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솎아보기]文 “차기 정부 공론화” 맹공…“안보 위기에 무책임” 주장

한반도 사드 배치를 두고 유력 대선주자의 입장이 엇갈렸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사드 찬성” 입장을 밝혔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드 취소는 어렵다면서도 다음 정부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현실론 반, 원칙론 반을 펼쳤다.

문재인 전 대표는 15일 “한·미 합의를 쉽게 취소하기 어렵다”며 “중국·러시아를 설득하고 국회 비준 등 공론화를 거치자”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을 비난하며 ‘재검토’를 주장하던 것에서 한걸음 물러난 것을 풀이된다.

반면 반기문 전 총장은 “한반도 현실이 거의 준전시 상태이기 때문에 정부가 그런 조치를 취하는 것은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조선·중앙·동아일보는 “문재인 전 대표는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하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보수 성향 신문들이 안보를 앞세워 ‘편가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문재인이 집권해서 사드 배치 결정을 다시 국회로 넘겨 오리무중으로 만들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으로 김정은에게 달러 숨통을 터준다면 북핵 문제와 한·미 동맹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문 전 대표는 지지층을 생각하면 ‘배치 반대’를 밀고 싶지만 보수층의 공격과 중도층의 이탈을 우려해 이도 저도 아닌 회색 메시지만 발신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의심된다”면서 “그렇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궁핍현대미술광장에서 열린 촛불 항쟁 사진전에 참석해 둘러보고 있다.

▷동아일보: 사드 배치로 대립한 文-潘, 안보정책 검증이 최우선이다

동아일보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5일 사드 배치 찬성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드 문제를 다음 정부로 넘기면 국회 비준을 포함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지지율 1, 2위 대선주자가 대립하는 형국이다”고 전했다.

동아는 “경북 성주에 사드 1개 포대를 배치한다고 해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의 안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드 배치는 대한민국 안보의 근간인 한미동맹을 단단히 연결하는 ‘린치핀(핵심 고리)’이다. 사드를 반대하는 것은 한미동맹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문 전 대표, 안보만은 국내 정치와 분리해야

조선일보는 “민주당과 문 전 대표는 지금까지 사드 철회에 가까운 재검토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사드 배치에 대해 국회 동의를 받자는 것은 전례도 없고 옳지도 않다. 그것도 외국의 반발 때문이라면 두고두고 화근(禍根)이 될 선례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조선은 “문 전 대표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즉각 재개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런 지렛대를 갖고 있어야 북핵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문 전 대표 말과는 달리 개성공단 가동 중에 북핵은 없어지지 않고 더 커지고 더 위험해졌다. 그가 집권해서 사드 배치 결정을 오리무중으로 만들고, 김정은에게 달러 숨통을 터준다면 북핵 문제와 한·미 동맹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문재인과 민주당은 사드에 분명한 입장 밝히라

중앙일보는 “문 전 대표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사드를 배치하자는 것인가, 말자는 것인가. 언제까지 답변을 회피하며 말 바꾸기를 할 것인가. 지지층을 생각하면 ‘배치 반대’를 밀고 싶지만 보수층의 공격과 중도층의 이탈을 우려해 이도 저도 아닌 회색 메시지만 발신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미 연합전력을 북한의 핵 미사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사드에 대해 이렇게 모호하고 이중적인 처신으로 일관한다면 민주당은 수권 정당의 자격이 없다. 설사 집권해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충돌해 안보 위기를 부를 공산이 높다. 민주당은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소하며 한반도를 지킬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사드배치 결정 존중한다"는 안희정의 용기있는 소신발언

매일경제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사드 소신 발언이 주목을 끌고 있다. 안 지사는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한미 정부 간 협상을 통해 결정한 것은 그것대로 존중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12일에는 사드 재검토 주장에 대해 ‘전통적인 우방 관계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고 전했다.

매경은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중 한 명인 그가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당내 기류와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은 당당하고 용기 있는 행동이다. 양국이 조속한 배치를 위해 세부 운용 절차를 논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야권 대선주자들이 재협상하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무책임하기 그지없는 발상이다. 지도자가 바뀌었다고 국가 간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한다면 어떤 나라가 우리를 믿어주겠는가”라고 역설했다.

<주요 신문 16일 사설>

▲ 경향신문 = 박 대통령, 기자간담회 접고 헌재 나가라 / 윤병세 장관의 부적절한 '부산 소녀상' 발언 / 자영업자 부실 고위험 대출 급증 한국경제 뇌관 되나

▲ 중앙일보 = 문재인과 민주당은 사드에 분명한 입장 밝히라 / 국정 농단 수사, 이재용 영장 청구가 본류인가 / 박지원의 중도정치·패권청산론 지켜보겠다

▲ 동아일보 = 사드 배치로 대립한 文-潘, 안보정책 검증이 최우선이다 / 14년 만의 최대 ‘장기 실업자’… ‘일자리 국회’는 불가능한가 / 합동소방점검 40일 만에 화재 발생한 여수수산시장

▲ 국민일보 = 막 오른 조기 대선전, 후보들 수권 능력부터 보여라 / 네 차례나 낮춘 올 성장률 전망, 불안한 한국경제 / 종교적 병역 거부 잇단 무죄 판결 우려스럽다

▲ 서울신문 = 재벌개혁, 대선 표심 노린 '동네북' 안 된다 / 최순실에 이어 박 대통령도 헌재에 나와야 / 전통시장 잇따른 화재 총체적인 안전 점검을

▲ 세계일보 = 민주당, '위안부 합의 재검토' 후 한ㆍ일 관계 대책은 뭔가 / 문ㆍ반, 여론몰이식 프레임보다 비전으로 승부하라 / 아직도 눈대중으로 화재 점검하고 있다니

▲ 조선일보 = 문 전 대표, 안보만은 국내 정치와 분리해야 / 단선적 '친일' '매국' 시각으로 국제관계 헤쳐가겠나 / 고속도로 운전 중 10%를 졸음 참으며 한다니

▲ 한겨레 = '정점' 향해 치닫는 특검, 법과 원칙만 보고 가라 / '피해자'라는 태도로는 삼성의 앞날도 어둡다 / 잘못된 외교안보 결정에 대못질하는 '몰염치 정부'

▲ 한국일보 = 박 대통령 장외 여론전 그만두고 탄핵 심판정 나오라 / 국민의당 박지원 새 지도부, 당 정체성부터 분명히 해야 /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지속, 큰 오판이다

▲ 매일경제 = 다보스포럼에서 부각되는 '책임 리더십' / "사드배치 결정 존중한다"는 안희정의 용기있는 소신발언 / 타이밍 놓친 자영업자 대출강화 방안

▲ 한국경제 = 재벌개혁론 광풍…反기업 정서로는 일자리 못 만든다 / 장관 인준ㆍ해임권까지 국회가?…의회독재를 경고한다 / 물가 폭등이란 보도를 접할 때 유의할 점 [오피니언타임스=박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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