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인의 풍수지리]

▲ 진천 농다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 28수를 상징하여 28개를 놓았다

[오피니언타임스 김정인 풍수지리]예로부터 생거진천 사후용인(生居鎭川 死後龍仁)이라 하여 진천과 용인은 풍수지리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왜 살아서 진천이고 죽어서 용인이라는 말이 생겨났을까? 전해오는 풍수설화에는 대개 3가지 전설이 있으나 자연의 형상을 풍수지리적으로 살펴보면 용인과 진천은 생기가 모이는 요건을 구비하였다.

진천은 백두대간의 용맥이 속리산에서 분기하여 한남금북정맥으로 안성 칠장산까지 올라와서 안성 칠장산에서 한남정맥과 금북정맥으로 갈라진다. 북진하던 용맥이 다시 남서진하면서 금북정맥을 형성하는데 진천의 주산은 만뢰산(611.7m)으로 회룡고조형에 해당한다.

만뢰산을 주산으로 넓은 들이 펼쳐지는데 진천은 사방이 산들로 둘러싸인 분지형 지세로 넓은 평지가 펼쳐져서 물이 풍부하고 바람이 잘 갈무리되어 풍수해가 없고 농사가 잘 되어 사람살기에 좋은 땅으로 알려졌다. 동부여지승람에 따르면 단위면적당 쌀의 수확량이 다른 지역보다 1.24배가 많아 농업시대인 조선조에는 최고의 길지로 꼽혔다,

삼국을 통일한 김유신 장군이 태어난 곳도 진천의 만뢰산 아래의 진천의 땅이고, 남북통일의 염원을 담아 세운 보탑사도 바로 진천의 김유신 생가지(生家址) 옆에 위치한다. 풍수에서는 산들이 넓게 둘러주고 물들이 모여들며 넓은 들이 펼쳐지면 최고의 마을 입지로 보았으니 농업시대인 진천은 사람 살기에 좋은 땅이었음에 틀림없다.

▲ 인구 100만명의 도시로 성장한 용인시 청사

용인은 진천에 가까이 위치한 곳으로 나지막한 야산들이 많은 곳이다. 평지에서는 한 치가 높으면 산이요 한 치가 낮으면 물이라고 하였는데 낮은 산들이 여기저기 뭉쳐 있으니 생기가 모이는 땅이다. 안성 칠장산에서 갈라진 한남정맥이 계속 북진하여 함박산을 지나고 석성산을 기봉하였다. 용인의 주산은 석성산(471.3km)이고 석성산을 중심으로 물길이 크게 경안천, 탄천, 오산천으로 나누어진다. 경안천은 물을 모아 동북쪽으로 흘러 팔당댐의 한강물과 합수하고, 탄천은 구성, 수지, 분당, 송파를 지나 한강과 합수한다. 오산천은 남쪽으로 흘러가서 신갈, 기흥, 오산을 지나 아산만으로 흘러가니 용인의 물길은 크게 보면 일산삼수(一山三水)의 물길이다. 진천은 백곡천으로 물이 모여서 미호천으로 합수하는데 용인의 물길은 3곳으로 나누어진다.

그럼에도 용인의 땅은 조선시대 사대부가들이 주시하는 땅이 되었다. 한양에서 백리까지는 왕릉이 들어서므로 조선시대 사대부가들은 한양 백리를 벗어나 용인의 땅에서 생기가 모이는 곳을 찾았다. 유교사상으로 조상숭배사상과 발복론이 대두되면서 용인의 땅은 묘지로서 가치가 높아졌다. 풍수에서는 한 치가 높으면 산이요, 한 치가 낮으면 물이라고 하는데 용인의 땅은 곳곳에 낮은 산봉우리가 솟았으니 생기가 충만한 곳이 많은 땅이다. 용인에는 사대부가들의 묘가 많이 몰려있고, 오늘 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용인 땅을 선호한다. 삼성그룹의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용인에서 자리를 구하였고, 김대중 대통령도 용인에 선영을 옮기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용인에 선영이 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용인의 땅을 찾고 있다.

진천과 용인의 인구는 1960년대는 9만 여명으로 같은 수준이었으나 진천은 6만5000여명으로 줄었고, 용인은 100만명 가까이 늘어났다. 생거진천 사후용인이라고 하였는데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면 생거용인 사후진천이라고 할 정도로 상황이 변하였다. 풍수에서는 산관인정 수관재물(山管人丁 水管財物)이라고 하는데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면 용인은 경안천, 탄천, 오산천 3개의 물길을 중심으로 도시가 발달하면서 사람 살기에 좋은 땅이 되었다.

진천이 생거진천의 명맥을 이어가자면 시대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 자연조건은 우수하나 생리(生利, 일자리)가 보강되어야 한다. 오늘날의 생리는 산업현장의 일터다. 기업을 유치하고 기업하기에 좋은 도시로 만드는데 힘써야 한다. 용인이 사후용인에서 벗어나고 생거용인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3개의 물길을 중심으로 기업하기에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도시계획을 재정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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