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경기 파주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북한군 병사들이 남측 인원들을 주시하고 있다. ©포커스뉴스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다. 알겠나?(조교)”
“네!!! 알겠습니다!!!(신병)”
“근데... 북한 주민들은 우리의 동포 아닙니까?(신병2, 필자)”
“아직까지 남·북은 전쟁 중이다! 38선 너머의 북한은 동포이기 이전에 적이라는 거 잊지 말길 바란다(조교)”

21살이 되던 해, 군대에서 ‘주적’ 개념을 배웠다. 군대에서 ‘배웠다’는 뜻은 학습자의 자발성을 완전히 배제한 훈련(Training)을 말한다. 평소에 궁금증이 많았던 나는, 소대장을 찾아가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은 ‘이거 정신 나간 놈 아니야’였다.

그리고 10년도 훌쩍 더 지나버린 현 상황에서 다시금 ‘주적’ 개념이 사람들 사이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다짜고짜 국방백서에 북한은 주적이라고 명시되어 있는데, 문재인 후보는 왜 주적이라고 말 못하냐고 몰아붙였다.

‘북한은 주적이라고 배웠는데.. 북한은 주적 맞는데..’

북한은 주적이라는 공식을 머리가 아닌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근데 이제는 예비역 병장 신분이니, 누군가로부터의 훈련이 아닌 내 머리로 정리해보기로 한다.

내가 생각하는 정답은 북한정권은 주적이지만 북한주민은 피해자라는 것이다. 그래서 국방부는 북한정권을 주적으로 ‘명시’해야 하지만, 대통령은 평화통일이라는 사명을 위해 대화와 협상의 끈을 놓지 말아야함을 ‘명심’해야 한다.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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