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픽사베이

전선과 가로등 불빛이 우거진 골목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갈 때면 어김없이 드는 생각이 있다.
나는 오늘 누구에게 터무니없는 고집을 피우진 않았는지
내 체력 방전을 핑계로 신경질 부리진 않았는지
필요한 말을 삼키고 불필요한 말을 꺼냈는지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란 생각으로 고개 숙였는지

나를 아껴준 누군가에게
충분히 최선을 다했는지.

걸음걸이에 맞춰 뜨다 저무는 그림자와 함께
현관문 앞에 서면 한숨을 쉴 때가 있었다.

무언가 못 다한 미적지근한 밤이 진다.
고질적으로 시달리는 불면증의 이유고
미처 흘려보내지 못한 서러움을 가슴에 품는 이유고
내일 새로운 아침을 바라는 이유다. [오피니언타임스=신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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