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진의 청춘사유]

영화 부산행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하고, 밀정, 고산자 대동여지도 등 기대작들이 추가로 개봉하면서 볼만한 국산 영화가 풍성해졌다고들 한다. 평소 영화를 즐기는 나로서는 모든 영화를 섭렵하는 것은 물론 일반인 감상후기나 평론가 해설을 꼼꼼히 읽어보며 흥행작들의 세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는 배우의 연기력, 둘째는 신선한 소재, 셋째는 사회적 메시지가 그것이다. 나는 요즘 아직도 끝나지 않은 영화 한 편을 유심히 관조(觀照)하고 있다. 단 시간에 대한민국 정계와 언론계가 앞다투어 이슈화에 앞장서고 있기에 올해 최고의 블록버스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른바 ‘우병우 블록버스터’는 세 가지 흥행요소를 지니고 있다.

지난 8월29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하는 박근혜 대통령 옆으로 우병우 민정수석이 보이고 있다. ©청와대

첫째, 주연배우가 박근혜 정부의 민정수석이라는 점이다. 우병우가 이번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준 덕분에 대통령 비서실이라는 중앙행정기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평소 취업과 생업에만 관심두기도 버거운, 청년의 숨 가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기에 ‘민정수석’이라는 국가공무원이 하는 일에 대해서 잘 몰랐다. 민정수석비서관은 국민여론 및 민심동향 파악, 공직·사회기강 관련 보좌, 때에 따라서는 검찰·국가정보원·국세청·공정위 등 권력기관을 감시하고 인사에도 관여하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단숨에 일약 스타가 되어서 ‘우리들’의 입에까지 오르내리게 되었는지. 그는 느와르 액션 영화의 주인공처럼 대사는 많지 않지만 거센 반향을 일으키며 흥행 몰이를 하고 있다.

둘째, 영화의 플롯이 다채롭다는 점이다. 보통 영화는 하나의 커다란 사건을 중심으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다양한 인물로 이야기를 풀어내기 마련인데, 우병우 블록버스터는 주인공이 종류가 너무 다른 다양한 사건에 휘말리는 동시에 주변인물과의 알 수 없는 권력관계로 관객들이 예측불가하게 구성해놓았다. 상황이 이런지라 영화를 지켜보는 각계각층의 관객들이 자신만의 해석을 내놓고 있는데 도무지 향방을 알 수 없다. 이런 걸 두고 신선하다고 해야 할지 조심스럽지만 지금까지 겪은 비정상적인 사태와는 종류가 다르기에 호기심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영화 부산행 포스터. ‘우병우 블록버스터’는 정의는 살아있다는 결론으로 끝나게 될 것인가? 네이버영화

셋째, 결말이 시사하는 사회적 메시지가 기대된다는 점이다. 주인공 우병우 민정수석에게는 대략 7가지 의혹들이 떠돌고 있다.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정보들은 상충된 경우가 있어 영화의 결말이 어떻게 끝나야 국민들에게 좋을지 모르겠다. 관객들이 심증적으로 예측하는 결말이 한쪽으로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시나리오는 두 가지 방향으로 압축된다. 현재 떠도는 의혹 중 일부 또는 전체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대한민국에 불러일으키는 파장은 엄청날 것이다.

주인공이 파멸하는 것은 물론 현 정부는 레임덕 현상을 피부로 체감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모든 의혹들이 근거 없는 거짓으로 밝혀진다면 이번 이슈를 부른 정치인, 언론사는 뼈아픈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어떠한 방향으로 결판이 나든 세상에 던지는 사회적 메시지는 분명 유의미할 것이다. 지금처럼 경제도 어렵고 정치도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밝혀지는 진실이기에 값진 교훈이 될 것이며, 영화를 지켜보는 수천만명의 국민들은 관전 결과를 말과 글로 곳곳에 흩뿌릴 것이다.

몇 달째 상영 중인 ‘우병우 블록버스터’가 진정으로 흥행하기 위해서는 찝찝한 여운을 남기는 결말이 아닌 ‘그래도 정의는 살아 있다’는 믿음을 오랜만에 국민들에게 되새겨줘야 한다. 모든 국민들은 이번 블록버스터가 대작(大作)으로 남길 진정으로 원하고 있다.[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심규진

 한양대학교 교육공학 박사과정

 청년창업가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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