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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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2년째 개인 블로그를 통해 무료 취업컨설팅을 해오고 있다. 취업컨설팅이라고 하지만 대단한 건 없다. 자기소개서를 첨삭해주거나 그저 상담을 해주는 수준이다. 최근 그들의 고민거리를 들어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현재 걱정인 것은 제가 꿈이 없다는 것입니다’
‘진로를 정하지 못해 너무 막막한 상황입니다’
‘정부에서 공기업 채용을 확대한다는데 공기업을 지원할까요. 그래도 여전히 대기업이 좋을까요?’

내가 뭐라고 답해야할지 모르겠다. 꿈이 없는 사람에게 꿈을 심어줄 수도 없고, 감히 내가 진로를 정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더욱이 점쟁이처럼 당신은 공기업으로 가야한다고 말하는 것은 가당치도 않다.

답답한 가슴에 더욱 불을 지피는 것은 간절함만 남은 이들을 상대로 비정상적인 처방을 해주며 밥벌이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비겁한 사람들 같으니. 어디 함부로 청춘들의 인생에 감놔라 배놔라 하며 금품을 갈취하고 있는가. 책임질 수 없다면 ‘정답’이랍시고 떠들어대지 말고, 경청하고 공감하며 그들 스스로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정보’만 제공해주는 것이 도리 아닐까.

취업컨설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근대적 공장의 출현과 더불어 사회적 변화가 이루어졌던 산업혁명에 기원을 둔, 그리고 맥킨지(McKinsey)가 최초로 1925년에 컨설팅회사를 설립할 때의 ‘컨설팅 개념’을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취업컨설팅은 가르치는 업이 아니라 가리키는 업이다. 이래라저래라 지시하는 업이 아니라 다양한 방향을 제시하는 업이다.

더 이상 애꿎은 취업준비생들을 가르치지 말고 한 걸음 떨어져서 가리켜보자. 그 순간, 그들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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