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인의 풍수지리]

어느 도시를 가든지 산 자와 죽은 자의 공간이 존재한다. 유럽 고대도시를 가 보아도 그렇고현대 도시를 가 보아도 국가 유공자를 모시는 국립묘지가 대부분 눈에 뛴다. 우리나라도 서울현충원(동작동 국립묘지)은 그런 면에서 의미가 있고 서울에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장소 중의 하나다.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 묘소(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풍수지리적으로 볼 때 각각 봉황의 가슴, 머리, 오른쪽 날개, 왼쪽 날개 위치에 자리잡았다.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김영삼 대통령은 서울현충원에, 윤보선 노무현 대통령은 고향 선영에, 최규하 대통령은 대전 현충원의 국가원수 묘역에 모셔졌다.

무덤이란 인간이 이 땅에 살았다는 증거다. 그래서 훗날 후손들이 그를 추모하며 그의 사상과 업적을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된다. 그런 면에서 무덤이 갖는 의미는 크다. 길함을 추구하며 흉한 것을 피하여 조상을 모시고자 함은 누구나의 공통된 생각일지도 모른다.

동작동 국립묘지는 460여 년 전에 선조의 할머니 창빈 안씨를 모시면서 동작릉으로 불려왔고 6·25 후 국가 유공자 묘역으로 조성되어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 장군, 고위공직자, 국가유공 장병들이 안장돼 있는 대한민국의 성지이다. 동작동 국립묘지가 포화되어 대전국립묘지가 만들어졌고 그 외에도 국립묘지가 몇 개 더 있다. 그러므로 국립묘지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크며, 국립묘지는 또한 우리나라의 장례문화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의 대상이기도 하다. 제한된 국토에서 날로 늘어나는 묘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국립묘지를 보면서 그 대안을 준비하여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박정희 대통령은 육영수 여사의 자리가 나쁘다고 이장을 건의하자 “수많은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곳인데 이곳이 자리가 나쁘다고 어찌 옮겨 가겠는가? 나는 이곳이 나쁘다고 하여도 조국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 그들과 함께 하겠다”고 하였고 본인도 이곳에 영면하였다. 이승만, 김대중, 김영삼 대통령도 생전에 이곳에 묻히기를 소원하여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서울현충원 안내도

동작동 국립묘지는 봉황이 알을 품은 봉황포란형(鳳凰抱卵形)의 형국이라고 한다. 박정희 대통령 묘는 봉황의 머리에 해당하고, 김대중 대통령 묘는 오른쪽 날개가 되며, 김영삼 대통령 묘는 왼쪽 날개이며, 이승만 대통령의 묘는 가슴에 해당된다고 한다.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을 4명의 대통령들이 봉황이 알을 품 듯 사방에서 품고 있는 형상이 서울 현충원이다.

서울현충원에는 국가원수 4위, 임시정부요인 18위, 애국지사 212위, 무후선열 133위, 국가유공자 133위, 장군 355위, 경찰 812위, 6·25 참전용사, 월남전 참전용사, 충혼당 2만 863위, 위패봉안 11만 148위 등 호국 영령들이 영면하고 있는 곳이다. 앞으로도 여건이 허락된다면 더 많은 국가유공자들이 이곳에 잠들기를 바랄 것이다.

이제 서울현충원은 만장이 되었다고 하고 대전현충원도 현재의 장법대로 한다면 얼마 가지 않아 만장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화장률이 80%를 넘어섰고 조만간 90%에 도달할 것이다. 새로운 장법을 연구한다면 아직도 서울현충원에는 더 많은 국가유공자를 모실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곳에 대통령들이 더 들어오려고 할 것이다.

대통령이 죽으면 갈 수 있는 곳은 서울현충원, 대전현충원 그리고 고향마을이다. 그 중에도 서울현충원을 선호하는 것은 서울의 명당에 위치하고 있고 수많은 호국영령들이 함께 있고 많은 사람들이 와서 추모하며 치적을 둘러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아 대통령 묘를 참배하면서 서울현충원 일대를 둘러보았다. 서울현충원은 대통령과 국가유공자들이 영면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이다. 조선시대 동구릉에 9개의 왕릉이 모셔졌는데 서울현충원에도 더 많은 대통령과 국가유공자들이 모셔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러면 새로운 장법도 연구되어야 하고 기존의 묘도 일부 정비가 필요하다.[오피니언타임스=김정인]

 김정인

  서경풍수지리학회장

  서경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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