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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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신명관] 태생적으로 나는 심성이 그리 곱지 못하다. 게다가 몸은 더위를 잘 타는 체질로 태어났다. 그래서 여름이 싫다. 온 몸이 끈적거리는 나날들 가운데 누군가에게 나도 모르게 짜증을 낼까봐, 신경질을 부릴까봐, 내게 여름은 더 경계해야 하는 계절이다. 그런데 또 더워서 그러지 못하겠다.

울란바토르의 여름은 몰라도 한국의 여름은 불쾌함으로 가득 차있다. 한국땅을 밟고 있는 이상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우리는 여름마다 예민해질 것이다. 그리고 겨울마다 스스로를 감싸맬 것이다. 봄과 가을이 점차 사라지는 한국에서 우리들은 자칫 잘못하면 자발적 고립에 빠질지 모른다.

고작 계절 따위가 아니다. 우리는 예로부터 계절에 따라 생존법이 달랐다. 현대인들에게 계절이란 당장 죽을 정도의 변수가 되진 않겠지만, 무더위로 인한 불쾌지수는 예상 못한 감정싸움을 부를 지도 모른다. 고로 경계해야한다. 더워도, 추워도.

봄과 가을이 짧아지는 만큼 우리는 더 현명하게 여름을 나야 한다. 햄스터처럼 납작하게 늘어지던, 하루 종일 다른 곳에 피신해있던, 평상시의 나를 유지할 방법을 찾자. 태양을 피해서 어딘가로 도망가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더워서 싸우면 기분이 아주 찝찝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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