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인의 풍수지리]

▲ 불곡산에서 바라본 분당전경, 탄천이 중앙을 S자로 가로 지르고 산들이 잘 감싸준다.

[오피니언타임스 김정인 풍수지리]마을이 형성되려면 첫째로 마을에 지기를 공급해주는 주산이 든든해야하고, 바람을 막아주는 산이 병풍처럼 둘러 있어 생기가 흩어지지 않아야 한다. 경기도 분당은 한남정맥이 속리산에서 북진하여 안성 칠장산을 지나 할미성에서 산맥이 갈라진다. 하나는 북쪽으로 진행하여 불곡산, 영장산, 검단산을 거쳐 청량산으로 이어지고, 다른 하나는 서쪽으로 행진하여 수지의 소실봉, 형제봉을 지나 광교산, 백운산, 바라산, 청계산, 인능산으로 이어져서 분당의 동쪽산과 서쪽산을 형성한다. 그래서 분당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장풍국의 분지형 명당이다.

분당의 중심에는 탄천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흘러 한강과 합류한다. 산은 동쪽과 서쪽에 있고 탄천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니 탄천은 산과 물의 흐름이 조화롭다. 동쪽에 있는 북분당은 탄천이 좌에서 우로 횡류하고 동쪽의 산에서 내려오는 물길이 있어 남쪽 물길과 북쪽 물길 안쪽 마다 마을이 형성된다. 서쪽에 있는 남분당은 탄천이 우에서 좌로 횡류하고 서쪽의 산에서 내려오는 물길은 서출동류수로 아침의 정기를 받아 생명력이 왕성하다. 작은 물길은 서출동류하거나 동출서류하고 큰 물길은 남출북류하여 횡류하니 동네마다 물길이 사방으로 둘러싸 상권이 형성된다. 남분당의 주요상권은 오리역, 미금역, 정자역, 판교역 등이고 북분당의 상권은 수진역, 서현역, 야탑역, 모란역 등으로 물이 모이는 곳마다 사람들이 모여들고 상권이 만들어진다.

탄천은 높낮이가 일정하여 유속이 느리다. 득수(용혈이 물을 얻는 것)는 50여개의 하천으로 여러 곳에서 되고 소수는 탄천 한 곳으로 성남의 끝자락으로 좁게 빠져나간다. 부자마을이 되자면 물이 들어오는 득수는 여러 곳이고, 물이 빠져나가는 곳은 좁게 닫혀야 하는데 분당의 국세가 득수는 많고 소수는 잠겨 있다. 서울에서 분당으로 가자면 성남의 여러 고개를 넘어야 하는데 이 고개가 탄천의 물길을 좁게 막아주는 수구막이 역할을 하는 곳이다. 풍수적으로 보면 돈은 여러 곳에서 들어오는데 빠져나갈 틈이 없으니 돈이 차곡차곡 모이는 부자마을이다. 산이 좋으면 인물이 나고 물이 좋으면 재물이 난다하여 산관인정 수관재물(山管人丁 水管財物)이라고 하는데, 분당은 물길이 좋아 수관재물의 부자터다.

▲ 분당을 남북으로 횡류하는 탄천, 탄천으로 50여개의 하천이 모여든다.

분당의 지형지세는 경상도의 축소판이다. 경상도는 태백산을 분기점으로 동쪽으로는 낙동정맥이 서쪽으로는 백두대간이 지리산까지 이어지고 그 사이로 낙동강이 흐른다. 분당의 동쪽산이 낙동정맥이요, 서쪽의 산이 백두대간 지리산이요, 탄천이 낙동강에 대응된다. 경상도는 물길이 낙동강 한 곳으로 모여드니 힘이 집중되고 단결이 잘 된다. 분당은 동쪽과 서쪽으로 여러 산들이 둘러싸고 탄천을 중심으로 11개의 중천과 17개의 소천, 22개의 세천이 모여든다. 도시의 한가운데로 물이 가로 지르니 형국으로는 행주형의 명당으로도 부른다.

분당의 대표적 명당지역으로는 분당의 중앙공원이다. 영장산에서 이어진 매지봉(277m)을 주산으로 한 중앙공원에는 토정 이지함 선생(1517~1578)의 선대조묘가 자리하고 있다. 고려말 문신인 이색의 4대손이자 이지함의 조부인 이장윤(1455~1528)과 그의 후손들이 이곳에 모셔져 있고 한산이씨 집성촌이 이곳에서 500년을 이어왔다. 분당이 개발되면서도 공원으로 보존되었고, 그 주변마을은 지금도 분당에서 가장 선호하는 마을이 되었다.

분당의 또 다른 명당에 자리 잡은 곳이 서울대 분당병원이다. 불곡산을 배산으로 한 서울대 분당병원으로 앞에서 탄천이 들어오고 주변의 산들과 병원의 입지가 잘 어울어진다. 최근 주변에 병원 부지를 추가로 확보하여 한국의 의료산업을 한 단계 성장시킬 계획을 세웠는데 분당의 서울대병원이 세계의 의료산업의 메카가 되기를 기원한다.

분당이 개발초기에는 베드타운으로서 시작했다. 그러나 오늘의 분당은 판교가 개발되면서 자급자족의 기능을 갖춘 복합도시로 바뀌고 있다. 사방에서 물이 모여들고 산이 둘러있어 바람을 막아주며, 수구가 닫혀있어 재물이 보전되니 사업하는 사람에게 분당은 주목할 만한 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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