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린의 작은 음악상자]

나의 고등학교 생활은 매우 뜨거웠다. 꿈이 있었고 목표가 있었다. 매일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꿈에 한 발짝 다가가는 것이 삶의 이유였고 큰 기쁨이었다. 생각해보면 그때가 대학 입학이라는 목표를 이룬 지금보다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시절에도 어려움은 있었다. 매달 치러야 했던 각종 시험이며 교내 대회들은 친구들과의 경쟁이라는 근본적인 모습에서부터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심화된 형태로까지 변화하며 나를 옥죄었다. 힘들 때 의지할 수 있었던 것들 중 가장 나와 가까웠던 건 음악이었다. 꿈을 이룬 순간을 생각하며, 아티스트들의 땀과 노력이 담긴 음악들을 질릴 때까지 반복해서 들었다.

Adam Lambert(아담 램버트)의 “No Boundaries(노 바운더리스)”나 Blue(블루)의 “I can(아이 캔)” 혹은 방탄소년단의 “Born Singer(본 싱어)” 등 꽤 많은 음악들이 나의 응원가가 되어 주었지만 지금 떠올려 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이 바로 B.O.B(비오비)의 “Airplanes(에어플레인즈)”이다.

©픽사베이

바비 레이 아니면 밥이라고도 불리는 비오비는 Bruno Mars(브루노 마스)가 피처링(음원의 특정 부분을 불러줌)한 “Nothin' On You(나띵 온 유)”로 한국에 이름을 알린 미국의 랩퍼이며 Airplanes는 그가 2010년 4월에 발표한 동명의 싱글 앨범 “Airplanes”에 단독 수록된 곡이다. 다양한 버전이 존재하는 곡이지만, 원곡은 Paramore(파라모어)라는 미국의 록 밴드 보컬인 Hayley Williams(헤일리 윌리엄스)가 피처링한 것으로, 경쾌하고 세련된 도입부 및 후렴구가 매우 인상적이다.

가사는 전반적으로 비오비 자신이 성공한 후 느꼈던 위화감과 복잡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유명해지기 전에 보았던 스타는 마냥 빛나고 화려하기만 한 동경의 대상이었는데 시간이 흘러 자신이 스타가 되고 보니 그 삶이 얼마나 허무한지 알게 된 것이다. 다시 열정으로 랩을 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그의 작은 소원이 담겨 있는 곡이다.

사실 고등학교 때 좋아했던 건 또 다른 유명 랩퍼 Eminem(에미넴)이 피처링했던 이 곡의 파트 투 버전이다. 가사에는 성공하기까지 자신이 겪었던 역경과 고난이 어떠했는지가 이야기처럼 풀어져 있고 현재 자신을 있게 한 노력에 대해 꽤나 직설적으로 말하는 내용이 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서는 원곡에 애정이 더 붙기 시작했다.

내가 그토록 바라던 대학과 전공, 그리고 직업을 얻었는데 나는 과연 그때보다 더 행복해졌을까? 멀리 보이던 목표를 성취하고 나니 별 거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나아갈 방향을 잃었다는 생각이 뒤엉켜 싱숭생숭했다.

©픽사베이

마치 수능이 끝난 이맘때의 고3처럼 말이다. 정말 멋있는 어른이 되고 싶었던 나는 어디로 사라지고 현실과 타협하는 존재만 남아 괴로웠다. 애정으로 시작한 영어 공부가 전공이 되고 미래 직업으로 정해지자 어릴 때는 이해할 수 없었던 타인들과 마찬가지로, 어느새 영어에 울렁증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비오비처럼 소원을 빌었다. 저 하늘의 비행기가 유성이라면, 나를 과거로 다시 데려다 달라는 소원을.

내가 자랐던, 그리고 지금도 살고 있는 동네는 국제선 항로가 가로지르는 곳이라 아무 때고 흔하게 비행기를 볼 수 있는 작은 마을이다. 수업이 끝나고 저녁 먹으러 가기 전에, 학교 운동장 벤치에 앉아 노을 사이로 사라지는 비행기를 보며 꿈을 키웠었다. 이제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인공위성 사이를 이으며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며 현재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게 되었다. 같은 모티브를 보며 다른 생각을 하게 된 나는 어떻게 된 걸까?

과거를 그리워하는 건 현재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뜻이라던데, 어쩌면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추구하느라 불만족스러운 것일지도 모른다. 열정과 목표 의식으로 빛났던 어린 시절은 누구에게나 있었다. 욕심이 커져 더 많이, 더 크게 되길 바라며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게 된 건 아닌지, 혹은 꿈을 버리면서 삶의 의욕을 함께 잃게 된 건 아닌지 노래를 들으며 생각해본다. 에어플레인즈는 그런 우리의 삶 양면을 이제는 보이지 않는 별똥별 대신 친숙한 비행기로 표현한 도시 속 낭만이다. [오피니언타임스=김채린]

©네이버 뮤직

에어플레인(Airplanes)

Can we pretend that airplanes in the night sky are like shooting stars
밤 하늘의 저 비행기들을 별똥별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I could really use a wish right now (wish right now, wish right now)
그럼 나는 지금 진심으로 소원 하나를 빌 텐데

Can we pretend that airplanes In the night sky Are like shooting stars
밤 하늘의 저 비행기들을 별똥별이라고 가정할 수 있을까?

I could really use a wish right now (wish right now, wish right now)
그럼 나는 지금 진심으로 소원 하나를 빌 텐데

 

Yeah

I could use a dream or a genie or a wish
나는 꿈이나 지니(마법 램프의 요정)나 소원이 있다면

To go back to a place much simpler than this
지금보다 단순한 곳으로 돌아가는 데 쓸 거야

Cause after all the partyin' and smashin' and crashin'
왜냐 하면 파티가 다 끝나고 모든 게 박살나고 무너지고

And all the glitz and the glam and the fashion
이 화려함과 휘황찬란한 것들이 다 지나고 나면

And all the pandemonium and all the madness
그리고 모든 혼란스러운 것들과 광기가 끝나고 나면

There comes a time where you fade to the blackness
네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시간이 오기 때문이야

And when you're staring at that phone in your lap
그리고 그건 네가 네 무릎 위 전화기를 쳐다보면서

And you hoping but them people never call you back
바라지만, 사람들이 전화를 다시 걸어 주지는 않아

But that's just how the story unfolds
하지만 이게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이야

You get another hand soon after you fold
네가 수를 마련해 내면 또 다른 상황이 오지

And when your plans unravel
네 계획이 드러나 버렸을 때

And they sayin' what would you wish for
사람들이 묻는다면 어떤 소원을 빌래?

If you had one chance
네게 기회가 있다면 말이야

So airplane airplane sorry I'm late
그러니까 비행기야, 비행기야 미안해 내가 늦었어

I'm on my way so don't close that gate
가고 있으니까 문을 닫지 말아줘

If I don't make that then I'll switch my flight
내가 제때 도착하지 못하면 비행기를 바꿔 타야 할 거야

And I'll be right back at it by the end of the night
그러면 나는 밤이 끝날 때쯤 돌아올 거야

 

Can we pretend that airplanes In the night sky Are like shooting stars
밤 하늘의 저 비행기들을 별똥별이라고 가정할 수 있을까?

I could really use a wish right now (wish right now, wish right now)
그럼 나는 지금 진심으로 소원 하나를 빌 텐데

Can we pretend that airplanes In the night sky Are like shooting stars
밤 하늘의 저 비행기들을 별똥별이라고 가정할 수 있을까?

I could really use a wish right now (wish right now, wish right now)
그럼 나는 지금 진심으로 소원 하나를 빌 텐데

 

Somebody take me back to the days
누가 날 과거로 돌려보내 줘

Before this was a job, before I got paid
이게 직업이기 전, 이걸로 돈을 벌기 전으로

Before it ever mattered what I had in my bank
통장에 얼마가 있든 아무 상관 없던 때로

Yeah back when I was tryin' to get into the subway
그래, 서브웨이(미국의 샌드위치 체인점)에서 일하며 팁을 받으려고 했던 때로

And back when I was rappin' for the hell of it
그리고 특별한 목적 없이 랩만 하던 때로

But now a days we rappin' to stay relevant
하지만 요즘은 다들 알려지기 위해 랩을 하지

I'm guessin that if we can make some wishes outta airplanes
아무래도 비행기를 보며 소원을 빌 수 있다면

Then maybe yo maybe I'll go back to the days
어쩌면 오 어쩌면 예전으로 돌아갈거야

Before the politics that we call the rap game
랩 게임이라 부르는 정치판이 있기 전

And back when ain't nobody listened to my mix tape
아무도 내 믹스테입을 듣지 않던 때로

And back before I tried to cover up my slang
내 경력을 숨기지 않던 때로

But this is for the Cada, what's up Bobby Ray
하지만 이건 Decatur를 위한 것, 안녕 Bobby Ray?

So can I get a wish to end the politics
그러니 이 전략전을 끝내고

And get back to the music that started this shit
이 일을 시작한 음악으로 돌아갈 소원을 빌어도 될까

So here I stand and then again I say
그래 여기 내가 서있어, 그리고 다시 말해

I'm hopin' we can make some wishes outta airplanesto
비행기를 보며 소원을 빌 수 있다면 좋겠다고

 

Can we pretend that airplanes In the night sky Are like shooting stars
밤 하늘의 저 비행기들을 별똥별이라고 가정할 수 있을까?

I could really use a wish right now (wish right now, wish right now)
그럼 나는 지금 진심으로 소원 하나를 빌 텐데

Can we pretend that airplanes In the night sky Are like shooting stars
밤 하늘의 저 비행기들을 별똥별이라고 가정할 수 있을까?

I could really use a wish right now (wish right now, wish right now)
그럼 나는 지금 진심으로 소원 하나를 빌 텐데

 김채린

 노래 속에는 고유의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숨은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려 합니다.

 오피니언타임스 청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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