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의림지를 찾았다가 ‘물 위에 떠 있는’ 소나무 한 그루를 만났습니다. 수령이 수백년은 됐음직한 노송은 수면 위를 유영하는 듯합니다.
옆에서 보니 평소엔 수면 위에 있지만 저수지 물이 많이 차면 몸체가 물에 잠기는 듯했습니다. 노송의 몸체 아래가 일부 물에 잠겼던 흔적이 보입니다. 계속 놔뒀다간 언젠가 물속으로 가라앉을 것 같은 노송. 다행히 관리소측이 저수지 바닥에 버팀목을 밖아 노송의 몸체를 받쳐놓고 있더군요.
의림지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로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더불어 삼한시대 3대 저수지로 꼽힙니다. 지금도 유일하게 일대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댑니다. 신라 진흥왕 때 우륵이 방죽을 쌓고 700여 년 뒤인 고려시대때 고을현감 박의림(朴義林)이 다시 견고하게 쌓았다는 얘기가 전해집니다.
의림지 방죽엔 노송과 수양버들이 자라고 정자 영호정과 경호루가 송림 속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수양버들(버들 柳)과 소나무(林)가 많아 유림(柳林)지 > 의림지가 됐다는 설도있습니다.
의림지 노송군락은 장관입니다. ‘잘 생겼다’는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용틀임하듯 치솟는 기세가 농경문화 발상지를 지키는 수호신같습니다. 전국의 소나무들이 재선충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지만 이곳 노송들은 솔가지 하나 꺾이지 않은 채 푸르름을 뽐내고 있습니다.
제천시(모전동) 시가지에서 북쪽으로 약 3.3km 용두산(871m) 남쪽 기슭에 있는 의림지.말이 저수지지 사실 호수에 가깝습니다. 저수지 둘레 1.8km, 만수면적 15.3ha, 저수량 50만1천㎥, 수심 8~13m, 몽리면적 197ha. 오리 배들이 노니는 ‘작은 호수’입니다.
이곳 방죽의 노송군락을 보는 일은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이번 주말엔 연인, 가족과 둘레 길을 걸으며 노송의 향에 취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팁: 입장료 없고 주차시설도 비교적 잘 돼있습니다. 의림지 잔디광장에선 매주 주말이벤트와 핸드메이드 제품의 프리마켓이 열립니다. 어린이 놀이시설인 파크랜드도 있어 어린이들과 나들이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오피니언타임스=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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