄부도 /치고받기 공방전에 빠진 남북, 대화재개 의지 있나
▲국민일보 = SOC 민자유치, 다음 세대에 부담 떠 넘기나 /위상ㆍ연봉 높은데 존경 못 받는 한국 교사들 /끝이 보이지 않는 한수원의 도덕적 해이
▲동아일보 = 종편 보도본부장 국감 증인 채택은 언론자유 침해다 / "대화록은 있고, NLL 포기는 없었다"는 문재인의 궤변 / '공룡 포털' 횡포에 권고안만 달랑 내고 '임무 끝'인가
▲서울신문 = 철저한 수사만이 'NLL발언' 1년 공방 끝낸다 / '질 나쁜' 나랏빚 국민이 메워야 하는 현실 / '용산참사' 김석기 공항공사 사장 가당찮다
▲세계일보 = 北, 대통령 막말 비난 앞서 동북아정세 똑바로 보라 /혈세 줄줄 새는 재정사업, 두루누리뿐이겠나 /전기요금 인상 앞서 원가 검증부터 철저히 해야
▲조선일보 = 결국 또 대통령 人事 혼자 하고 혼자 부담지는 건가 /文의원, 대선 후보 지낸 사람의 말 무게 생각해야 /중견그룹 도산 도미노 경고등 켜지고 있다
▲중앙일보 = 한국, 경제 이어 외교도 샌드위치 신세 /제2, 제3의 동양 사태 막아야 /국정감사가 민간기업 감사하는 곳인가
▲한 겨 레 = 엔엘엘 논란의 마침표, 김장수 실장 증언 /용산 참사 책임자까지 중용하는 오만한 인사 /보조출연자 착취, 방송사가 막아야
▲한국일보 = 언제까지 '대화록 정쟁'에 매달릴 건가 /제2 경부고속도로, 재정사업으로 하는 게 맞다 /김석기 공항공사 사장 내정 철회해야
▲매일경제 = 감사원, 東洋관련 금융당국 처신 특별감사하라 /TPP 참여문제 한국도 태도 정할 때 됐다 /네이버 등 포털규제 정확히 법으로 정해야
▲한국경제 = 가짜를 양산하는 허술한 복지전달 체계 /유통업계 대표들이 국회에 불려가는 이유가 기가막혀 /동양그룹 회사채와 CP의 신용도 검증 책임은

동양 연쇄부도, 문어발식 경영구조 개선해야

경향신문은 ‘순환출자의 위험성 입증한 대기업 연쇄부도’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최근 STX·웅진그룹에 이은 동양그룹의 연쇄 부도는 취약한 재무건전성도 문제지만 문어발식 경영구조의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며 “이 같은 경영구조는 특정 계열사가 부도 위험에 빠지면 나머지 회사도 연쇄 부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5년간 30대 기업의 계열사 수가 50% 가까이 늘어 지난해 말 기준 30대 그룹의 계열사 숫자는 1246개에 달한다”며 “그만큼 대기업의 연쇄 부도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경향은 또 “근본적인 문제는 금융권 대출과 기업어음 발행 때 계열사 간 물고 물리는 연대보증이 연쇄 부도의 직격탄이 됐다는 점으로 정치권은 바람직한 순환출자 규제 방안을 조속히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중견그룹 도산 도미노 경고등 켜지고 있다’는 사설에서 “동부제철이 최근 연 8.9~10.07%의 금리로 2년 만기 회사채 400억원어치를 발행하겠다고 공시했다”며 “대기업이 연 10%가 넘는 고금리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웅진·STX·동양 등 중견그룹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회사채 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신용등급 ‘AA-’ 이상 우량 대기업은 3.25%의 낮은 금리로도 회사채를 파는 반면 신용등급 ‘BBB+’ 이하 비우량 기업은 8~9%의 높은 금리를 붙여도 회사채를 사겠다는 투자자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조선은 또 “중견그룹이 잇따라 무너지면 우리 경제도 휘청할 수밖에 없다. 비우량 기업들의 회사채를 함께 묶어 어느 기업 하나가 부도나더라도 원금 손실이 크게 나지 않는 새로운 채권을 발행하거나 정책금융기관의 보증 방식을 변경해 채권시장의 자금 조달 기능을 살리는 방안도 생각해 볼 일”이라며 “자금 압박을 겪는 대기업이 계열사와 자산을 팔아 재무구조를 개선하도록 기업 인수·합병(M&A) 시장 활성화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앙일보는 ‘제2, 제3의 동양 사태 막아야’라는 사설을 통해 “동양그룹 사태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져 신용등급 A 이하 기업의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은 팔리지 않는다”며 “연 10%가 넘는 고금리를 제시하는 기업까지 나와 시장이 혼수상태에 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8조3000억원 중 83%가 A 이하 등급 기업이 발행한 것으로 시장 경색이 이어질 경우 제2, 제3의 동양그룹 사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데다 연내 미국의 양적완화 충격까지 예상되는 만큼 금융시장 불안은 속히 진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석기 공항공사 사장 내정…인사참사 시즌2?

서울신문은 ‘‘용산참사’ 김석기 공항공사 사장 가당찮다’는 사설에서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한국공항공사 신임 사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에 반발이 거세다”며 “그는 용산 철거민 농성 과잉 진압을 지휘해 청장직을 물러난 뒤 오사카 총영사에 임명돼 ‘보은인사’라는 비판을 자초했고, 총영사 부임 8개월 만에 총선에 출마한다며 사직했다가 낙선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이어 “공항공사 사장은 전문성을 요하는 자리로 김 전 청장은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무리한 인사를 강행한다면 두고두고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역시 ‘‘용산참사’ 김석기씨, 공항공사 사장 자격 없다’는 사설을 통해 “김석기 씨는 비전문가로 경력과 공항공사 사장의 직무 사이에선 어떠한 연관성도 찾아볼 수 없으며 낙하산으로 경북 경주 출신의 TK에 박 대통령이 이사장을 지낸 영남대를 졸업했다”고 전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그동안 공기업 인사의 원칙으로 ‘비전문가·낙하산 배제’와 ‘국정철학 공유’를 강조해는데 김씨의 사장 내정은 이 같은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박근혜 정부는 집권 초기 잇단 ‘인사 참사’로 위기를 겪은 뒤 인사 시스템 개선 등을 약속했으나 달라진 것이 없어 우려된다”고 성토했다./오피니언타임스 박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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