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선의 컬처&마케팅]

[오피니언타임스=황인선]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공기는 선선해졌고 하늘은 파랗게 훌쩍 높아졌다. 촛불혁명 이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지도 100일이 지났다. 새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여전히 높지만 그럼에도 국민들 마음은 불안하다. 안보, 경제 이슈는 여느 때보다 더 사납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다 중요한 이슈들이지만 삶이라는 조건을 보건대, 시대를 살아내야 하는 개인 그리고 한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다음 같은 의문이 들 것이다.

4개의 의문

다음은 필자가 한국인들 마음에 빙의해서 물어본 의문들이다.
-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개인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 촛불혁명은 대통령을 바꿨는데 그럼 한국은 이제 어떻게 바꾸어야 하나?
- 힐링, 휘게(Hygge), 공동체 열풍 등이 부는데 과연 그것이 한국의 답일까?
- 한국을 동경하는 여러 나라들에게 한국은 어떤 가치를 공유할 것인가?

이 4가지 의문을 하나로 묶으면,
- 그동안 세계의 놀라움을 산 한국은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나?
일 것이다. 이 의문에 대한 나름의 답으로 필자는 책을 하나 세상에 내었다. <꿈꾸는 독종>이다. 쓰다 보니 2년 반이 걸렸다. 책은 쉽게 읽힌다고 하는데 쓰는 정작 필자로서는 꽤 고전한 책이다. 주제의 깊이와 폭이 절대 만만치 않았다. 필자가 무식했던 덕분에 공부를 꽤 했다. 원래는 작년 말에 내려고 하였지만 최순실 사태가 만만치 않았고 또한 수개월 촛불집회에 참가하면서 원고 내용도 보완이 불가피해 늦어졌다. 촛불집회는 책에 많은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필자는 국문학을 전공했는데 직업은 시장과 수요를 다루는 마케터로 살았다. 대기업 마케터임에도 청개구리 심보로 서태지와 상상체험단 프로젝트, 온-오프라인 상상마당 기획과 문화마케팅 콜라보레이션 등 듣보잡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겼었다. 필자는 틈틈이 직원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일 년을 일했다면 다음 4가지 기준에서 스스로를 평가해야 한다. 나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 회사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 사회를 위해서 무엇을 했느냐 그리고 마지막으로 위 3가지를 합치는 일을 했느냐?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일을 한 것이 아니다.”

따라온 직원도 있었고 버거워하는 직원도 있었다. 그런 주문은 필자를 일하게 만들었다. 성공과 찬사도 많았고 실패와 굴욕도 많았다. 그러다가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 때가 있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 때가 있다.’는 한 지인의 권고에 따라 기업을 졸업했다. 지금은 저술과 컨설팅, 스토리텔링, 도시 브랜딩 등을 하고 있고 올해는 춘천마임축제 총감독으로도 영역을 확장해 필자 스스로가 꿈꾸는 독종(^^;)으로 살려는 중이다. 그래서 과감하게 이 주제를 다뤄보기로 했다. 다음은 책 내용 일부이다. (워낙 책을 안 보는 시대이니만큼 이 칼럼을 통해 책 내용을 일부 소개하는 무례를 독자들은 용서하기 바란다.)

대한민국 골든타임

<꿈꾸는 독종>은 먼저 한국=이제 선진국임을 전제로 그동안 초고속 성장한 이유를 ‘독종과 깡’ 유전자에서 찾는다. 그래서 한국은 60년 동안 놀라운 성공을 했다. 이 유전자는 한국에 내재된 불안의 다이내믹, 선비의 공부력, 독특한 평등사상... 등 6가지 동력을 기초로 한 것이다. 결과 문재인대통령이 2017년 워싱턴 DC 동포들 간담회에서 “ 세계는 우리를 대접하는데 우리가 스스로 낮출 필요는 없습니다. 자부심을 가져도 좋은 한국, 한국인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정도가 되었다. 혹시 누군가 심정적으로 그것을 거부해도 여러 데이터를 보면 한국은 이미 선진국 중에서도 중간 레벨 정도에 올라가 있다. 스위스에 파견 나가 있던 고위공무원 친구는 “한국인만 인정하지 않는 3가지 중에 하나가 한국은 선진국이라는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잘 달려 온 것이다. 우리는 우리를 칭찬할 자격이 있다.

그런데 그런 한국이 지금 사회 역동성, 경제 생산성, 국민 심리 등에서 위기에 처해 있다. 열차 엔진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는 외부요인보다도 내부요인이 더 크다. 한국인 스스로가 달달 신드롬, 브랜드 탐닉과 슬랙티비즘 (Slacktivism. 말뿐인 행동주의), 창맹(創盲, Creative Idiot) 행태 과잉, 헬조선과 N포 같은 셀프 동정 등에 빠진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대한민국 골든타임이다. 골든타임은 사고나 사건에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초반 금쪽같은 시간(1~2시간)을 지칭한다. 이것을 실기하면 만사 도루묵이다. 그 골든타임 시점에 한국은 4차 산업혁명, 창조적 개인 사회, 삶의 질 추구 사회로 막 넘어가고 있다. 중국과 인도 베트남의 맹추격, 일본의 부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상황이 위기의 사면초가일 지, 기회의 사통팔달일 지는 우리가 하기에 달려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픽사베이

꿈꾸는 독종과 마더쉽 소사이어티

밀레니얼세대는 독종이라는 말이 싫겠지만 독종 정신을 빼놓을 수는 없다. 그것은 이스라엘의 후츠파(chutzpah. 담대함, 돌파력)처럼 한국의 DNA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1.0 독종쉽만으로는 다음 세상을 지배할 수 없다. 땅속 매미처럼 개인, 사회, 국가가 우화등선해야 한다. 먼저 개인은 꿈꾸는 독종으로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꿈꾸는 독종은 누구인가?

자기를 브랜드로 만드는 나만의 열공, 발상을 전환하는 휴먼 쉬프트력 그리고 융합으로 시너지를 내는 투게더력 이 3가지 능력을 갖춘 독종들이다. 이들이 4차 산업혁명시대 한국을 능동적으로 리드해나갈 수 있다. 이런 꿈꾸는 독종들을 지원하기 위해 사회는 가혹한 경쟁과 1등주의, 모방과 줄서기를 강요하던 가부장사회에서 마더쉽 사회(Mothership Society)로 변화해야 하는데 마더쉽 사회는 톨레랑스, 공부하는 경제 공동체 그리고 메이커 운동 등 3가지 인프라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창조적 개인, 꿈꾸는 독종이 비온 뒤 나무처럼 살아난다. 국가는 미국 나이키의 저스트 두 잇, 이스라엘의 후츠파 정신, 핀란드의 무민 캐릭터 사례 같은 정신과 상징을 제시해야 한다. 일의 성사는 개인의 꿈이 먼저다. 이는 생텍쥐베리가 “항해 산업을 일으키고 싶다면 배 만드는 기술을 가르치기보다 바다에 대한 동경을 심어줘라.”고 한 교훈과 일맥상통한다. 이렇게 하면 현재의 한국인은 100년 뒤 후손에게 꿈꾸는 독종 1세대 조상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세계는 그런 한국에서 또 다른 영감을 받을 것이다.

 황인선

브랜드웨이 대표 컨설턴트

2017 춘천마임축제 총감독 

문체부 문화창조융합 추진단 자문위원 / 전 KT&G 마케팅본부 미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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