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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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문을 열었더니 다짜고짜 현금 5만원을 건넨다.

“조선일보 1년만 받아보세요”
“저는 조선일보 안 보는데요”
“중앙일보, 동아일보도 있습니다”
“아……”

내가 머뭇거리자 경향신문, 한겨례신문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것들은 사은품이 없다고 했다. 5만원을 말하는 것 같았다.

“조금만 생각해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그럼 일단 알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흐리는 목소리로) “경향, 한겨레는 수준이 낮은데....”

신문 유통업자는 문을 닫으며 혼자 중얼거렸다. 매우 선명하게. 경향, 한겨레는 수준이 낮다고 했다. 그는 무슨 근거로 그렇게 판단하고 있는 것일까. 사은품을 주지 않아서 수준이 낮다는 것인가.

사실 나 또한 문을 열었을 때, 그의 얼굴보다는 배추잎을 한참 쳐다보았다. 다섯 장이 맞는지. 그리고 5만원이 생기면 기분 좋을 것이라는 상상까지도. 자본주의의 공적 상징체계가 되어버린 배추잎 앞에 무참히 항복해 버린 내 자신을 반성했다. 조·중·동만 수준 높다는 그분의 신념 때문에 얻은 반성의 기회였다.

언론의 수준은 독자가 판단한다. 항상 옳거나 그른 신문은 없다. 특정 사건과 사안에 따라 신문사마다 의견이 나눠질 뿐이고, 때로는 그 내용에 비린내가 나는 경우가 있고, 때로는 그 표현에 감격의 박수를 보낼 수도 있다.

나는 대한민국의 모든 언론인을 응원한다. 또한 그들이 보도하는 사명에 양심이 숨 쉬고 있길 기도한다.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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