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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의 왕국[송채연의 물구나무서기]
송채연 | 승인 2016.12.22 11:07

부모들은 모두 ‘내 자식 좋은 대학 보내기’에 극성이다. 서점에는 입시나 아이 공부에 관한 책들이 제일 좋은 책꽂이를 차지했으며,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초단기 속성학원, 예비 중·고등반, 방학특강, 1등급 만들기, 스타 특강 강사…’ 따위의 학원이나 과외 홍보물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통계청의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전국 평균 사교육 참여율과 서울 지역의 사교육 참여율은 각각 68.6%, 74.3%라고 한다. 이처럼 학생 10명 중 7명은 학교 정규교육 외에도 사교육을 받고 있으니 대한민국은 사교육의 왕국이라 불려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서초구의 한 학원에서 학생들이 공부 하고 있다. ©포커스뉴스

공유지의 비극이란, 함께 소에게 풀을 먹이는 공유지에 모두가 자신의 소를 최대한 많이 풀고 최대한 많은 풀을 먹임으로써 결국 이를 황폐하게 만든다는 이론이다. 서로 절제함으로써 공유지를 푸르게 유지할 수 있다는 이상적 방향을 알고 있음에도, 남들이 다 하는데 자신만 하지 않으면 억울하니 이러한 비극이 일어난다. 이는 시장 실패에 관한 경제 이론이지만 현 교육체제 속 부모들의 심리와 많이 닮아 있는 것 같다. 다른 부모들이 자식 공부에 열을 올리니 내 아이만 뒤처질까 두려워 덩달아 학원에 보내는 것이다.

부모들이 과도한 교육열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는다. 아이들은 학원·과외를 통해 정규교육을 미리 예습하다보니 당연히 학교 수업이 재미없어진다. 자신의 능력과 발달단계에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공부에 대한 흥미도 떨어진다. 부모의 강요에 의해 숨 막히는 경쟁에 시달리는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의 주체가 되는 법도 배우지 못한다.

자녀의 행복을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부모는 아이를 자신들의 소유물로 여기지 않아야 한다. 아이는 고유한 인격체이며 자유의사에 따라 자신에 관련된 것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강제로 학원에 보내거나 강압적으로 공부시키는 태도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원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존중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자녀가 입시 이외의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다양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아이들은 사회화 과정에 있기에 다양한 환경과 사회를 접함으로써 이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따라서 문화생활이나 체험, 취미활동을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 이는 아동의 진로와 미래 설계에 좋은 발판이 될 것이다.

21일 방학을 시작한 충북 보은군 속리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충분히 놀고 쉴 시간이 보장돼야 한다. ©포커스뉴스

아이들은 학원과 과외 등으로 인해 자신만의 온전한 시간이 없다. 적절하고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충분히 놀고 쉴 시간이 보장돼야 한다. 친구들과 함께하며 다양한 갈등상황을 통해 성장하거나 의사소통의 유연성을 습득할 수 있으며, 충분한 수면을 통해 적절한 신체적 성장과 발달을 이룰 수 있다. 물론 학업도 중요하지만, 아동이 사회를 살아 나가는데 다른 중요한 요소들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OECD 국가별 아동 삶의 만족도 수치 비교에 따르면 대한민국 전체 아동 삶의 만족도는 61.5%로 OECD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공부는 잘하지만 가장 불행한 대한민국의 아이들. 대한민국 부모들의 욕심과 열성이 아이들을 무너트리고 있다. 이제 우리는 ‘자식 사랑’으로 포장된 억압을 멈춰야 할 것이다. [논객닷컴=송채연]

 송채연

  대한민국 218만 대학생 중 한 명그냥 평범한 직장인이 될래요.

  논객닷컴 청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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