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칼럼]

흡연의 위험을 경고하는 ‘혐오그림’이 인쇄된 담배들이 편의점 진열대에 등장했습니다.

구강암 폐암 식도암의 충격적인 모습이 담긴 경고그림은 금연 유도차원에서 지난달 23일부터 담배갑 위쪽에 인쇄했으나 기존에 공급된 담배의 재고소진이 늦어져 이제야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겁니다.

양성일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이 지난달 22일 복지부 브리핑룸에서 ‘담뱃갑 경고그림’ 시행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포커스뉴스

경고그림이 그려진 담배갑이 등장하자 SNS반응도 뜨겁습니다.

“그냥 담배를 금지해라! 중독성있는 물건 팔면서 사는 사람 힘들게 하고… 이건 아닌 것같다”(rain****)
“담배 피지 말래~근데 팔아… 건강을 생각한대~”(ssjh****)
“알바하면서 저 그림있는 담배채울 때 극혐이더라~”(whdg****)
“저러면 담배케이스 잘 팔리죠~”(dywj****)
“국가 주도로 팔면서 한편으로 피우지 말라고 하는 것은 넌센스아닌가?”(jich****)
“하루 아침에 2000원 올라도 피울 사람은 다 피운다. 혐오그림 넣었다고 안피울 거라고 생각하는 사고수준이 결국 보여주기식으로 밖에 안보인다”(illg****)
“어린아이 앞에 사탕놓고 못 먹게 하는 거랑 뭐가 다르노?”(ccoc****)
“어차피 필 사람은 계속 피고 사진도 익숙해져서 판매량이 회복될 것… 그래도 흡연자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사진이어서 좋아 보임~”(jowj****)

여론이 어떠해도 경고그림은 계속 나갈 것이고, 담배매출 역시 그닥 줄지 않아 세금은 착착 걷힐 겁니다. 나빠지는 건 국민건강이요, 좋아지는 건 담배인삼공사의 매출과 세수… 애연가만 봉되는 겁니다.

담배세? 4500원 짜리 한갑 기준으로 세금만 3318원입니다. 하루 한갑 피는 애연가는 지난해 담배세로 121만원 냈습니다. 연봉 기천만원 봉급쟁이 소득세 수준으로 고지서없는 세금 ‘쎄게’ 낸 겁니다.그 덕에 담배세수 2015년 10조원에서 2016년 13조원으로 뜁니다.

아시다시피 담배값 올릴 때 흡연자들 반발했습니다. 증세꼼수다!
물론 정부는 아니다! 건강증진 차원이다! 둘러댔습니다.
국민건강 증진하겠다는 데 누가 반대합니까? 국회도 무사통과~ 땅! 땅! 땅! 했죠.

일찍이 담배에 국민건강증진 부담금을 붙일 때에도 같은 논리가 동원됐습니다.그 때도 부담금 올렸지만 담배소비 별로 안 줄었습니다. 경험치로 볼 때 담뱃값 올려도 담배소비에 큰 영향없다는 거 당국이 더 잘 압니다.그때그때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명분만 갖다 댄 겁니다.

세정은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조세저항이 적습니다. 담배세나 유류세 같이 소득과 관계없이 무차별적으로 거둬들이는 간접세는 빈부격차만 더 벌려놓을뿐입니다. 물론 세정당국으로선 손쉽게 걷히는 간접세(담배세)를 손댈 이유가 없습니다.

이즈음 대기업들은 현금 쌓아놓고 있습니다. 담배세 유류세처럼 서민주머니만 털 게 아니라 고소득층과 대기업들로부터 세금 더 거둬야 합니다. 소득세와 법인세 고소득 구간을 신설하고 누진세율을 높이는 방식으로...대신 담배세나 유류세 같은 간접세부담은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합니다.

세금 아까우면? 차 몰지 마라! 담배 끊어라! 술도 끊어라?
그렇지 않아도 힘들고 괴로워 잠시 ‘길게 한번 빨고 시름 한번 달래보려던’ 심심초마저 끊어라? 쉽게 동의하겠습니까?

애연가나 차량소유주 입장에선 담배세나 유류세는 고약한 세금입니다. 물건 값에 비해 턱없이 높은 세금을 매기는 일은 ‘나쁜 징세’입니다. 많이 버는 쪽이 많이 내야 합니다. 그것이 부의 불균형을 줄이고 더불어 사는 사회로 가는 ‘착한 세정’입니다. [오피니언타임스=권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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