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혼술남녀 포스터. ©tvN

인간의 존엄성을 갉아먹으며 성장과 성공을 외쳤던 사회는 더 이상 빼앗을 게 없던 모양인지 한 사람의 삶을 앗아갔다.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다 죽은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故이한빛 PD의 이야기다. 그는 10분짜리 영상에 자막을 달기 위해 몇 시간을 꼼짝없이 자리에 앉아 일하고, 불과 몇 시간 전에 퇴근한 다른 동료들을 깨워서 일터로 데리고 나와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느꼈을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감히 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났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다른 한편에선 일 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생계를 유지하지 못해서, 자존감이 짓밟히고 삶의 이유를 부정당하며 죽어가고 있다. 일을 하는 사람도, 일하지 못하는 사람도 고통받는 공멸의 구조다. 그 뒤에는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한의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이 있다. 자본을 맹신해선 안 된다. 자본은 인격, 인권, 존엄성 따위를 신경쓰지 않는다. 자본은 그대로 두면 필연적으로 착취를 일삼는다. 자본이 인권에 앞서지 않도록 적절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오피니언타임스=이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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