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의 휴가를 받은 아들로부터 가족여행 제안을 받아 25박26일간 뉴질랜드 트레킹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자연(동물)생태 투어, 뉴질랜드 국립공원 트레킹, 공기 좋은 자연에서의 힐링이었다.

마운트 쿡 후커벨리의 트레킹 코스. 큰 바위 얼굴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코스가 절경이다. ©김정인

25박 26일의 여행일정

25박 26일의 여행일정은 인천공항을 출발해 뉴질랜드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로토루아로 이동, 호수지역을 트레킹하고 로토루아 하무라나 스프링, 매 훈련장 체험, 마우리족 마을 탐방, 민속공연과 향토음식(항이) 등을 즐겼다.

4일차에는 와이오타프 온천지대, 후카폭포 탐방 및 타후포로 이동한 뒤 푸카하로 자리를 옮겨 바람의 언덕에 들르고 동물생태를 관찰했다.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에서는 시내관광을 비롯해 마운트 빅토리아, 동물원, 박물관, 빅토리아 대학교 탐방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밖에 와이너리 투어, 라희터 동굴탐방 및 연어낚시, 아벨태즈먼 카약킹과 트레킹, 아서스패스 템플베이슨 및 오티나벨리 트레킹 등을 경험했다.

아벨태즈먼의 2박3일 카약킹과 트레킹

여러 일정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아벨태즈먼 관광이다. 이곳은 네델란드의 탐험가 아벨태즈먼이 뉴질랜드에 처음 도착한 남섬의 북쪽 해변으로 아주 아름다운 곳이다. 우리는 가이드의 지도로 2인1조로 묶여 아벨태즈먼의 아름다운 풍광을 카약킹으로 즐겼다. 처음 타보는 카약이지만 영국, 독일, 카나다에서 온 사람들과 어울려 수상택시를 타고 4시간 동안 카약을 타면서 바다의 스릴을 만끽했다.

아벨테즈먼의 카약트레킹, 카약을 타고 아벨테즈먼의 아름다운 절경을 감상했다. ©김정인

나는 아들과 한 조가 됐고 아내는 독일에서 온 남자와 한 조가 되었는데 독일남자는 카약을 여러 번 타본 사람이라 아주 능숙하게 운전하여 아내도 힘들어 하지 않았다. 둘째 날은 수상 택시를 타고 가서 해변길과 숲속길을 걷게 되었는데 해변길 모래사장에서 점심을 먹고 간조시간에 맞추어 바다를 건너 3시간 만에 아와로아 로지에 도착했다. 로지 습지를 보고 해변을 산책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 들었다. 저녁 식사 후 야간 반딧불을 보러 갔는데 시내 곳곳이 반딧불로 반짝였다. 밤하늘을 쳐다보니 별들이 쏟아진다. 어찌 이리 별들이 크고 많으며 가까이서 볼 수 있는지 신기했다. 셋째 날은 아와로아 로지에서 배를 타는 곳, 통가퀴리까지 2시간 해변길을 걸었다, 배 시간 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바다 수영도 하고 바다 경치를 즐겼다.

루트번 2박3일 트레킹

뉴질랜드 대관령 아서스패스 트레킹, 마운트 쿡 후커밸리 트레킹, 마운트 아스파이어링 국립공원 롭로이 트레킹 등 걷는 일정이 계속 이어졌다. 이번 여행의 트레킹 하이라이트는 루트번 트렉이다. 아내는 초입 구간만 함께 하고 끝나는 구간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첫날은 2시간 정도의 가벼운 트레킹이라 루트번 플렛 헛까지 아내도 동행했다. 퀸스타운에서 입산 신고를 하고 글레노키에서 자동차 자물쇠를 수령하고 루트번 트레킹 출발점에 차를 두고 가면 차는 이틀 후 트레킹을 마치는 다바이드까지 갖다 주는 서비스를 이용했다.

루트번 트레킹 코스 중 키 서밋. 산 높은 곳에 작은 호수가 있어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김정인

루트번 플렛 헛에서 1박 후 아내는 퀸스타운으로 되돌아가고 2일차부터는 아들과 둘이서 루트번 산을 올랐다. 오전 4시간은 계속 오르막길이다. 정상에 올라 대피소에서 점심을 하고 구름길을 건너 산 능선 정상을 통과했다. 11시간의 트레킹, 하루 종일 산길을 걸으며 풍광을 감상했다. 산정의 호수. 만나는 사람들, 이름 모를 풀들, 상쾌한 공기는 걸음에 힘을 실어줬다. 저녁 늦게 레이크 하우젠 헛에 도착했다. 하루 종일 걸었더니 온 몸에 반응이 온다. 3일차 아침에 일어나 캠핑사이트와 마오리족 옛길 코스를 탐방했다. 그리고 디바이드로 이동 중 키 서미트에 올라 빙하를 조망했다. 정상에 도착하니 서던 알프스의 빙하산이 펼쳐지고 정상의 평지에 작은 연못들이 있어 풍광이 뛰어났다.

루트번 트레킹 코스. 정상에는 구름이 덮혀 구름길을 통과한다. ©김정인

더니든 야생동물 생태투어

밀포드 사운드 크루즈, 밀포드 가이드 트레킹, 다웃플 사운드 오버나잇 크루즈, 농촌주택 체험, 동물농장 체험. 대학가 탐방, 뉴질랜드 공원묘지 탐방, 그 외 명당, 명소탐방 이야기는 생략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더니든 야생동물 투어는 매우 특별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곳의 야생동물 생태투어는 18명이 참가하여 2팀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첫번째 간 곳은 물개 서식지로 바닷가 절벽 아래 위치하는데 수십 마리의 물개들이 3~4개월 된 새끼 물개를 훈련시키고 있는 곳이다. 8~9개월 정도는 바다로 나가지 않고 바닷가에서 수영을 가르치며 훈련시킨다고 하는데 물개를 가까이서 보면서 관찰하는 곳이다. 물개들이 새끼를 낳고 훈련시키기에 좋은 장소를 어떻게 구했을까 신기하다. 물개는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렵고 모기도 서식하지 않는 편안한 곳, 이런 곳을 찾아 새끼를 낳아 기른다.

더니든 야생동물 투어. 4~5개월 된 물개가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다. ©김정인

다시 바닷가 모래사장으로 내려가니 바다사자들이 잠자고 있다. 맹수들이 없으니 편안하게 잠을 잔다. 그러다가 배가 고프면 사냥 길에 나선다고 한다. 그리고 팽귄 서식지, 낮에는 바다로 나가고 저녁이 되면 육지로 돌아온다. 그 시간에 맞추어 해변가 육지로 돌아오는 팽귄을 보러 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간 곳은 앨버트로스 서식지다. 앨버트로스는 날개의 길이가 3.5미터나 되는 새 중에 가장 큰 새이다, 바닷가 해안 절벽 위를 나는데 바닷가의 바람을 이용하여 바람이 쎄면 높이 난다고 한다. 오늘은 바람이 제법 불어 앨버트로스가 폼을 재며 하늘을 날고 있다. 야생동물 생태투어를 하면서 동물들은 어떻게 자신들에 가장 맞는 터를 구하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자연의 재해와 적의 침투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곳, 짐승들도 이렇게 자기에게 가장 알맞은 터를 구하고 있음이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아벨테즈먼의 갈라진 사과바위. 수상택시를 타고 아벨테즈먼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김정인

여행소감

이번 여행은 가족이 함께 한 자유여행이었다. 여행 마지막 날 여행 결산을 했는데 이번 여행은 모두가 대만족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들도 제각각이었다. 아벨태즈먼의 카야킹과 트레킹, 2박3일의 루트번 트레킹, 롭로이 트레킹, 가이드와 함께 한 밀포드 트레킹, 동물 생태투어, 다웃플 사운드 오버나잇 크루즈…

매일 형태를 달리하며 투숙했던 명당의 민박집, 가는 곳마다 맛집을 찾아 서로 다른 메뉴를 주문하고 함께 시식하는 재미, 25박26일간 오가며 만난 세상 사람들, 가족 간의 대화와 화목의 시간… 그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이 되는 것 같다. 특히나 자연 풍광이 아름다운 뉴질랜드의 북섬과 남섬을 4주간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음이 행복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가족과 함께 자세히 가보지 못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시간을 내어 돌아보아야겠다. [오피니언타임스=김정인]

 김정인

  서경풍수지리학회장

  서경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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