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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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아니, 평생을 살아오면서 새벽은 죽은 공간이었다. 그저 육(肉)과 영(靈)이 세상과 단절되어 무의식을 탐닉했던 시간이랄까. 하지만 얼마 전부터 새벽 공기를 마시기 시작했다. 주변은 어둡지만 뿜어내는 공기만큼은 상쾌한 새벽은 생각 이상으로 매력적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직장인들이 새벽부터 바삐 움직이고 있었고, 도로 위의 자동차도 쉴 새 없이 지나갔다. 나도 그들의 대열에 합류했다는 생각에 괜히 우쭐해졌고, 남들보다 앞서나간다는 느낌도 덤으로 받았다.

하지만 그렇게 5일을 보낸 뒤 주말을 맞이하여 새벽을 서랍 속에 집어넣고, 이불속에서 퍼질러 잤더니 새벽 공기를 마실 때보다 더 큰 상쾌함을 느꼈다. 주말에 느낀 상쾌함은 주중의 상쾌함을 위해 희생된 나의 육체적 피로감 때문에 받은 보상일까. 아니면 그저 이불속 포근함이 가져다 준 일상적 행복일까.

나는 오늘도 시계 알람을 새벽 5시30분으로 맞췄다.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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