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의 어원설설]

“못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나는 야 언제나 술래~”
가왕 조용필의 히트곡 ‘못찾겠다 꾀꼬리’의 가사 일부입니다. 어린 시절 술래잡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노랫말입니다.

술래란 말은 순라(巡邏)>술라에서 왔다는 게 정설이죠. 술래잡기가 ‘도둑잡기 놀이’란 점에서 순라어원설이 설득력이 있습니다.

조선시대 순라군(軍)들이 밤에 육모 방망이를 들고 화재나 도적을 막기 위해 도성둘레를 돌았습니다. 서울 종묘엔 순라군이 돌던 순라길이 재현돼 있습니다. 종묘 왼쪽(권농동에서 봉익동)이 서순라길, 오른쪽(원남동에서 인의동)이 동순라길이며 역사문화탐방로로 지정돼 있습니다.

종묘 오른쪽에 있는 동순라길. ©동이

포졸(捕卒)이나 나졸(邏卒)은 오늘날 경찰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들이 범죄를 막고 범인잡는 일을 했으니까요. 경찰 마스코트인 포돌이와 포순이도 포도청(捕盜廳)의 포(捕/잡을 포)에서 따왔습니다.

경찰의 비속어인 ‘짭새’ 역시 범인을 잡는 일과 관련돼서 생긴 말로 추정됩니다.

어원과 관련해선 몇가지 설이 있습니다. ‘잡다’와 사람을 뜻하는 접미어인 ‘쇠’의 합성어란 주장이 하나입니다. ‘잡새’에서 강한 발음의 ‘짭새’로 바뀌었다는 거죠. 구두닦이를 ‘딱새’라 했듯이…

또 하나는 ‘연세대 캠퍼스’설입니다. 1980년대 초 대학가 민주화시위가 계속되자 전두환 정권이 대학캠퍼스에 사복경찰을 상주시킵니다. 그런데 마땅히 상주할 곳이 없던 사복경찰들이 벤치를 차지하자 학생들이 ‘연세대 상징인 독수리 틈에 잡새(사복경찰)가 끼었다’고 조롱하면서 생겼다는 게 ‘연세대설’입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들은 민간어원설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 전에도 짭새라는 은어가 존재했으니까요.

‘짭새’의 ‘짭’이 잡(雜)보다는 ‘잡다’(捕)에서 왔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새란 표현 역시 조류(鳥)보다는 사람을 욕할 때 쓰는 ‘새끼’란 뜻이 담겼다고 봅니다. ‘돌쇠’‘마당쇠’할 때의 ‘쇠’와 같은 의미부여도 가능하지만 그 보다 ‘~새끼’란 비속어가 담긴 게 아닌가 합니다.

경찰을 짭새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명예훼손에 해당됩니다. 경찰관을 ‘짭새’라고 욕했다가 형사처벌받은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새 시대 ‘민중의 지팡이’로 거듭난다면 ‘짭새’란 모욕적 이름도 자연스레 사라지리라 봅니다.

대선을 맞아 경찰이 염원해온 수사권 독립이 가시화하는 분위기입니다. 대선 후보들이 검경 수사와 기소권 분리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검찰 수사와 기소권을 분리하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만들겠다”고 했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경찰에 영장청구권을 줘서 검찰과 상호감시하게 하고 검찰총장을 외부 영입해 독립성을 확보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이번에야 말로 포돌이가 민중의 지팡이로 거듭날 절호의 기회입니다. 수사권 독립! 한번 지켜봐야겠습니다. [오피니언타임스=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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